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유망기술 선점 위해선 전략적 가치평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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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2013-06-09 12:00
서울--(뉴스와이어)--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의 핵심은 초기 유망기술을 선점하여 경쟁력 있는 제품과 사업을 창출하는 것이다. 초기 유망기술 선점을 위해서는 경제적 가치평가보다 전략적 가치평가가 더 중요하다. 전략적으로 가치 있는 기술을 제대로 선별·확보하기 위해서는 공통 언어(Common language) 역할을 하는 평가 프로세스, 유망기술을 한눈에 알아보는 통찰력 있는 조직, 새로운 시도와 어려운 일에 과감히 도전하는 Risk taking 문화가 필요하다.

유망기술 선점이 오픈 이노베이션의 핵심

오픈 이노베이션은 외부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혁신의 원천을 다양화하고 내부 혁신을 가속화하는 것으로서, 최근 기업 경영 활동에서 없어서는 안될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 특히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의 핵심은 초기 유망기술을 선점하여, 경쟁력 있는 제품이나 사업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저평가되어 있는 유망기술을 싼 가격에 선점하여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혁신 제품을 창출할 수 있다면 투자대비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기 유망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기업 경쟁력 강화에 매우 중요하고 투자 대비 효과가 높은 활동이지만, 잘 실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초기 유망기술은 기술완성도와 시장성 측면에서 모두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성숙기술에 투자하는 것보다 투자 리스크와 실패 확률이 높다. 따라서 초기 유망기술을 선점하는 것은 기업의 내부와 외부의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의사결정 해야 하는 복잡하고 위험 부담이 큰 활동인 것이다.

외부 유망기술의 확보는 Top-down 방식으로 경영층에 의해 한순간에 이루어질 수도 있고, bottom-up 방식으로 오랜기간의 체계적인 검토 과정을 거쳐 이루어질 수도 있다. 어떠한 방법으로 유망기술을 확보하든 간에 일반적으로 거치는 과정은 조직내부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명확히 도출하는 Want 단계, 유망해 보이는 기술들을 내부와 외부의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여 폭넓고 깊이 있게 발굴하는 Search 단계, 발굴된 기술 중에 어느 것이 옥석인지를 제대로 가리고 적합한 기술을 선정하는 Technology valuation 단계, 선정한 기술을 획득하고 신제품개발 등에 활용하는 Negotiation & Manage 단계로 나눌 수 있다.

기술의 옥석을 어떻게 가릴까?

이 중에서 특히 기업의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 현장에서 큰 애로를 느끼고 있는, 발굴 기술 중에 어느 것이 옥석인지를 제대로 가리는 기술가치평가(Technology valuation) 단계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전략적 가치평가와 경제적 가치평가로 구분

기술가치평가는 전략적 가치(Strategic value) 평가와 경제적 가치(Economic value) 평가로 구분할 수 있다. 전략적 가치평가는 폭넓게 발굴된 외부기술을 대상으로 기업이 찾고 있는 필요기술인가를 조직의 내부와 외부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평가하고, 그 중에 어떤 기술을 확보할 것인지를 의사 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경제적 가치평가는 기업에 필요하다고 의사 결정한 기술을 대상으로, 재무적 가치평가 방법1을 다양하게 활용하여 얼마짜리 기술인지를 객관적인 화폐단위로 산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술가치평가 (전략적 가치평가와 경제적 가치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기업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기술을 적정 가격에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유망기술 선점을 위해서는 전략적

가치평가가 중요

초기 발전단계의 유망기술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가치평가보다 전략적 가치평가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기술의 가치는 주관적인 것으로, 확보하고자 하는 기업의 필요성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즉, 객관적으로 아무리 뛰어나거나 비싼 기술이더라도 기업에 필요가 없다면 중요한 기술이 아니다. 반면, 기술이 객관적으로는 별로인 것처럼 보여도 비즈니스에 반드시 필요하다면 얼마의 값을 지불해서라도 확보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해당 기업에게 쓸모가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는 것이 핵심이다. 결국 같은 기술을 가지고도 성공하는 기업이 있고 실패하는 기업이 있다.

둘째, 전략적 가치평가가 경제적 가치평가보다 선행 단계이기 때문이다.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라는 판단이 서야 기술의 가격 산정이 의미 있는 일이 되는 것이다. 만약 전략적 가치평가를 통해 해당 기업에 별로 필요 없는 기술이라는 결론이 난다면, 경제적 가치평가는 의미 없는 불필요한 단계가 되고 만다.

셋째, 기술과 시장, 거래상의 큰 불확실성으로 인해 경제적 가치를 정확히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사업화 방향이 명확히 보이는 성숙기술이나 라이프 싸이클이 긴 화학분야 기술은 확보 필요성이 보다 명확하기 때문에 경제적 가치평가가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큰 초기 유망기술이나 라이프 싸이클이 짧은 전기전자분야 기술은 기술이 완성된 것이 아니라 진화 단계에 있는 것이거나, 기술개발 속도가 빠르고 기술이 적용·활용되는 제품이 수시로 변경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 가치를 정확히 평가한다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전략적 가치평가의 중요 포인트

발굴 기술에 대한 전략적 가치평가가 잘 이루어진다면 유망기술 발굴과 선점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의 효과성과 성공률 제고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 현장에서도 외부 유망기술이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를 발굴하는 것 못지않게 좋은 기술을 판별하는 것이 어렵다는 의견들이 많다.

실제로 대다수 기업들의 기술에 대한 전략적 가치평가는 전반적으로 미흡한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 오픈 이노베이션 부서는 발굴 기술에 대한 평가 역량이 부족하여 R&D 등 관련 부서에 그대로 넘기는 창구 역할에 머무르기 쉽다. 또한 연구소장이나 내부 R&D 전문가의 의견에 지나치게 의존하여 필요기술 여부를 결정하다 보니, 오픈 이노베이션 부서나 사업부문에서 가치 있는 기술이라고 의견을 내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잘 진척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전략적 가치평가가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기 쉬운 요인들이 많다.

이하에서 전략적으로 가치 있는 기술을 제대로 선별·확보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중요 포인트에 대해 살펴보자.

공통 언어 역할을 하는 평가 프로세스

만약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평가 프로세스를 공통 언어(Common language)로 잘 정립할 수 있다면 기술을 발굴하는 오픈 이노베이션부서와 발굴 기술을 활용하는 조직인 R&D부서나 사업부서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과 유기적인 협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해외 기업 중에는 체크리스트 형식의 공통 평가 기준을 마련하여, 외부기술에 대해 전략적 가치평가를 하고 있는 사례가 많다. 예를 들어, Philips, Unilever, GlaxoSmithKline, Cisco 등은 6가지 필수 체크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 6가지 체크 포인트에는 기술의 독창성·경쟁력, 고객 니즈 충족 여부, 실행가능성, 파급효과, 확장성, 전략적 적합성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GlaxoSmithKline의 Consumer Healthcare 부문은 2007년에는 외부 기술을 활용한 제품개발이 20% 미만이었으나, 2008년 6월에 33%를 달성하였고 2010년 말에는 50%를 달성하였다.

또한 락스라는 살균표백제로 유명한 미국의 크로락스(Clorox)는 Innovation potential과 Alignment scorecard을 기준으로 외부기술의 전략적 가치를 평가한다. Innovation potential은 유망기술 보유기업의 잠재가치를 평가하는 것으로서, 사전심사와 심층토의로 진행되는 ‘Go deep process’를 운영한다. 사전심사 시에는 R&D와 사업부문이 모여 발굴 기업들의 강점과 효익에 대해 토의하고, 서류상 나타나지 않은 것을 서로 묻고 사업에 미치는 잠재력을 파악하여 필요기술 보유기업을 선별한다. 심층 토의 시에는 양 회사의 기술 전문가들이 함께 심도 있는 논의를 하여 필요니즈를 해결해 줄 만큼 활용 가치가 있는 외부기술인지와 기술보유기업의 역량이 있는지를 세밀하게 검토한다. 한편 Alignment scorecard는 외부기술과 Clorox 내부의 기술 플랫폼과 사업전략과의 정합성을 평가하는 것으로서, Strategic alignment (Clorox의 기술전략과 보유기업의 기술역량간 합치 정도), Product alignment (현재 및 미래 제품 라인에 필요한 기술을 제공해 주는 정도), Cultural alignment (파트너의 협력 역량)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Innovation potential과 Alignment scorecard를 각각 평가하고, 그 결과를 매트릭스 형태로 종합하여, Clorox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유망기술을 선정한다. Innovation과 Alignment 역량이 모두 높은 외부기술 보유기업이 협상 후보가 되는 것이다.

기술가치평가 전문기관들도 전략적 가치평가 프로세스를 개발하여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기술 컨설팅업체인 Lux Research에서 개발한 Lux Innovation Grid는 Technical Value, Business Execution, 기술의 Maturity를 각각 평가하고, 그 결과를 종합하여 발굴된 외부 유망기술기업들의 우선순위를 Lux Take(매우 조심, 조심, 관찰, 긍정, 매우 긍정 등)로 최종 평가한다. 예를 들어, Technical Value와 Business Execution이 모두 높은 것으로 평가된 유망기술 보유기업은 매우 긍정으로 최종 평가되고 확보할 가치가 큰 기업으로 list up 된다.

캐임브리지 대학의 기술경영센터에서 개발한 전략적 가치평가 프로세스는 기술 자체의 탁월성, 기술 보유기업(파트너)의 역량, 확보하고자 하는 기업의 흡수역량 등으로 평가 항목이 구분되어 있고, 외부 유망기술 보유기업과 도입을 원하는 기업이 서로 잘 매치되는가를 중점 평가한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해외 사례들은 모든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만족할 만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Lux Innovation Grid는 기술자체의 특성과 기술보유기업의 역량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기술을 확보하고자 하는 기업의 외부기술 확보 의지, 흡수역량, 사업화 제품으로 연결하기 위한 자원 투입 수준 등 내부 상황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은 부족하다. 또한 공동개발이나 M&A시 중요한 요인인 유망기술을 확보하고자 하는 조직과 이전하는 조직간의 적합성도 평가 기준에 빠져 있다.

따라서 해외기업이나 전문기관의 전략적 가치평가 프로세스의 장단점을 잘 소화하되, 해당 기업의 사업 특성이나 내부 상황을 반영하여 체계적이고 실용적으로 전략적 가치평가 프로세스를 정립해야 한다. 특히 체계화된 평가 프로세스가 오히려 신속한 의사결정을 더디게 하거나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음으로 평가 프로세스 운영 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전략적 가치평가 프로세스가 외부 유망기술 확보의 중요이슈 사전 파악, 관련부문간 논의의 기초자료 제공 등을 통해 사업 및 연구책임자의 과감하고 자신 있는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도구로서 활용된다면 외부 유망 기술 확보의 성공률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유망기술을 한눈에 알아보는 통찰력 있는 조직

평가 프로세스를 정립해서 운영하는 것만으로는 전략적 가치평가나 유망기술 선점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프로세스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유망기술인지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전략적 가치평가가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풍부하고 깊이 있는 지식과 경험, 판단이 중요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오픈 이노베이션 전문가를 내부에서 육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특히 기술가치평가를 잘 하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 전문가가 보유해야 할 중요 Skill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내부의 필요기술, 기술개발과 R&D 조직의 현황, 내부 기술 전문가 구성 등 기업 내부 상황 파악을 위한 Introspective skill이다. 둘째는 외부 시장 및 기술 트랜드, 경쟁사나 파트너의 사업전략 및 기술개발 동향 등 외부의 다양한 시각과 상황 파악을 위한 Extrospective skill이다. 셋째는 언어 구사, 네트워크 구축, 내부 및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설득 및 갈등 해결을 위한 Communication skill이다.

한 전문가가 3가지의 모든 역량을 완벽하게 갖추는 것은 현실적으로는 매우 드물다. 따라서 개별 역량이 탁월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Cross functional team을 구성하여 3가지 역량을 상호 보완하며 활용할 수 있는 전문가 조직 형태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네트워크의 허브로서, 내부와 외부의 누구에게 가면 특정 기술 분야에 대해서 잘 알 수 있는지, 우리가 원하는 시장 및 기술정보가 어디에 있고 어떻게 접근할 수 있는지 등을 잘 파악하여 연결해 주는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코닝(Corning)에서는 발굴 기술에 대한 전략적 가치평가를 마케팅전문가와 기술전문가들로 구성된 기회식별팀(Opportunity identification teams)에서 담당한다. 기회식별팀 소속의 전문가들이 외부기술에 대해서 1차 평가를 하고, R&D부문과 사업부문의 핵심인력으로 구성된 코닝의 내부전문가그룹(Internal expert groups)을 적극 활용하여 발굴된 외부기술의 특별한 가치나 코닝의 사업전략과 정합성 여부 등을 심층적으로 평가한다. 그리고 외부의 기술전문가나 명망 있는 사업리더와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 전략적 가치평가 시 이들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한편 기술을 잘 아는 연구소장이나 사업을 잘 아는 CEO/사업부장 등 경영층의 통찰력이 전략적 기술가치평가나 유망기술 선점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어떻게 하면 기술을 사업과 제품에 잘 활용하여 고객에게 가치를 줄 수 있을 것인가에 늘 관심을 갖고 오랫동안 심도 있게 고민해 온 사람이기 때문이다. 고민한 만큼 알게 되고, 아는 것만큼 보이게 마련인 것이다.

애플(Apple)의 하드웨어개발 총책임자였던 존 루빈스타인은 아이팟 개발 시 가장 핵심이면서 장애요인이었던 음악 저장장치 때문에 고심하고 있었는데, 부품 공급업체의 하나였던 도시바 방문 중에 그들이 크기는 매우 작으면서 (지름 1.8인치), 획기적인 용량 (5GB, 1000곡의 음악 저장 가능)의 드라이브를 개발했다는 내용을 소개받는다. 그 때 바로 아이팟 개발에 필요한 것임을 직관적으로 파악하고 독점계약을 한다.

스티브 잡스가 제록스의 팔로알토 연구소에서 개발한 마우스 기술의 가치를 알아보고 매킨토시 개발에 활용한 것이나, 아이폰 개발에 고릴라 유리를 활용한 사례도 경영층의 기술가치에 대한 통찰력이 유망기술 선점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다. 아이폰 개발을 위해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 대신 강력하면서 잘 긁히지 않는 유리 소재의 스크린이 필요했다. 잡스는 친구를 통해 강력한 유리를 개발한 코닝을 소개받고, 코닝 CEO을 신속히 찾아간다. 유리 표면에 압축된 층을 만드는 이온 교환 방식에 대한 코닝 CEO의 설명을 듣고 ‘바로 이거구나’ 라고 생각하고 신속하게 계약을 체결한다. 이것은 우아하고 존재감 있는 아이폰 개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Risk taking 문화

보다 근본적으로 전략적 가치평가 활동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필요기술 확보를 위해 조직내부뿐만 아니라 조직외부로 자연스럽게 눈을 돌려 유망기술 발굴 활동을 강화할 수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 마인드와 문화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기술경영 전문가인 Jay Paap은 유망기술 확보를 잘 하기 위해서는 자원(resources), 위험(risk), 내부저항(resistance) 등 3R를 잘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Unilever에서는 외부 유망기술 발굴을 잘 하기 위한 첫째 조건으로 Risk taking을 중시한다. 외부의 유망기술을 선점하는 활동은 기술과 시장의 불확실성이 매우 커, 여러 번의 시도와 도전, 실패를 거쳐 성공에 이를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또한 3M은 원래 ‘Minnesota Mining and Manufacturing’의 약어지만, 최근에는 ‘Mistake, Magic, Money’를 의미한다고 한다. 마음껏 실수하며, 마술처럼 일하고, 그 속에서 사업 기회를 찾고 돈을 만들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대다수 기업은 단기 재무성과 중심의 경영으로 인해 말로는 오픈 이노베이션이나 유망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유망기술 발굴을 위한 Search 비용 등 실제 필요 자원 투입에는 소극적이다. 경영층의 말과 행동이 불일치 한다면, 어느 누구도 외부 유망기술 발굴 등과 같은 어려운 일에 도전하기보다는 아무 시도도 하지 않고 복지부동 하게 된다. 또한, 조직 내부에서 스스로 개발한 것만을 신뢰하고 외부에서 개발된 것을 기피하는 Not Invented Here 문화와 새로운 시도나 어려운 일에 도전하기를 꺼리는 위험회피문화(Risk averse culture)가 깊이 자리잡고 있어 외부 유망기술 발굴이나 확보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외부 유망기술 도입에 대한 내부저항을 극복하고 위험감수문화(Risk taking culture)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영층의 솔선수범이 중요하다. GE의 CEO인 이멜트는 “우리가 모든 것을 스스로 다 개발할 수는 없다. 우리가 진정한 혁신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내부의 모든 구성원들이 오픈 이노베이션의 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 고 말로 강조할 뿐만 아니라 솔선하여 실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2010년부터 청정에너지(Clean Tech) 분야의 혁신적인 외부 유망기술을 공모/평가/선정하여 자금을 제공하는 Ecomagination Challenge 전략을 주도하고 있다. 2억 달러 규모의 Ecomagination Innovation Fund를 조성하여, 23개 유망 벤처기업에 1.4억 달러를 투자하였으며 스마트 그리드 기술 보유 회사인 FMC Tech 등을 인수하였다. 이 밖에 유망기술의 사업화를 돕는 Accelerator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Open collaboration이 GE의 중요 R&D 모델이며, 사업전략의 핵심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과도하고 무모한 Risk taking은 오히려 이전보다 운신의 폭을 좁히고 쇠락으로 이끌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우선 기업이 감내해 낼만한 적절한 투자 규모내에서 몇개의 유망기술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가시적인 성과가 있거나 ‘이것은 되겠구나’ 라는 확실한 판단이 서는 경우 투자금액이나 투자영역을 늘려 나가는 점진적 확대 전략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짐 콜린스(Jim Collins)는 그의 저서 Great by Choice에서 총과 대포의 비유로 Risk taking 시 취해야 할 전략을 잘 표현하고 있다. “잘 나가는 기업일수록 대포를 쏘기전에 먼저 작은 총알을 여러 곳에 쏘아 보고, 그 중에 가능성 있는 것에 대포를 쏜다”

전략적 가치평가를 잘 하기 위해서는 평가 프로세스, 통찰력 있는 조직, Risk taking 문화 등 3박자가 갖추어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만약 이러한 요건이 구비되지 않으면 유망기술이 주변에 다가오더라도 선점하지 못하고 그 기회를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 유망기술을 폭넓고 깊이 있게 발굴하거나 외부에서 제안 받더라도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기술인지 적절한 평가를 하지 못하고 우왕좌왕 하다 기회를 놓치면, 수십 배 혹은 수백 배 이상 오른 가격으로 몇 년 후에 울며 겨자 먹기로 그 기술을 확보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경쟁이 치열한 경영환경 속에서는 외부 유망기술이 우리기업을 오래 기다려 주지 않는다. 유망기술의 선점 기회는 평가 프로세스와 통찰력 있는 조직, Risk taking 문화가 준비된 기업이 차지하게 될 가능성이 클 것이다. 이 기회는 세상과 고객을 놀라게 할 만한 혁신 제품이라는 큰 열매를 맺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위 자료는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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