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영화 등 주인공 이름 넣은 제목이 뜬다
가장 먼저 주목을 받은 것은 MBC 일일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이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 금순이의 이름을 넣은 이 제목은 요즘 보기 힘든 ‘촌스러운’ 이름으로 오히려 눈길을 사로잡으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촌스러운 이름을 가진 여주인공이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바로 <내 이름은 김삼순>이 그것이다. MBC 수목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은 30대 여성의 현실을 반영하면서 전국적인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김삼순 역의 김선아 역시 오랜만의 브라운관 나들이로 본인 스스로도 놀랄만큼 큰 인기를 모았다.
드라마에서 시작된 촌스럽고 특이한 이름의 인기는 영화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장금>으로 전국남녀노소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이영애와 <올드보이>의 박찬욱 감독의 만남으로 화제가 되어온 <친절한 금자씨>도 여주인공의 독특한 이름 덕에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기 쉬운 제목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지난 달 개봉 첫주 전국 100만이 훨씬 넘는 관객몰이에 성공, 또 하나의 ‘이름’ 히트작 반열에 올랐다.
여기에 또 하나의 ‘이름’을 가진 제목의 영화 <이대로, 죽을 순 없다>가 오는 18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앞선 작품들과 달리, <이대로, 죽을 순 없다>의 제목에 들어간 ‘이대로’는 중의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이대로’는 영화의 주인공 형사의 이름이다. 즉, <이대로, 죽을 순 없다>의 제목 안에 있는 이대로는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부사인 동시에 사람의 이름이기도 한 것. 지난 4월 개봉했던 <역전의 명수> 역시 제목의 ‘명수’가 보통명사인 동시에 주인공의 이름인 중의적인 단어였다.
<이대로, 죽을 순 없다>의 주인공인 ‘이대로’(이범수)는 대한민국 최강의 불량 강력계 형사로 잠복근무 땡땡이는 기본, 뇌물수수에 허풍과 구라의 지존인 못말리는 형사이다. 그러던 중 청천벽력 같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이대로’ 형사는 딸에게 남길 보험금을 타기 위해 이전에는 근처도 안가던 강력사건만 골라 순직을 시도한다. 하지만 죽고자 하면 반드시 사는 황망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영화는 끊임없는 웃음코드를 만들어낸다.
이처럼 중의적인 의미를 가진 <이대로, 죽을 순 없다>의 제목이 만들어진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원래 다른 가제로 제작준비를 하던 제작사 매쉬필름은 시나리오를 회의하던 중 풀리지 않는 부분이 생겼다. 이때 누군가가 ‘우리, 이대로 죽을 순 없지!’라고 외쳤는데 바로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었던 것. 죽어야 하지만 한편 죽기 힘든 상황을 빗대어 표현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제목은 없었다.
<올드보이>이후 <이대로, 죽을 순 없다>의 시나리오를 맡게 된 황조윤 작가와 영화사는 곧바로 주인공의 이름을 ‘이대로’로 하고 영화제목도 이에 맞게 수정하게 되면서 <이대로, 죽을 순 없다>라는 제목이 탄생되었다.
드라마에서부터 영화까지 ‘이름’이 들어간 제목이 유행처럼 되고 있는 것은 친근함과 독특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이름이라는 고유명사가 가진 친근함 여기에 현실적으로는 많은 사람들의 실제 이름이지만 외견상으로는 독특하고 어쩌면 촌스러울수도 있는 이름들이 한번 들으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올 여름 전국을 매료시키고 있는 ‘이름’ 열풍이 앞으로도 지속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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