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넷 칼럼- 이벤트 기획자 정년은 몇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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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넷
2013-03-15 16:42
서울--(뉴스와이어)--지인들로부터 듣는 얘기 중의 하나가 기획자의 미래다. 즉 장래에 대한 문제다.

기획자의 정년은 과연 몇 살일까 하는 질문을 던져보면 몇 살이라고 해야 할까?

가끔 신문 사회면에 나오는 기사를 보면 특정 직업을 갖은 사람이 사고로 인해 보험금을 신청했는데 법원에서는 직업 정년을 몇 살로 산정하여 얼마의 보험을 지급해라라는 식의 결정이 내렸다는 내용이 있다. 과연 이런 경우가 이벤트 기획자에게 일어난다면 어떨까?

나 역시 몇 살로 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사례로써 설명을 해주는 것이 있다. 바로 일본의 경우.

필자는 1993년 대전세계박람회 때부터 일본과 공동기획을 시작으로 여러 가지 기획 혹은 운영에 참여한 적이 있다. 당시만 하더라도 일본어를 할 줄 아는 기획자가 드물었기에 운이 좋게도 기획에 참여하게 되어 직접 일본인들과 작업을 하다 보니 어찌어찌하다가 제법 유창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1995년 서울모터쇼, 1997년 동경모터쇼, 1999년, 2001년 한.일슈퍼엑스포 등에 참여했고 이외에도 비즈니스 차원에서 다양하게 일본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이렇다 보니 지금도 한두 달에 최소 한 번 이상은 일본 이벤트 관계자들과 한국 혹은 일본을 오가며 왕래를 하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 상대하는 사람들의 연령이 50대 중반에서부터 60대 중반 이상까지 있다. 물론 필자보다 젊은 친구도 있고 동년배도 있지만 대부분 친하게 왕래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50대 중반 이상이다.

특히 지금까지 10년째 관계를 이어오고 있으며 내 인생에 있어 멘토 역할을 하는 나카타 씨라는 분이 있는데 이 분의 나이는 올해로써 60세가 된다. 오카야마 지역에 있으나 한 마디로 얘기하면 오지랖이 넓어서 동경지역은 물론 일본 전역에 네트워크가 있고 특히 일본 이벤트 업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들과도 친분이 꽤 두텁다. 한 마디로 인맥이 장난이 아닌 사람이다.

평균 한두 달에 한 번은 꼭 한국에 오고 특히 연말쯤 되면 한 해를 정리 할 겸 이런저런 이유로 꼭 한국에 온다. 워낙 소탈하고 술을 못 마시는지라 필자와 음식기행이 취미다. 지금껏 뒷골목 맛있는 집은 여기저기 찾아다니면서 즐기고 있는데 아마도 일본인중의 이 양반만큼 서울의 뒷골목 누빈 사람도 드물 것이다.

가끔 이 분을 통해 일본의 이벤트 관계자들을 만난다. 연말모임도 있고 이래저래 개인적으로 온다든지 해서 한국에서도 만나고 일본에서도 만나는 경우가 꽤 많다. 광고대행사에서부터 기획회사, 운영회사, 도우미 회사, 시스템, 이벤트툴 등 아주 다양한 편인데 인상적인 것은 이들의 연령층이다.

지금껏 만나본 사람을 보면 대부분 이 분이 거의 막내급이다. 즉 대부분 연령층이 이 분보다 윗사람 들이다. 60세가 막내라면 도대체 몇 살 정도일까? 보통 60세는 기본이다. 일본 나이로 따지면 우리나라보다 한 살이 많기에 따져 보면 많은 경우는 70세 넘은 분들도 계시다. 나고야에서 30년간 이벤트툴 사업을 한 사람이 있다. 이 양반의 경우도 필자와는 8년쯤 만났는데 1940년생이다. 우리 나이로 따진다면 이제 68세가 되었다. 이 분 때문에 역시 나고야 지역의 이벤트 관계자들과 가끔 만날 기회가 있는데 이 분이 그 그룹에 있어 거의 중간쯤이다.

우리는 삼십대 중반만 넘어도 꽤 경력이 오랜 사람이라 얘기한다. 거의 정년이라 할 정도로 나이가 많은 편에 속한다. 이렇다보니 정년이란 얘기가 나오는 듯 싶다. 하지만 일부분 예를 든 일본과 한번 비교해 보자. 우리가 많다고 하는 40대라고 치자.

이런 생각도 해봤다. 아마도 나중에 꼭 그런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한, 일 이벤트 관계자 포럼을 개최하고 싶다. 양국 간의 정보교환에서부터 다양한 교류를 할 수 있는 물꼬를 트는 일이다. 사실 지난 2005년에 시행하려던 이벤트 산업대전에 일본의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하기로 했었는데 행사가 취소되는 탓에 자리를 마련하지 못했다.

우리가 일 세대라고 칭하는 선배들부터 지금 팀장급의 이벤트 업계 종사자들이 모였다고 치자. 그리고 일본의 이벤트 관계자들이 모였다 하자. 거의 경로잔치 수준일 것이다.

일본 동경에 있는 이벤트툴 렌탈회사가 있다. 역시 30여년 역사를 지닌 회사인데 주로 방송국을 상대로 하고 있고 우리와 약간의 다른 점이 있다면 게임 기획까지 같이 한다. 그렇다보니 품목도 많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기획을 해서 툴을 만들고 방송 프로그램까지 한다는 것이 차별화 포인트이다.

전철역에서 만나는데 저 멀리서 달려오는 멋진 외제차가 보였다. 사실 일본에서 이벤트 관계자가 외제차 타는 일이 아주 흔한 일이다. 나와 오랫동안 관계가 있다는 오카야마의 나카타상도 외제차, 연비 2km 정도 되는 6,000cc급 자동차다. 나고야의 나가츠카상도 동경의 야시로상도 오사카의 다케다상도 하여간 알고 지내는 사람들은 대부분 좋은 차를 타기에 그리 신기한 일은 아니다.

자동차는 물론 시계 혹은 액세서리 등도 대부분 명품 한, 두개씩은 기본이다. 이 회사 사장도 외제차에 명품시계를 가졌다. 그 동안 사업을 해왔던 이야기부터 지금의 상황까지 들어보니 이래저래 배울 것이 많았다. 특히 이벤트툴의 제작, 렌탈 위주에서 벗어나 기획을 하기까지의 얘기들이 흥미로웠다. 이제는 동경에서는 확실한 포지셔닝을 이뤘고 더욱 차별화를 위한 개발에 박차를 이루고 있단다. 역시 이 분의 연령층도 50대 후반이다.

93년도 대전 세계 박람회 때의 일이다. 국내에서는 처음 개최되는 박람회인지라 전문가가 전무했던 시절. 조직위원회에서 각 참가관에게 배려 차원에서 일본에서 박람회 전문가를 초빙해 각 관마다 개별로 질의, 응답을 해주는 시간을 갖은 적이 있다. 이 때 초청된 사람이 바로 이즈미신야씨. 나름대로 일본에서는 “박람회의 대가”라는 평을 받던 사람이었다.

이때 이 분의 나이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당시 생존해계시던 우리 할아버지와 아마도 비슷한 연세정도였을 것이라고 추측이 될 정도로 연세가 많으셨다.

위에서 열거했듯이 이벤트툴을 하는 회사의 경우도 30여년이 넘은 회사가 수두룩하다. 30년을 했다는 얘기는 거꾸로 얘기하자면 나름대로 밥 먹고 살았다 반증이다. 물론 일본이라는 나라의 규모는 우리보다 최소 5배 이상은 크다고 한다. 단지 규모가 커서 생존했다는 것은 아니다. 그 만큼 산업구조에 있어 지금까지 이어온다는 것은 하나의 산업의 구성 요소로써 확실한 자리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 모 회사가 창립 20주년을 맞았다고 한다. 이벤트 전문회사인데 20년이란 시간도 결코 적은 시간은 아니다. 가만히 주위를 보자. 이 회사 이외에도 꽤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회사도 더러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벤트 전문회사에 있어서 연혁을 보자. 과연 20년 이상 된 회사가 몇 개가 있는지? 아니 15년 이상 된 회사가 몇 개가 있는지 잘 한 번 보자.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98년 외환위기 이후 생겨난 회사가 많다. 이때 만들었다는 회사를 보자. 이제 10년 정도 됐다. 아마도 국내 이벤트 회사 중에 이 시기에 만들어진 회사가 대부분 일 것이다.

이벤트 관련 회사를 보자. 소위 잘 나간다는 시스템 회사들을 보더라도 그 들의 연혁은 몇 년이나 됐나! 역시 그리 길지 않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대부분이 10년 정도로 하면 꽤 많은 축에 속할 정도로 이 땅의 이벤트 관련 역사는 일천하다고 볼 수 있다.

아직 이벤트 관련회사 중에서 일본의 경우처럼 많은 돈을 벌었다는 회사가 그리 많지는 않다. 돈을 벌었다는 얘기보다는 부채 때문에 협력회사가 법적 소송을 한다느니 법적 조치를 하겠다든지 하는 별로 유쾌하지 못한 소문이 떠돌아다닌다. 기획회사 보다는 관련회사들이 돈을 벌었다는 얘기는 많이 들린다. 하지만 이 역시도 많지는 않은 듯하다.

일본을 보면 우리의 미래가 보인다고 해도 되지 않을까? 필자의 생각에는 우리나라 산업이 존재하는 한 이벤트 산업은 지속적으로 발전을 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아무리 IT기술발전이 된다고 해도 기술이 할 일이 있고 사람이 해야 되는 일이 있다.

특히 이벤트는 사람이 하는 일이다. 어느 분야보다도 사람이 필히 해야 하는 일이다.

아직은 역사가 일천하다 보니 일본처럼 돈을 번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 않지만 우리도 그들처럼 기획사를 하던 이벤트 관련회사를 하던 돈을 번 사람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 외제차를 타든 명품시계를 차든 그것을 시기하기 보다는 존경해주는 풍토가 이뤄질 것이다.

이 때문에 필자는 자신 있게 말한다. 우리가 걱정을 하다가 40대, 50대를 보내고 60대가 되면 아마도 뒷골목 대폿집에서 이런 얘기를 한 것이다. 우리가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며 그땐 그랬지 하면 너털웃음과 함께 훗날을 회상 할 것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에겐 정년이 없을 것이다. 이벤트를 좋아서 시작한 나이가 있다면 싫어서 그만 두는 나이가 바로 우리의 정년일 것이다. 누군가에 의해서 그만 두기보다는 스스로 그만 두는 나이가 정년이다.

미리미리 준비하는 것은 좋지만 미리미리 걱정하는 것은 몸과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 이제부터는 미래에 불안보다는 미래의 설계를 하자. 이벤트인의 정년은 우리 스스로가 정한다.

엄상용(이벤트넷 대표, 관광학박사, 한국이벤트산업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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