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북인도 힌디경제권, 잠재력 크지만 아직 작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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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2013-04-30 12:00
서울--(뉴스와이어)--인도는 인구 12억명이 넘는 초대형 경제권으로서 지역별로 발전 속도가 다르고 소득수준도 차이난다. 서부와 남부는 꾸준한 산업화에 힘입어 부유한 지역으로 자리잡은 반면, 북동부는 매우 낙후됐고 북중부 역시 인도 전체 평균에 못 미치는 가난한 지역으로 평가된다.

힌디 경제권은 힌디어를 사용하는 북중부 지역에 해당된다. 북쪽으로는 히말라야, 힌두쿠시, 파트카이 산맥들에 둘러싸이고 바로 내려오면 인도-갠지즈 평야지대가 펼쳐진다. 갠지즈와 야무나 강을 따라서 힌디 지역이 형성됐는데 우타르프라데시(UP), 비하르, 자르칸드(Jhk) 등이 대표적이다. 인도의 현행 28개 주(states) 가운데 9개 주가 힌디경제권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구분되어 남부 인도는 데칸고원에 위치하고 있다.

경제부진이 일상화된 BIMARU 지역

인도 경제개발 정책에 있어서 힌디 경제권은 특별한 관심대상이었다. 이 지역은 인도 인구의 40%가 거주하는 정치 경제의 본류라고 할 수 있는데 델리, 하리아나 등의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경제적 낙후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지난 80년대부터 비하르, 마디아프라데시(MP), 라자스탄, 우타르프라데시(UP) 등 힌디어 4개 주는 두음을 따서 BIMARU 지역으로 일컬어졌다. 힌디어 발음상으로 BIMARU는 아프다는 뜻이니까 절묘하게 이 지역의 낙후상이 부각됐다. 이외에도 힌두교에 기반하여 소를 숭상하는 지역이라는 데서 ‘Cow belt’라든지 바다가 없는 내륙지대라는 ‘Hindi hinterland’ 등도 힌디경제권을 의미하고 있다.

이후 BIMARU에서 라자스탄은 농업 곡창지대로서 녹색혁명기에 생산성 향상에 성공하고 괄목할만한 경제적 성과를 거두었다. 따라서 현재는 BIMARU에서 라자스탄은 제외하고 기존의 3개주와 자르칸드(Jhk)와 차티스가 르(Chh)를 합쳐 힌디 낙후지역으로 분류할 수 있다. 자르칸드는 원래 비하르주에 속했고 차티스가르도 마디아프라데시의 일부였다가 지난 2000년에 각각 분리된 바 있다.

90년대까지 저성장의 대명사

BIMARU 지역은 인도 독립 이후 90년대까지 줄곧 저성장과 가난, 정치적으로는 혼돈과 부패로 낙인찍혀 왔다. 지난 90년대의 인도 성장률이 6.5%였던데 비해 BIMARU 지역의 경제성장률은 4.6%에 그쳤다. 반면 이 지역의 인구증가율은 높은 수준이어서 1인당 소득은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힌디 낙후지역의 산업 기반은 농업에 편중되었고 농촌인구 비중도 높게 나타났다. 농촌에 거주하는 빈곤층이 많다 보니 주정부의 재원은 생산적 부문에 투입되기 보다는 빈곤퇴치 목적으로 사용되는 소모적 성격을 띠게 되었다. 물론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빈곤퇴치 목적의 농촌 개발 프로그램(IRDP), 고용프로그램(JRY : Jawhar Rozgar Yojana)이 지난 80년대부터 시행되면서 재정부담이 더해졌다. 농촌 고용보장 프로그램에 의해 농한기에 농촌인력이 활용되고 농가소득을 높이는 것은 긍정적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프로그램이 효율적인가에 대해서 의구심도 많다. 예를 들어 중장비를 동원하면 쉽게 해결될 일에도 고용을 늘리기 위해 노동력에만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인도 경제가 보조금을 삭감한다면 고용시장에도 찬 바람이 불게 될 것이다. 낙후지역들은 향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정부의 고용프로그램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생적 고용체계를 마련해야 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일각에서는 BIMARU 지역경제 부진의 원인을 정치적 측면에서 진단하기도 한다. 유권자수가 많은 우타르프라데시와 비하르에서 많은 의원들이 선출됐지만, 정작 이들은 의회에서 지역발전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서 남부와 서부의 타밀나두, 안드라프라데시, 구자라트 출신 의원들은 지역이익을 대변하는데 열심이었다는 분석이다. 여러 주들간의 이해다툼에서 밀려난 탓인지 주요 공공기관들을 다른 주에 빼앗긴 사례들도 있다. 비하르에서 석탄이 많이 나지만 Coal India 본사는 서벵갈에 위치한다. 철강분야에서도 Steel Authority of India 본부는 수도 델리에 소재한다.

한편 UP와 비하르와 같이 인구가 많고 행정통제가 힘든 주에서는 주 정부의 무능과 부패가 경제부진을 부채질했다. 지난 93년 73차 헌법 개정에 따라 주 분권화, 민주화가 보장되었는데 개별 주, 특히 낙후된 주들이 따라가기에 벅찼다. 주정부 차원에서 법질서가 확립되지 않고 부패가 만연됨에 따라 더욱 수렁에 빠지게 되었다.

최근 고성장세 보이고 있지만 갈 길 멀어

분권화 이후 일련의 혼돈기를 거치면서 힌디 낙후지역에서도 경제개발을 열망하는 변화의 바람이 불었고 2000년대 중반 이후 긍정적 신호가 나타났다. 인도의 11차 5개년(2007~ 2012년) 계획기간 중 경제성장률이 7.9%였는데 힌디 경제권 5개주의 성장률은 8.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성장률 기준 상위 5개주가 9.1% 성장했으니까 BIMARU와 별 차이가 없어진 셈이 됐다. 특히 비하르주는 12.5%의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범위를 좁혀서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3년간(2009년 4월~2012년 3월)의 성장률을 살펴보면 낙후지역의 선전이 더욱 눈부시다. 같은 기간 인도 전체 경제성장률은 8.9%였는데 비하르(15.4%)의 성장률이 가장 높았고, 구자라트(10.3%)와 마디아프라데쉬(9.9%)가 그 뒤를 이었다.

힌디 낙후지역의 빠른 성장세는 바람직하지만 본질을 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성장에 환호하게 되지만 GDP 금액으로는 초라하고 여전히 하위권에 머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비하르주의 경우 인구는 1억명으로 인도 3위이지만 GDP규모로는 10위권 밖이다. 비하르주가 지금과 같은 10% 이상의 고성장세를 지속해도 상당기간동안 GDP에서 앞서 있는 주들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다.

또한 힌디경제권에서 경제규모가 가장 큰 우타르프라데시(UP)는 비하르에 비해서 성장률이 낮다. <그림 2>에서는 인도의 주별 경제규모(2010년)와 성장률(2007~2012년)간에는 약한 음의 상관관계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2000년대 전체로 보면 인도경제 성장은 역시 경제규모가 큰 서부의 마하라쉬트라와 구자라트가 견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인구를 감안하면 힌디경제권의 성적표는 더욱 초라해진다. 비하르는 고성장에도 불구, 1인당 소득이 가장 낮은 주로 내려 앉고 우타르프라데시는 바로 위 단계에 자리잡게 된다. 또한 지난 11차 5개년 계획기간 중 주별 평균 경제성장률과 1인당 소득(2010년)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경제성장률이 높은 주일수록 1인당 소득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아, 델리와 찬디가르가 성장률이 높으면서 1인당 소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가 큰 주 가운데는 하리야나, 마하라쉬트라, 구자라트가 이 기준에 합당했다.

반면 북동부의 마니푸르, 아삼, 그리고 힌디경제권은 차티스가르를 제외하고는 모두 경제성장률과 1인당 소득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하르의 경우는 2006년 이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1인당 소득에서는 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열악한 소득과 낮은 공산품 구매여력

소득이 일정수준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가계자산 보유도 다른 주에 비해 뒤쳐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도의 1인당 소득(2010년)과 가계자산보유도(2011년)는 각각 52,885루피, 8.5이다. 힌디 경제권에 속하는 5개주(비하르, UP, MP, 자르칸드, 차티스가르) 모두 평균에 못 미치고 있다. 특히 비하르주의 수준이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UP 주는 소득수준에 비해 자산보유 수준이 높게 나타났다. 차티스가르는 소득에 비해 공산품 보급률이 떨어지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여기서 자산보유도는 주별 공산품 가계보유 수준을 비교하기 위해 고안한 지표로서 인구센서스에서 조사된 주요 공산품의 가계보급률에 기초한다. 인도의 인구센서스에서 가계보유 현황이 조사된 라디오, TV, 컴퓨터, 핸드폰, 자동차 등에 서로 다른 가격가중치(자동차가 가장 높음)를 적용하여 자산보유도를 산출한다. 100이 가장 높은 점수이며 자산보유도가 높을수록 부유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림에서 추세선 상단에 위치한 주들은 소득에 비해 공산품 보급률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르게 표현하면 추세선 상단에 위치한 주들은 공산품 구입여력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할 수 있다. 구자라트, 마하라쉬트라, 타밀나두 등 부유한 주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에 비해서 추세선 하단의 힌디경제권 5개주는 소득이 낮아서 공산품 구매여력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북동부 주들과 잠무캐시미르, 펀잡 등이 이러한 특징을 보이고 있다.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지방 정부 리더들

다른 주들과 비교해 보면 힌디 낙후지역이 아직까지 본격 성장궤도에 들어섰다고 단언할 수 없지만 옳은 방향을 찾았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인도에서 주별 경제성적표는 중앙정부의 지원에 전적으로 좌우되기 보다는 주정부 수상의 능력과 의지에 따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비하르주의 변신은 장기적 비전을 가진 리더가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비하르의 주수상인 Nitish Kumar는 지난 2005년부터 ‘경제발전’을 모토로 내세우면서 집권했고 유권자들의 압도적인 지지 속에서 정권을 이어가고 있다.

그가 처음 집권했을 당시만 해도 비하르는 공무원 부패가 만연하고 지역 마피아가 창궐한 무법천지였다. Nitish는 좋은 정치(Good governance)를 내세우면서 법질서 확립 차원의 범죄와의 전쟁을 시작했다. 집권 이후 5년 동안 5만명 이상의 범죄자들이 체포되고, 신속한 사법처리가 시행됐다. 이전에는 찾아보기 힘든 강한 조치였다.

교육분야에서도 육성책이 실시되어, 교원 수를 확충하고 여학생들의 교육기회를 크게 늘렸다. 지난 2009년부터는 8학년 이상 여학생들에게 2천루피씩 지원하여 자전거를 구입하도록 했다. 이 프로그램 시행으로 87만명의 여학생들이 혜택을 받았다. 우리 기준으로는 포퓰리즘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인도에서는 교육 관련 프로그램은 미래 투자라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Nitish 수상이 대중들에게 제시한 비전은 간단하게 3개 단어로 요약된다. ‘도로, 교육, 치안’이 그것인데, 이러한 간결한 비전이 실행으로 옮겨지면서 유권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도로건설의 경우 농촌의 유휴노동력도 사용하고, 인프라 개선으로 농촌 마을간 연결이 확대되면서 GDP 증가에 큰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Nitish 집권 이후 인프라 개선에 필요한 예산지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 2005년에 446억루피에 불과했던 plan 예산지출액은 ‘13/14년에 3,400억루피로 크게 늘어났다.

마디아프라데시주도 모범적인 사례로 꼽힌다. 인도에서 주정부의 의지가 경제성장을 크게 좌우한다는 점에서 마디아프라데시주의 Digvijay Singh 주 수상은 모범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속성장 가능하려면 제조업 육성되어야

성장의 초기 단계에서는 주수상의 리더십이 경제를 살리고, 도로건설 등을 통해 손쉽게 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 그렇지만 힌디 낙후지역의 고성장세가 반짝 성과에 그치지 않으려면 경제체질이 바뀌어져야 하는데 힌디경제권은 다음의 3가지 측면에서 문제를 안고 있다.

먼저 성장의 지속성을 유지하려면 제조업이 육성되어야 한다. 그런데 UP주의 경우 제조업 비중은 11.2%에 그쳐 인도 평균인 15%에 크게 못 미친다. UP주 서부에는 Noida 공단이라는 전기전자 산업단지가 있지만 UP주가 워낙 넓다 보니 주력산업은 농업(44%)과 서비스업(44.8%)이 차지하고 있다. 다소 뒤늦은 감이 있지만 지난해부터 집권한 Akhilesh Yadav 주수상은 대형투자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디아프라데시는 특별경제지역(SEZ)을 더욱 확대하여 수출 제조업과 IT/ITES 산업을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자원이 풍부한 자르칸드와 차티스가르는 제조업 육성에 유리한 편이지만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광물자원 부존량에 있어서 차티스가르와 자르칸드는 인도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한다. 지난 2000년에 신생 분리된 2개 주는 철강, 석탄, 구리, 산림자원 등이 풍부하다. 인도 최대 비료공장, 최초의 제철소(Jamshedpur 소재), 아시아 굴지의 제철소(Bokaro) 등이 자르칸드에 소재하고 있다. 차티스가르 역시 인도에서 발전, 제철의 요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지역이 여전히 낙후성을 면치 못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기업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공장부지 마련이 어렵다. 농민들로부터 토지수용이 어렵고 환경보호 문제가 겹쳐지면서 기업투자는 지연되거나 취소되기 일쑤이다. 제철소용 석탄을 확보하는 것도 광업권 허가 문제로 난관에 처하거나 진입로 미비로 공급차질이 빚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는 인도 전역에서 관찰되는 것으로서 인도경제가 해결해야 할 급선무로 여겨진다.

낮은 도시화

둘째, 힌디 낙후지역의 성장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도시화가 수반되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성과가 미미하다. 인도에서 농촌(rural) 시장의 특징 및 중요성이 강조된다고 해서 도시화가 무시될 수는 없다. 도시화를 통해서 경제발전 속도가 빨라지는 현상은 인도 뿐아니라 개도국에서 일반적으로 관찰되고 있다. 특히 인도와 같이 도로, 통신, 전력 등 인프라의 도농격차가 심한 곳에서는 경제활동이 도시를 중심으로 집중되는 경향이 크다. 현재 인도의 도시화율은 27.8%에 이르는데 점차 그 비중이 커지면서 경제성장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실은 인도 주별 도시화와 1인당소득의 관계에서 잘 나타난다. 델리와 고아를 예외로 하더라도 마하라쉬트라와 타밀나두와 같은 부유한 주에서는 도시화율이 40%를 넘어섰다. 이에 비해 비하르는 10.5%에 불과한 낮은 도시화율을 보였으며, 힌디경제권에 속하는 다른 주들도 인도 평균보다 낮은 도시화율을 기록했다.

풍부한 인구는 양면의 칼

셋째, 풍부한 인적자원의 육성을 통해 성장동력을 키워야 하는데, 이는 단시일내 해결될 일이 아니다. 이 지역에서는 풍부한 인구, 특히 젊은 인구의 육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도에서 인구증가분의 70%가 이 지역에서 발생하며, 인도의 15세 이하 인구 가운데 절반이 이 지역에 거주한다. 잠재력으로 본다면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거꾸로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한 젊은이들이 양산되면 실업문제가 불거지게 된다. UP주에서는 경제발전을 가로막는 3대 요소로 실업, 부패, 전력난이 꼽히는데, 그 가운데서도 실업이 가장 큰 걸림돌로 거론된다.

태동기에 접어든 소비재 시장

지속성장의 조건들을 갖추게 되면 힌디 경제권의 앞날은 희망적이다. 특히 소비재 판매시장으로서 힌디 경제권의 가능성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일단 소비인구가 뒷받침되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에는 소득수준이 늘어남에 따라 1천달러 소득 시대에서 나타날 수 있는 개인소비의 폭발을 기대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기도 하다.

프랑스의 BNP Pariba 은행의 최근 보고서는 BIMARU 지역의 소득이 향상되고 있어 소비 역시 향후 4~5년 사이에 빠르게 늘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펀잡 주는 마디아프라데시에 비해 소득은 1.5배 높은데, 오토바이 보유대수가 2.5배 많다. 그렇다면 마디아프라데시는 소득수준에 비해 오토바이 보급이 지체되어 있는 것이고, 곧 소비여력이 존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논리이다.

일단 외국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다국적 소비재 업체들인 네슬레, HUL (Hindustan Unilever) 등은 과거 낙후지역으로 분류됐던 북중부 힌디권에서 광고를 늘리고 있다. 곧 도래할 소비확장기에 대비하는 차원에서이다. 대표적 자동차업체인 마루띠스즈끼는 다른 지역에 비해 자동차보급률이 낮은 비하르, 자르칸드 등에서 빠르게 판매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스켓회사인 Britannia사는 비하르주에 공장을 설립했다. 이 지역에서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데 따른 것이다. 이 밖에도 젊은층을 겨냥한 엔터테인먼트, 휴대폰, 전자제품, 그리고 의류잡화 등의 수많은 업종들이 잠재성을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지만 일각에서는 소비재업체들의 빠른 판매증가세 역시 경제성장률과 유사하게 착시현상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소비물량 자체가 작기 때문에 소폭의 판매량 증가가 높은 증가률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지역 시장은 전통적으로 농촌이 중시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일반적 시장 접근법이 통하지 않을 우려도 있다.

현재 인도 전체의 도시화 수준은 28%, 나머지 72% 인구는 비도시(Rural), 주로 농촌에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과거 낙후지역들에서는 농촌시장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더욱 크게 나타난다. 이 점에서 인도에서 중시되는 Rural 마케팅의 원조는 힌디 경제권이라고 할 수 있는데, 소득이 낮고 인프라 사정이 좋지 않은 인도 농촌지역에 맞는 특별한 마케팅 기법들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낱개 포장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 가능하게 한다든지 잦은 정전과 전력난을 감안하여 휴대폰 밧데리 용량이 커야 하는 것, 가전제품에 전압안정기를 부착하는 것 등이 농촌 시장에서 요구된다.

향후 10년 내다봐야

인도에서도 특히 잠재성과 농촌마케팅이 강조되는 힌디경제권 시장은 1~2년 내 단기성과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에 의하면 힌디 경제권은 아직까지는 본격 성장기에 접어들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도농간 불균형이 남아 있고 풍부한 인적자원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경제개발이라는 합의점이 찾아지고 거버넌스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다른 지역에 비해 빠른 성장속도를 보일 전망이다. 소비재 기업을 중심으로 향후 5~10년을 내다보는 긴 호흡을 가지고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을 늘려야 할 것이다.[LG경제연구원 강선구 연구위원]

*위 자료는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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