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재보호재단, ‘오천년의 신비-나전 · 옻칠공예전’ 개최
우리민족이 옻칠을 이용한 흔적은 일찍이 청동기 시대 유물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여기에 조개장식이 더한 것은 신라말, 고려초로 추정된다. 고려시대에 들어서는 다양한 조개껍질로 만들어낸 여러 가지 문양의 아름다움을 이용한 ‘나전칠기’라는 새로운 기법을 창안하였다. 그리고 조선시대에는 궁중이나 귀족사회에서 옻칠한 기물을 선호하여 나전, 옻칠 공예가 크게 발달하였고, 오늘날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공예 기술로 손꼽히게 되었다.
이번 전시회는 한국옻칠문화연구원 회원들의 작품전으로 당초문장, 채화칠기 이층농 등 나전 · 옻칠공예품 100여점이 전시되어 화려하고 찬란한 빛깔을 선보인다. 정교한 조각이나 화려한 칠을 멀리하고 소박하고 간결하면서도 장석 하나를 박는 데도 세심했던, 자연의 빛깔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고심하던 선조들의 안목을 느낄 수 있다.
주요 전시 작품으로는
▷품격있는 생활 : 선조들의 품격 있는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당초문장, 괴목장, 채화칠기 이층농 등 전시
▷여인들의 꿈과 지혜 : 반짇고리, 함, 화병, 보석함 전시로 옛 여인들의 지혜 소개
▷맛과 멋이 어우러진 풍경 : 제기, 소반, 반상기를 통해 맛깔스러운 부엌의 풍경 감상으로 옛 선조들의 멋과, 지혜, 풍경을 함께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8월 3일부터 16일까지 14일 동안 무료로 개방되는 이번 오천년의 신비-나전 · 옻칠공예전을 통해 붉은색이 더욱 붉고 푸른색이 더욱 푸를 수 있었던 오천년을 이어가는 옻칠의 신비를 벗겨내기 바란다.
오천년의 神秘「나전·옻칠공예展」
ㆍ기 간 : 2005. 8. 3(수) ~ 8. 16(화) 오전 10:00 ~ 오후 18:00
ㆍ장 소 : 서울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 기획전시실
ㆍ내 용 : - 나전 · 옻칠 공예품 100여점
- 나전 공예 기법 재현(8. 3)
ㆍ주 최 : 한국문화재보호재단
ㆍ주 관 : (사)한국옻칠문화연구원
개막식 : 8. 3 (수) 오전 11시
ㆍ관람료 : 무 료
ㆍ문 의 : 한국문화재보호재단 공연전시팀 담당) 진나라, 566-5951
◆ 옻칠공예의 역사 ◆
옻칠은 전통적으로 천연도료로 사용되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이웃 중국과 일본에서도 옻칠의 도료사용은 과거 유물에 사용한 흔적이 발견된다. 우리나라에는 기원전 3세기 전부터 중국에서 전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이유는 한대의 낙랑칠기가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유물이기 때문이다.
삼국시대의 유물에서는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칠기문화의 흔적은 다양하게 발견된다. 현재까지 옻칠 가공된 발굴 유물은 삼국에 고루 분포하고 있다. 초기 백제시대 고분인 서울 석촌동 고분에서도 옻칠 칠기가 발굴되었으며, 1970년 초 발굴된 공주의 백제 무녕왕릉에서 출토된 유물에서도 옻칠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신라의 고분에서 발굴된 여러 가지 유물도 옻칠로 가공되어 있다. 이 발굴 유물은 주로 목심칠기가 주류를 이루고, 청동기에 옻칠한 금태칠기도 출토된 바 있다.
통일신라시대에는 옻칠 발굴유물로는 안압지 유물이 유일하지만, 그 질적 수준이 높게 평가된다. 대접과 같은 식기류는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제품이고, 또한 호화로운 형태는 중국칠기에 비견하기도 한다.
고려시대에는 중국과의 교역 품목으로 칠기가 정해질 만큼 옻칠이 성행하였다. 국가적으로 옻나무 재배가 시도되었고, 신라 말부터 있어왔을 것으로 추정되는 나전칠기도 성행하였다.
조선조에는 옻나무가 전국적으로 식재되었고, 옻 자원을 관리하는 관직이 존재하였다. 이러한 옻칠문화의 성행은 다양한 칠기문화가 공방을 중심으로 발전하였을 것으로 유추된다. 공방을 중심으로 한 칠기문화는 식기 및 다기와 같은 목기와 장식장, 가구와 같은 소목장 등 주로 목제품, 그리고 무기류와 같은 철제품, 불상의 도료로 사용되었다. 이러한 다양한 칠기문화의 존재가 확인되고, 그 전승이 오늘날의 전통칠기 문화로 전승되어 현재까지 명맥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 나전칠기 ◆
나전기법은 목재로 제작된 기물 위에 굵은 베헝겊을 바르고 조개껍데기나 쇠뼈가루 또는 개흙에 칠을 섞어 바른 후 전복과 소라 껍데기인 자개를 문양대로 오려 붙이고 표면에 옻칠을 하여 완성한다. 단단한 자개를 세공으로 일일이 오려내고 또 천연 옻칠로 반복하는 어려운 작업이지만 매끄러우면서 검고 붉은 칠 바탕 위에 천연자개가 보여주는 영롱한 빛의 반사로 인해 그 화사한 아름다움을 잘 나타내고 있다.
조선시대의 나전기법에는 자개를 오려내어 시문하는 줄음질과 끊음질기법이 있다. 줄음질기법은 자개를 무늬대로 오려내는 기법으로 사실적인 표현이 가능해 널리 활용되었다. 고려시대에는 미세한 크기로 오려낸 다량의 자개가 합쳐져 연당초문을 구성하였으나 조선시대 16~18세기경에는 자개를 넓게 사용하는 대신 자개가 휘어져 있는 상태에서 무늬를 오려낸 후 망치로 때려 표면에 닿게 하는 타발법이 사용되었다. 보상화무늬, 국화무늬, 당초무늬 등이 크고 대담하게 표현되어 소박하면서도 영롱한 자개의 색감이 잘 나타난 독특한 기법이다. 이 시기에는 두 줄의 동선을 꼬아 계선界線을 만들거나 모란당초문의 줄기를 형성하는 기법, 또 대모를 함께 사용하여 바탕의 검은색과 밝은 자개색의 강한 대비 현상을 중화시키고 보다 화사한 느낌을 주도록 하는 고려시대의 기법이 계승 발전된 것들도 볼 수 있으며 주로 서류함 또는 관복함에서 나타난다.
19세기에는 통일신라시대의 고분출토품인 나전동경에서 사용된 기법으로 오려낸 자개 위에 날카로운 칼로 파서 생긴 가늘고 상세한 음각선으로 무늬를 돋보이게 하는 조패법(彫貝法)이 성행했다. 십장생, 사군자, 용, 산수문 등을 외부 윤곽대로 오려내고 그 안에 선으로 사실적인 무늬를 음각함으로써 무늬 표현이 보다 확실하게 전달되었다. 이러한 줄음질과 조패법은 조선시대 말기에 나전칠기가 일상생활에 보편적으로 사용되던 시기부터 현대까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기본 제작기법이다. 끊음질기법은 주로 19세기에 사용되었는데, 자개를 국수처럼 길고 가늘게 또 일정하게 오려낸 후 직선은 길게, 둥근 곡선은 촘촘하게 끊어가며 무늬를 형성하는 기법이다. 풀이나 물결처럼 유연한 선 그리고 뇌문이나 문자 같은 선문의 표현이 가능해 새로운 나전 제작기법의 전성기를 맞았다.
남성용품으로는 단순하고 간결한 매난국죽과 십장생이 시문된 필통, 연초합, 서류함, 연상 등 문방제구가 주류를 이루었다. 여성용품에는 모란, 화조, 물고기 등의 수복과 부귀영화, 다산을 의미하는 무늬가 다양하게 애용되었고 화사하고 아름다운 자개 효과가 여성의 취향과 잘 어울려 좌경, 빗접, 베갯모, 함, 장과 농 등의 생활용품으로 널리 보급되었다.
◆ 나전칠기 장식기법 ◆
나전장식 기법은 크게 줄음질기법과 끊음질기법으로 나눌 수 있다.
줄음질이란 자개를 초안(草案)대로 오려내는 기법을 말한다. 조선시대 나전칠기 유품을 보면 자개무늬를 가위로 오린 흔적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서구문화가 들어오면서 실톱의 보급으로 섬세하고도 가느다란 무늬를 곡선으로나 사선으로 자유롭게 톱질하여 제작해낼 수 있어 매우 편리하게 되었다.
줄음질은 주로 자개의 재료를 다루는 과정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남해안의 전복껍질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 전복껍질을 칠기에 붙이려면 0.3~0.5cm 의 얇은판 (박판(薄板))으로 만들어야한다. 판판하게 형성된 전복껍질을 물에다 담가두면 껍질이 유연하게 되는데 이 때 거도로 상사를 한다. 그 후 거북이나 화조, 또는 운문 등을 가위로 오려내고 형상을 줄로 다듬어 문양을 낸다.
끟음질이란 나전을 이용하여 문양을 만들 때 나전을 끊어 붙이는 방법을 말한다. 자개를 거도(鋸刀)로 가늘고 길게 따내어 상사를 만드는데, 상사란 자개를 실처럼 가늘게 썰어낸 것을 말하며 상사를 만들 때에는 예리한 상사칼로 썰어낸다.
나전의 사선을 잘게 끊으면서 조직적인 기하문을 연속적으로 구성하거나 산수화의 필선을 따라 회화적인 효과를 가구나 기물 전면에 나전으로 상감하는 방법으로 마치 비단 위에 수를 놓듯이 섬세하고 정교하게 한 폭의 산수화를 그리듯 끊으면서 붙여나가는 방법이다.
이것을 붙이는 데는 기술상의 문제가 있으므로 백골 위에 헝겊이나 종이를 바르고 그 위에 아교나 부레풀을 칠하여 침을 바르면서 붙여나간다. 끊음질은 매우 정밀하여 숙련된 수공을 필요로 한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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