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협회, “성장은 둔화·수가는 제자리, 병원 기댈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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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병원협회
2013-05-29 09:36
서울--(뉴스와이어)--성장이 둔화된 가운데 가격은 묶여 있고 지출요소만 늘어나는 산업이 생존할 수 있을까. 병원이 바로 그런 상황이다. 오는 20일부터 진행된 2014년도 건강보험 수가협상에 걱정이 많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건강보험공단의 진료비 변화추이 통계자료를 가지고 현재 병원산업이 처한 상황을 진단해 본다.

매년 두자리 수자로 증가했던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총 진료비가 2011년과 2012년 2년동안 한자리 수 증가에 머물러 병원시장의 성장세가 급속하게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동안 ‘연도별 종별 총 진료비 변동현황’(표)에 따르면 2009년과 2010년 각각 15.6%와 15.9%로 나타났던 병원급 급여비 증가율은 2011년과 2012년 들어 각각 7.0%, 5.8%로 하향추세가 뚜렷하다. 이제는 병원 유지를 걱정해야할 처지에 이르게 된 것이다.

2010년까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성장세는 2005년부터 확대되기 시작한 보장성확대 정책에 따른 것으로 암과 같은 중증환자에 대한 본인부담금 인하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문턱이 낮아져 환자수요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몰렸기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치료중심에서 예방중심으로 의료정책이 전환되는 과정에서 건강검진 수요가 급증한 것도 병원시장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이같은 보장성강화 정책 등으로 증가한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병원 신증설이 많아져 병원의 대형화와 병원 수 증가라는 양적 팽창이 이루어졌고 마침내 2010년을 분기점으로 의료공급 과다가 병원시장을 침체기로 몰아 넣었다고 볼 수 있다.

이같은 사실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총 진료비를 병원 수로 나눈 ‘기관당 총 진료비’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2009년과 2010년에 각각 7.3%, 9.3%씩 증가했던 ‘기관당 총 진료비’는 2011년과 2012년에 각각 -0.4%, -0.2%로 크게 하락했다.

이같은 수치로 보면 병원은 이제 성장이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몰리게 된 것이다.

앞으로가 더 큰문제다. 정부는 이런 사정을 잘 알면서 세계 어느 나라가 모두 겪고 있는 노인의료비 급증과 소비자 권리확대 등을 이유로 해마다 비현실적인 수가인상안을 내놓고 병원에 의료비와 비용 절감을 강요하고 있다.

게다가 병원의 지출요인은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상으로 병원 전체에서 900억원 이상의 추가부담을 안아야하는 문제를 외면하고 있고, 영상장비의 경우에서 처럼 수요가 증가하면 가격(수가)를 깎는 정책을 서슴지 않고 있다. 종합병원과 중환자실을 운영하는 200 병상 이상 병원에는 감염관리위원회와 감염관리실을 설치하고 전담인력 고용을 의무화하는 조치도 병원에는 모두 지출요인이다.

뿐만 아니라 요양병원을 제외하고 의료기관평가 인증제 시행에 따른 비용부담도 온전히 병원 몫이다. 올 10월부터 시행 예정인 초음파급여화를 앞두고 벌써부터 병원들은 울상이다. 수가를 현재보다 올려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결국 환자를 많이 봐야 하는데 어느 시점에 가면 수요가 증가했다는 이유로 더 깎이게 되니 병원들로서는 죽을 맛이다.

더 큰 걱정은 그나마 저수가에 따른 손실분을 보전해 주었던 비급여마저 대통령 공약으로 흔들흔들하다. 급여권으로 흡수될 경우 얼마나 반영될지 알 수 없어 병원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오는 5월 31일 2014년 건강보험 수가협상이 완료된다. 올해 얼마나 병원들의 어려운 사정을 반영해 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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