LG경제연구원 ‘소비자 불만, 선제적 대응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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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2013-02-05 12:00
서울--(뉴스와이어)--최근 소비자 주권의식이 높아지고 소셜미디어가 활성화되면서 소비자 불만의 파고가 기업을 뒤흔드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는 온갖 개별적인 정보들로 복잡하게 얽혀있지만 하나의 정보를 어느 순간 급속히 확산시키는 집중력과 폭발력을 표출하기도 한다. 그만큼 소비자 불만의 선제적 대응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고 이를 위한 기업들의 노력도 강화되고 있다.

지난 2008년 3월 31일 캐나다의 가수 데이비드 캐럴(David Carrol)은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비행기를 탄 뒤 경유지인 시카고에서 수화물을 운반하던 항공사 직원이 자신의 기타를 아무렇게나 짐칸에 던져 넣는 장면을 목격했다. 도착지에서 자신의 3,500달러짜리 기타가 심각하게 파손된 것을 발견한 캐럴은 곧바로 항공사에 항의를 했다. 하지만 9개월 내내 그가 연락했던 모든 유나이티드 항공사 관계자들은 자신의 책임은 아니라고 회피했다. 데이비드는 보상은 해줄 수 없다는 입장만을 반복해서 들을 수 밖에 없었다.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처사에 화가 나고 배신당했다는 느낌을 가진 데이비드는 그의 감정과 경험을 바탕으로 뮤직 비디오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15개월만인 2009년 7월 6일 ‘유나이티드는 기타를 깨부수고 있다(United Breaks Guitars)’는 제목의 뮤직비디오를 유튜브에 올렸다. 캐럴이 공개한 4분 36초짜리 뮤직 비디오는 하루 만에 15만 건, 1달 후 500만 건 이상의 선풍적인 조회수를 기록하였다. 또한 해당 항공사와 관련된 불쾌한 경험들이나, 보이콧을 하자는 의견 등 900만 건 이상의 댓글이 한 달 동안 올라오면서 유나이티드 항공사는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

소셜미디어가 그라운드스웰 현상 가속화

오늘날 그라운드스웰(Groundswell)의 표출은 스마트폰 보급 활성화와 함께 언제, 어디서나 연결 될 수 있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속화되고 있다. 그라운드스웰이란 먼 곳의 폭풍에 의해 생기는 큰 파도라는 뜻으로, 기업의 울타리 바깥에서 생긴 일이나 흐름이 큰 파도가 되어 기업에 밀어닥치는 현상을 말한다.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가 파도를 일으키는 바람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라운드스웰은 인터넷 이전에도 있었고, 인터넷 초창기에도 존재하였다. 과거에도 존재했던 그라운드스웰 현상이 다시 부각되고 있는 이유는 소셜미디어의 보편화로 정보의 공유와 확산 속도가 빨라지게 됐고, 그라운드스웰 현상도 갈수록 자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이전 시대에는 기업이 정보 생산과 유통의 주도권을 쥐고 있었기 때문에 신문이나 방송에서 언급하지 않은 사건은 대부분 국민에게 전달조차 되지 못하고 묻혀 지나갔다. 혹 소문이 돌더라도 전파속도가 느리고 전파과정에서 왜곡이 심해지면서 하나의 힘으로 응집되어 표출되기 어려웠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United Breaks Guitar” 사례와 같이 소셜미디어 서비스의 활성화는 정보의 전파속도를 실시간으로 바꾸어 놓았다. 소비자 불만에 대한 기업 대응에 대하여 주가 폭락과 기업 이미지 훼손과 같은 Crisis Risk 수준의 그라운드스웰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선제적 대응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의 소셜미디어 결집을 촉발시키는 것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소비자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불만 제기를 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MIT의 토마스 트립(Thomas M. Tripp) 교수와 야니 그레고리(Yany Gregorie) 교수는 다음과 같이 두 가지 이유로 소비자가 자신의 불만을 인터넷에 표출 한다고 지적한다.

●계속된 기업의 서비스 실패

첫째, 온라인에서 특정 기업에 대해 불평하는 대부분의 소비자는 기업의 서비스 실패로 인한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부실한 서비스나 불량 제품에 대한 문제에 직면 했을 때, 소비자는 기업으로부터 피해를 입었다고 인식한다. 예컨대 제품 구매 시 숨겨진 배송 가격이 포함 되어 있거나 부가세가 붙어 있는 경우, 소비자는 인지하지 못한 추가 부담금을 지불 했다는 사실에 피해자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에 대하여 소비자는 과다 부담금에 대한 항의를 기업에 하지만, 기업의 부진한 대응은 소비자를 다시 한번 고초를 겪게 만든다.

결국 소비자는 유사 피해나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온라인을 찾는다. MIT 토마스 트립 교수에 따르면, 431명의 소비자 중 96%의 소비자가 위와 같은 경험에 의해 온라인을 찾는다고 응답하였다. 나머지 4%는 단순 문제로 인해 온라인을 찾는다고 응답하였다.

●기업에 대한 배신감

둘째, 온라인에서 소비자들이 불평을 늘어놓는 큰 이유는 기업에 느끼는 배신감을 역으로 표출하며 자신이 입은 피해를 호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소비자가 소비한 많은 시간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미지근한 대응을 보이면 소비자는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소비자가 느끼는 이러한 배신감은 온라인에서 ‘정의’라는 명목 하에 제2의 피해자를 방지하고 해당 기업을 규탄하기 위해 온라인에서의 불만을 표출하게 된다.

소셜미디어가 여론 집결 플랫폼 형성

소셜미디어는 많은 소비자들이 참여하여 특정 주제(제품, 브랜드, 서비스 등)나 관심사를 중심으로 그룹이나 커뮤니티를 쉽게 형성할 수 있다. 이 뿐 아니라 온/오프라인에서의 조직 세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소셜미디어는 온갖 개별적인 정보들이 복잡하게 뒤얽혀 있지만 어느 순간 하나의 정보가 급속히 네트워크 내에 확산되며 다양한 집단에서 특정 정보의 시그널을 발산하는 네트워크 상전이(phase transition) 현상을 나타낸다. 그 예로,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화제가 되었던 솔로대첩이나, 특정 레스토랑의 허위 임산부 폭행 사건 등을 들 수 있다. 즉, 기업을 대상으로 피해자라고 느끼는 소비자들이 본인들의 경험을 공유하며 결속하기 가장 쉬운 장소가 바로 소셜미디어이다. 게다가 소비자들은 네트워크 상전이 현상과 같이 여론 몰이를 통해 특정 기업의 제품과 이미지를 돋보이게 할 수도 있으나, 저해할 수 있는 힘을 동시에 지니게 된다.

소비자 불만 리스크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 노력

앞에서와 같이 소비자 불만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들은 온/오프라인에서 어떠한 대응을 하고 있을까?

●현장 직원에게 재량권 부여

고객 접점에 있는 담당자에게 충분한 재량권을 부여하는 것이 소비자 불만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고객 서비스에서 재량권 부여란 고객 서비스 담당자가 고객을 도울 수 있는 범위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을 말한다. 현장에서는 회사 규정에 있는 사례 이외에 특별한 문제를 가진 고객을 계속해서 만나기 마련이고, 불만을 가진 고객은 현장에서 즉시 문제 해결을 원하기 때문이다.

노드스트롬 백화점의 모든 직원은 오직 단 하나의 근무 규칙을 가지고 있다. ‘모든 상황에서 스스로 최선의 판단을 내릴 것. 그 밖의 다른 규칙은 없음.’ 이 말은 어떤 상황이든 간에 판단은 매장 직원 자신이 내린다는 뜻이다. 매장의 책임자는 매장 직원으로, 현장에서 바로 고객의 클레임을 해결하면서 긍정적 입소문 효과는 물론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며 ‘노드스트롬 효과’라는 용어까지 불러 일으켰다.

메리어트 호텔과 리츠칼튼 호텔 역시 2년 전부터 프론트 데스크 직원이 매니저의 승인과는 별개로 매월 $2,000 상당의 재량권을 부여함과 동시에 고객 클레임을 즉시 해결할 수 있도록 시행하였다. 당시 내부적으로는 프론트 데스크 직원 별 매월 $2,000라는 비용 책정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이 상당했다. 그러나 향후 저품질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선제적 절감 활동이 내/외부적으로 호응을 얻으며 지속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현장의 재량권 부여는 자동차 메이커 본사와 딜러 사이에서도 시행되고 있다. 미국에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사 역시 각 로컬 딜러에게 워런티 서비스와 관련하여 ‘先수리, 後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 동안 본사의 승인 절차를 통해 장기간 기다려야 했던 고객의 불편함을 제거하는 동시에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며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모니터링과 초기 대응

소셜미디어는 고객의 불만과 제안을 동시에 반영하는 가장 빠른 미디어이다. 그래서 소셜미디어 내에서 소비자들의 불만 사항들을 본사가 신속하게 대응을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기업에게 치명적 위협이 되는 크라이시스 버즈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다. 과거 한국에서 발생한 도너츠 회사 사건의 경우, 매장의 비위생적 상태에 대한 글이 블로그 등에 올라왔으나, 회사측의 대응이 늦어 많은 네티즌들이 해당 회사에 대해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이 과정에서 도너츠 회사는 블로그의 관련 글에 대해 명예훼손을 언급하며 글 삭제를 요구함으로써 더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반대로 소문확산을 막기 위해 본사 차원의 빠른 대응을 통해 크라이시스 버즈 확산을 막은 기업이 있다. 유명한 파워블로거인 마이클 애링턴이 컴캐스트의 부적절한 대응에 대해 불만을 늘어놓았을 때 불과 20분 만에 컴캐스트 직원이 애링턴에게 연락을 취하고 서비스 중지 문제를 다음날 바로 해결한 사건이다. 이처럼 신속하게 사건을 평화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이유는 컴캐스트가 전담직원을 고용해 소셜미디어에서 떠도는 컴캐스트 관련 글을 수집하고, 이의 대응까지 담당 직원에게 맡기는 정책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또한, 홍콩의 인터콘티넨탈 호텔도 트위터 및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 전담 팀을 운영하여 사전에 투숙고객이 제공한 페이스북과 트위터 아이디 등을 24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고객의 투숙기간 동안 호텔에 대한 불만 내용이 포착 될 경우, 호텔측에서는 바로 고객 객실로 찾아가 문제점을 신속하게 해결한다. 고객 만족도 제고와 함께 대내외 호텔 브랜드 이미지를 상시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자동차 메이커 포드사 역시 2009년부터 30명 안팎의 미국 내 모든 웹사이트 모니터링 담당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소셜미디어 외에 고객 불만에 대해 주로 언급하고 있는 Getsatisfaction.com과 Consumerist.com 등 웹사이트 등도 상시 모니터링을 한다.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포드사는 불만이 있는 고객에게 선제적으로 연락을 취해 문제를 해결한다. 이와 더불어 자사의 신차 체험단으로 초대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포드사의 인지도를 2009년 60% 향상시켰으며, 신차 판매량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1:1 고객 맞춤 서비스 제공

“만약 당신에게 450만 명의 고객이 있다면, 상점도 450만 개를 갖고 있어야 한다. 방문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잘 꾸며진 상점 말이다.” 아마존의 경영자 제프 베조스 회장의 말이다. 아마존에서는 고객이 전에 구매한 것을 잊고, 같은 책을 다시 주문했을 경우 고객에게 그 사실을 알려준다. 한 권의 책을 더 팔지 못하는 대신에 아마존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고객과 장기적인 관계를 맺는 기회로 삼는 것이다. 따라서 아마존과 거래한 고객은 중복 구매할 우려가 전혀 없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맞춤형서비스는 “기업 매출이 42%까지 늘어날 수 있고, 판매 비용은 35%까지 절감되며, 고객만족도가 20%까지 향상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고객들은 물 한잔을 얻어 마시더라도 “물 좀 갖다 달라”고 해야 하는 곳과 미리미리 알아서 채워주는 곳을 구분한다. 고객이 감동하고 인정해주는 최고의 서비스는 모두 미리 알아서 해주는 맞춤형 서비스다.

리츠칼튼의 서비스 3단계 중 두 번째는 ‘고객이 원하는 바를 미리 예측하고 부응한다.”이다. 리츠칼튼에서는 전 직원이 고객의 기호와 정보를 고객기호카드에 기록하여 고객의 취향에 맞는 개별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렇다고 직원들에게 강제로 고객에게 일일이 파악하라고 지시하지도 않는다. 리츠칼튼은 고객정보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여 세계적으로 공유한다. 예를 들어 특정 도시의 리츠칼튼에 투숙했던 고객이 알레르기가 있는 손님이라면, 해당 호텔에서 글로벌 고객 통합 시스템에 고객 특이사항을 입력한다. 글로벌 고객 통합 시스템을 통해 모든 리츠칼튼에서는 예약자 명단확인과 함께 고객파일을 열어 고객의 기호를 사전 파악이 가능하다. 따라서 전 세계의 어느 리츠칼튼에 묵더라도 이 고객에게는 특별히 무자극성 샴푸가 제공된다.

이처럼 고객과 기업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주고받으면서 일회성 ‘거래’로 끝날 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관계’를 맺으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일회성 만남에 대해 기업의 대응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차이는 바로 직원이 상품 판매나 고객 대응에 있어 단순한 거래로 간주하는 데서 발생한다. 다시 말해서 고객과의 관계는 중시하지 않고 상품만 판매함으로써 기업 본연의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고객이 다시 찾아오게 만드는 일류 서비스는 상품이나 서비스 거래를 뛰어넘어 고객 자체에 집중하고 1:1 관계 맺기에 정성을 들인다는 점이다.

소비자 불만도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기회로…

오늘날 소비자 불만에 대해 대부분의 기업들은 관심을 가지고 대응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소비자 불만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기업은 오히려 소비자에게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소비자 불만에 대한 기업의 시각 때문이다. 많은 기업들은 소비자의 불만을 어쩔 수 없이 처리해야 하는 비용 개념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런 시각을 가지면 불만을 가진 고객들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다. 회사는 소비자의 불만에 대해 고객 입장이 아닌 회사 규정을 내세워 소비자를 설득하려 든다. 이는 곧 고객 이탈로 이어진다.

기업은 이러한 불만사례가 소셜미디어와 오프라인을 통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는 불안으로 기업 대응을 다시 소극적이며 방어적으로 만들게 된다. 그러나 어떤 기업은 소비자 불만이 발생하면 이 특별한 기회를 이용하여 오히려 고객과 더 가까워지며 사업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 화가 머리끝까지 났던 고객도 다시 충성고객으로 만들며 고객과의 관계를 더 돈독히 하는 것이다.

미국 퍼듀 대학 조사에 따르면, 89%의 고객은 “제품에 하자가 있더라도 해당 기업이 나의 불만을 경청하고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준다면 그 기업의 제품을 재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한다. 실수 자체보다는 그 후에 기업이 어떻게 대처하고 예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고객은 매우 가치 있는 존재라는 점을 확인 받고 싶어하며, 본인이 지불하는 가격에 대해 제품 자체에서부터 A/S까지 기업의 높은 책임감을 요구한다. 고객과의 접점에서 얼마나 그들이 원하는 것을 미리 제공해 줄 수 있는지가 고객이 기업을 신뢰하고 사랑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다.[LG경제연구원 이태영 선임연구원, 김민석 책임연구원]

*위 자료는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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