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부가가치로 본 대외의존도, 미국보다 유럽의 영향력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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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2013-03-26 12:00
서울--(뉴스와이어)--우리나라 수출규모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32.9%에서 지난해에는 47.5%까지 높아졌다. 그러나 실제로 수출이 우리나라 GDP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보려면 각국으로의 수출로 인해 우리나라 부가가치가 얼마나 창출되었는지를 봐야 한다. 이 경우 각국의 기여도를 세계의 수요시장의 측면에서 볼 수 있고 생산지로서의 관점으로 볼 수도 있다.

수요시장으로서 각국이 우리나라에 기여한 부가가치 기여도로 볼 경우 우리나라 경제의 수출의존도는 2000년 27.5%에서 2009년 31.1%로 높아졌다. 국가별로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 상승이 두드러진다. 중국의 한국 GDP에 대한 기여도는 2000년에 2.6%였으나 2009년에는 6.4%로 올라섰다. 반면에 미국과 일본 경제의 영향은 크게 줄었다. 수요시장으로서의 미국은 2000년 우리나라 GDP의 6.9%를 창출한 반면 2009년에는 3.8%로 줄었다. 선진국의 영향력이 모두 감소한 것은 아니다. 유럽의 영향력은 소폭이나마 상승했다. 2000년 우리나라 GDP의 5.2%였던 유럽의 부가가치 기여도는 2009년 5.6%로 상승했다. 단순히 수출규모로만 볼 때 유럽으로의 수출은 미국수출보다 아직 작지만 유럽시장이 우리경제에 가져다 주는 부가가치는 미국을 크게 추월하고 있고 미국과 유럽을 합치면 중국보다도 훨씬 많다.

미국과 유럽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효과를 감안하여 금융위기 이후 두 지역의 소비 및 투자 부진이 우리경제에 미친 직접적인 영향을 추산하면 지난 5년간 우리경제의 성장률을 연평균 0.7%p 가량 낮춘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과 유럽의 부진이 다른 국가들의 경기둔화를 초래함으로써 발생하는 간접적인 영향까지 고려한다면 이보다 더 클 것이다.

생산지로서 각국이 우리경제에 기여한 측면으로 보면 수요시장 측면으로 볼 때 보다 선진국의 기여도는 훨씬 더 줄어든다. 반면 중국의 기여도는 소폭 더 높아져 미국과 유럽 뿐 아니라 일본까지 합해도 중국의 기여도에 미치지 못한다.

중국은 생산지로서 뿐 아니라 소비시장으로서 우리나라 GDP 창출기여도면에서 이미 2009년 기준으로 1위로 올라섰다. 세계시장으로서의 중국의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질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중국시장을 통해 우리나라가 얼마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느냐는 더욱 중요해 질 것이다. 또한 미국과 유럽의 영향력이 역전된 것도 특기할 만한 점이다. 특히 유로존 위기가 상존해 있는 만큼 유럽 경제에 관한 이해도와 시장 통찰력을 더 높여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중일 3국의 무역관계에서 과거에는 일본이 가장 이득을 보던 상황이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우리경제가 가장 많은 부가가치를 가져가는 상황으로 바뀐 것도 2000년대 들어서의 주목할 만한 변화이다.

Ⅰ. 우리경제 대외의존도 현황

우리나라는 대외경제여건 변화에 큰 영향을 받아왔다. 이는 우선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우리경제의 특성 때문이다. 원유, 밀 등 상품가격의 등락이나 경제대국의 수요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대외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이다. GDP 대비 수출입 비중은 1990년 49.9%, 2000년 62.4%, 2012년에는 92.7%로 점차 상승하여 우리경제의 대외의존도는 그만큼 심화되었다. 장기화되고 있는 내수부진도 빼놓을 수 없다. 그에 따라 내수부문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2000년대 들어 크게 하락하였다. 내수가 버팀목이 되어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국발 금융위기나 유럽의 재정위기 등의 충격은 우리에게 크게 다가올 수 밖에 없었다.

다행인 점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가 부진했지만 중국, 인도, 브라질을 비롯한 신흥국의 성장이 지속되면서 그나마 우리경제의 회복이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신흥국들도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선진국의 경기악화에 크게 영향을 받았지만 재정이나 통화정책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확장적 정책을 펼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신흥국 간의 무역규모가 증가하면서 어느 정도 자체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점도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2000년 중국과 브라질간의 무역규모는 28억 달러에 그쳤으나 2012년에는 857억 달러에 달했다. 부진한 선진국의 소비수요를 보충하는 효과는 있었던 셈이다. 그 덕택에 우리나라도 내수부진과 선진국 경기침체 속에서도 비교적 나쁘지 않은 경제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었다고 여겨진다.

그렇지만 신흥국에 대한 우리경제의 의존도가 커지면서 이들 국가의 성장세가 흔들릴 상황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선진국과 신흥국의 동반부진이 진행되는 경우 어느 정도 우리경제는 타격을 받을까? 신흥국 경제가 좋은데 비해 우리경제는 상대적으로 부진하다면 회복의 관건은 선진국의 경기회복일까? 유럽 재정위기는 우리경제에 어느 정도 악영향을 미쳤을까?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전에 우선 우리경제가 어느 지역, 어떤 나라와 어느 정도 관계가 있는지를 면밀하게 알아볼 필요가 있다. 본고에서는 우리나라의 대외 의존도를 여러 측면에서 추정하고 우리경제에 주는 함의를 살펴보고자 한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 갈수록 높아져

우리경제의 개별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가장 손쉽게 계산할 수 있는 방법은 총수출 중에서 개별국가에 대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는 것이다. 이 방법으로 보면 우리경제의 중국의존도는 2012년 기준으로 24.5%, 미국 10.7%, EU(이하 유럽) 9.3%, 일본 7.1%이다. 2003년 17.6%였던 미국으로의 수출 비중은 2006년 11.5%, 2012년 10.7%로 점차 하락하는 추세이다. 반면 대중국 수출 비중은 2003년 18.1%, 2006년 21.3%, 2012년 24.5%로 크게 높아졌다. 2000년대 들어서는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으로의 수출 비중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2003년 브라질, 러시아, 인도의 수출 비중은 각각 1%도 되지 않았으나 2012년에는 1.8%, 2.0%, 2.1%로 높아졌다.

GDP 대비 수출액은 쉽게 계산해 볼 수 있는 장점은 있으나 GDP가 부가가치의 합이라는 점에서 그 자체를 대외의존도로 보긴 어렵다. 따라서 수출로 본 우리경제의 대외의존도의 보다 정확한 수치를 위해서는 수출이 우리경제에 얼마만큼의 부가가치를 더해주는 가를 나타내는 부가가치율을 고려해야 한다. 수출 한 단위에서 우리나라가 얻을 수 있는 부가가치 수치(부가가치율)를 수출에 곱하고 이를 GDP로 나눈 수치(수출금액×부가가치율/GDP)가 우리경제의 수출 의존도를 보여주는 간편하고도 보다 적절한 수치가 될 것이다. 수출의 부가가치율이 0.61(2000~09년 평균)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경제의 중국의존도는 7.4%, 미국은 3.2%, 일본은 2.1% 정도로 간단하게 추산할 수 있다.

Ⅱ. 부가가치 기준 의존도 분석

앞서 설명한 수출비중을 통해서 의존도를 추산하는 방법도 정확한 방법이라고 하긴 어렵다. 우선 각 산업별로 우리나라에 귀속되는 부가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내를 중심으로 생산 네트워크가 구축되어 있는 조선업을 상정해 보자. 대부분 국내에서 생산된 철강, 엔진, 각종 부속품을 이용하여 국내에서 선박을 생산하는 조선업의 부가가치율은 0.561(2008년 기준)이다. 반면 석유를 수입, 정제하여 수출하는 석유제품업의 경우 산업의 특성상 수입 원재료 비중이 높아서 국내로 귀속되는 부가가치율(0.235, 2008년 기준)은 높지 않은 편이다. 결국 동일한 수출액이라도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에는 산업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따라서 국별 의존도를 계산할 때 수출금액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각국별로 수출하는 품목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의 비중이 높은 국가에 대한 수출과 그렇지 않는 경우를 감안해야 한다. 예를 들어 중국에는 부가가치율이 낮은 석유제품을 수출하고 유럽에는 부가가치율이 높은 선박을 수출한다고 할 때 동일한 금액을 수출하더라도 부가가치는 다르게 추산되어 해당 국가에 대한 의존도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우리기업의 생산패턴이 달라졌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수출은 과거 일본으로부터 소재와 부품을 조달하여 완성품을 수출하는 형태에서 중국 등 해외에 조립공장을 설립하거나 현지업체에 부품을 수출하는 경우로 변모하였다. 단순조립이나 부가가치가 낮은 부분은 해외로 이전하고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부분은 국내에 유지한다면 과거와는 수출의 부가가치가 달라질 것이다.

국가간 산업연관도 고려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미국으로 직접 수출하는 경우는 물론 우리나라가 중국으로 수출한 후 그 제품을 이용하거나 가공하여 미국으로 수출하는 경우까지도 고려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LCD 패널을 중국에 수출하고 중국에서는 이를 부품으로 TV를 생산하여 미국에 수출하면 우리나라는 중국에서 제조되어 미국에 수출된 TV를 통해 부가가치를 얻게 된다.

이것은 다시 수요관점인지 공급관점인지에 따라서 다르게 바라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제조된 최종재는 중국에서 소비되거나 수출된다. 중국에서 소비된 경우 생산과 소비 모두 중국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이 경우는 어떤 측면으로 보나 중국으로부터 얻는 부가가치로 포함되지만, 중국에서 생산되어 미국으로 수출될 경우는 생산이라는 측면에서는 중국이지만 수요측면에서는 수출대상국인 미국으로 부터 얻은 부가가치로 귀속될 수도 있다. 즉 중국의 대미국 수출에서 우리나라가 얻게 되는 부가가치는 중국에 의해 유발되었다고도 볼 수 있고 미국으로부터 발생했다고도 볼 수 있다. 두 가지 분류의 차이는 결국 해당국의 수출을 어느 국가에 귀속시키느냐에 따라 다른 셈이다.

본 분석에서 말하는 생산지, 수요지는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생산지나 우리나라 상품의 수출대상지로서의 수요지와는 그 의미와 포괄범위가 다르다. 우리나라에서 중간재를 중국에 수출하는 경우 국내 수출상품의 수요지는 중국으로 간주될 수 있지만 본 분석에서는 그 중간재를 투입하여 생산된 제품이 최종적으로 소비되는 곳이 수요지가 된다. 미국으로 수출되었다면 미국이 수요지가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을 놓고 보면 본 분석에서의 생산지는 세계의 상품공급자로서의 중국이 우리나라에 부가가치를 얼마나 기여하는가, 수요지 관점은 세계상품의 수요지로서의 중국이 우리나라의 부가가치에 얼마나 기여하는가라는 관점에서 바라본 것이다.

세계의 생산지로서 한국 GDP에 대한 기여도, 중국이 선진국 전체보다 커

먼저 각국이 세계의 생산지로서 우리나라의 부가가치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살펴보자. 계속해서 중국의 예를 들어 설명하면 중국이 최종재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에 창출되는 부가가치는 (a) 중국이 자국 내 수요(소비 및 투자)를 충당하기 위해 최종재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중간재를 수입하면서 우리나라에 창출되는 부가가치, (b) 중국이 우리나라에 최종재를 수출하면서 우리나라로부터 중간재를 수입하면서 우리나라에 창출되는 부가가치, (c) 중국이 제 3국에 최종재를 수출하면서 우리나라로부터 중간재를 수입하면서 우리나라에 창출되는 부가가치로 구분할 수 있다.

World Input-Output Database(WIOD)의 부가가치 행렬과 투입 산출표와 개별 국가간 무역규모를 고려하여 분석한 결과 중국의 생산으로부터 얻는 부가가치가 우리나라 전체 부가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특히 2000년 후반 이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중국의 생산이 우리나라의 부가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2.34%에서 2009년에는 6.56%로 높아졌다. 반면 미국의 비중은 2000년 2.71%에서 0.91%p 하락하여 2009년에는 1.8%에 그쳤다. 일본과 유럽의 비중은 각각 2000년 1.80%, 2.66%에서 2009년에는 1.01%, 3.63%로 나타났다. 생산의 관점에서 보면 중국의 비중이 가장 크며 그 다음이 유럽으로 분석된다. 세계의 생산지로서의 중국이 우리나라의 부가가치에 큰 기여를 하고 있지만 유럽의 생산지로서의 기여도도 늘어나고 있다. 유럽의 경우 EU 확대 이후 관세, 임금 등에서 동유럽의 경쟁력이 높아져 동유럽 현지생산이 증가한 데 따른 영향도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비중이 계속 커지는 것은 중국의 경제 및 무역규모가 커지면서 덩달아 우리나라에 떨어지는 부가가치도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이나 일본은 최종재 중 우리경제로부터 중간재를 수입해서 생산하는 비중이 낮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이외의 BRICs 비중은 낮은 편

중국 이외의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 BRICs 3개국의 비중은 높아졌으나 아직 크지 않은 수준이다. 2000년 3개국의 비중은 0.56%였으나 2009년에는 0.72%로 0.18%p 높아졌다. 이들 국가의 성장률을 감안하면 다소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들 국가들의 생산이 우리나라에 부가가치를 유발하는 효과가 낮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분석 대상(총 40개국)에 포함되지 않은 경제규모가 작은 국가(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대만, 일본,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국가, 아프리카국가, 주요국가를 제외한 중남미 등, 이하 “기타 국가”)들의 비중도 크게 높아졌다(2000년 4.02% → 2009년6.85%). 이는 상대적으로 이들 국가의 수출신장률과 경제성장률이 선진국에 비해서 높았고 그에 따라 우리나라의 상품에 대한 수요도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세계시장으로서 ‘미국+유럽’의 비중 여전히 높은 편

다음으로 각국이 세계상품의 수요지로서 우리나라의 부가가치 창출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 파악하였다. 수요는 자국 내에서 생산된 최종재의 소비와 타국으로부터의 최종재의 수입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러므로 중국을 예를 들어 설명하면, (a) 중국에 우리나라가 중국내수용 최종재를 수출하는 과정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 (b) 중국이 자국내 수요를 위해 우리나라 중간재를 수입하여 최종재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에 창출되는 부가가치, (c) 중국이 제3국으로부터 내수용 최종재를 수입하면서 제3국이 우리나라로부터 중간재를 수입하여 우리나라에 창출되는 부가가치를 모두 합하고 이를 우리나라 GDP로 나누면 우리나라 GDP의 중국 수요(소비 및 투자)에 대한 의존도가 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추산한 결과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2.55%에서 2009년에는 6.38%로 3.83%p 상승하였다. 반면 미국의 비중은 2000년 6.93%에서 3.08%p 하락하여 2009년에는 3.85%에 그쳤다. 일본과 유럽의 비중은 각각 2000년 3.1%, 5.2%에서 2009년에는 1.61%, 5.56%로 나타났다. 중국 이외의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 신흥국의 비중도 다른 방식과 마찬가지로 높아졌다. 2000년 3개국의 비중은 0.79%였으나 2009년에는 1.39%로 0.59%p 높아졌다. 기타 국가들의 비중도 크게 높아졌다(6.45% → 9.87%).

두 방식의 결과가 다른 것은 우리나라가 같은 재화를 수출하더라도 그 재화를 투입하여 생산된 최종재의 생산지와 수요자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 대한 우리경제의 의존도는 생산지 기준보다 수요지 기준으로 볼 때 0.18%p 가량 낮다. 반면 미국은 2.04%p, 일본은 0.6%p, 유럽은 2.54%p 높다. 이는 앞서 설명한 무역수지의 흑자 여부, 경제규모, 우리경제와의 연관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수요측면에서는 중국(6.38%), 유럽(5.56%), 미국(3.85%) 순으로 의존도가 높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2007년 이후에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데 생산지로서의 중국 못지않게 시장으로서의 중국의 역할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유럽과 미국은 정체내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09년부터 중국이 1위로 올라섰지만 미국과 유럽을 합산하는 경우 9.78%로 중국의 비중 6.38%를 크게 넘어선다. 시장으로서의 미국과 유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며 이러한 점에서 미국과 유럽지역의 경제위기가 우리경제에 주는 영향이 컸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그러므로 향후 두 지역의 경기회복이 우리경기 회복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두 방식의 의존도 분석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우선 중국의 내수비중이 높아졌지만 우리경제에 있어서 중국은 생산지로서도 여전히 중요하다. 생산을 기준으로 중국의 비중은 2000년에 비해 2009년에는 4.22%p 상승하였으나 수요(소비+투자)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 3.83%p 늘어났다. 유럽은 우리상품의 소비시장으로서 뿐만 아니라 이 지역에 대한 투자증가로 인해 생산지로서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생산기준으로 2000년 2.66%에서 2009년 3.03%로 0.37%p 상승). 반면 미국이 생산기지로서 우리나라 부가가치에 기여하는 비중은 줄어들었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는 우리경제에 있어 생산지로서 보다는 소비지로서의 역할이 더 크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Ⅲ. 대외의존도와 우리경제 성장과의 관계

중국으로부터 연간 600억 달러의 부가가치 얻어

우리나라의 수출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는 2000년 1,241억 달러에서 2009년 2,789억 달러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단위 수출당 부가가치는 0.630에서 0.605로 낮아졌다. 이는 1억 달러 가치의 제품을 수출하는 경우 우리나라가 얻게 되는 부가가치가 2000년에는 6,300만 달러였으나 2009년에는 6,050만 달러로 낮아졌다는 의미이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로부터 얻은 부가가치를 금액으로 살펴보자. 생산지로서의 각국의 기여도면에서 보면 2009년 우리나라는 중국으로부터 가장 많은 부가가치를 얻었다. 금액으로 환산하는 경우 586.8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2000년(105.4억 달러), 2007년(391.6억 달러)에 비해 각각 457%, 49.8% 증가한 것이다. 반면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얻은 부가가치는 2007년 각각 190.6억 달러, 283.4억 달러였으나 2009년에는 161.2억 달러와 270.4억 달러로 소폭 감소하였다.

수요지로서, 즉 시장으로서의 각국의 기여도를 보면 중국은 2009년 570.4억 달러(2007년 374.7억 달러), 미국은 343.9억 달러(2007년 414.8억 달러)로 추산된다. 유럽의 경우 동 수치가 2007년 510.2억 달러에서 2009년에는 497.4달러로 감소하였다.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을 통해서 우리나라가 얻은 부가가치가 현저히 떨어진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중국경제의 성장 효과가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 가장 커

중국이나 미국과의 교역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부가가치를 각국의 GDP로 나누면 각국의 성장이 우리경제에 주는 영향을 살펴볼 수 있다(이하에서는 다른 국가로부터 얻는 부가가치/다른 국가의 GDP를 ‘부가가치 연관률’로 정의함). 예를 들어 2009년 중국을 통해서 얻은 부가가치가 586.7억 달러이고 중국의 GDP가 4.84조 달러이면 중국의 생산에 의한 우리경제의 부가가치 연관률은 대략 1.21%이다. 2010년 중국경제의 성장률은 10.5%였다. 부가가치 연관률이 2010년에도 바뀌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우리경제가 중국으로부터 얻은 부가가치는 647억 달러로 2009년에 비해 증가된 부분은 60.3억 달러이다. 2009년 우리나라의 경제규모가 8,910억 달러이고, 2010년 성장률은 6.3%였다. 따라서 증가된 부가가치는 561.3억 달러로 추산된다. 그렇다면 중국의 우리경제성장에 대한 기여율은 10.7%(=60.3/561.3)로 추정할 수 있다(2008년 가격 기준). 즉 우리경제의 GDP 증가(부가가치 증가) 가운데 10.7%는 중국의 경제성장에 따른 것이다.

우선 생산지를 중심으로 파악한 부가가치 연관률 수치는 중국 1.124%, 미국 0.118%, 일본 0.211%, 유럽 0.161%이었다(2000~09년 평균). 수요지를 중심으로 파악한 수치는 중국 1.253%, 미국 0.283%, 일본 0.347%, 유럽 0.281%이었다. 부가가치 연관률은 대외개방도가 높거나 우리경제와 관련도가 깊을수록 높았다. 그리고 GDP 증가율보다 무역성장률이 높아지고 있어 대체적으로 높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중국 부가가치 연관률 수치의 경우 생산지를 기준으로 하면 1.124%, 수요지 기준으로는 1.253%로 그 차이가 0.129%p에 불과하다. 반면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 그 차이가 0.120%p, 0.165%p로 절대적인 수치에 비해서는 높은 편이다. 이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중국은 생산이나 수요면에서 비슷하게 중요하지만, 유럽이나 미국은 상대적으로 수요지 측면에서 우리경제에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중국의 경기가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GDP나 지출측면(중국의 내수시장)을 보거나 비슷하지만,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는 지출측면(유럽, 미국의 내수시장)에 보다 더 관심을 갖고 살펴볼 필요가 있는 셈이다.

미국·유럽경기 부진에 의한 성장률 감소, 연평균 0.7%p

이와 같이 무역을 통한 부가가치 유발효과를 이용하면 2008년 이후 미국이나 유럽의 경제위기가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대략적으로나마 추산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수출의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2008년 이전과 변함이 없다는 가정이 필요하다. 우선 미국과 유럽에서의 생산감소가 우리경제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자. 2008~2012년 두 지역의 GDP 성장률은 각각 0.57%, -0.14%였다. 만약 금융위기 발생하지 않아 5년간 경제성장률이 2000~07년 평균성장률 수준(미국 2.58%, 유럽 2.18%)을 유지했다면 우리경제는 지난 5년간 미국으로부터는 64억 달러, 유럽으로부터는 66.8억 달러의 부가가치를 추가적으로 얻었을 것이다(2005년 가격 기준). 이는 우리경제 성장률을 연평균 0.25%p 가량 상승시켰을 것이다. 수요측면에서 보면 같은 기간 중 미국과 유럽의 소비 및 투자 성장률은 0.36%, -0.32%였다. 금융위기가 없어 미국과 유럽의 수요증가율이 2000~07년 연평균인 2.86%와 2.35%였다고 가정하면, 우리경제는 207.7억 달러, 131.7억 달러의 부가가치를 더 얻을 수 있었을 것이고 이는 우리경제성장률을 연평균 0.7%p 정도 끌어올렸을 것으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중 우리경제의 연평균 성장률이 3%이었으므로, 두 지역의 금융위기가 없어 수요증가가 과거 추세를 따랐다면 우리경제 성장률은 3.7% 정도로 잠재성장 수준에 상당히 근접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Ⅳ. 시사점

우리나라 수출규모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32.9%에서 지난해에는 47.5%까지 높아졌다. 수요시장으로서 각국이 우리나라에 기여한 부가가치 기여도로 볼 경우 우리나라 경제의 수출의존도는 2000년 27.5%에서 2009년 31.1%로 높아졌다.

국가별로는 중국의 영향 상승, 미국과 일본의 영향 감소가 뚜렷하다. 수요시장으로서 선진국의 영향력이 모두 감소한 것은 아니다. 유럽의 영향력은 소폭이나마 상승했다. 2000년 우리나라 GDP의 5.2%였던 유럽의 부가가치 기여도는 2009년 5.6%로 상승했다. 단순히 수출규모로만 볼 때 유럽으로의 수출은 미국수출보다 아직 작지만 유럽시장이 우리경제에 가져다 주는 부가가치는 미국을 크게 추월하고 있고 미국과 유럽을 합치면 중국보다도 훨씬 많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이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매우 크다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효과를 감안하여 금융위기 이후 두 지역의 소비 및 투자 부진이 우리경제에 미친 직접적인 영향을 추산하면 지난 5년간 우리경제의 성장률을 연평균 0.7%p 가량 낮춘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과 유럽의 부진이 다른 국가들의 경기둔화를 초래함으로써 발생하는 간접적인 영향까지 고려한다면 이보다 더 클 것이다.

생산지로서 각국이 우리경제에 기여한 측면으로 보면 수요시장 측면으로 볼 때 보다 선진국의 기여도는 훨씬 더 줄어든다. 반면 중국의 기여도는 소폭 더 높아져 미국과 유럽 뿐 아니라 일본까지 합해도 중국의 기여도에 미치지 못한다. 성장세가 가팔랐던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은 생산지로서보다는 소비시장으로서의 역할이 더 컸지만 이들 3국의 수요시장으로서의 기여도는 우리 GDP의 1% 남짓 수준에 불과했다.

최근 중국은 세계의 시장으로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부가가치에 기여한 정도로 볼 때도 중국은 생산지로서 뿐 아니라 소비시장으로서도 2009년 기준으로 이미 미국과 유럽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세계시장으로서의 중국의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질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중국시장을 통해 우리나라가 얼마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느냐는 더욱 중요해 질 것이다.

또한 미국과 유럽의 영향력이 역전된 것도 특기할 만한 점이다. 우리에게 유럽은 거리로 보나 인적 네트워크로 보나 아직 미국보다는 훨씬 멀리 느껴지는 곳이지만 우리에게는 선진권 최대의 시장으로 올라섰다. 특히 유로존 위기의 불씨가 상존해 있는 만큼 유럽 경제에 관한 이해도와 시장 통찰력을 더 높여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중일 3국의 무역관계에서 과거에는 일본이 가장 이득을 보던 상황이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우리경제가 가장 많은 부가가치를 가져가는 상황으로 바뀐 것도 2000년대 들어서의 주목할 만한 변화이다. 중국의 고속 성장에 따른 수혜도 있었고 엔고에 따른 일본기업의 경쟁력 약화의 반사이익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생산력과 기술력을 높이며 시장으로서 뿐 아니라 경쟁자로서 빠르게 부상하고 있고 엔저원고로 한국과 일본의 상대적 경쟁력의 방향도 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3국간 교역에서 우리나라가 얼마나 현재의 입지를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가도 우리가 풀어가야 할 숙제가 될 것이다. [LG경제연구원 정성태 책임연구원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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