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출판계 ‘극과 극’으로 행보중인 일본작가와 한국작가

- 하루키의 <색채가 없는,,,,>와 김용원의 <소> 작품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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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1책
2013-07-17 10:58
서울--(뉴스와이어)--뜨거운 여름을 맞아 국내 출판계에는 비슷한 시기에 출간된 일본소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와 국내소설 <소>가 ‘극과 극’ 행보를 보여 주목되고 있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으로 발간과 동시에 국내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랭크돼 흥행몰이에 들어갔다. 초판 20만부, 2쇄 5만부를 찍은 <색채가 없는,,,,,,>는 하루키가 오랜만에 펴낸 신작 소설이라는 이슈만 가지고도 이미 국내 출판사로부터 선인세 16억원 이상을 받아 화제가 됐다. 국내 대형 출판사 중의 하나인 민음사에서 나온 이 책은 출판사의 마케팅 지원 속에서 이슈몰이를 하고 있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출간된 장편소설 <소>의 김용원 작가는 MBC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중견작가임에도 1인출판사에서 선인세 100만원을 받았다. 현 한국출판계의 문화에 일침을 가하고, 1인출판사를 응원하려는 작가의 뜻에 따라 의도적으로 1인출판사를 선택했다는 후문이 있긴 하지만, 이렇듯 다수의 국내 작가들의 작품들이 거대출판사의 마케팅에 대적할 만한 힘이 없어 독자들에게 다가가지 못해 출판인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지금의 우리 언론들은 국내 작가들의 작품이나 활동들에 주목하기 보다는, 하루키 등 장사가 될 만한 외국의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들로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색채가 없는,,,,,,>은 책의 도입에서부터 독자들로 하여금 우울증, 소외감, 고뇌, 상실감을 느끼게 만든다. 이러한 것은 이른바 하루키 스타일로 대표작 <상실의 시대> 등 전작에서도 보이는 특징이다. 큰 스케일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엄청난 과학적인 사고가 있는 것도 아닌 주제를 갖고, 앞에 전개되는 상황이 뒤에 나올 결과를 상상할 수 없게 해 독자를 미궁으로 빠트려 여러 가지를 상상하게 하는 힘이 있다. 역시 하루키라 할 만한 내공이다.

반면 하루키만의 장점인 일상에 대한 감칠맛 나는 묘사가 이 책에서도 전체적으로 펼쳐지지만, 미스터리나 심리묘사 등 좀 더 자극적인 묘사를 원하는 독자들에게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진다.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가 주연을 맡은 영화는 어지간하면 중박은 치는 것처럼 이번 하루키의 소설 역시 내용이 전혀 공개되지 않은 채 일본에서부터 선주문 예약판매가 돌풍을 일으켰다고는 하지만 일본 내 판매가 100만부 돌파 이후에 책이 계속 팔려나간다는 소식은 없다.

<소>는 우리 민족의 생구(生口)인 ‘소’를 소재로 한 소설이다. 생구(生口)라고 하면 한 집에 사는 하인이나 종을 말하는데, 우리 민족이 대대로 소를 생구라고 지칭한 것은 사람대접을 할 만큼 소를 존중하고 그 가치를 인정했다는 말이다.

실제로 소는 우직하게 주인에게 순종하며 갖은 농사일을 하다가 죽어서는 머리부터 꼬리, 뼈, 가죽, 내장까지 몽땅 바치는 동물이다. <소>를 쓴 김용원 작가는 이 소의 특징을 다른 나라를 한 번도 침략하지 않고 오직 우직하게 소처럼 끈기 있게 살아온 우리 민족을 빗대어 줄거리를 풀어간다.

<소>는 글의 첫머리부터 독자의 시선을 붙잡는다.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간난네가 호구책으로 산달신을 구하러 나서는 모험을 그린 도입은 ‘흡!’하고 숨을 들이키게 할 정도로 충격적이고 인상적이다. <소>에서는 우리 민초들의 삶을, 억백이와 간난네, 그들의 자식인 재덕과 재돌이가 ‘비마골’에서 잠시나마 가난과 고통을 잊고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잔잔하게 그려냈다.

또한 매우 인간적인 모습을 가진 신선(백미옹)의 등장과 억백이를 문초하는 최참봉이 소로 환생해 억백이 가족에게 사랑을 받는 장면에서는 판타지적 요소 덕분에 색다른 재미까지 느끼게 된다. 독립영화 <워낭소리>와 이중섭의 ‘소 그림’들에서 느껴지는 그 이미지대로의 소가 이 작품을 읽어 내려가는 내내 머릿속에 떠오르며 작품과 오버랩되어 가슴을 울린다.

김용원 작가는 마르께스의 <백 년 동안의 고독>을 읽으면서 왜 한국에는 이러한 소설이 없을까하는 아쉬움이 컸는데 대대로 내려오는 선조들의 서책을 보다가 일기장을 발견해 이 소설의 영감을 얻었다고 집필의 동기를 밝힌다.

올 여름 소설을 대하는 독자들에게는 선택의 기회가 많다. 평범한 일상의 소재를 감칠맛나게 하루키 스타일로 풀어낸 일본식 <색채가 없는,,,,,, >을 읽어도 좋고, 우직한 우리 동물 <소>를 소재로 한 한국식 <소>를 읽어도 좋다. 다만 기억할 것은 국내 작가가 우리의 정서를 소재로 쓴 우리의 소설이 아직 살아있고 충분히 재미있고 읽어봄직하다는 점이다. 그 속에 우리 민족의 혼과 정신이 살아 있기 때문에 읽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김용원 작가와 출판 에이전시인 서정콘텐츠그룹은 <소>를 홍보하기 위해 독자들을 직접 만나는 각종 이벤트를 준비중이다.

1인1책 개요
1인1책은 ‘당신이 곧 콘텐츠 입니다’를 모토로 전 국민이 한 권의 책을 쓰자는 것, 모든 사람이 한 가지씩의 콘텐츠를 활용해 출판, 교육 프로그램, 퍼스널 브랜드 등을 만들어 우리 사회에 문화 콘텐츠 르네상스에 기여하고자 하는 취지를 담고 있다. 딱중간에서 자신만의 딱하나인 킬러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널리 알리는 국민 캠페인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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