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창조경제의 의미와 새정부의 실현 전략 - 3대 활성화 분야와 5대 추진 방안 제언’
1. 창조경제의 의미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5대 국정 목표 중 첫번째로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를 제시함으로써 이의 개념과 구체적 내용 그리고 실현 전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 창조경제의 성공적 실현을 위해서는 먼저 국가 경제의 발전 측면에서 이의 의미와 특성을 분명히 파악해야 할 것임. 경제발전론 차원에서 창조경제는 특정 산업에 치중하는 협의의 개념과 경제 성장 패러다임을 바꾸는 광의의 개념으로 파악할 수 있음.
협의 개념
협의 측면에서 창조경제는 창조 산업 육성을 통한 경제 성장을 중시하는 것임
- 존 호킨스의 정의
창조경제 용어의 창시자로 알려진 존 호킨스(John Howkins)는 2001년에 ‘창조 경제(The Creative Economy)’를 출판하고 2007년에 증보판을 발간. 여기에서 그는 '창조경제를 창조 생산품(Creative Product)의 거래(Transaction)‘로 설명. 즉 CE = CP⨉T로 정의. 창조 생산품은 소비자들의 삶의 가치를 고양하는 창조 상품과 창조 서비스를 말하는데, 이는 특허, 실용신안, 상표, 디자인과 같은 지식 재산에 의해 창출되는 것으로 설명. 증보판에서 호킨스는 창조산업을 시장 규모 순으로 연구개발, 출판, 소프트웨어,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 산업디자인, 영화, 음악, 완구류, 광고, 공연예술, 건축, 공예, 비디오 게임, 패션, 미술 등을 제시. 이같은 창조 산업이 기존 제조업이나 서비스업보다 2~4배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
-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의 정의
UNCTAD는 2008년과 2010년에 세계 창조경제를 분석한 ‘창조경제 보고서(The Creative Economy Report)’를 발표. 사회적 통합, 문화 다양성, 인간개발을 촉진시키면서 소득과 고용 창출 및 수출을 증가시키는 경제시스템을 창조경제라 정의하고 창조경제의 핵심은 창조산업에 있다고 지적.전통, 예술, 미디어와 실용적 창조의 4대 분야에 해당하는 산업들을 창조산업으로 구분
- 노무라총합연구소(野村総合研究所)의 정의
일본의 노무라총합연구소는 2012년 3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창조경제와 창조산업의 의미를 정의. 가격이 아니라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창조성에 의해 시장으로부터 선택된 제품과 서비스 등으로 이루어지는 경제로 정의. 패션, 식품, 콘텐츠, 지역산품, 주거, 관광, 광고, 예술, 디자인의 9개 분야에 해당하는 산업들을 창조산업으로 규정
광의 개념
광의 측면에서 창조경제는 비수렴(비혁신) 함정론, 내생적 성장론, 경제발전단계론에서 제기하는 경제 전반의 성장 능력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성장 체제 또는 패러다임으로 파악됨
- 비수렴 함정론
경제발전 초기 단계에서는 노동과 자본 투입이나 선진국의 기술 도입 등으로 빠르게 성장하여 선진국 수준에 수렴해 가지만, 일정 단계에 도달한 후 자체적인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더 이상 선진국과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비수렴 함정’에 빠지게 됨. 비수렴 함정이란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저기술-저혁신의 악순환이 계속되어 중진국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중진국 함정)를 의미. 이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과학기술 혁신 능력을 확보하여 창조성을 키우는 것이 필요
- 경제발전 단계론
경제 발전 단계를 보면 일반적으로 요소 투입→자본 투자→혁신 창조의 3단계를 거치며 발전하는 것으로 평가됨. 대부분 국가들은 노동집약적 산업에 대한 대량 노동 투입을 통한 요소투입형 성장(단순가공 경제 체제)을 통해 경제가 성장하기 시작해, 중화학공업에 대한 대량 자본을 투자하는 투자주도형(모방형 경제 체제) 성장에 의해 중진국 수준까지 도달. 이후 선진국 경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체 기술혁신력을 바탕으로 한 제품과 서비스의 고부가가치 창출형(혁신창조형 경제 체제) 성장이 필요
- 내연적 성장론
단순가공 단계와 모방 단계는 노동과 자본 등 생산요소의 양적 확대를 통한 ‘외연적 성장(extensive growth)’으로, 혁신창조형 단계는 인적·물적 자본의 질적 개선을 통한 ‘내연적 성장(intensive growth)’으로 구분. 한 나라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은 외연적 성장 단계를 거쳐 내연적 성장 단계로 전환해야 가능
창조경제론을 간단한 생산함수 식으로 표현하게 되면 중진국 단계에 도달하기까지는 단순 노동(L)과 자본(K) 투입에 의해 성장이 가능하지만, 이후에는 창의성을 지닌 인적자본(H)과 기술혁신력(A) 등이 지속 성장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 Y=F(L,K)→Y=F(H,A)
2. 창조경제 부상의 배경
창조경제의 부상 배경은 인간 심리, 과학기술 혁신, 국내 경제 현실 측면에서 파악할 수 있음
- 인간 심리 측면 : 소득 증대에 따르는 인간의 자아 실현 욕구 충족을 위한 창조산업의 발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이 창조경제 발상의 기원이 됨
- 과학기술 혁신 측면 : 정보통신기술(ICT) 등 과학기술 급속 발전, 기술과 산업의 융복합화 확산 등 대외 경제 여건의 급변에서 창조경제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배경을 찾을 수 있음
- 국내 경제 현실 측면 : 저성장 기조 지속, 고용없는 성장 심화, 성장 잠재력 하락 등과 같은 국내 경제의 절박한 현실이 창조경제 전략의 수립 배경으로 작용
인간 심리 측면
미국 심리학자 매슬로의 인간 욕구 증대 충족론에서 창조경제의 핵심인 창조산업의 성장 배경을 찾을 수 있음
- 인간 욕구 증대 충족
창조경제의 저자인 존 호킨스는 창조산업이 발전하는 이유를 미국 심리학자 매슬로(Maslow, A. H.)의 인간 욕구 단계론으로 설명. 매슬로는 경제 성장과 개인 소득 증대와 더불어 개인의 생리적 욕구 충족도가 높아지면서 인간 욕구가 안전에 대한 욕구, 사랑과 소속감에 관한 욕구, 존경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로 계속 상승하는 것으로 설명.호킨스는 경제가 발전하면서 소비자들이 자아 실현의 욕구를 추구함에 따라 삶의 가치를 높이는 창조 상품과 서비스 시장이 형성된다고 주장.자아 실현 욕구는 최상위의 인간 욕구로서 스스로의 잠재력과 창조성을 바탕으로 자아실현을 하고자 하는 욕구를 의미
과학기술 혁신 측면
ICT 혁신 가속과 기술·산업의 융복합화 확산, 제3의 제조업 혁명 전개가 창조경제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부각
- ICT 혁신 가속과 기술·산업의 융복합화 확산
컴퓨터와 인터넷 등 정보통신기술(ICT) 혁신이 가속화되고 이를 기반으로 한 휴대폰 등 ICT 기기의 보급이 급속히 확산. 이에 따라 ICT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이를 기반으로 한 경제적 거래가 활성화되는 한편 정보와 지식이 실시간에 전세계적으로 유통됨으로써 기술 혁신이 가속화됨.또한 ICT를 기반으로 농어업과 제조업 등 기존 산업과 IT(정보기술), NT(미세 가공 기술), ET(환경 기술), BT(생명공학 기술)과 같은 신기술간 그리고 신기술간 융복합 현상이 확산되어 나감
- 제3차 제조업 혁명 전개
공장제 기계생산체제가 구축되면서 시작된 1차 제조업 혁명이, 20세기 들어 대량생산체제가 마련되면서 2차 제조업 혁명으로 진화되었다면, 21세기에는 협력적 생산(Collaborative Manufacturing) 체제로 진화하면서 제3차 제조업 혁명 확산. 협력적 생산(Collaborative Manufacturing)이란 SNS와 인터넷 등 IT 기반 온라인 커뮤니티를 활용하여 생산자는 물론 소비자와 투자자까지 다양한 주체들이 상호 협력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의 창출부터 상품화 및 이익 분배까지 이루어지는 시스템을 말함. 제3차 제조업 혁명의 핵심동인은 정보와 지식 그 자체는 물론 이들의 네트워크화와 융합화이며, 이로 인해 BT, NT, CT 등 신기술 융합산업은 물론 신소재 산업 등이 주요산업으로 등장하고 제조업의 서비스화가 진전
국내 경제 현실 측면
국내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고용없는 성장이 심화되고, 성장 잠재력이 급속 하락하는 것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창조경제가 새로운 성장 전략으로 제시됨
- 저성장 기조 지속
국내 경제성장률이 2010년 1/4분기 이후 계속 하락하여 전년동기대비 8.7%에서 2012년 4/4분기에는 1.5%를 기록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 각 정부별 평균 성장률 추이를 보면 DJ 정부 5.0%, 참여 정부 4.3%, MB 정부 2.9%로 계속하여 성장세가 급락
- 고용없는 성장 심화
경제의 저성장, 산출과 고용의 연결고리 약화 등으로 ‘고용없는 성장’ 지속. 특히 산업 구조의 고도화 과정에서 국내 투자 여건 악화, IT등 고용절약적 산업 발전, 부품 소재 산업 경쟁력 취약, 신성장 동력 확보 부재 등으로 국내 경제의 고용 유발력이 크게 약화됨
- 성장 잠재력 급락
투자와 노동 등 투입 요소 증가세 둔화, 연구 개발 역량과 인적 자본 경쟁력 취약에 의한 총요소생산성 향상의 부진으로 잠재적 성장률이 급속 하락.정치 체제의 불안정성, 법·제도의 후진성, 노사간·계층간 갈등과 대립 심화로 국내 사회자본이 취약한 점도 성장 잠재력 하락 요인으로 작용
3. 새정부의 창조경제 실현 전략과 과제
새정부가 설정한 창조 경제 의미는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제안한 ‘박근혜정부 국정 비전 및 국정 목표’에 의하면, 창조산업 육성만이 아니고, 국내 경제 전반의 창의력 제고를 통한 선진 경제 체제로의 전환이라는 광의의 창조경제 개념이라 할 수 있음. 박근혜정부는 5대 국정 목표를 설정하고 이의 첫 번째 목표로 ‘일자리 중심 창조 경제’를 제시함. 새정부가 밝힌 창조경제는 협의의 특정 산업 육성에 국한된 것이기보다는 국내 경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광의의 경제 성장 패러다임의 전환 전략임. 새정부의 창조경제는 크게 성장 전략, 산업 정책, 시장 질서 등 세 가지의 포괄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음
성장 전략 - 자본 투입 중심의 추격형 전략에서 벗어나 과학기술과 사람 중심의 선도형 창조경제로 전환하여 성장 잠재력 제고와 좋은 일자리 창출이 선순환되는 지속가능한 경제시스템 구축
산업 정책 - 상상력과 창의성, 과학기술에 기반한 산업융합적 경제운용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 시장,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소기업과 창업 활성화를 통해 창조경제의 확산과 동력 강화
시장 질서 - 성장의 온기가 골고루 퍼지고 공정한 경쟁질서가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원칙이 바로선 시장경제 질서 확립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서는 6가지 전략을 제시하고 총 41개 과제를 제시.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한 10개 과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성장 동력 강화 8개 과제, 중소기업의 창조경제 주역화 5개 과제, 창의와 혁신을 통한 과학기술 발전 4개 과제, 원칙이 바로선 시장 경제 질서 확립 6개 과제, 성장을 뒷받침하는 경제 운영 8개 과제를 제시
성공을 위한 제언
창조 경제의 비전과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세 부문이 활성화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다섯 가지 방안이 고려되어야 함
세 가지 활성화 부문
첫째는 공급 측면에서 정보통신 등 첨단 과학기술을 매개로 모든 산업에서 융복합이 원활히 실현되어 신사업이 활발하게 창출되어야 함.둘째는 수요 측면에서 더 많은 수익과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블루오션 시장을 끊임없이 개척해야 함. 셋째는 제도적 측면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혁신과 창의 정신이 왕성히 살아날 수 있는 경제사회 체제를 구축해야 함
다섯 가지 추진 방안 제언
① 정책의 연속성 유지
창조 경제를 다른 정부와 구분짓는 정치적 구호로 활용해서는 안됨.창조는 이전과 차별화되는 새로운 것으로 정의되지만 이는 과거의 수많은 경험과 지식 그리고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생성. 외환위기 이후 국내 각 정부는 목표와 수단은 달리하지만 한국 경제의 신성장동력을 만들어내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지속해왔음.주어진 시간 안에 창조경제의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또 다른 개념과 투자 대상을 찾는 데만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됨. 지난 10여년 동안 정부에서 추진한 투자 대상들의 성과를 살펴보고 그 중에서 가능성이 있는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것이 창조경제 성공의 첩경임
② 창업을 위한 창조 시장 활성화
창조경제 성공은 왕성한 창업을 위한 창조 시장 기능의 활성화가 전제되어야 함. 아무리 막대한 과학기술 투자를 하여 논문과 특허를 양산한다 해도 이것이 시장에서 실제로 산업화가 되고 수요를 만들어내기 전까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데 이는 별 효과가 없게 됨.연구개발을 통해 생성된 신기술들이 기업화될 수 있도록 ‘기술거래 시장’을 활성화하고, 과학기술자들이 창업한 기업들이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으로 커갈 수 있는 ‘인수합병(M&A) 시장’과 이를 용인하는 문화를 형성
③ 창조 금융 육성
왕성한 창업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혁신 기업을 뒷받침해주고 투자를 하는 창조 금융의 역할도 막중. 기술력과 미래 가능성에 기초해 과감한 투자를 하는 ‘모험 자본’이나 ‘엔젤 투자’ 산업의 육성을 위한 금융 제도 개선이 시급
④ 민간의 창발성 제고
창조 경제는 민간 기업이나 개인들의 창의력을 발현하는 창발성이 살아나지 않으면 연목구어에 불과.기업의 투자와 창업을 가로막는 국내 경제사회의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와 관행을 과감히 혁파하고 법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한 공교육 제도 개혁과 대학 운영 체제의 자율성 제고와 경쟁 강화
⑤ 정부 부처간 보완적 협력 실현
창조 경제 실현은 한 부처가 담당하기 어려움. 미래창조과학부를 중심으로 기획재정부, 산업자원통상부, 교육부 등이 유기적 협력 체계를 갖추고 신속하게 실현할 수 있는 ‘창조경제추진단’을 구성하고 ‘단중장기 계획’을 세워 적극적으로 추진. 미래창조부는 창조경제의 씨앗(혁신기술)을 만들고 기획재정부는 밭을 갈며(제도혁신) 산업자원통상부는 결실(창업과 고용)을 맺는 역할을 하는 한편 교육부는 의욕(창조 정신)을 돋우는 일을 감당해야 함 [현대경제연구원 유 병 규 경제연구본부장]
※본 자료는 현대경제연구원이 기업 경영인들을 위해 작성한 국내외 경제 경영 주요 현안에 대한 분석 자료입니다. 본 보고서의 내용은 연구원의 공식의견이 아닌 연구자의 개인 견해임을 밝혀두며, 보고서 인용 시에는 반드시 출처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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