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회는 문학, 역사 등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서평위원회를 두고, 독서 문화의 저변 확대와 양서권장사업의 일환으로 매달 10종씩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선정하고 있다.
8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는 개의 관점에서 인간 세상 또는 우리 사회의 사람 사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소설『개』(김훈, 푸른숲), 세계화 · 지식정보화의 시대에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 시민사회의 이론을 살펴보고 향후 나가야할 방향을 제시한『시민사회』(마이클 에드워즈/서유경, 동아시아), 진정한 행복을 찾아 직장을 버리고 도시를 떠난 부부의 청빈한 삶 이야기『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박범준 · 장길연, 정신세계원) 등이 선정되었다.
8월의 읽을 만한 책 선정도서 및 추천사는 다음과 같으며, 자세한 내용은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웹진(http://www.kpec.or.kr/webzine)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
8월의 읽을 만한 책 추천사
개
김훈 / 푸른숲
2005. 7. 18 / 232쪽 / 9,800원
개의 관점에서 인간 세상 또는 우리 사회의 사람 사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개는 시골마을에서 태어나 그 마을이 수몰되자 다시 어촌에서 산다. 그러나 주인 가족은 어촌에서도 살지 못하고 도시로 쫓겨나게 되는데, 이로써 개 역시 갈 곳이 없게 된다. 개가 체험하는 세상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는 아픔과 슬픔과 사랑과 기쁨과 갈등과 상실이 있다. 개는 세상의 아침과 저녁 그리고 춘하추동을 보여주며 아울러 삶의 희로애락을 보여준다. 다만, 그 개와 그의 주인가족은 농촌에서도 쫓겨나고 어촌에서도 쫓겨나 안정된 삶의 터전을 갖지 못한다는 점이 이 소설을 보다 쓸쓸하게 만든다.
그런 막막하고 쓸쓸한 가운데 삶의 기쁨과 슬픔이 있다는 고전적 진리가 이 소설의 주제일 듯하다. 아무 것도 아닌 듯한 이야기 속에 아무 것도 아닌 듯한 우리의 삶이 담겨 있다.
- 추천자 : 이남호(고려대 국어교육학과 교수)
고전 소설 속 역사 여행
신병주 외 / 돌베개
2005. 7. 12 / 396쪽 / 15,000원
한국인이 친숙하게 알고 있는 고전소설 20편을 가려 뽑아 시대순으로 배열하고 소설을 통해 조선시대 사람들의 삶과 역사를 들여다 본 대중 역사서이다. 금오신화, 설공찬전, 전우치전, 임진록, 홍길동전, 계축일기, 박씨전, 사씨남정기, 장화홍련전, 인현왕후전, 한중록, 춘향전, 옹고집전, 허생전, 은애전, 홍경래전, 배비장전, 흥부전, 채봉감별곡, 심청전 등이 실려 있는데 금오신화, 사씨남정기, 홍경래전, 채봉감별곡 등 네 편은 이번의 개정증보판에 추가한 것이다.
각 소설은 작품설명, 본문, 박스글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의 앞머리에 해당 소설의 줄거리와 구성상의 특징, 작가소개 등을 곁들인 작품설명을 놓고 다음 본문에서 작품의 구체적인 내용과 소설이 창작된 시대배경, 작자의 집필의도, 역사적 진실과 허구에 대하여 논증하였다. 박스글에서는 작품과 관련된 심층적인 에피소드나 독자들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재미있는 주제의 읽을거리를 담았다.
이 책은 한 마디로 고전 소설을 통해 떠나는 역사여행이다. 110여 장에 달하는 컬러 도판도 작품에 대한 이해는 물론이려니와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 추천자 : 정옥자(서울대 국사학과 교수)
낭만주의의 뿌리
이사야 벌린 / 강유원 외 / 이제이북스
2005. 6. 20 / 264쪽 / 15,000원
흔히 낭만주의는 중요한 문예사조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속물주의를 피하고 절대와 허무 사이를 폭풍노도의 자세로 방황하던 이 사조는, 원래 철학과 더 깊은 인연을 지니고 있다. 괴테가 스피노자를 발굴함으로써 이 문예운동은 가속화되었고 칸트에 의해 그 절정에 이르렀으며, 니체에게도 계승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그것은 실존주의의 계기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포스트모더니즘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정치 철학자이면서 사상가이기도 한 이사야 벌린은 이 책을 통해 이성 중심의 서구 사상에 반기를 든 낭만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계몽주의적 권위에 종지부를 찍은 이 운동을 새롭게 부각시킨다. 그것은 진리의 이름으로 타인을 억압할 수 없음을 강조했고 사물의 본질과 불변하는 현상의 구조는 존재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세계를 창조하고 변화시키는 힘으로서의 의지를 최우선에 놓기 때문이다.
이 시대를 이해하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낭만주의를 대면해야 할 것이다.
- 추천자 : 엄정식(서강대 철학과 교수)
아시아 비망록
제임스 R. 릴리 / 김준길 / 월간조선사
2005. 6. 30 / 546쪽 / 27,000원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에서 6 · 29선언이라는 형태로 권위주의 정권의 민주화 요구 수용으로 타결되는 과정에서 결정적 계기를 마련한 것은 전두환 정권이 군대를 동원하여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를 강경진압하려는 시도가 좌절된 것이었다. 전두환의 군 동원이 좌절된 이유를 두고 정권 내부의 강온파간의 갈등과 미국의 개입 등이 거론되어 왔다. 그 당시 주한 미국 대사로 재임했던 제임스 릴리 대사의 회고록 『아시아 비망록』은 이러한 의문에 대한 중요한 해답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 민주화 운동이 절정을 향해 치닫던 1986년 말에 주한 미국 대사로 취임했던 릴리 대사는 1987년 6월 19일 전두환 대통령을 직접 만나 레이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계엄령을 선포하고 군을 동원하는 것을 미국이 반대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전달함으로써 전두환 정권의 군 동원을 좌절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밝히고 있다. 제임스 릴리는 30년 동안 CIA 요원으로 동아시아 지역에서 일했고 80년대 초에 국무부로 옮겨 대만, 한국, 중국 대사를 지냈다. 이 비망록은 릴리가 CIA 요원으로 중국에서 활동한 시기의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외교관 시절의 이야기는 1/4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릴리는 한국 민주화의 외부적 요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의 역할에 관해 동아시아 정보통으로서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진술함으로써 당시의 진실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 추천자 : 임혁백(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민사회(이론과 역사 그리고 대안적 재구성)
마이클 에드워즈 / 서유경 / 동아시아
2005. 7. 18 / 268쪽 / 13,000원
세계화, 지식정보화의 시대에 ‘시민사회’가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화의 시대에 정부의 일방적이고 수직적인 통치에서 정부, 기업, 시민사회가 권력을 분점하고 협력하는 협치(協治)로 바뀌면서 NGO로 불리는 시민사회가 부각되고 있다. 세계화, 지식정보화의 시대에 거대 국가는 비효율적이 되어가고 있으나 시장이 국가의 공간을 대체하기에는 부적합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왜냐하면 통제받지 않는 시장은 집단간 불평등을 심화시켜 사회적 통합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안으로서 시민사회가 떠오르고 있고, 시민사회는 “우리의 최후, 최고의 희망”(J. Rifkin), “수많은 불빛”(G. H. Bush), “집합적 염원”(D. Eberly)으로 칭송받고 있다. 그러나 시민사회론은 급속히 성장하였을 뿐 아니라 가장 중요한 논쟁점이 되었다.
마이클 에드워즈는 『시민사회』에서 “시민사회는 21세기의 거대한 사상인가, 아니면 더 나은 사회를 탐색하는 데 그치고 만 그릇된 지평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려 한다. 에드워즈는 다양한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는 시민사회 이론을 조망하고 그것이 사회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조망한다. 에드워즈에 의하면, 현재 논의되고 있는 시민사회의 개념은 대체로 세 가지의 시민사회 이론에 근거하여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첫째 토크빌에서 퍼트남으로 이어지는 ‘결사체적 삶’(associational life)으로서의 시민사회 이론, 둘째 아리스토텔레스에서 홉스로 이어지는 ‘좋은 사회’(good society)로서의 시민사회 이론, 셋째 하버마스로 대표되는 ‘공공 영역’(public sphere)으로서의 시민사회 이론이다. 에드워즈는 세 가지 시민사회 이론을 정리한 뒤, 향후 시민사회가 나가야할 방향을 제시한다. 시민사회는 공통의 규칙과 기준에 대한 타협을 일구어내야 하며,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불평등을 줄여 나가야하며, 결사체적 삶 자체의 혁신을 이루어 내야하고, 국가와의 협치 관계를 형성해야한다는 것이다.
- 추천자 : 임혁백(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우리 강물이 되어(1,2)
유시춘 외 / 경향신문사
2005. 5. 31 / 각328, 336쪽 / 각10,000원
1960년대 이후 우리사회를 추동해 온 두 개의 힘은 산업화와 민주화다. 이 책은 이 민주화 과정을 살아 있는 역사로 증거한다.
우리 민주화의 역사는 1987년에 시작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이미 1960~70년대에 배태되었으며, 80년대는 바로 70년대의 연속으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이 책은 이런 연속성을 중시함으로써 민주화가 결코 산업화에 맞서는 가치가 아니라 그 우위에 놓인 목표임을 보여준다. 노동자, 농민, 지식인, 그리고 학생에 이르기까지, 유신체제 반대운동에 광주항쟁을 거쳐 6월 민주항쟁에 이르기까지, 민주화는 전국민의 간절한 염원이자 모든 사회운동의 궁극적인 목표 중 하나였다. 이 책은 바로 이 고난과 영광의 민주화 과정에 대한 생생한 실록이다.
- 추천자 : 김호기(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우주의 구조
브라이언 그린 / 박병철 / 승산
2005. 6. 28 / 748쪽 / 28,000원
인간이 느끼는 신비로움 중에서 우주에 대한 신비만큼 높고 깊은 것은 없을 것이다. 시간과 공간이 태어났고 지금도 계속 변하고 있는 그곳을 이해하려는 인간의 끊임없는 노력은 바로 현대물리학의 역사 그 자체일 것이다.
이 책은 절대불변의 플라톤 관념에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개념에 이르는 물리학 발달의 배경을 분석하며 시간과 공간이라는 별개인 줄 알았던 두 개념이 어떻게 하나의 ‘시공간’으로 묶이게 되었는지 설명한다. 그러면서도 절대 진리의 중요성 또한 놓지 않는다. “그것을 너의 할머니에게 설명할 수 없다면, 너는 그것을 진정으로 이해한 것이 아니다”라고 한 아인슈타인의 말이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쓴 책이다. 『엘러건트 유니버스』에 버금가는 브라이언 그린의 근저로, 유엔이 정한 세계 물리의 해인 2005년에 반드시 읽기를 권한다.
- 추천자 : 최재천(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월드뮤직(세계로 열린 창)
심영보 / 해토
2005. 6. 30 / 560쪽 / 25,000원
월드뮤직에 관한 국내 저작으로 가장 방대한 규모의 전문서가 나왔다. ‘세계로 열린 창’을 부제로 하는 이 책이 뜻하는 월드뮤직은 획일적인 영미음악의 대안으로서, 민속음악과 현대화된 민속음악의 연속선상에 놓인 각 지역음악을 뜻한다. ‘현대화된 민속음악’이란 각국의 전통음악을 서구 대중음악의 어법을 도입해서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생산한 민속음악을 뜻한다.
모두 12개의 장으로 나뉜 내용은 그리스의 렘베티카에서 출발하여 아프리카 우간다의 음악까지 제 1세계를 제외한 거의 전 지역의 음악을 망라하고 있다. 가속화되고 있는 세계화 추세 속에서 월드뮤직이 더욱 폭넓은 지지를 받을 것은 자명해 보인다. 이 책으로 개설서 성격의 기본 안내서는 일차 마침표를 찍고 앞으로는 문화권별로 좀더 세분화된 저작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 추천자 : 김갑수(문화평론가)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박범준 · 장길연 / 정신세계원
2005. 7. 11 / 284쪽 / 9,900원
“오늘 행복하지 않다면 내일도 행복하지 않을 거야. 그래서 우리는 지금 행복을 선택한 거야.”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명문대를 나오고 잘 나가는 직장에 다녔지만 결혼 후, 두 사람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함께 이루기 위해 직장을 떠나고 도시를 떠나 무주 산골에 살고 있는 젊은 부부 박범준, 장길연의 신행복론이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많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먹고 살기 위해 나물을 캐고 밭을 일구는 것이었다. 콩도 심고, 고추도 심고, 들깨도 심고, 호박도 심고, 감자도 심으면서 “딸기다운 딸기! 참외다운 참외! 사람다운 사람!”을 다짐하는 이들은 건강하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스님도 아니고 수녀도 아니면서 청빈의 아름다움을 증거하는 이들의 편지라고나 할까? “貧中充滿, 요즘 참 행복합니다. 모든 게 다 넉넉하고 편안하기만 해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 적당히 불편하고 모자란 중에 더 진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음을 실감합니다.”
- 추천자 : 이주향(수원대 교양학부 교수)
푸른 개 장발
황선미 글 / 김은정 그림 / 웅진씽크빅
2005. 6. 30 / 200쪽 / 8,000원
이 책은 평범한 푸른 개 장발과 주인집 목청씨 사이의 애틋한 정을 잔잔하게 담고 있다. 사람의 일생과 다를 바 없는 푸른 개 장발의 일생. 장발의 생활은 슬픔과 기쁨, 분노와 배신, 그리움의 연속이다. 장발에게는 좋은 기억이 별로 없다. 어미 누렁이는 특이한 털색 때문에 태어날 때부터 장발을 탐탁찮게 여긴다. 형제들 역시 그런 장발을 따돌린다. 그런데도 장발이 가족에 대해 그리움을 가지는 이유는 뭘까?
장발은 가족들이 개장수에게 팔려가 외톨이가 되고, 다시 한 가족을 만들고, 마침내는 자기 어머니 누렁이가 그랬던 것처럼 새끼들을 개장수에게 모두 빼앗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슬픔과 이별이 꼭 마음을 아프게만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장발의 세세한 심리를 통해 존재의 의미, 가족, 그리고 죽음에 대한 의미를 떠올려 보기에 좋은 책이다. 죽음 그 자체는 슬픈 것이지만 장발처럼 죽을 수 있다면, 사람의 일생도 그렇게 헛되지만은 않을 것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 보기에 좋은 책이다.
- 추천자 : 김자연(전주대 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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