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옛 안기부의 불법도청 사건으로 촉발된 국가 정보기관의 불법도청 문제가 우리 국민 모두의 예상대로 최근까지 계속 진행되어 왔음이 드러났다.

지난 5일 국가정보원의 발표로 국민의 정부하에서도 불법도청이 자행되어 왔음이 확인된 것이다.

1999년 9월 22일 주요 중앙일간지 1면 하단에는 법무부장관, 행정자치부장관, 정보통신부장관, 국가정보원장 명의로 “국민 여러분! 안심하고 통화하십시오”라는 제하의 광고가 실렸다.

그 내용을 잠깐 살펴보면 “불법감청은 결단코 없습니다.”, “「국민의 정부」는 다릅니다.”, “휴대폰은 감청이 안됩니다”등으로 당시 광고내용과 국정원의 지난 5일 발표를 비교해볼 때 참으로 가증스럽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이러한 국민 호도, 거짓광고를 내기 위해 정부가 수 억원의 국민 혈세를 유용하고 당시 의혹을 제기했던 야당의원을 검찰에 고소까지 하며 적반하장식 대응을 했던 사실은 더욱 용서하기가 힘들다.

국민의 돈으로 국민을 속이고, 국민 앞에 이를 고발하는 사람을 오히려 고소하는 정부의 파렴치한 행위에 분노를 넘어 허탈하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한편 국민의 정부하에서도 불법도청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국민들은 모두 “그렇다면 지금은?”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모든 인사들이 거의 총동원되어 “참여정부는 다르다”, “결단코 불법도청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어떠한가? 불법감청은 계속 진행중이었고 국민의 정부도 과거와 여전히 다르지 않았고 휴대폰 감청도 당시 가능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현 참여정부는 당시 국민의 정부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똑같이 불법감청은 없다 하고 참여정부는 다르다 하며 휴대폰 감청은 조잡한 기술로 어렵다고 하고 있다.

우리 국민은 그리 어리석지 않다.

한번 속았으면 됐지, 두 번 세 번 속을 국민이 아니다.

현 정부에서도 여전히 불법감청이 이루어지고 있으리라는 것이 국민 대부분의 생각이다.

따라서 우리는 과거 불법도청에 대한 단죄는 물론이고 앞으로 이 땅에서 개인의 사생활과 통신비밀의 자유를 침해하는 불법도청이 다시는 발붙이지 못하도록 법과 제도적 장치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정원의 기능을 축소하여 해외정보처로의 전환을 꾀하거나 혹자는 나아가 국정원의 폐지까지 주장하는 등 각양각색의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한 국가가 보유한 정보의 양과 질이 그 국가의 국제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소뿔을 바로잡자고 소를 죽이는 ‘교각살우’의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울 수도 없지만 빈대 잡는 것보다 초가삼간 타는 것에 더 환호하고 박수치는 이가 있음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세계적으로도 미국이 9.11테러 이후 여러군데로 나뉘어져 있는 정보 수집분석 기능을 하나로 통합하여 DNI를 창설한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지금 국정원을 해체한다거나 국내분야를 없애야 한다는 등의 논의는 테러위협의 급증과 급변하고 있는 세계정보 전쟁의 현실을 무시한 순진한 생각이라고 밖에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국정원은 그 기능을 축소해 나갈 것이 아니라 국내 정치개입 등 정치사찰을 제외한 순수한 정보 수집, 분석, 방첩기능은 더욱 강화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최근 복제개 스너피의 탄생으로 우리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 성과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앞으로는 이러한 산업 기술정보에 대한 보안문제도 더욱 각별히 신경써야 할 것인바 국정원의 기능축소를 국정원의 주된 개혁방향으로 삼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지적한다.

불법도청을 막기 위해서는 국회의 국정원 감시, 통제 기능을 강화하여야 한다.

현재 감청은 법원의 영장이나 국정원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앞으로는 국회에서 국정원이 실시한 감청의 내역을 조사하고 확인하는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한 예가 될 수 있다.

또한 지금까지 국정원의 예산은 국회 정보위에서 총액보고만 하도록 되어 있으나 앞으로는 이를 세목별로 보고토록 하는 방안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국정원은 감사원 감사에서도 비켜서 있는데 앞으로는 감사원 감사도 받도록 하는 등 국정원의 활동, 예산 등의 문제에 대한 감시, 통제를 강화해 나아가는 것이 국가이익을 고려한 보다 현실적인 방안일 것이다.

다만 정보기관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국회 정보위원에게는 비밀엄수 조항을 더욱 엄격히 적용함으로써 보안을 이유로 한 국정원의 국회 통제를 벗어나려는 시도를 막아야 할 것이다.

또 하나는 국정원을 지금처럼 법적근거가 취약한 기관으로 할 것이 아니라 헌법상의 기관으로 독립시키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지금까지 국정원은 국가정보원법이나 정부조직법상 대통령 소속하에 두어 대통령의 입맛에 따라 운영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이런 맥락에서 정보기관이 대통령의 의도에 따라 국가안보보다는 정권안보, 정권보위에만 힘써온 폐단을 막아야 할 것이다.

또한 국정원장은 지금처럼 국회 인사청문회만 거치고 국회의 임명동의는 받지 않고 있으나 이 또한 실질적인 국회의 임명동의를 받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국가 권력기관에 의한 불법도청은 앞서 지적했듯이 다시는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이번 기회에 반드시 그 뿌리를 뽑아야 한다.

과거의 잘못을 낱낱이 파헤쳐 그 책임자를 가려내고 일벌백계에 처함으로써 훗날의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의 노무현 대통령을 만들어낸 국민의 정부 시절 불법도청사건을 검찰에만 맡겨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현 정부에서도 불법도청이 있을 것이라고 많은 국민이 믿고 있는 상황에서 현 정부의 불법도청 여부에 대한 수사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검찰이 과연 살아있는 권력을 겨냥하여 올바른 수사를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하기 어려운 것은 불문가지이다.

따라서 이 모든 것은 반드시 특검제를 도입하여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규명하여야 할 것이다.

더불어 정치권은 이 문제에 대한 정략적 접근태도를 버리고 오로지 불법도청 근절이라는 대의만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국회는 특검과 별도로 국정조사를 실시하고 앞으로 국정원의 올바른 개혁방향과 국회의 통제, 감독 기능 강화 방안에 대한 끝없는 고민과 토론이 있어야 할 것이다.

국회의원 공 성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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