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시내버스 연비효율 높여 업계 재정부담 줄인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일부 버스에 ‘연비개선시스템’을 도입해 시험 운행하고 있으며, ’10년부터는 모든 운수종사자를 대상으로 연 1회 연비 효율을 극대화하는 ‘에코드라이빙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연비개선시스템 도입 차량 연료소비 8.7%↓… 효과 분석해 확대 도입 검토>
최근 서울시가 시내버스의 실제 운행에 따른 연비를 조사한 결과, CNG 차량의 연비는 1.8㎞/㎥로 차량 제조사가 제시하는 공인연비(4.4㎞/㎥)와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공인연비와 실제 주행 연비가 다른 이유는 공인연비의 경우, 평지 도로 등 이상적인 실험 조건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결과를 산출하기 때문이다. 실제 운행에서 영향을 미치는 차량의 연식, 경사·굴곡 등 도로여건, 승객 수에 따른 하중, 주행속도, 차량 정체와 같은 교통상황 등의 편차는 충분히 고려되지 않고 있다.
공인연비는 통상 60km/h의 속도로 주행거리 500m를 5회 왕복한 값 중 최대·최소값을 제외한 3회 평균을 산출하고, 평균 65kg 승객 48명이 승차한다는 가정 하에 모래주머니를 장착하여 평평한 도로에서 실험한다.
그러나 실제 운행되는 서울 시내버스의 노선별(363개) 평균 운행거리는 36km, 운행속도 또한 20~25km/h에 불과하며 첨두시 승객이 80~100명에 이를 뿐만 아니라 경사가 있거나 굴곡진 도로도 많아 실험 환경과는 차이가 매우 크다.
또한 평균 정류소에서 76회, 교차로·횡단보도 등에서 최소 20회~최고 200회까지 정차하고 있어 왕복 1회 남짓 정차하는 실험 운행과는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시내버스 평균 연비보다 1.4배 가량 연비 좋은 한성운수 유준상씨 인터뷰>
고유가, 기름 한 방울이라도 아껴야 잘 사는 시대. 여기 버스업계의 ‘연비왕’이 있다. 바로 한성운수 유준상(55)씨다.
유준상씨는 CNG 1m3로 2.6km를 간다. 시내버스 평균(저상버스 포함)이 1.8km/ m3인 점을 감안하면 보통 운수종사자보다 연비가 1.4배 이상 좋은 셈이다. 어떻게 연비 효율이 이렇게 탁월한 걸까. 그가 운전하는 145번(번동~강남역) 버스를 타고 함께 이동해 봤다.
운전석에 앉은 모습은 그다지 특별하지 않았다. 출발할 때에도 별다른 느낌은 없었다. 하지만 차고지를 나와 첫 신호를 받고 서는 순간, 떨림 없이 부드럽게 선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차고지를 나선지 10여 분, 눈앞에 신이문고가 오르막길이 나타났다. 보통 운전자들은 오르막길을 오를 때에 rpm이 높은 상태에서 기어를 바꾸지만 유씨는 절대 1,500rpm을 넘는 법이 없다. 오르막길이 나타나기 전에 저단에서 고단으로 바꿔 놓고 속도에 탄력을 붙인 상태에서 오르막길을 오른다.
“노선 전체를 숙지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 기어를 바꿔야 하는지 알잖아요. 그래서 사전에 지형에 맞는 기어를 적절하게 바꾸는 거죠. 보통 사람들도 아는 길을 오가는 경우가 많잖아요. 기어를 높은 상태에 놓고 일관되게 주행하지 않고 신경 써 가면서 적재적소에 필요한 기어로 미리 바꿔 가며 운전하면 연비효율을 높일 수 있어요.”
일반 버스의 rpm 그린존은 2,000~3,000rpm 사이지만 유씨는 1,500rpm이 넘지 않는 상태에서 시속 10~20km/h 정도 저속에서는 3단 기어를, 20~30km/h에서는 4단 기어를 사용하고 그 밖의 평지에서 주행할 때에는 보통 2단에 놓고 간다.
특히 정차할 때에는 정류소를 20~30m 앞두고 브레이크를 최소한으로 밟으면서 속도를 조금씩 줄여나간다. 브레이크를 잡는지 모를 정도로 아주 천천히 부드럽게 진입하면서 차체 흔들림을 줄이고 연비 효율도 높이는 것이 노하우.
유씨처럼 급제동·급출발 등을 하지 않고 친환경 운전을 하면 난폭 운전을 할 때보다 평균 47원/km의 비용이 절감된다고 알려져 있다.(불법운전의 사회적 비용, 2012, 서울연구원)
<절제와 인내의 2년, 좋은 운전습관 내 것 되니 ‘연비’는 저절로 향상돼>
그는 한성운수에서 시내버스를 운행한지 올해로 꼭 10년째다. 그리고 처음부터 연비왕이었던 것은 아니다.
“처음에 에코드라이브 교육을 받았을 때에는 내용이 귀에 제대로 들어오지도 않을뿐더러 실제 연비 성적도 좋지 않았어요. 회사에서 반복교육을 하다 보니 저절로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07년부터 이렇게, 저렇게 배운 대로 해보고 변형해가면서 시작했어요. 한 2년 고생했는데 이제는 좋은 운전습관이 몸에 익숙해져서 더 편해요.”
그가 연비왕으로 올라선 것은 불과 2년 전. 좋은 운전습관을 내 것으로 만들기까지 걸렸던 약 2년을 ‘자신과 끝없이 싸우는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그동안 급출발, 급정차하던 습관을 고치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어요. 이전 운전습관을 내려놓고, 절제하고 인내해야 했죠. 포기할까도 여러 번 생각했어요. 지금은 ‘연비왕’이라고 불러주시는데 달리 좋은 연비가 나오는 게 아니더라고요. 어느 순간 좋은 운전습관이 ‘내 것’이 되니 연비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거였어요.”
시내버스 준공영제 이후 버스운행관리시스템(BMS)이 도입되면서 앞 뒤차와의 배차간격과 적정 운행속도를 모니터링 할 수 있게 된 것도 유준상씨가 연비왕이 되는데 한 몫 했다고.
“예전엔 뒤차가 따라오면 마음이 쫓겨서 급하게 출발하게 되고, 늦었다 싶으면 또 마음이 급해지고…… 운전습관을 고쳐보겠다는 생각조차 못했죠. 이제는 모니터로 앞·뒤차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으니 훨씬 여유도 있고 규정 속도를 지켜서 안전운행하게 됐어요.”
편안한 운행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자기관리도 중요하단다. 유준상씨는 보통 퇴근길에 집이 아닌 회사 뒷산으로 향한다. 10년 째 하루도 빠지지 않고 치고 있는 배드민턴은 아마추어 선수급이라고.
“운전이 참 고된 일이거든요. 그래서 운전을 업으로 하는 사람은 자기관리에 절대 소홀해서는 안돼요. 하루 종일 운전석에 앉아 굳어 있었던 근육을 운동으로 풀어주고, 10시쯤 잠자리에 들어서 아무 방해 받지 않고 숙면을 취해요. 그래야 여유롭고 편한 마음으로 운전할 수 있고, 승객도 더 친절히 맞을 수 있으니까요.”
145번을 자주 이용하는 승객 사이에서는 이미 ‘운전 잘하는 기사’로 소문이 자자하다. 어르신들은 “기사양반, 어쩌면 이렇게 차를 편하게 잘 모는지 자가용을 탄 것 같이 잘 왔다”며 칭찬하는가 하면 유준상씨 운행시간을 알아두고 그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타기도 한다고.
유준상씨는 자가용 승용차를 운전할 때에도 같은 방법으로 운전하다보니 가족끼리 여행이라도 갈라치면 서로 유씨 차에 타겠다고 난리다. 그럴 때마다 유씨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하나뿐인 손자의 전용 기사를 자처한다고.
“운전습관 좋아지니 아내가 제일 좋아해요. 어디를 가도 남들 주유소 2번 들를 때 1번꼴로 가니 기름 값 적게 든다고 좋아하고, 편하고 안전하게 운전한다고 좋아하고 덕분에 사랑받는 남편이 됐죠.”
<한성운수 ‘04년부터 에코드라이브 교육… 운수종사자 모이면 ’연비'이야기>
한성운수는 ’04년 준공영제가 도입됐을 때부터 운수종사자 에코드라이브 교육을 실시하고, 연비 효율 향상을 위한 시스템을 자체 개발하는 등 꾸준히 연비를 관리해왔다.
현재 한성운수의 운수종사자 520명 중 70%의 CNG 연비가 2.2km/m3을 넘고, 유준상씨처럼 2.6km/m3이 넘는 운전자도 20명이나 된다. 보통 수준인 1.8km/m3 연비로 운전하는 운수종사자가 2.6km/m3 수준으로 운전하게 되면 한 달에 1명당 100만원 정도의 연료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된다.
이렇다 보니 운수종사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점심이나 휴식시간에는 ‘연비 이야기’로 잡담이 끼어들 틈이 없다. 덕분에 회사 분위기도 달라졌다.
한성운수 임상규 대표는 “처음 교육을 시작했을 때에는 참 힘들었습니다. 운전도 힘든데 교육까지 하니 피곤한 거죠.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하다 보니 점점 관심 갖는 운전자가 늘었고, 이제는 연비 좋은 동료에게 노하우를 묻고, 자기 경험을 공유하고 그러다보니 회사 분위기도 학구적으로 확 달라졌습니다”고 말했다.
<한성운수 “좋은 연비 자체가 안전·친절 운전… 전 직원 연비왕 만들 것”>
좋은 운전습관은 연비절감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로 유준상씨가 운행하는 145번 버스는 다른 버스에 비해 브레이크나 클러치 부품의 마모도 적고, 수명도 길다. 그래서 유씨의 버스가 정비에 들어가면 정비부는 언제나 환영이다.
한성운수는 운수종사자가 장시간 운행으로 쌓인 피로를 풀고, 균형 잡힌 생활습관을 만들 수 있도록 사옥 내부에 체력단련실을 운영하고 있다. 연비 효율은 아무리 업체가 노력한다 해도 운수종사자의 의지와 노력 없이는 절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연비가 좋다는 것은 단순히 연료만 아끼는 개념이 아닙니다. 첫째 운행습관이 좋다는 것이고, 둘째 친절하다는 것, 셋째 안전 운행한다는 것이죠. 즉 ‘좋은 연비 자체가 안전운전’입니다. 한성운수 전 직원을 연비왕으로 만들 계획입니다”라고 말했다.
<市, “시민에게 편안하고 운송비용 절감에도 도움되므로 적극 발굴, 전파”>
서울시에서도 대환영이다. 서울시가 운행하고있는 CNG시내버스 7,496대에 소요되는 연료비용은 연간 2730억원으로, 연비가 1% 향상되면 연간 27억원, 10%만 향상해도 해마다 연료비용으로 270억원을 아끼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좋은 운전 습관을 통해 시민에게 안전하고 편안한 운행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연료비 부담을 줄임으로써 버스업계 운송비용 보조금을 줄이는데도 큰 도움이 되므로 연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운수종사자에게 시장 표창 등을 추진하고, 앞으로 이렇게 좋은 사례를 많이 발굴해 버스업체에 널리 전파하겠다”고 말했다.
서울특별시청 개요
한반도의 중심인 서울은 600년 간 대한민국의 수도 역할을 해오고 있다. 그리고 현재 서울은 동북아시아의 허브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시민들을 공공서비스 리디자인에 참여시킴으로써 서울을 사회적경제의 도시, 혁신이 주도하는 공유 도시로 변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웹사이트: http://www.seoul.go.kr
연락처
서울특별시
도시교통본부
버스정책과
백은주
02-2133-227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