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신동흔 교수팀 ‘시집살이 이야기 집성’ 펴내
<시집살이 이야기 집성>은 아내로, 며느리로, 또 한 인간으로 격동의 20세기를 살며 고난과 인내의 세월을 살아온 여성들의 증언과 생생한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현장에서 만난 삶의 문학’이자 ‘삶의 철학’을 담고 있다.
오랫동안 구비문학과 고전문학 연구를 해 온 신동흔 건국대 교수를 비롯한 24명의 연구자가 지역별로 다니며 만난 200명이 넘는 할머니의 이야기 가운데 특히 재미있고 의미 있다고 생각되는 109여 명의 사연과 구술자료를 정선해 주제별로 각 권에 담았다. 100명이 넘는 역사의 산 증인들이 펼쳐낸 생생한 삶의 이야기인 셈이다. 더러는 이미 세상과 이별하기도 했고, 세월의 풍파와 병마로 자칫 사라질 수도 있었을 우리 할머니들이 풀어놓은 파란만장 시집살이 이야기를 원문 그대로 생생하게 수록했다.
책 속에는 기막히고 눈물 나는 사연과 놀라운 사연들이 많다. 사연의 유형에 따라 총 10권으로 나눠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기구한 사연과 남편 때문에 고난과 설움을 겪은 사연, 시댁 식구에 얽힌 사연, 6·25와 제주 4·3 사건을 비롯한 역사적 사건에 얽힌 기억 등을 풀어놨다. 신 교수는 “이야기 하나하나가 우리 생활사와 여성사의 산 자료가 될 거라고 믿는다”며 “답사와 채록 정리의 실무를 맡은 젊은 연구자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각 권별로는 ▲여성의 삶에 초점을 맞춘 1권 ‘이 땅에 여성으로 산다는 것’ ▲기구한 사연을 수록한 2권 ‘파란만장, 소설 같은 삶’ ▲남편으로 인한 고난과 설움을 다룬 3권 ‘아내의 자리와 남편의 자리’ ▲시어머니와 시아버지에 대한 남다른 이야기를 담은 4권 ‘이런 시어머니 저런 시아버지’ ▲자식에 얽힌 애환과 시댁 식구에 얽인 이야기를 모은 5권 ‘어려운 게 시부모뿐이랴’ ▲살림살이의 희로애락을 모은 6권 ‘가난과 결핍 속의 애환’ ▲6.25 한국전쟁 등 역사적 사건에 얽힌 기억을 담은 7권 ‘전쟁과 수난, 역사의 와중에서’ ▲가지각색의 특별한 우여곡절을 담은 사연을 모은 8권 ‘여성의 삶, 이런 사연도’ ▲집안을 일으킨 사연이나 소신껏 자신의 삶의 길을 찾아온 사연을 전하는 9권 ‘나의 삶을 세우다’ ▲삶의 역정에서 우러난 인생철학이 짙게 배어있는 이야기를 수록한 10권 ‘여성이라는 이름의 철학자들’ 등 사연별로 모았다.
신 교수팀은 구술내용을 시집살이를 겪은 내용으로 한정하지 않고 시집생활을 축으로 삼는 가운데 여성의 생애 체험을 포괄하는 형태로 자료 조사를 수행했으며, 그 구술내용을 최대한 충실히 반영해 정리했다. ‘산 역사’를 이야기 형태로 응축하고 있는 이 책의 자료들은 구비문학 외에 민속과 생활사, 여성사, 사회사 등의 여러 연구 분야에서 널리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뿐만 아니라 꾸민 것보다 더 기가 막힌 많은 사연들은 소설이나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 문화예술 창작에도 좋은 소재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신 교수는 “다른 무엇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지난 시절 우리네 삶의 진짜 모습과 만날 수 있게 되리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따뜻하게 손 내밀어 조사자들을 맞이해 주시고 가슴속에 무겁게 묻어두었던 이야기를 구구절절 풀어내 주신 여러 할머니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신동흔 교수는 저자를 대표해 쓴 머리말에서 “그분들은 살아있는 철학자들이었다”며 “온몸으로 뼈저리게 삶을 감당해온 역정에서만 나올 수 있는,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눈물과 감동의 언어들이 봇물 터지듯이 흘러나왔다”고 말한다. “겉으로 보기에 평범하기 그지없어 보이는, 거기 그들이 있는지조차 잘 눈에 띄지 않던 주름진 할머니들의 입에서 마음을 흔드는 삶의 언어들이 흘러나올 때, 우리들은 그 앞에서 작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 이분들이 진짜로 인생을 사신 것이로구나.”
신 교수는 “이 자료집을 통해 설화와 같은 허구적 담화와 사실적 담화를 아우르는 구술담화 체계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기초 자료의 한 축이 비로소 갖추어진 것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 구술담화에 대한 문학적 연구의 새롭고 의미 있는 확장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건국대학교 개요
독립운동의 맥동 속에서 태어난 당당한 민족사학 건국대학교는 1931년 상허 유석창 선생께서 의료제민(醫療濟民)의 기치 아래 민중병원을 창립한 이래, 성(誠) 신(信) 의(義) 교시를 바탕으로 ‘교육을 통한 나라 세우기’의 한 길을 걸어왔다.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서울캠퍼스와 충북 충주시 충원대로 GLOCAL(글로컬) 캠퍼스에 22개 단과대학과 대학원, 4개 전문대학원(건축전문대학원, 법학전문대학원, 경영전문대학원, 의학전문대학원), 10개 특수대학원을 운영하며 교육과 연구, 봉사에 전념하고 있다. 건국대는 ‘미래를 위한 도약, 세계를 향한 비상’이란 캐치프레이즈 하에 새로운 비전인 ‘르네상스 건국 2031’을 수립, 2031년까지 세계 100대 대학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신지식 경제사회를 선도하는 글로벌 창의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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