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감동 줄어든 스마트폰 서비스 혁신의 정체일까 더 큰 변화의 전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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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2013-08-04 14:11
서울--(뉴스와이어)--하드웨어 측면에서 스마트폰 시장의 혁신이 소멸되어 가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 앱과 같은 스마트폰 관련 서비스 시장의 전망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구글과 애플의 지배력이 한층 공고해지면서, 이들이 스마트폰 서비스 시장에서 구축해 놓은 입지를 스스로 흔들 수 있는 모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낮아 보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이용자들이 그동안 느꼈던 스마트폰발 혁신도 점차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새로운 OS, HTML5를 기반으로 하는 웹기술, 새로운 개념의 단말기 등을 통해 애플과 구글의 아성에 도전하는 세력들이 속속 등장하고는 있다. 하지만 이들의 성장세는 아직 더디다. 기존 체계가 반드시 무너져야 혁신이 달성되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견제 세력이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상황은 경쟁 측면에서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

구글과 애플의 확고한 입지 대비 경쟁 세력의 미진한 성장으로 인해 스마트폰 관련 서비스에서의 혁신은 당분간 정체기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만 서비스 수준에서의 작은 혁신들이 누적되어 향후 폭발력을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는 없다. 실제로 실리콘밸리의 신규 스타트업들은 보다 작은 서비스에서 시작하여 서비스 플랫폼까지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들이 한층 성숙된다면 우리의 삶을 또 한번 바꿀 수 있는 새로운 혁신이 시작될 것이다.

Ⅰ. 스마트폰 서비스에 대한 피로도 증가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점차 높아지면서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도 점차 확대되어 가고 있다. 특히 중장년 층에서도 필수품이 된 스마트폰으로 인해, 스마트 라이프의 향유가 더 이상 젊은 층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되었다.

그런데 스마트폰 이용자의 증가와는 반대로, 스마트폰 시장의 혁신이 점차 소멸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최근 들어 높아지고 있다. 선진국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점차 둔화되는 한편, 새로운 제품들 역시 상향평준화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포브스는 최근 기사에서 소비자들이 이제는 스마트폰과 같은 하드웨어보다는 앱과 같은 소프트웨어를 더욱 중요시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향후 스마트폰 관련 소프트웨어 시장, 즉 앱을 중심으로 하는 ‘스마트폰 서비스’ 시장의 전망은 밝다고 볼 수 있을까. 일각에서는 이 스마트폰 서비스 시장 역시 하드웨어와 마찬가지로 정체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시각의 바탕에는 스마트폰 서비스에 대한 피로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 자리잡고 있다. 애플의 앱스토어에 등록된 앱은 90만 개가 넘으며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등록된 앱은 100만 개를 넘어서고 있을 만큼 앱 전성시대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앱은 크게 늘고 있지 않는 모습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상반기와 하반기를 비교했을 때, 주간 평균 다운로드한 앱의 개수는 크게 증가한 반면, 주로 이용하는 앱의 개수는 크게 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앱의 상당 수는 게임인데, 게임 시장의 경우 이러한 피로도가 보다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애틀러스리서치의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톡 내 게임 서비스의 최고 이용률이 신작으로 갈수록 점차 낮아지는 모양새이다.

Ⅱ. OS 사업자들이 구축한 플랫폼 아성

만약 스마트폰 서비스의 성장이 정체된다면, 우리의 생활을 지속적으로 바꿀 수 있는 스마트폰발 혁신 역시 점차 약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스마트폰발 혁신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는 무엇에 기인하는 것일까

성숙기의 모습을 보이는 스마트폰 서비스 시장

이에 대해 알아보기에 앞서 먼저 IT 산업이 갖는 특징을 살펴보자. IT 산업이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들어서게 되면 나타나는 몇가지 특징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승자 독식 구조(Winner takes all)의 확립, 비즈니스 패러다임의 획기적 변화, 승자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 구축 등이 있다.

현재 스마트폰 서비스 시장에서도 이와 같은 특징들이 뚜렷이 보인다. 먼저 오늘날의 스마트폰이 있게 한 OS 영역에서 이러한 승자 독식 구조가 눈에 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의 강자였던 심비안과 블랙베리의 점유율은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앱 부문에서도 이러한 승자 독식 구조는 눈에 띈다. 시장조사기관인 캐널리스는 미국내 앱 매출의 50% 가량을 징가, 로비오, 디즈니, 게임로프트, 글루, 카밤 등 25개 사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 부익부빈익빈이 고착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서비스에서 비즈니스 패러다임의 획기적 변화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동안 통신사들이 네트워크의 강점을 활용하여 장악하고 있던 모바일 서비스 시장을 애플과 구글은 플랫폼 중심의 시장으로 새롭게 바꾸는 데에 성공했다. 또한 두 사업자 모두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라는 앱 마켓을 통해 서비스 유통 채널 역시 새롭게 탈바꿈시켰다.

승자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 구축 현상은 앱 마켓과 관련이 깊다.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개발자와의 수익 배분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했으며, 구글의 경우 개발자 외에 통신사와도 수익 배분을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했다. 한편 앱 개발사들의 경우 초기에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들이 시도되었지만, 결국은 광고형 비즈니스 모델을 비롯, 무료 기본 서비스에 그 이상의 서비스는 유료로 제공하는 부분유료화(Freemium) 모델, 앱에서 추가로 콘텐츠 등을 결제하는 인앱결제(In-App Purchase) 등으로 귀착되었다.

구글과 애플이 만들어 놓은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

이를 종합해보면, ‘애플과 구글은 OS에서의 강점을 기반으로 앱 마켓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여 스마트폰 서비스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높이는 데에 성공했다’라고 요약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이들의 행보는 자신들의 플랫폼을 안정적으로 유지 및 강화시키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크지 자신의 입지와 비즈니스 모델을 흔들 수 있는 모험을 감행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은 스마트폰 서비스에서의 지속적인 혁신을 기대하는 입장에서는 부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혁신이라는 것이 기존의 체계를 어느 정도 파괴하면서 달성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애플과 구글이 기존의 통신사 및 단말기 업체들이 구축해 놓은 비즈니스 모델을 일정 수준 와해시키면서 혁신을 일궈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더욱 그렇다.

물론 앱 관련 시장의 규모는 스마트폰 이용자 수의 증가에 힘입어 양적으로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그럼에도 앱 개발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사업자가 많지 않다는 점은 애플과 구글이 구축해 놓은 비즈니스 모델이 갖는 한계로도 볼 수 있다.

Ⅲ. 새로운 혁신 세력의 성장은 아직 미약

OS 사업자들이 구축한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를 극복하고 스마트폰 서비스의 질적인 혁신을 지속하기 위해 결국 새로운 대안 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도전자들의 움직임이 나타나고는 있다. 다만 이들의 성장이 아직까지는 가시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새로운 OS, 경쟁 대열 합류

구글과 애플이 OS의 강점을 출발점으로 삼았듯이, 새로운 OS는 또 다른 혁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OS 3위 위상에 도전하는 사업자 가운데 하나는 MS이다. 윈도우 모바일의 실패를 뒤로하고 윈도우폰을 새롭게 론칭하며 경쟁에 뛰어든 MS는 메트로UI라고 불리는 타일형 디자인을 도입하며 앱 중심의 OS와는 차별화를 선언했다. 제3의 옵션을 원하는 통신사들의 지원을 받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한 자리수 점유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윈도우폰의 부진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으나,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앱의 부족을 꼽을 수 있다. 구글과 애플의 앱 마켓에 등록된 앱이 각각 100만, 90만 개인데 반해, 윈도우폰용 앱은 16만 5천여 개로 경쟁 진영을 따라 잡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일부 시장조사기관에서는 윈도우폰에 대한 미래를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속도로는 iOS와 안드로이드를 따라 잡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HTML5 기반 웹 OS도 새로운 도전장

웹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이용하자는 아이디어는 과거부터 있어 왔다. 차세대 인터넷 환경에 맞는 새로운 표준인 HTML5 기술의 등장으로 웹 플랫폼과 관련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웹의 활용은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하나는 웹을 운영체제(OS)화 시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웹 기반의 앱을 만드는 것이다.

타이젠, 파이어폭스 OS, 우분투 OS 등이 대표적인 모바일 웹 OS로 꼽힌다. 단말기 제조업체와 통신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타이젠은 웹 OS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올 가을 경에 첫 단말기가 출시될 예정인데, 일본의 통신사인 NTT도코모와 프랑스의 오렌지가 타이젠 단말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파이어폭스 OS의 경우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소개되었으며, 현재 상용 단말기도 공개됐다. 중국의 ZTE가 ZTE Open이라는 이름의 파이어폭스 폰을 출시했으며, 스페인 통신사인 텔레포니카를 통해 69유로에 제공될 예정이다. 파이어폭스 OS는 웹 OS의 특성상 저렴함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어, 저가 단말기의 주요 타깃 시장인 남미 및 동유럽을 중심으로 보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리눅스 솔루션 업체인 캐노니컬이 추진중인 우분투(Ubuntu) OS는 지난 1월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에 공개되었다. 캐노니컬은 우분투 OS의 상용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통신사들과의 협의 조직을 구성했는데, 여기에는 국내 통신 3사도 참여한다. 또한 캐노니컬은 최근 PC 역할을 할 수 있는 슈퍼 스마트폰인 우분투 에지(Ubuntu Edge)를 크라우드 펀딩으로 자금을 모아 개발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들 신규 웹 OS들의 전망이 그다지 밝아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MS와 마찬가지로 상용화 된 앱이 아직 부족하며, 다양한 웹 OS의 등장으로 앱 간의 호환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여기에 구글과 애플의 견제까지 들어온다면 이들 웹 OS들이 설 공간은 크지 않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이러한 우려가 담긴 전망치를 최근 발표했다. 이 기관은 타이젠 스마트폰의 판매량이 올해 40만대를 시작으로 2017년에 3,960만대 규모로 성장하지만 점유율은 2.9%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파이어폭스 OS의 경우는 올해 120만대에서 출발해 2017년에 3,080만 대를 기록하여 2.3%의 점유율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우분투 OS의 경우 2017년 전망치는 1,040만 대로 점유율 0.8%에 불과해 타이젠이나 파이어폭스 OS보다 훨씬 낮을 전망이다.

웹 OS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완성도 부족’

HTML5 기반의 웹 앱은 기존 iOS와 안드로이드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네이티브 앱의 대안으로 업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OS에 따라 개발을 별도로 해야 하는 네이티브 앱과 달리 웹 앱은 한 번만 개발하면 단말기나 OS에 상관없이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개발사 입장에서는 개발 시간을 줄이고,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하지만 웹 앱에도 많은 단점이 있다. 특히 사양이 낮은 단말기를 이용하거나, 충분한 용량의 네트워크가 받쳐주지 못할 경우 이용에 제약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화려한 그래픽 구현이나 단말기 내의 센서 조작 등에 있어서 네이티브 앱이 훨씬 유리하다. 여기에 HTML5의 표준 작업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라는 점, 일부 웹 브라우저가 HTML5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 등도 웹 앱 확산에 방해물이 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단점들은 지금도 상당 수준 개선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해결돼 나아갈 것이다. 문제는 과연 언제 네이티브 앱과 동등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가에 있다. 당초 기대와 달리 네이티브 앱과의 격차가 여전히 있는 것으로 보이며, HTML5가 갖는 잠재력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로 HTML5 기반의 웹 앱을 포기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페이스북의 경우 HTML5에 대해 상당한 투자를 진행해 왔지만, 웹 앱의 성능이 네이티브 앱보다 떨어져 사용자들의 불만이 증폭되면서 전략의 실패를 인정했다. 저커버그 CEO는 HTML5가 아직 준비된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 속도 조절을 할 것임을 밝혔다. SNS 사업자인 링크드인 역시 아이패드용 앱을 웹 앱에서 네이티브 앱으로 전환했다. 링크드인은 이에 대해 HTML5의 생태계가 아직 성숙되지 않아 개발과 운영에 있어서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애니메이션 효과 등의 UX를 위해서는 네이티브 앱이 더욱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컨셉의 단말기도 아직은 태생적인 한계

새로운 단말기를 통한 혁신 창출 역시 가능한 옵션이다. 애플이 아이폰으로 현재의 스마트폰 비즈니스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대표적인 신규 컨셉의 단말기로는 웨어러블을 들 수 있는데, 현재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이끌 수 있는 중요한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웨어러블 단말기 자체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인간 본연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궁극의 단말기가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문제는 그러한 위상으로 올라가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기술적인 이슈들을 차치하고서라도, 사회 문화적으로 사람들이 적응하는 데에 적지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영상통화만 하더라도 음성 통화를 대체하며 나아갈 것이라고 예상하는 의견이 적지 않았으나, 일반 소비자들의 적응 문제로 대중적인 상품이 되지 못했다.

또한 웨어러블 단말기의 추진 주체가 누구인지도 중요한 문제로 보인다. 현재 웨어러블 단말기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가 바로 애플과 구글이다. 이들이야말로 현재 스마트폰 생태계를 주도하는 사업자들인만큼 웨어러블 단말기가 기존 스마트폰에서의 생태계와 비즈니스 모델을 보완, 강화하는 방향으로 고려될 가능성이 크다. 다시 말해 웨어러블 단말기가 당분간은 스마트폰의 보조적 액세서리, 혹은 종속형 모듈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여 새로운 혁신을 창출하는 것보다 기존의 생태계에 편승하는 것이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혁신에 목말라있는 사람들을 채워주기에는 당분간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Ⅳ. 혁신 정체기는 혁신 에너지 축적기

지금까지 내용을 종합해보면, 애플과 구글이 만들어 놓은 스마트폰 내에서의 생태계는 매우 확고한 반면 새로운 혁신 주체들의 성장은 아직까지는 미약하다고 요약할 수 있다. 물론 혁신이라는 것이 기존의 체계가 반드시 무너져야만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경쟁 측면에서 애플과 구글을 견제할 수 있는 사업자가 등장해야 혁신이 촉진된다는 점에는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견제 세력의 성장이 가시적이지 못하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신호라고 해석할 수는 없어 보인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관련 서비스에서의 혁신은 당분간 정체기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 다만 눈에 띄는 커다란 혁신은 없을지라도, 서비스 수준에서의 작은 혁신들이 누적되어 향후 폭발력을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는 없다.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들을 보면 초기에는 단순한 아이템으로부터 시작하지만, 이후 엄청난 강자로 부상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작은 혁신을 시도하는 스마트폰 서비스 관련 회사들은 늘어나고 있을까. 비교적 신생 스타트업에게 주로 투자되는 자금인 1단계 외부투자(First Sequence Financing)의 집행 상황을 살펴보면, 신생 업체들의 현황에 대해 간접적으로나마 추측해볼 수 있다.

미국 벤처캐피털 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스마트폰 서비스와 관련된 영역의 스타트업에 대한 1단계 외부투자의 규모(A)와 대상 회사(B)는 금융위기가 진정된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업체당 평균 투자비(A/B)를 살펴보면, 금융위기에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클라우드 서비스 등 스타트업의 비용 절감 방안 확보, 스타트업의 경영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린 스타트업(Lean Startup) 적용 확대 등의 원인도 있겠으나, 아이폰이 처음 출시된 2007년부터 지금까지 1단계 외부투자를 필요로 하는 신생 스타트업들의 규모가 점차 작아지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즉, 큰 투자를 필요로 하는 거창한 서비스보다는 좀더 생활에 밀접한 작은 서비스들을 타깃으로 하는 신생 스타트업들이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트렌드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 모두 더 이상 모험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적도 틀린 말은 아니다. 애플과 구글의 지배력이 큰 상황에서 작은 서비스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시작하여, 규모를 키워나가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전략이다. 작은 서비스에 주력하는 스타트업들 역시 이를 인식하고 끊임없이 자신의 서비스를 플랫폼화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신생업체들이 자신의 서비스를 타 사업자가 쉽게 가져다 쓸 수 있도록 개방하고, 타 서비스와의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들의 서비스 플랫폼화 경쟁이 보다 치열해진다면, 어느 순간에 혁신 정체기에서 혁신 확대기로의 도약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당분간 스마트폰 서비스의 양적 성장은 어느 정도 계속될 것이다. 그렇지만 생태계라는 것은 언제나 유기체처럼 변화하는 존재이다. 언젠가는 소멸할 수도 있고 더욱 성장할 수도 있다. 우리가 양적인 규모와 눈에 드러나는 현상에만 집착하다보면, 현재 수면 아래에서 태동하고 있는 질적 성장이 제공하게 될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생태계의 질적 발전, 새로운 천이 등을 보지 못할 수 있는 것이다. 앱의 판매 개수, 이용자 수 등도 중요하지만, 시장의 변화를 읽고 미래에 좀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도 중요한 시점이다.

*위 자료는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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