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걸고서라도 역사 위해 정치개혁하겠다”
○… 노 대통령은 29일 “정권을 걸고서라도 역사를 위해 정치개혁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주도 대연정 제안’과 관련해 “내가 원하는 것은 대연정보다는 선거제도의 개혁”이라며 “정권을 내놓는 한이 있더라도 (지역주의 해소와 지역구도 해체를 위해) 꼭 선거제도를 고치고 싶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연정을 제안한 취지를 설명한 뒤 “한나라당이 반응을 너무 빨리, 결론을 너무 단호하게 내린 데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면서 망국의 요인이자 역사발전의 걸림돌인 지역주의 해소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을 거듭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모두발언을 통해 “참여정부를 고비로 독재와 부정부패의 잔재는 대개 청산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남은 것은 분열의 구조, 지역주의 구도를 해체하자는 것”이라며 “우리 정치를 제도적, 구조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이런 것들을 해체하고 새로운 정치로 나아가 우리정치를 재건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권력이양의 헌법 위배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노 대통령은 “실질적인 정권이양이며 헌법상 허용된다고 본다”면서 “대연정 구성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프랑스 동거정부처럼 한국에서도 정치적 합의로 권한의 배분을 적절하게 정할 수 있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정체성 논란과 관련해서는 “정체성이 아주 다른 정당끼리 대연정을 해서 성공한 역사가 있다”면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차이는 역사적으로 대연정에 성공한 두 가지 사례(오스트리아, 독일)보다 오히려 작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에 정책을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며 국회에서 토론의 장은 열려 있고 국회의석은 변하지 않는 만큼 한 자리에 모아서 합동의총을 하고 진지하게 토론하는 정치를 해보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구체적으로 부동산 정책은 같이 갈 수 있고, 교육정책은 토론하면 되고, 국가보안법 문제는 두 당의 의원들이 모여 진지하게 대화하면 오히려 지금보다 답이 쉽게 나올 것이라는 설명이다.
90년 3당 합당과 이번 대연정 제안이 전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먼저 “합당과 연정은 다르다”면서 “밀실에서 한 것과 국민 앞에 공개하고 토론을 거쳐 하자는 것 그리고 정권을 위해서 제도를 붕괴시킨 3당 합당과 제도를 바로 세우기 위해 정권을 포기할 수 있다는 제안을 한 것은 같을 수 없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끝으로 “경제하면서 정치개혁도 한다. 대한민국의 국가시스템은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 6자회담도 관리하고, 정치개혁도 하고, 동시에 경제살림살이도 꾸려갈 수 있다. 그 정도의 용량을 한국은 가지고 있다”고 밝히면서 “지역구도 해소와 한국정치의 재건축이 꼭 성취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앞으로 2년 반 동안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민이 나에게 정권을 맡겨준 취지가 정권을 걸고서라도 역사를 위해 정치개혁을 하라는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지역구도 해소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지역주의 극복은 정권교체 내걸 만큼 가치 있는 일”
○… 기자간담회 전날인 28일에는 ‘지역구도 등 정치구조 개혁을 위한 제안’ 제목의 서신을 열린우리당 당원에게 보내면서 지역구도 극복을 위한 선거제도 개편을 전제로 한나라당이 주도하는 대연정을 제안했다.
노 대통령은 서신에서 “연정은 대통령 권력하의 내각이 아니라 내각제 수준의 권력을 가지는 연정이라야 성립이 가능할 것”이라며 사실상 총리지명권, 조각권 등의 권력을 내각제 수준으로 한나라당에 이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어 “권력을 이양하는 대신에 요구하는 것은 지역구도를 제도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선거제도를 고치자는 것”이라며 “굳이 중대선거구제가 아니라도 좋으며, 어떤 선거제도이든 지역구도를 해소할 수만 있다면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치적 합의만 이뤄지면 한나라당이 주도하는 대연정을 구성하고, 그 연정에 대통령의 권력을 이양하고 그리고 선거법은 여야가 힘을 합해 만들면 된다”며 추진일정을 언급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지역주의 극복은 정권교체를 내걸 만큼 가치 있는 일”이라며 대연정 제안의 이유를 자세하게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먼저 “제가 대통령 선거에 나선 명분도 지역주의 극복이었다”면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지역감정은 상당히 해소될 것이고, 이어서 총선에서 지역구도가 어느 정도 완화되면 제도 개선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고, 대통령이 된 후 첫 번째 국회연설에서도 지역구도 해소를 위한 선거제도 개선을 간곡히 호소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주의 극복은 저의 정치생애를 건 목표이자 대통령이 된 이유이기도 하다”면서 “정권을 내 놓고라도 반드시 성취해야 할 가치가 있는 일이자 역사에 대한 저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수과학자 33명과 간담회…“과학 제대로 연구하게 국가가 뒷받침”
○… 노 대통령은 28일 “국가와 정부가 (과학자들이) 제대로 연구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이호왕 한탄생명과학재단 이사장, 김성호 미국 캘빈연구소 소장 등 국내외 학술원 소속회원 12명과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를 비롯한 세계 3대 학술지 논문 발표자 21명 등 우수과학자 33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였다. “여러 분야에서 한국이 어느 수준의 궤도에 올랐다고 하지만 과학 분야에서 이만한 성과를 축적한 것은 정말 자랑스럽다”고 격려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과학기술 지원에 있어서 되는 곳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과 골고루 기회를 갖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둘 다 맞는 말”이라며 “예산의 범위 내에서 집중해야 할 곳에는 집중적 투자가 이뤄지도록 하고, (아울러) 분산해서 다양하게 지원하는 것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에 성과를 입증하는 것이 어려워도 일정수준의 범위는 모험적이고 도전적, 실험적인 분야에도 예산을 투자할 수 있도록 국민들에게 동의를 구해야 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기술혁신의 원천이자 산업발전을 받쳐주는 원동력 역할을 하는 기초연구의 중요성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는 기초분야에 예산을 늘리고 있다”면서 “연구개발 예산이 참여정부 출범하기 전 5조원이던 것이 지금은 약 8조원으로 대폭 증가했고, (전체 R&D 예산 중) 기초연구투자 비율이 21%로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또 “과학의 경쟁력을 키워간다는 측면에서 민주주의를 다듬어 나가고, 과학기술정책은 어느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함부로 바뀌지 않도록 국민적 합의를 통해 체계화, 제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찬에 참석한 이호왕 이사장은 “과학기술 발전은 우수한 과학자와 정책결정자의 손에 달려 있다”면서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국가차원의 과학기술인들의 정책참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황우석 교수는 2003년부터 2005년 5월까지 세계 3대 과학학술지인 네이처, 사이언스, 셀에 게재된 17명의 과학자 논문 18편을 노 대통령에게 증정했다. 논문 가운데 황 교수의 줄기세포연구를 포함해 4편은 커버논문으로 실렸다.
정책기획위원장에 송하중, 동북아위 이수훈, 교육혁신위 설동근 씨 내정
○… 한편 노 대통령은 8월 2일 지난달 사의를 표명한 이정우 정책기획위원장 후임에 송하중 경희대 교수를 내정했다. 또 문정인 위원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동북아시대위원회 위원장에 이수훈 경남대 교수, 지난달 말 임기만료로 물러난 전성은 교육혁신위원장 후임에는 설동근 부산시 교육감이 각각 내정됐다.
송하중 신임 정책기획위원장은 행정개혁 전문학자로 인력정책과 과학기술정책에 대한 전문성이 뛰어나며, 정책기획위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각종 정부위원회에 참여했으며 정책조정 능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이수훈 신임 동북아위원장은 세계체제론에 기초해 한반도와 주변국가와 관련된 연구를 해온 사회학자로 거시적 분석력과 국제적 감각을 갖췄다는 평가를, 설동근 신임 교육혁신위원장은 지난 2000년부터 부산시교육청 민선교육감을 두 차례 역임하면서 공교육의 틀을 깬 새로운 교육개혁 시책을 추진해 많은 성과를 거뒀으며, ‘한국교육을 탈바꿈시킬 교육혁명이 부산에서 시작됐다’라는 교육계의 평판을 받았다.
경제정책비서관에 윤대희 재경부 실장 내정
○… 앞서 노 대통령은 또 7월 29일 재정경제부 제2차관으로 임명된 권태신 전 경제정책비서관 후임으로 윤대희 재정경제부 정책홍보관리실장을 내정했다.
윤 내정자는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주제네바 대표부 참사관, 재경부 국민생활국장, 기획관리실장 등을 역임하며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폭넓은 경험과 전문지식을 갖춘 정통 경제관료다. 특히 재경부 정책홍보관리실장으로 재직하면서 정책품질관리, 의제관리 등 부처 혁신업무를 적극 추진해 왔으며 업무추진력 및 대외협상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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