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통화축소 시험대 앞에 선 신흥국, 펀더멘탈로 본 취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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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2013-09-03 13:10
서울--(뉴스와이어)--전 세계 금융시장이 미 연준의 일거수 일투족에 주목하고 있다. 통화정책 변화가 예상되면서 미국의 장기채권금리가 상승하고 있고 주식시장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출구전략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4월 19~20일 FOMC 의사록이 공개된 시점(5월 1일) 이후 미국 국채금리는 1.15%p(만기 10년 기준) 상승하였으며 주가지수의 변동성(VIX)도 13%p 정도 높아졌다. 국채의 대체재 성격을 갖는 금의 국제시세도 5월 이후 등락을 거듭하였다.

미 연준의 영향력에서 신흥국도 자유롭지 않다. 미국 통화정책의 출구전략이 가시화되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고개를 들면서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거듭하고 환율은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월 이후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등 주요 신흥국의 주가는 각각 11.2%, 7.3%, 23.3%씩 하락하였고, 통화가치는 14.3%, 25.7%, 12.4% 하락하였다. 일각에서는 외환보유액의 적정 수준을 거론하면서 금융위기의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이러한 금융시장의 소용돌이에서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실물부문에서는 신흥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50%를 넘고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신흥국 경제의 감속은 미약하게나마 살아나고 있는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더 나아가 신흥국의 금융위기가 실체화되는 경우 위기의 전염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이 불가피하다.

이하에서는 신흥국 경제가 어느 정도 취약한 지 알아보고자 한다. 역사적으로 발생하였던 여러 금융위기 전후 거시경제 지표의 움직임을 분석한 연구를 바탕으로 최근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신흥국의 거시경제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잣대를 제시하고자 한다.

Ⅰ. 신흥국과 선진국의 엇갈리는 명암

세계경제 성장엔진의 교체

2000년대 이후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제성장은 크게 보면 궤를 같이하는 모습이었다. 저금리와 주택가격 상승 등에 힘입은 미국 등 선진국 경제의 호황은 중국 등 제조업이 강한 신흥국의 수출을 견인하였고, 이는 다시 원자재 수출국의 호황으로 이어지는 패턴을 보였다. 수출패턴을 보더라도 과거에는 선진국간의 수출성장률이 높았으나 2000년대 이후에는 선진국-신흥국, 신흥국-신흥국의 수출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모습을 보였다.

그렇지만 이러한 성장패턴은 2008년 하반기 이후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 2008년 이후 각국의 성장률이 동시에 급락하였다. 이후 선진국은 회복이 지연되었으나 신흥국은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나타내었다. 미국과 유럽은 금융위기의 진앙지로 금융부문의 붕괴가 실물부문으로 빠르게 전이되었으나 신흥국은 금융부문의 건전성이 상대적으로 나은 가운데 선진국의 수요감소를 금리인하, 재정지출 등 확장적 경제정책으로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2년 하반기 이후 이러한 흐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 연준에서는 양적완화 중단을 비롯한 통화정책 전환을 시사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연준의 FOMC(7월 30~31일 개최) 의사록은 올해 안의 양적완화 중단을 강하게 암시한 바 있다. EU를 중심으로 한 유럽의 경제상황도 그리스 등 일부 국가의 국가채무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고 있지만 약하게나마 개선되는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중국은 올 상반기 금융시장에서 단기금리가 급상승하고 수출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그쳐 이상징후를 보이고 있다. 인도, 브라질 등은 해외로의 자본유출에 따른 환율불안, 높은 물가상승률, 국채금리 상승 등 경기부진의 여파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모습이다. 요약하면, 선진국의 경기는 상승하고 신흥국의 경기는 하강하여 경기순환이 역전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경기회복이 엇갈리는 현상(Decoupling)은 신흥국에게는 양날의 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선진국의 수요회복이 신흥국의 국내부문 수요부진을 상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반면 성장률이나 이자율 격차가 줄어들면서 신흥국 금융부문에서는 자본유출과 수익률 하락이 나타나고 경기하강에 따른 금융부실이 증가하는 등 취약성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상황이 악화된 신흥국의 경우에는 국내금융시장이 취약점을 극복하지 못하여 붕괴하거나 대외적인 충격이 증폭되면서 외환시장이 마비될 수도 있다.

Ⅱ. 신흥국의 경제적 취약 정도 측정

출구전략에 앞서 펀더멘탈에 관심을 기울여야

최근 신흥국의 금융시장 혼란의 원인으로 출구전략이 거론되고 있다. 사실 2008년 이후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을 통해 공급된 유동성이 경기회복에 일부 기여하였으나 금, 은 등 원자재에 대한 투기적 수요를 유발하고 신흥국으로의 자금유입을 촉진시킨 측면도 없지 않다. 우선 유동성 공급으로 금융불안을 가라 앉히면서 급락했던 자산가격이 회복되었다. 또한 금리를 떨어뜨리면서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위험선호도 높였다. 저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 투자할 여건을 만들었고 그 중 일부가 신흥국 투자를 늘렸다. 그러므로 이러한 과정을 되돌리는 출구전략은 이전과는 상반되는 효과를 나타낼 것이다.

그렇지만 출구전략에 따른 포트폴리오 재구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융불안이 모든 국가에서 위기를 촉발하는 것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대외부문의 부정적인 영향은 대내부문의 취약성과 결합되고 증폭되면서 금융위기로 나타났다. 1994년 미국의 금리인상 당시 발생한 멕시코 금융위기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대한 긍정적 기대로 인한 멕시코로의 자본유입 및 그에 따른 환율절상뿐만 아니라 멕시코 국내금융부문의 과도한 팽창 후 발생했다. 이어진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는 각국의 부동산 버블이나 투자과열 등 국내금융부문의 취약성으로 인해 크게 악화된 측면이 크다. 반면 2008년 서브프라임 위기에서 신흥국들은 성장률이 하락하기는 하였으나 본격적인 금융위기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외환보유고의 많고 적음, 경상수지 크기, 외채의 규모에 더해 각국 경제의 건전성에도 주의를 기울어야 할 것이다. 자기실현적 기대에 의한 금융위기나 외부의 환투기에 의한 금융불안 등의 사례도 있으나 기초체력이 튼튼한 경제는 금융위기의 태풍을 잘 버텨낼 수 있다. 또한 경제적 취약성은 외환위기가 아니라 해당 국가의 은행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주의를 기울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2003년의 신용카드버블, 1990년대초 미국 S&L 위기 등이 대표적이다. 두 사례의 경우 국내금융시장의 불안이 외환위기로 이어지지 않았다.

주식가격이나 경상수지 적자만으로는 경제전체를 조망하지 못해

대체로 금융불안은 주식가격 하락과 환율불안으로 표출된다.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급상승하는 것은 정책당국자들이 금융시장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므로 최근 인도, 인도네시아 등의 주가가 급락하고 환율이 급상승하는 현상은 금융위기의 전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렇지만 모든 주가와 환율가치의 하락이 금융위기를 예고하는 것은 아니다. 금융위기와 주가 및 환율의 움직임은 동행할 수도 있고 무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1987년 미국에서 발생한 주가폭락은 경기침체와는 무관한 일이었다.

경상수지의 경우에도 인구구성이나 경제발전 정도에 따라 적자가 지속될 수 있고, 일시적으로 수출입품의 가격 급등락에 따라 변동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경상수지 적자에 대해 일률적인 기준(예를 들어 3%)을 적용하여 금융위기 가능성을 거론하는 것은 다소 비약일 가능성이 있다. 마찬가지로 대외부채도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투자 중 일부만을 집계하고 있고 만기에 따라 영향력에는 차이가 있다. 동유럽 국가들처럼 은행부문의 상당 부분이 외국계여서 대외부채비율이 높아 보일 수 있으므로 해석에 주의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본고에서는 앞서 거론한 지표들 이외에 금융위기에 선행할 수 있는 거시지표들을 선정하여 분석하였다. 우선 국내부문의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통화승수(M2/M1 비율), 실질이자율, 산업생산, 주식가격, 물가상승률 등 5가지 지표를 선정하였다. 그리고 대외여건에서는 수입, 수출, 실질환율, 교역조건, 미국과의 이자율 차이 등 5가지 지표를 대상으로 분석하였다. 해당 거시경제지표의 증가율이 과거에 비해 높은 상황이 최근에 계속되고 있는지를 분석함으로써 금융위기의 징후를 평가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최근 달의 주가지수 변동율(전년동기비)이 과거 13년 6개월 중 가장 낮은 순으로 일정 %(예컨대 15%)에 드는지, 최근 이런 경우가 얼마나 자주 나타나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본 분석에서는 해당지표들의 증가율이 총분석기간(2001.1~2013.6)중 상위 15%에 드는 경우를 임계치로 설정하였다(9페이지 참조).

신흥국 신용팽창과 경기하강의 위험에 노출

10개 거시경제 지표 분석을 통해서 주요 신흥국의 현재 상황을 가늠하여 보았다. 우선 국내부문의 불균형을 보여주는 지표인 통화승수, 실질이자율, 물가상승률, 산업생산에서는 아시아, 중남미 등지의 많은 신흥국들이 여러 지표에서 임계치를 넘어서는 모습을 보였다.

우선 아시아 지역에서는 인도가 통화승수, 물가상승률, 이자율, 산업생산 등 4개 지표에서 임계치를 꾸준히 넘어서는 모습을 보여 신용팽창에 따른 위기징후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예를 들어 물가상승률의 경우 2012년 1월 이후 전년동월기준으로 지난 13년간의 최고 상위 15%에 드는 경우가 6개월이었다. 즉 신용팽창이 산업생산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물가상승률만 높이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산업생산, 이자율 등 2개 부문에서 임계치를 넘어서는 등 경제적 취약성을 드러내는 모습이었다. 베트남도 산업생산, 통화승수 등 2개 지표에서 최근 들어 임계치를 넘어서는 경우가 많아 점차 경제적으로 취약해지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중국은 2012년 중반 이후 통화승수, 이자율, 산업생산, 주가지수 등 4개 지표에서 임계치를 넘어서는 모습을 나타내어 신용과잉에 의한 문제와 실물부문의 부진이라는 문제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중남미 국가도 통화승수와 이자율 지표가 임계치를 넘어서는 모습을 나타내었다. 즉 통화관리가 느슨하여 신용과잉의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칠레의 경우 산업생산 지표도 간간히 임계치를 넘어서는 현상이 보였다. 이는 구리 등 칠레의 주요 수출품에 대한 수요부진의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의 경우 물가를 제외한 통화승수, 이자율, 산업생산 등 3개 지표에서 임계치를 넘어섰고, 아르헨티나도 산업생산, 물가상승률, 이자율 등 3개 지표에서 임계치를 넘어서는 모습이어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신흥국의 대내지표들을 점검한 결과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어 신용팽창의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보이나 물가상승률 측면에서는 대체로 양호하다. 금융부문에서는 신용팽창에 따른 자산가격 버블에 주의가 필요하다. 산업생산 측면에서 회복이 더디고 최근 들어 활력이 떨어지는 국가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에 더해 인도, 아르헨티나는 물가상승률까지 높은 상황으로 나타나 경제적으로 가장 취약한 상태로 보인다. 그 다음으로 브라질, 베트남이 경제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처해있다.

일부 신흥국, 교역조건 악화와 수출부진으로 위험도 높아져

다음으로 신흥국의 대외부문의 취약성을 살펴보았다. 대외부문의 취약성은 첫째, 수출입품의 상대가격이 해당 국가에 불리하게 변동하는 경우에 나타난다. 과거 1970년대와 80년대 오일쇼크로 인해 석유수입국의 경상수지가 악화되면서 많은 국가들이 외환위기를 겪었다. 다른 사례로는 유럽 통화통합 후 각국의 물가상승률 차이가 환율 조정으로 해소되지 못하면서 경상수지 적자가 누적된 그리스, 스페인 등은 국채위기를 경험하였다.

이러한 경우는 실질실효환율에서도 나타난다. 실질실효환율이 고평가되면 수출 수요가 줄어들고 수입 수요는 증가하여 대외수지가 악화된다. 대외수요의 부진으로 수출이 감소하는 경우나 내수확대에 따른 수입증가를 통해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다. 마지막으로 미국과의 이자율 차이를 들 수 있다. 최근처럼 미국과의 이자율 차이가 높을 경우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에 따라 자본수지가 급격하게 악화되어 외환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기준으로 5개 거시경제지표를 통해서 신흥국의 대외부문을 점검하였다. 우선 대외부문에서 인도네시아는 교역조건, 수출 등 2개 지표에서 임계치를 넘어섰다. 중국, 태국은 실질실효환율, 수출, 이자율 차이 등 3개 지표에서 임계치를 넘어섰다. 한편 타이완은 수출, 실질실효환율 2개 지표에서 임계치를 넘어섰다.

중남미 국가 중에서는 멕시코가 교역조건, 실질실효환율에서 임계치를 넘어섰으나 수출에서는 임계치에 미달하였다. 통화가치 상승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수출이 큰 타격을 받고 있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는 미국의 경기회복에 따라 멕시코 수출이 양호한 사실과 관련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반면 칠레는 이자율 차이, 교역조건, 수출 등 3개 지표, 브라질은 수출, 교역조건 2개 지표에서 위험 수위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신흥국의 대외부문 취약성을 점검한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대부분의 신흥국들이 세계경제의 부진에 따라 수출증가율이 과거 10여년간의 기간중의 하위 15% 범위의 낮은 증가율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둘째, 일부 국가들은 미국과의 이자율 차이가 커서 향후 미국통화정책의 진로에 따라 자본수지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셋째, 일부 신흥국의 경우에는 실질실효환율이 상대적으로 고평가되어 있어 경상수지 부문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칠레, 인도네시아 등 자원수출국은 수출품 가격하락에 따라 교역조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종합하면 신흥국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금융위기에 따라 실질환율이 높아지고 수출은 부진하면서 경상수지가 악화되고 있으며, 이에 더해 일부에서는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에 따라 자본수지도 추가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국가별로는 브라질, 칠레, 인도 등 취약한 편

임계치를 넘은 대내외 거시지표 10개를 현재 시점과의 시간적 거리로 가중평균을 구하여 각국의 위험도를 계산하였다. 예를 들어 물가상승률이 2012년 1월에 임계치를 넘은 경우 1/18, 2013년 6월에 넘은 경우 18/18 등 최근의 지표에 가중치를 주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서 각국의 취약 정도를 살펴보면 브라질 2.97, 중국 2.79, 칠레 2.48, 인도 2.37, 베트남 2.15 등으로 높았다. 특히 인도의 경우 추세적으로 악화된 지표가 많을 뿐 아니라 절대 수치에서도 다른 나라에 비해 열악한 지표가 많아 가장 취약한 경우로 분류할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0.98), 필리핀(0.97), 타이완(0.84) 등은 상대적으로 취약도가 낮은 편으로 분석되었다.

취약도 지수와 임계치를 넘은 항목을 분석하면 중국의 경우 최근 경제지표가 지난 10여년간의 추세에 비해 낮기 때문에 취약도가 높게 분석되지만 산업생산, 수출 등의 절대수치(증가율면에서도)는 다른나라에 비해 취약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 대외자산 규모 등을 볼 때도 외환위기의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중국 내 금융부문의 부실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올해 상반기에 불거진 그림자 금융의 문제는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은 금융부문의 부실과 수출부진으로 외환위기가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Ⅲ. 맺음말

우리와 밀접한 국가의 위험도 높아 주의가 필요

이 글에서 쓰인 방법론에서는 경제의 기초체력(fundamental)에 해당되는 통계들을 다루었다. 금융위기는 은행위기(banking crisis)와 외환위기(balance of payment crisis)로 구분되나 경상수지나 외채규모 분석을 통해서는 은행위기 가능성을 찾아내기 힘들다. 또한 경상수지나 외채는 투자나 소비의 의사결정 후에 결과물로 도출되는 것으로 경기순환과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적으며 비유하자면 ‘사태의 근본원인’이라기보다는 ‘증상’에 가깝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물가상승률 얼마 이상, 국가부채 얼마 이상은 위험하다는 기준은 한 경제의 현재 상태를 보여줄 수는 있지만 금융위기는 경제의 기초체력 저하에서 발생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기초체력의 변화를 나타내지는 못한다는 한계도 있다.

경제의 기초체력과 관련된 10개 주요 거시경제지표 분석을 통해서 아시아, 중남미 신흥국들의 위기 가능성을 평가한 결과 상당히 많은 국가들이 금리는 낮은데 수출품 가격하락과 수출부진으로 산업생산의 회복이 미진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브라질 등 일부 국가는 물가상승률도 높았다. 그렇지만 주가지수와 환율부분에서는 임계치를 넘지는 않았다. 최근의 하락세가 크기는 하지만 주가지수 하락률과 환율의 절하정도가 과거에 비해 극히 심하다고는 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분석방법의 한계일 가능성도 있고 일부 통계를 생산주기기와 신뢰성 문제로 배제시킨 탓도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가가 상승하였다면 최근의 주가하락으로 인한 위험도 상승은 포착되지 않을 수 있다. 임계치를 넘지 않은 지표의 경우에도 정책대응과 외부환경 변화에 의해 위험도가 커질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러한 한계를 인정하더라도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은 경제적으로 상당히 취약한 상태에 있어 미국의 출구전략,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에 의한 원유가격 상승 등의 외부충격이 경제적 취약성과 맞물려 증폭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이들 국가는 우리경제와 무역과 투자부문에서 중요한 파트너이며 최근까지 세계경제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한 국가들이어서 최근의 신흥국 불안이 우리경제에 상당한 정도의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고 하겠다.[LG경제연구원 정성태 책임연구원]

* 위 자료는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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