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업원논평-제 4차 6자 회담: 타결이 어려운 미래

서울--(뉴스와이어)--2004년 6월의 제3차 6자회담을 마지막으로 13개월 동안 열리지 않았던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관련 6개국 회담이 2005년 7월 26일부터 중국의 북경에서 개최되었었다. 일부 낙관론자들은 한국이 북한에 제공하기로 약속한 200만 Kw의 전력 및 여타 경제 협력이라는 당근이 북한을 회담장에 나오도록 했다고 분석하며 이번 회담에서는 무엇인가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었다. 그러나 제4차 6자회담 역시 다수의 전문가들이 예상 했던 바대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13일 만에 앞으로 3주간 휴회한다고 선언한 상태에서 끝을 맺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의 6자회담 참석이 한국이 제공한 당근이기 보다는 미국의 강압정책에 북한이 굴복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 사실 지난 5월 27일 미국 해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부시 대통령은 “미국은 군사 기술의 발전 덕택에 국가가 아니라 정권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고..... 죄를 지은 독재자 및 테러리스트를 공격할 것이며, 죄없는 사람들은 보호할 것이다”고 선언 하였다. 만약 북한이 6자회담 참가를 무기한 거부할 경우 북한 핵 문제가 유엔으로 이관되던가 미국이 본격적인 제재 조치를 취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었다. 북한은 일단 시간을 벌기위한 목적으로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13일이나 지속된 제4차 6자회담이 공동선언문 하나 발표하지 못하고 끝나게 된 이유는 미국은 북한의 핵 활동 일체를 중지해야 한다고 요구한데 대해 북한은 평화적 핵 활동은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양측 주장이 접점을 찾지 못했다는 점이다. 북한 대표가 말하는 “평화적 핵 이용” 이란 말을 언론들은 그냥 받아 적고 있지만 미국은 지난 수 십 년 동안 북한의 핵 이용은 모두 “군사적” 이었다고 간주하고 있다. 북한이 지난 2월 10일 선언했듯이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면 결국 그동안 북한의 모든 핵 활동은 군사적 핵 활동이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을 허락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의 이면에는 더 중요하고 심오한 본질적인 문제가 깔려 있다.

북한 대표는 6자회담이 진행 중인 동안 이 세상에 평화적 핵 이용조차 못하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고 항변한바 있었다. 문제의 본질은 바로 여기에 있다. 1994년에 미봉된 제1차 북한 핵 위기와 작금 진행되는 북한 핵 위기는 본질이 다르다. 1994년 미국은 북한의 핵문제를 국제 핵 확산의 문제라는 맥락에서 보았다. 그래서 북한이 핵을 한 두 발 가지고 있더라도 동결을 시키면 될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 미국은 북한의 핵을 테러리즘의 맥락에서 보고 있다. 미국의 어느 대도시에서 핵폭탄을 사용한 테러리즘이 발발할지도 모른다는 노이로제에 걸려 있는 것이 오늘의 미국이다. 미국은 이 세상 모든 핵폭탄을 다 두려워하지는 않는다. 미국은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이스라엘, 심지어는 인디아, 파키스탄의 핵폭탄을 가지고 무어라 하지 않는다. 미국이 신경 쓰는 것은 있는지도 확인 되지 않은 이라크, 겨우 몇 발정도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핵이다. 왜냐하면 이라크, 북한 정권은 테러리스트들에게 핵을 포함한 대량파괴무기를 건네 줄 수 있는 정권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어떤 국제문제라도 평화적으로 해결되는 것이 제일 좋은 일이다. 그러나 평화적인 해결이란 상대국이 상호 타협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 9.11 이후의 국제정치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 핵에 대해 이번에 제시된 6자회담 공동성명 초안보다 더 양보할 가능성은 없다. 그렇다면 북한이 양보할 수 있을까? 북한의 핵 개발은 북한 정치체제의 지속과 연계되는 문제다. 미국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핵폭탄을 만들었다면 과연 앞으로 북한은 미국의 무엇을 믿고 핵을 포기할 수 있을까? 과연 앞으로 3주 휴회기간 동안 북한이 체제의 위험을 각오하는 전략적 결단을 내릴 수 있을까? 북한 핵문제가 북한 정권의 운명과 얽혀져 있다는 사실은 북한 핵문제가 이처럼 풀리지 않는 이유인 것이다.

2005년 8월 8일
이춘근(자유기업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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