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중국 소비시장의 트렌드 세터 스마트 바이링(白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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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2013-09-10 12:00
서울--(뉴스와이어)--1. SMART 바이링에 주목하는 이유

작년 5월 시작된 절전형 가전제품에 대한 구매 보조금 지급 프로그램이 당초 계획대로 지난 5월에 만료되었다. 이로써 2007년 12월 가전하향(家电下乡) 실시로 시작된 중국의 소비 부양책 시리즈가 5년 6개월 만에 일단락되고, 중국 소비시장의 홀로서기 시험이 시작되었다. 지금까지의 경과를 보면, ‘소비가 투자나 수출을 대신하여 안정적으로 경제성장을 이끌어 주었으면’ 하는 중국 정부의 바람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 같다. 올해 2분기에 소비의 성장기여도는 3.4%로, 투자의 성장기여도 4.1%보다 낮았다. 2011년 1분기 이후 올 1분기까지 9개 분기 동안 소비가 투자보다 성장에 더 많이 기여를 해왔는데, 그 흐름이 역전된 것이다.

소비 확대 속도가 느린 것은 중국 경제의 중속성장 단계 진입에 따라 소득 증가세가 둔화하고,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소득 재분배, 신형 도시화 등 내수 활성화를 겨냥한 정책들이 아직 이렇다할 효과를 낳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시장 성장이 미진한 가운데 시장경쟁이 한층 더 가열되면서 중국 소비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의 실적은 2011년 이후 부진한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기업들이 중국 소비시장에서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은 소비자들의 태도 변화 측면에서 두드러진다. 2009~2010년은 짧지만 강력했던 소비 버블 시기였다. 상류층은 국경을 넘나들며 고가(高價) 사치품을 대거 사들였고, 중간계층들은 강력한 소비부양책에 이끌려 가전, 자동차 등 내구재를 앞다퉈 장만했다. 신분재의 성격이 강한 일부 제품 시장에서는 값이 비쌀수록 잘 팔리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하지만 2011년 이후 경기부진 장기화 전망이 확산되면서 과소비 열기는 빠르게 사그라들었고, 성능 대비 가격 (性价比)을 기준으로 구매 결정을 하는 이성적인 소비관행이 되살아났다.

발전모델 전환이 순조롭게 이루어져 소비시장 성장이 본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 중국 소비시장 기업들은 삼중고(三重苦)에 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전반적인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고, 신생기업 참여와 새로운 유통채널 등장으로 시장경쟁은 갈수록 격화되어가고, 고객들의 요구는 점점 까다로워질 것이다. 이에 따라 시장 트렌드를 잘 읽어내고, 이익 기여도가 높은 고객군을 잘 찾아내 시장을 선점하거나 시장 지위를 강화할 수 있는지 여부가 기업의 성공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본고에서는 중국 소비시장의 미래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로 ‘스마트(Smart) 바이링(白领)’ 계층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 계층은 소비 관념이나 라이프 스타일 면에서 중국 소비시장의 신조류를 전형적으로 잘 반영하고 있으며, 존재 기반으로 미뤄볼 때 앞으로도 이런 트렌드를 점점 더 확산시켜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링은 ‘화이트 칼러(white collar)’를 그대로 옮긴 중국어 단어이며 본고에서의 스마트 바이링은 현재 중국의 화이트 칼러 계층 가운데 아래의 다섯 가지 특징을 보이고 있는 그룹을 지칭한다.즉, 일정한 소득 제약(Middle Income) 하에서 새로운 유통채널이나 금융적 수단을 활용한 합리적 소비를 통해 최신 유행을 추종함과 동시에 개성을 추구하고(Sensible & Trendy), 자신의 건강과 권익을 지키려 노력하는 것은 물론 당대의 사회 문제들에 관심을 갖고 소외계층을 돕기 위한 의미 있는 활동에 적극 나서는(Active & Responsible) 바이링 계층이다. 두문자어(acronym)를 정리하면 ‘S·M·A·R·T’로 표현될 수 있다.

스마트 바이링의 모습은 한국을 비롯한 서구사회의 동시대 화이트 칼러 계층과 크게 다르지 않아, 우리 시각에서는 ‘S·M·A·R·T’라는 행태 특성이 별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의 현대사 속에서 스마트 바이링은 대단히 문제적인 계층이며, 이 계층의 등장은 획기적인 의미를 지닌 ‘일대사건’이라 할 수 있다. 1970년대 말까지만 해도 화이트 칼러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던 곳에서 불과 30년 만에 서구의 화이트 칼러층에 대응하는 일군의 사람들이 등장했고, 더욱이 이들이 사회 관념과 라이프 스타일, 소비 패턴 등 여러 측면에서 중국 사회의 향후 전개 방향과 맞물리는 정체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2. 바이링의 세대 변천

바이링 계층은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친 세대 변천을 겪었다. 바이링의 역사적 연원은 개혁개방 초창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화이트 칼러’라는 말은 수입되었지만, 그 의미에 부합하는 계층을 현실에서 찾을 수가 없었다. 1990년대 초반에 들어서야 민간기업의 본격적 발전의 부산물로 서구적 의미의 바이링 계층이 형성되었다. 1999년 대학 정원 확대와 2001년 말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의 영향이 가시화된 2003년 이후엔 바이링이 급속한 양적 팽창을 거듭한 결과 바이링 내부에서 계층분화가 전개되면서 바이링 계층은 단일계층으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짧고 강력했던 2년여의 소비 버블기를 거쳐 사회 분위기가 차분해지면서 여러 측면에서 뚜렷한 정체성을 갖춘 일군의 바이링들이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1) 1세대 바이링(1978~1991) : 외국계 회사에서 일하는 극소수 외국어 인재

1978년 중국이 개혁개방 노선을 채택한 뒤 외국기업들이 속속 중국에 진출했다. 처음 중국에 들어간 외국기업들에겐 언어장벽이 가장 큰 문제였다. 자연히 외국어를 할 줄 아는 현지인재들이 각광을 받았다.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 일찍이 해외유학을 할 수 있었던 사람이나 독학으로 외국어를 습득한 사람들이 연령이나 성별과 무관하게 외국기업에서 일할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개혁개방과 함께 서양의 낯선 문물이 쏟아져 들어왔다. 홍콩을 경유해 수입된 ‘바이링’이란 단어도 그 중 하나였다. 서구 문물에 익숙치 않았던 중국인들은 이 단어가 일정한 특징을 갖춘 직업계층 혹은 사회계층을 가리킨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흰 셔츠를 입고 일하는 사람들’로 받아들였는데, 당시 이런 사람들은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는 중국인들 말고는 없었다. 그리하여 1990년대 초까지 ‘바이링’은 C. 라이트 밀스가 담아내고자 했던 본래 의미에서 벗어나 외국계 기업의 중국 직원들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이런 ‘바이링’은 당시 젊은 대학생들이 선망하는 최고의 직업이었다. 대학 교정에서조차 자본주의에 대한 경계감과 서구문물에 대한 혐오감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이었으나, 국유기업이나 공공기관 임금의 5~20배의 보수를 받고 현대식 사무용품(전화, 팩스 등)이 완비된 깨끗한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퇴근 후엔 고급 레스토랑에서 외국인 직장 동료와 영어로 대화하는 ‘바이링’의 모습은 영락없는 상류층의 라이프 스타일로 받아들여졌다. 최상위 인재들이 국유기업이 제공하는 직업 안정성과 적잖은 복지 혜택을 외면하고 외국기업의 문을 두드리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바이링’들은 비즈니스 상으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1세대 바이링들은 계획경제의 그늘에서 채 벗어나지 못한 물자부족 시대를 살았다. 1953년 계획경제의 돛을 올리면서 중국 정부는 부족한 물자를 적절히 분배하기 위해 물자배급표(票证) 제도를 도입했다. 배급표 발행 대상 품목은 곡물, 식용유, 면직물, 비누 등 기본 생활물자는 물론 가전제품, 시계, 자전거 등 대다수 제조상품을 망라했다. 생산력이 향상되어 공급이 많아진 물자 배급표는 서서히 유통영역에서 퇴장했으나, 물자가 부족한 품목의 경우 아무리 돈이 많아도 배급표가 없으면 구입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당시 중국 사회 상류층의 당당한 일원이었던 1세대 바이링들로서는 중국 내에서 자신들의 소득수준에 어울리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찾기 힘들었다. 당시 중국은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측면에서 여전히 낙후한 상태에 머물러 바이링 계층이 일반인들과 차별화되는 소비문화나 라이프스타일을 형성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2) 2세대 바이링 (1992~2002년) : 서구적 의미의 ‘화이트 칼러’ 계층 형성

10여년 간의 개혁개방 동안 시장 시스템을 도입해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개혁함으로써 중국 경제는 고속성장을 지속하고 중국민들의 생활수준은 현저히 개선되었다. 하지만 부작용과 후유증도 적지 않았다. 국유 부문 축소와 사영(私營)과 외자를 포함한 비(非)국유 부문의 확대는 경제에 대한 국가의 통제력 약화를 초래했다. ‘선부론(先富论)’에 입각해 불균형 성장전략을 강력하게 추진한 결과 지역 간, 산업 간, 계층 간 격차가 크게 확대되었다. 계획과 시장의 결합에 따라 국가가 정한 가격과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이 공존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물자 부족이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상황에서 가격의 이중 구조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켰다. 경제적 모순과 사회적 갈등이 점차 고조된 끝에 동구 사회주의의 개혁 물결에 영향을 받아 자유화 및 민주화에 대한 요구로 터져나온 것이 1989년 6월의 천안문 사태였다. 천안문 사태는 중국 지도부 내에서 그에 대한 대처 방법과 향후 개혁개방의 진로를 둘러싼 심각한 혼돈과 갈등을 낳았다. ‘개혁개방의 총설계자’ 덩샤오핑(邓小平)은 위기 정국을 안정시킨 뒤, 1992년 초 선전, 주하이 등 중국 남부지역을 방문할 때 더욱 더 강도높은 개혁개방 추진 의지를 천명한 ‘남순강화(南巡讲话)’를 발표하여 혼란스런 정국을 수습했다.

남순강화에 힘입어 개혁개방은 더욱 강화되고 가속화되었다. 1992년 이후 1997년(동아시아 금융위기)까지 6년간 대(對)중국 외국인직접투자(FDI) 금액은 연평균 47.7% 증가하여, 남순강화 전의 6년간(1986~1991년) 증가율 14.3%를 크게 웃돌았다. 개방 확대와 시장 시스템 확산으로 인해 사영기업, 외상투자기업 등 비(非)국영 기업이 빠르게 발전했다. 1999년 5만1,000여개였던 국영기업은 2002년 2만9,000여개로 급감했으나, 사영기업은 이 기간에 1만5,000여개에서 4만9,000여개로 급증했고, 외상투자기업은 1만1,000개에서 1만5,000개로 증가했다. 1994년 당시 사기업 직원 수는 1980년대 말의 7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1993~2000년 9년간 국유기업의 공업 총생산 금액은 연평균 2.7% 감소했으나, 사영기업과 외상투자기업의 경우 각각 98.5%와 29.4% 증가했다.

이 시기 바이링 계층에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바이링’ 요건 중에서 ‘외국계 직장’ 기준이 사라진 점이다. 호텔, 무역업체 등 급성장한 민영 서비스 기업의 직원들이 소득, 근무환경, 라이프 스타일 등 제반 측면에서 1세대 바이링과 별 다를 바 없는 모습을 보이면서, 사회적으로 ‘바이링’으로 인정을 받았다. 기업 업무의 분화 및 전문화로 ‘외국어 구사 능력’ 이외에 ‘전문적 업무 역량’이 바이링의 요건에 추가되었다.

2세대 바이링의 대다수는 중국의 명문대학을 졸업한 뒤 전문 분야에서 어느 정도 실력을 쌓은 젊은 지식근로자들이었다. 그들은 번듯한 학벌을 앞세워 잘 나가는 회사에서 후한 보수를 받은 덕택에 당시 중국 사회의 중상층으로 편입되었다. 한때는 천안문 광장에서 민주화를 외치던 ‘펀칭’(愤青·분노의 젊은이)이었을 수도 있는 그들은 이제 젊은 날의 좌절된 이상을 경제적 안위로 보상받고자 했다. 타인과 사회에 대해 냉담하고 무관심한 대신 소비생활에선 기호와 취향을 거리낌 없이 드러냈다. 전 시기를 통틀어 바이링 계층의 소비성향이 가장 높았던 때가 이 시기였고, 일반인들의 눈에 바이링들이 상류층과 다름없는, 혹은 상류층보다 더 세련된 소비문화를 선보인 것도 이 시기였다. 하지만 보통 근로자들보다 서너 배 많은 월급을 받고, 이런 소득을 당당하게 소비로 연결시키는 바이링들의 소비패턴은 일반인들이 따라하기엔 힘에 부치는 것이었다. 당시 중국인들의 경제 관념으로 보건대, 이 시기 바이링들의 소비생활에는 세련된 것 이상으로 ‘눈꼴 사나운’ 혹은 ‘티를 내는’ 면이 있었다. 이런 이유로 이 시기 바이링들은 소비시장 트렌드를 주도하는 데까진 나아가지 못했다고 볼 수 있지만, 나름 무시할 수 없는 고급 틈새시장을 창출했던 것만은 분명하다. 바이링의 생활을 모델로 한 영화가 각광을 받았고, 바이링들의 고품위 취향을 겨냥한 명품 쇼핑몰이 대도시의 활기넘치는 거리에 하나 둘 등장하기 시작했다. 낯설고 신선한 외국 제품들도 쏟아져 들어왔다. 1992년 베이징의 왕푸징(王府井) 거리에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맥도날드 매장이 들어섰고, 1999년 화장품 브랜드 로레알이 중국에 첫번째 숍을 열었다.

‘화이트 칼러’라는 용어를 처음 제기한 C. 라이트 밀스의 책 <화이트 칼러: 미국의 중산계급>에서 화이트 칼러 계층은 ‘지식과 기술을 바탕으로 높은 보수를 받고, 대중적 취향을 거부하는, 대규모 조직의 관리 및 전문 업무 종사자들’로 정의되어 있다. 이 기준은 1990년대 중국 바이링 계층이 보여준 특성과 부합한다.

(3) 3세대 바이링 (2003~2008년) : 바이링의 분화와 단일계층으로서의 정체성 상실

바이링들의 생존조건은 2003년을 전후해 크게 달라지는데,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대담한 사회주의 시장경제 노선 추구, 그리고 대졸 노동력 급증 등이 결정적 계기였다.

2001년 11월 WTO 가입으로 글로벌 경제에 전면적으로 편입된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때까지 중국 경제는 유례없는 고속성장을 경험했는데, 여기에는 수출 증가의 기여도가 컸다. WTO 가입과 동시에 최혜국 대우를 받으면서 수출이 빠르게 늘기 시작했고, 외자에 대한 기업소득세율 15%로 인하(2002년 4월, 중국 기업은 33%), 수입 농산물 및 공업 제품에 대한 관세 인하(2003년 1월, 평균 관세율은WTO 가입 전 15.3%에서 11%로 하락), 상업 및 서비스업 FDI에 대한 규모, 지역 및 지분 제한 철폐(2003년 1월) 등 시장개방 조치가 착착 이뤄지면서 대외교역이 급증했다. 대내적으로는 과감한 시장화 개혁이 추진됨으로써 사영기업이 주도하는 민간 부문이 한층 더 빠르게 발전했으며, 마침내 장쩌민(江泽民)이 제창한 ‘3개 대표론’으로 정치사회적 영향력까지 인정을 받게 된다.

이런 거시환경 요인들보다 더 직접적으로 바이링 사회에 충격을 줬던 것이 1999년 시작된 대학 정원 확대 정책의 수혜자들이 사회에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고학력 노동력의 공급이 급증한 것이었다. 1999년 대학 정원은 전년보다 46만여명 늘어났는데, 이는 1991~1998년 7년간의 정원 증가 규모와 맞먹는다. 이 여파로 2003년 대졸자 수는 187만 여명으로 전년보다 54만여명 증가했다. 대졸자 수는 이후 6년간 연평균 25% 늘어나, 증가 속도가 기업 투자(20%)보다 빨랐다.

대졸 취업자가 급증하고, 정부기관 공무원들이 2004~2006년의 대폭 임금 인상을 수반한 공무원 임금체제 개혁을 계기로 바이링 계층에 편입되면서 바이링의 양적 규모는 크게 확대되었다. 전체 고용시장에서 공급 초과가 지속되는 가운데 바이링의 규모 확대는 이 계층의 임금 상승 속도의 전반적 둔화를 낳았고, 이는 바이링 내부의 계층 분화로 이어졌다.

사무직 지식근로자의 공급이 단순노무직에 비해 빠르게 확대되면서 바이링과 일반근로자 간의 임금격차가 점차 줄어들었는데, 이는 특히 하층 바이링들에게 집중적으로 타격을 주었다. 반면 생활비는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많은 바이링들이 스스로를 ‘가짜 바이링(伪白领)’이라 부르며 자괴감을 드러냈고, 세상 물정에 밝은 대학생들은 ‘바이링이 되겠다’는 오랜 목표를 포기하고 대신 창업을 꿈꾸기 시작했다. 2006년 인터넷에 등장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웹툰의 주인공 ‘장샤오허(张小盒)’는 이러한 중하층 바이링의 심볼이었다.

한편 외국계 기업이나 금융회사에 다니는 일부 바이링들은 사상 최고 수준의 연봉은 받았다. 이들은 소득수준과 소비생활 면에서는 상류층에 속했으나, 전반적인 라이프 스타일에서는 장샤오허와 다를 바가 없었으며, 직장 업무의 강도와 스트레스는 오히려 더 컸다. 이 시기 바이링들의 생활고는 월급이 오르지 않아서가 아니라 소비 표준이 월급보다 훨씬 빨리 높아진데서 연유했다. 단적인 예가 결혼 준비 비용의 급상승이다. 2000년대 들어 중국에서 이른바 ‘필수 혼수 품목’으로 꼽힌 것이 자동차(车子), 주택(房子), 돈(票子) 등이었는데, 자동차와 주택을 마련해 번듯이 장가갈 준비를 하려면 10년 이상의 월급에 해당하는 돈을 모아야 했다. 실제로는 결혼하기 전에 먼저 집을 사고 자동차는 결혼 후에 사거나, 집을 살 때 80%까지 은행 대출을 받는 방식으로 실질적으로 필수품 장만 기간을 늘리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자동차와 주택 시장의 성장률은 2000년대 들어 줄곧 전체 소비시장 성장률을 상회했으며, 2009~2010년 소비 버블기에 최고조에 이르게 된다. 2000년대 들어 중국 부유층의 사치품 소비가 대외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으나, 이 시기 중국 소비시장의 성장을 이끈 가장 중요한 동력은 바이링 계층의 과소비였다고 할 수 있다.

3세대 바이링들의 생활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요인은 인터넷으로, 3세대 바이링은 인터넷과 ‘함께’ 성장하거나 인터넷 ‘속에서’ 태어나 자란 이들이라고 할 수 있다. 1997년 12월부터 가능해진 중국 민간의 인터넷 이용은 2000년대 들어 빠르게 확산되어, 불과 수년 만에 인터넷이 생활의 기본 인프라로 자리를 잡았다. 인터넷은 바이링들의 업무 방식에 혁명을 초래했으며, 사회와 세계에 대한 관념과 접근방식을 바꿔놓았다. 공권력의 부당성이 이슈화된 순즈강(孙志刚) 사건(2003년), SARS 위기 당시(2003년) 당국의 위기관리 능력 부재에 대한 비판 등 일련의 국내 이슈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과 비판에서 인터넷은 특유의 위력을 과시했다. 중국 정부는 서둘러 ‘인터넷 상에 또 하나의 만리장성’, 즉 인터넷 검열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그결과 중국 네티즌들의 관심이 다오위다오(钓鱼岛) 영유권 분쟁 등 대외 이슈를 향하기 시작하면서 이 시기 중국의 ‘인터넷 정치’를 ‘인터넷 민족주의’로 특징지웠다.

인터넷은 바이링들의 소비생활에도 혁명적인 변화를 초래했다. 바로 인터넷 쇼핑이다. 최초의 B2C 인터넷 쇼핑몰인 ‘8848网站’이 1999년 5월 설립되었으며, 현재 중국 최대의 인터넷 쇼핑몰인 타오바오(淘宝)가 2003년 5월 업무를 개시했다. 구매의 편리성과 저렴한 가격이라는 강점을 가진 인터넷 쇼핑은 고(高) 소득에 대한 기대가 허망하게 무너진 중하위 바이링들이 자신의 사회적 신분에 맞다고 생각되는 물건을 전에 생각지도 못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했다.

3. SMART 바이링의 등장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바이링들의 의식과 라이프 스타일에 커다란 충격을 줬다.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바이링 계층은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른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먼저, 바이링들은 소비생활에서 직전 세대의 과소비 양상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가고 있다. 금융위기는 종전의 ‘수출과 투자 위주의 불균형 성장전략’에 대한 근본적 회의를 낳았고, 중국 정부는 과감한 전환 및 개혁 작업에 착수한다. 이는 성장제일주의의 포기를 의미했으며, 중국인들에겐 ‘미래 소득 성장에 대한 기대를 낮춰야 한다’는 메시지였다. 하지만 바이링들은 여전히 일반대중들에 대한 우월감을 갖고 있었고, 세련되고 개성적인 생활에 대한 열망을 떨쳐내지 못했다. 바이링들은 소비 욕구와 소득 수준 간의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소득 수준에 맞춰 소비를 줄이는 축소균형 방식을 택하지 않았다. 그 대신 한편으로는 부모로부터의 소득 이전, 신용카드를 이용한 미래소득 당겨쓰기 등으로 경상소득을 보충하고, 다른 한편으론 비용 대비 효과를 제고하는 유행 추구, 온라인 쇼핑을 통한 코스트 절감 등의 소비 스타일 조정을 통한 확대균형 전략으로 대응했다.

금융위기는 또한 바이링들의 의식과 정서가 사회 현안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계기가 되었다. 금융위기를 통해 명백한 한계를 드러낸 과거 발전모델은 지난 30여년 간 빈부격차, 부패, 환경오염, 자원 남용, 교통체증, 식품 안전사고 등 각종 사회문제들을 배태하고 조장해왔다. 금융위기 이후 이러한 문제들이 한꺼번에 현안 이슈로 등장하면서 중국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혜택받은 이들에게 양심과 책임감을 일깨웠다. 시대 흐름에 공명하여 자신들의 권익을 지키고, 동시에 소외계층을 돕고 사회 불의에 대항하는 것에서 삶의 의미와 보람을 찾는 바이링들이 늘고 있다.

현세대 바이링들은 연령, 직업, 지역적 분포 등 일반적 특성 면에서는 전 시기 바이링과 기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조성된 새로운 생존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가치관과 라이프 스타일 면에서 커다란 변화를 겪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S·M·A·R·T’로 요약되는 특징을 갖추게 된 바이링들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1) Middle income : 스마트 바이링은 소득 기준으로 중국 사회의 중간계층

현세대 바이링들은 3세대와 마찬가지로 소득 기준으로 볼 때 단일한 계층에 속하지 않는다. 몸값이 천정부지인 엘리트 바이링들은 상류층 혹은 부유층에 속하고, 소득이 적어 ‘가짜바이링(伪白领)’을 자칭하는 이들도 적잖이 존재한다. 소득이나 소비 수준이 중국 사회의 중간층 혹은 중산계층에 해당하는 바이링 중에서 ‘S·M·A·R·T’의 특성을 보이는 부류가 우리가 주목하는 스마트 바이링이다.

중국 사회가 전환기에 진입하면서 최근 중산계층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중산층의 성격이나 비중에 대한 논의는 백화제방(百花齐放)의 양상을 띠고 있다.9 그 중 소득과 직업을 기준으로 중산계층을 추출한 중국사회과학원 리춘링(李春玲) 박사의 연구가 본고와 관심 방향이 일치한다. 리 박사는 중국의 ‘중산계층’을 크게 ‘자본가 계층’, ‘전통적 중산계층’, ‘신 중산계층’(전문직종 종사자, 기업 간부, 공무원), ‘주변중산계층(보수 수준이 낮은 바이링, 기타 근로자) 등으로 나눴는데, 이 가운데 주변 중산계층에 대한 규정이 ‘신세대 바이링’의 특징과 대체로 일치한다.10 그가 꼽은 주변 중산계층의 특징은 젊은 세대, 높은 교육 수준, 높은 민주 의식 및 정치 참여도 등이다. 스마트 바이링은 소득과 직업 면에서 주변 중산계층의 대부분과 신 중산계층의 일부를 합한 그룹에 해당한다.

일부 컨설팅 업체들도 중국 소비시장 연구의 일환으로 중국의 사회계층을 구분했는데, 맥킨지의 경우 2010년 현재 가구 소득 기준으로 부유층(가구 소득 3만4,000달러 이상), 상층 중산층(1만6,000~3만4,000달러), 대중 중산층(9,000~1만6,000달러), 빈곤층(9,000달러 미만) 등으로 분류한 바 있다.

본고에서는 ‘대도시에 거주하는 근속연수 2년 이상의 화이트 칼러’라는 정성적 기준에 근거하여 2012년 현재 월급 6,000~1만5,000 위안 수준을 스마트 바이링의 소득 표준으로 삼는다.11 이 기준에 해당하는 바이링은 가구 기준으로 약 3,800만 가구, 인구 수로는 약 1억 명으로, 전체 도시 인구의 약 14%에 해당한다.

(2) Sensible & Self-conscious :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소비생활에서 확대균형 추구

3세대 바이링들은 높은 소비 표준과 낮은 소득 간의 딜레마에 대한 안정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과소비 행태를 힘겹게 이어갔다.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미기 위한 기본조건을 갖추는데 청춘의 대부분을 바쳐야 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12

금융위기 이후 도시, 특히 대도시의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이런 딜레마는 더욱 악화되었다. 강력한 규제로 2004~2005년의 급등세가 꺾인 집값은 주택에 대한 실질적 소유권을 인정한 물권법의 통과(2007년 3월)와 베이징 올림픽 관련 투자 증가의 영향으로 2007년 봄부터 또 다시 급등세를 나타냈다. 2006년 4월 처음 인터넷에 등장한 ‘팡누(房奴·집의 노예)’가 널리 회자된 것이 바로 이 즈음이다. 집값은 2011년 여름부터 1년여 동안 횡보세를 보이다가 2012년 여름 또 다시 급등하기 시작했다. 어느덧 ‘지금 집을 사지 않으면 나중엔 집 사기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상식으로 굳어졌고, 이런 상식이 집값을 더욱 밀어올리고 있다.

스마트 바이링들의 내집마련 부담은 3세대 바이링들보다 더욱 커졌다. 하지만 실제 그들이 느끼는 부담은 선배 세대들에 비해 훨씬 적다. 왜 그럴까? 집값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오르자 스마트 바이링들은 부모들에게 손을 벌렸고, 부모들은 이들의 요구를 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13 심지어 ‘어차피 사줄 집인데, 집값이 오르기 전에 사주자’는 부모가 늘면서 작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한 쥬링허우(90后·1990년생) 가운데는 벌써 집을 구입한 ‘비팡주(毕房族)’들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이 요즘 중국의 기막힌 세태다.14 ‘어떻게든 내 문제는 내가 해결하겠다’는 3세대 치링허우(70后) 바이링들과 달리, 바링허우(80后) ‘소황제’들이 2/3를 점하는 스마트 바이링들은 ‘컨라오주(啃老族·캥거루족)’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일생일대의 최대 과제인 내집마련의 코스트를 부모들한테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스마트 바이링들은 선배 세대들에 비해 훨씬 여유로운 소비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소비 욕구와 소득의 불균형을 소비 축소가 아닌 가처분소득 확대를 통해 해결한 ‘확대균형’ 전략이다.

스마트 바이링들의 확대균형 전략은 신용카드의 활발한 이용에서도 드러난다. 신용카드는 미래 소득을 당겨쓸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당장의 소득 제약을 완화시켜 준다. 여우스왕(优士网)의 표본조사에 따르면, 2012년 1월 현재 신용카드를 이용해 쇼핑을 하는 바이링의 비중이 60%였고, 여성 바이링 중에서는 80%에 달했다. 2003년 544만 장이었던 신용카드 발급량은 2008년 1억 장을 넘어섰고, 2012년 말 3억3,000장으로 증가했다. 소비품 소매 판매액 중 신용카드를 이용한 구매 액수의 비중이 2007년 11.2%에서 2012년 48.3%로 급증했다. 현세대 바이링들은 이미 ‘근검절약으로 집안을 일으킨다’는 중국 전통의 경제관념에서 벗어나 ‘미래에 돈을 벌 수 있으면 지금 마음껏 써도 좋다’는 사고에 익숙하며, 나아가 신용카드 이용이 급증하면서 ‘사고 싶으면 일단 산다’는 카누(卡奴·카드 노예)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스마트 바이링들의 카드 이용 행태는 한국의 동년배들처럼 공격적이지 않다. 신용카드 이용 금액이 대부분 7,000 위안 이하로 월급 액수를 넘지 않는 범위에 있으며, 함부로 카드를 긁어 파산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한편, 소비 측면에서 스마트 바이링의 확대균형 전략의 핵심은 온라인 채널 이용을 통한 구매력의 제고다. 온라인 쇼핑은 현세대 바이링들의 소비 욕구를 편리하고 저렴하게 그리고 원스톱으로 충족시켜주는 스마트 바이링의 소비생활의 장(場)이다. 2008년 1.1%에 불과했던 중국 온라인 쇼핑의 소매 유통 시장 점유율은 2012년 6.3%로 급증해, 미국(2008년 3.2%에서 2012년 4.6%로 증가)을 가볍게 추월했다. 중국에서 온라인 쇼핑이 급성장하고 있는 원인은 무엇보다 가격 면의 강력한 비교우위다. 중국 온라인 상품의 가격은 오프라인 채널에 비해 20~30% 낮아, 선진국들(10~15%)보다 가격 할인 폭이 크다. 2010년 이후 거래 규모가 매년 갑절로 늘고 있는 퇀꺼우(团购, 공동구매)’를 이용하면 가격은 추가로 30~40% 할인된다.16 탄탄한 온라인 쇼핑 인프라도 스마트 바이링의 온라인 쇼핑의 효율성을 높여주고 있다. 쇼핑 정보를 정리해 주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추천해 주는 다오꺼우(导购·쇼핑 가이드) 플랫폼이 대표적이다. 네티즌들은 거의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커버하는 각종 다오꺼우 사이트를 통해 낮은 거래 비용으로 구미에 맞는 상품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3) Trendy: 유행에 민감하고, 경제적 처지와 취향에 맞는 유행을 추종

어느 세대의 바이링들이나 일반대중과 거리를 두고 자신을 세련되고 품위 있게 표현하고자 하는 열망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1세대 바이링들은 돈은 있어도 물건이 없었기 때문에 이런 열망을 표현할 수 없었다. 대다수 2세대 바이링들과 일부 3세대 바이링들은 상류층의 소비문화를 추종하는 방식으로 이런 니즈를 충족시켰다. 스마트 바이링 세대는 대다수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이런 욕구를 실현하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개선된 환경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성공적으로 펴고 있다.

환경 개선 측면에서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중국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는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을 예로 들 수 있다. 시시각각 쏟아지는 최고급 호화 패션 브랜드 의류와 동일한 컨셉트의 옷을 보름 이내에 1/10 가격 수준에 구입할 수 있게 한 패스트 패션 브랜드는 금전적 여유가 충분치 않은 스마트 바이링들로서는 최신 유행을 따라잡으면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이상적인 선택이었다. 패스트 패션 모델을 창조한 의류업체인 ZARA는 2006년 3월 상하이에 중국 첫 매장을 연 뒤, 2008년 23곳, 2009년 60곳에서 2012년 말 53개 도시 123곳으로 점포를 확대했다. ‘바이링들이 ZARA의 창고를 턴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면서 저선 도시로 침투해 들어가고 있으며, 현재 2, 3선 도시 점포가 전체의 2/3에 이른다. 패스트 패션 글로벌 2위 업체인 H&M은 2007년 4월 중국에 첫 선을 보인 뒤 2012년 말 중국 43개 도시에 118개의 점포를 개설했으며, 2014년 말까지 중국 내에서 350개 점포를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인 CB리처드엘리스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2년 현재 10대 글로벌 패스트 패션 브랜드의 중국 내 점포는 모두 66개 도시 632개로, 점포 증가 속도에서 사치품시장을 능가하고 있다. 점포 수는 2013년 상반기에 다시 84개 증가했으며, Topshop이 올 6월 아시아 지역 가운데 싱가폴, 일본에 이어 홍콩에 세번째 숍을 개설하고 A&F가 내년 초 상하이에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등 신규 브랜드의 진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한편 사용 연한이 긴 제품에 대해서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적용되었다. 옷처럼 빠르게 유행이 변하는 영역에서는 패스트 패션 같은 대체품을 찾았지만, 변화가 느리고 내구성이 강한 제품 영역에서는 스마트 바이링들도 기꺼이 명품에 손을 댄다. 다만 자신이 능히 감당할 수 있는 명품을 선택한다. 그들은 온 몸에 명품을 치렁치렁 걸치고 다니는 것은 낭비이며, 한두 가지 눈에 잘 띄는 명품을 잘 활용하면 목적은 달성된다고 본다. 부유층들처럼 의류, 보석, 자동차 등 값비싼 명품에는 손을 대지 않지만, 화장품, 시계, 가방 같은 제품은 최고가 브랜드만 아니라면 경제적으로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4년간 중국의 명품 소비는 매년 16~20%의 속도로 성장해왔으며, 향후에도 이런 성장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이는 한두 가지의 명품 보유는 필수적이라고 보는 새로운 소비자들이 등장한 덕분인데, 스마트 바이링들은 새로운 소비자들을 대표한다.

(4) Active: 건강과 권익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

금융위기는 경제지표나 사회구조 측면은 물론 중국인들의 자의식이나 사회의식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분기점을 이룬다. 금융위기 이후 소득격차, 환경오염, 식품안전 등 사회 이슈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다. 개인의 스트레스에 대한 관심, 건강에 대한 염려, 행복(감)에 대한 회의 등도 덩달아 분출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정치지도자들은 중국 경제와 사회가 지나온 길과 나아갈 길을 조망하면서 경제와 사회가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고, 중국인 개개인은 자신이 처한 현실을 담담하게 바라보면서 건강과 행복을 지키는 방법을 고민했다. 특히 임금 상승 둔화, 생활비 상승 등 생존조건 악화의 낙차가 가장 컸던 바이링 계층은 금융위기 전후 중국인의 의식 변화를 가장 예민하게 보여줬다.

현세대 바이링들의 생존조건 변화에 대한 대응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주(蚁族·대도시 외곽의 벌집에 살고 있는 젊은 실업자나 반실업자)나 환샹주(还乡族·도시에서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낙향한 사람) 등 상황에 짓눌려 고뇌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신체와 체면(面子)과 경제적 이익과 사회적 권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식품안전 사고가 빈발하고 대도시 환경오염 문제가 극도로 악화하면서 유기농 식품, 천연 과일주스, 비타민제 등 건강 관련 식품에 대한 소비가 크게 늘고 있다. 2011년 인터넷사이트 소호(搜狐)에서 ‘유기농 채소 시장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베이징 거주자의 경우 41.4%가 ‘가끔 유기농 식품을 사먹는다’고 답했다. 구매 동기로는 ‘식품 안전과 건강’이 75.4%였고, 유기농 소비자의 대다수가 월급 2,000~7,000위안의 도시 바이링이었다. 휴일에 대도시 교외의 유기농 주말농장에서 직접 농작물을 재배하는 바이링들도 적지 않다. 대도시 바이링들 사이에서 하루 2~3회 종합영양제, 비타민제, 항산화제를 챙겨먹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취미나 레저활동으로도 연장된다. 부유층들이 주로 골프나 드라이브를 즐기는 반면, 스마트 바이링들은 등산, 캠핑, 자전거 타기 등 몸을 많이 움직이는 레저 활동을 선호한다. 일례로 베이징 지역에서 주말에 차로 1~2시간 거리에 있는 산을 찾는 인구가 최근 2~3년 사이 갑절로 늘어났다. 자전거 장비용품 시장 규모는 최근 수년간 연평균 30% 이상 성장을 거듭해 2012년 3억 위안을 돌파했다. 순전히 운동 삼아 자전거를 타는 중국인은 2012년 현재 500만명에 달한다. 2012년 현재 아웃도어 전문용품 소매총액은 145.2억 위안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으며, 아웃도어 제품 브랜드 수는 823개로 전년(717개)에 비해 15% 증가했다.

스마트 바이링들은 자신의 권익을 지키는 데도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작년 11월에 시작되어 지금도 진행 중인 베이징~선양(沈阳) 고속철 건설에 대한 주민 반대 운동이 대표적 사례다. 올해 중 착공 예정인 베이징~선양 고속철 노선이 베이징 동쓰환(东四环) 인근의 궈메이디이청(国美第一城), 화팡이청(华纺易城) 등 평당 1,500만~2,000만원을 넘나드는 6개 고가 아파트 단지 주변을 지나도록 설계되었는데, 주민들이 ‘사전 주민 동의를 얻는 절차가 왜곡되었고, 환경영향평가가 조작되었다’고 반발한 것이 발단이 되었다.

바이링들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이들 아파트 지역 주민 2,000여 명은 2012년 12월 9일 ‘노선 변경’, ‘형식적 관료주의 반대’, ‘억지로 동의를 이끌어낸 주민 의견 수렴 반대’ 등의 구호를 내걸고 아파트 앞 거리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후에도 주민들의 청원과 항의가 계속되자 베이징 시 정부는 올해 8월 5일 역사(驛舍) 이전, 소음 방지벽 설치 등 개선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주민들은 ‘노선 변경 없는 미봉책’이라고 반발하고, 8월 14일 중앙부처인 환경보호부 청사 앞에서 환경영향평가를 중앙정부 주도로 다시 실시할 것을 청원하는 피켓팅 시위를 벌였다.

이번 시위 사건은 스마트 바이링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1년 가까이 투쟁하고, 근로자, 농민 등 기층의 집단행동에선 보기 드믄 방식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전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작년 12월 시위 현장에서 주민들은 공안들과 타협을 하면서 무리하게 넓은 대로로 진출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시위를 마무리했다. 대학 졸업 후 베이징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궈메이디이청에 살고 있는 샤오천(小陈)이라는 바이링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설득력 있는 고속철 노선 변경 방안을 제시해 많은 네티즌들의 공감을 산 것은 물론 정부 당국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5) Responsible: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공익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

과거 바이링의 이미지는 ‘냉담’이었다. 상층 바이링들은 엘리트 의식, 중하층 바이링들은 먹고 살기 바쁜 생활로 인해 타인에 대한 관심이 적었고 각종 사회문제들에 대한 비판의식이 부족했다. 스마트 바이링들은 과거 세대와 달리 남을 돕고 사회에 기여하면서 삶의 보람을 찾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빈부격차, 관료들의 부패상, 환경 오염, 식품 안전 사고 등 각종 사회문제들이 인터넷 담론의 주요 화제로 떠올랐는데, 바이링들은 대학생들과 더불어 비판적 네티즌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허난(河南)성 난양(南阳) 시 한 IT 회사 직원인 왕칭(王清·32세)은 ‘정부 정보공개 조례’ 실시된 2008년 연말 ‘납세자가 낸 세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알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 정부 181개 부서에 7개 항목의 행정정보에 대한 공개를 신청했다. 7개 항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삼공(三公) 경비’(공무접대비, 공무차량 운영 경비, 공무 해외여행비)였다. 당랑거철(螳螂拒轍)18의 기개로 관료권력에 도전한 셈이다. 시한인 15일 이내에 회신을 보내온 곳이 18개 부문에 그쳤다. 왕씨는 ‘안 되겠다’ 싶어 행정심의를 요청하는 한편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2009년 7월 초까지 모든 부서가 행정정보를 공개했다.

정보공개 신청서를 작성하고 관련 정보 수집하는 과정에서 연봉의 절반을 날리고, 새벽까지 잠못 이루는 나날이 계속됐지만 그는 “이번 경험을 토대로 더욱 많은 행정정보의 공개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2009년 11월부터 커뮤니티 사이트인 모스왕(魔时网) 주도 하에 실시되고 있는 ‘NC63’ 캠페인은 일상생활에서 환경보호 실천을 주제로 한 스마트 바이링 캠페인의 대표적 사례다. NC63은 ‘No Computer 63 hours’라는 뜻으로, 11월의 마지막 주 4일 동안 컴퓨터를 63시간 동안(금요일 퇴근 후 6시간, 주말 48시간, 다음 주 월요일 출근 전 9시간) 꺼두고, ‘컴퓨터에서 벗어나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캠페인이다. 이 활동은 WWF(World Wide Fund for Nature)가 주도한 ‘지구의 미래를 위해 투표하자(Vote Earth)’ 활동 중 하나로, 전자 제품을 적당히 사용하고, 과도한 인터넷이나 게임이 초래하는 생활, 일, 건강, 인간관계 측면의 부작용을 줄이는 한편, 저탄소 생활과 친환경 생활을 통해 지구를 지키자는 취지의 캠페인이다. 스마트 바이링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큰 성공을 거둔 이 캠페인은 이후에도 매년 이어지고 있는데, 2011년의 캠페인 주제는 ‘일찍 자기’, 2012년 주제는 ‘전자 기기 사용 시간 줄이기’였다.

바이링들은 최근 이뤄지고 있는 수많은 공익활동의 주력 참가자 계층이다. 2011년 10월부터 상하이 공익사업발전기금회가 주최한 ‘달걀 한 알의 폭주’에도 수많은 바이링들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12시간 내에 50㎞를 완주하면서 주변의 지인들에게 빈곤 지역 어린이들이 매일 영양가 있는 달걀을 하나씩 먹을 수 있게끔 기부금을 낼 것을 권유했다. 매년 치뤄지는 이 행사의 주역도 바이링들과 대학생들이다. 2013년 8월까지 이 캠페인으로 거두어진 모금액은 약 429만 위안에 이른다.

4. 눈에 띄는 마케팅 성공 사례들

스마트 바이링은 현세대 바이링 계층의 근간을 형성하는 부류로, 다음과 같은 점에서 과거 바이링 세대들과 뚜렷이 구별된다.

첫째, 가치관이나 라이프 스타일 면에서 ‘S·M·A·R·T’로 요약되는 뚜렷한 특징을 갖추고 있다. 다섯 가지 특징은 하나씩 떼어놓고 보면 이미 오래 전에 바이링들의 행태 특성으로 나타났던 것도 있다. 하지만 5가지가 충돌 없이 맞물리고 서로 강화하는 조건이 마련된 것은 금융위기 이후 시기에서다.

둘째, 빠르게 세력을 키워나갈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경제성장 및 소득 증가 속도, 인구 구조와 가족 형태, 소비시장 인프라 발전, 국정 운영 방향 등 모든 측면에서 중국 경제 및 사회의 향후 전개 방향과 부합하는 고유한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바이링 세대의 주역이 될 쥬링허우들이 스마트 바이링들과 비슷한 인생관과 경제관념을 갖고 있다는 점도 스마트 바이링의 영향력 확대 가능성을 높여준다.

이처럼 뚜렷한 정체성과 세력 확대 가능성을 고려할 때, 스마트 바이링 그룹은 중간계층 혹은 중산계층 소비자들의 영향력이 큰 시장을 중심으로, 중국 소비시장 전반에 걸쳐 시장 트렌드를 주도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스마트 바이링이 트렌드세터로 부상하는 중국 시장에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스마트 바이링은 소득에 일정한 제약이 있으나, 소비생활에서 개성과 유행을 동시에 추구하고, 나아가 자신들의 사회적 역할과 대외적 이미지에도 민감한 사람들이다. 기업 관점에서 볼 때, 요구사항이 많은 꽤 까다로운 고객들이라 할 수 있다. 기업은 일정한 소득 제약을 안고 있는 이들의 싱자비(性价比)에 대한 고민을 고려해 성능과 가격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가격, 품질 등 본원적인 고려사항 이외에 그들의 독특한 생활철학과 사회관념에 어필하기 위해 어떤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을 내놓을지를 동시에 고민해야 한다.

첫째, 제품 개발 단계에서 제품의 효능이나 성능에서 사람과 자연의 건강을 담아낸다(A, R).

둘째, 디자인에서는 유행 추종과 개성 추구에 대한 니즈를 동시에 고려한다(T).

셋째, 채널 방면으로는, 퇀꺼우, 모바일 쇼핑 등 새로운 유통채널을 적극 활용하고(S, T), 신용카드를 이용한 할부구매 등 바이링들의 처지에 맞는 지불방식을 적극 수용한다(S, M).

넷째, 고객 커뮤니케이션 방면에서는 개성과 감성에 대한 어필에 유의하고(S, T), ‘녹색 소비’, ‘공익 소비’ 등 새로운 소비 스타일에 대한 관심을 충족시킨다(A, R).

다섯째, 중국 사회의 다양한 이해당사자들과의 관계설정 면에서는, 중국의 사회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기업을 지향한다(R).

이런 요건들을 성공적으로 구현한 벤치마크 사례는 많지 않다. 스마트 바이링 계층이 이제 막 한창 형성되는 과정에 있어, 시장 지배력이 아직 충분히 발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기업들이 최신 시장 트렌드에 대응해 내놓은 비즈니스 전략 가운데 스마트 바이링 고객 확보에 의미 있는 힌트를 주는 사례가 몇 가지 찾아볼 수 있다.

하이얼(海尔)그룹이 세번째 브랜드로 2011년에 론칭한 퉁슈와이가전(统帅电器)은 스마트 바이링의 주력인 바링허우 세대의 개성 표현을 핵심가치로 하는 C2B 비즈니스 모델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드문 사례다. 퉁슈와이는 올해 7월 10일부터 8월 말까지 ‘에어컨 외관 맞춤형 설계’ 행사를 진행해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이 행사는 말 그대로 에어컨 커버를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으로 만들어 주는 이벤트로, 고객들은 거실 분위기나 고객의 별자리에 맞게 회사가 추천하는 70여 개의 샘플 디자인 중에서 선택할 수도 있고, 3장 이내의 자녀나 가족 사진을 파일 형태로 보내 커버에 입힐 수도 있었다. 회사가 미리 도안해 놓은 15가지 색상과 27가지 기본 문양을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해 자신의 컴퓨터 화면에서 직접 디자인해서 제출하는 방법도 가능했다. 고객이 직접 선택한 디자인을 입힌 예비 커버가 추가되어 신청 후 두 달 이내에 배달되는 에어컨의 가격은 2,499위안이었다. 이번 행사에는 약 77만명이 참여했는데, 바링허우, 쥬링허우들이 주류를 이뤘으며, 특히 웨딩촬영 사진을 커버에 넣길 원하는 신혼부부들의 호응이 컸다는 후문이다. 퉁슈와이는 작년 4월에는 냉장고를 대상으로 비슷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사진이나 스스로 디자인한 그림을 업로드한 고객 중 100명을 선정해, 가장 우수한 3명에 대해서는 원하는 디자인의 냉장고를 제작해주고, 97명은 회사 홍보 동영상에 참여할 기회를 줬다. 이벤트 기간에 430만 명의 네티즌이 행사 전용 홈페이지를 다녀갔고, 그 중 3만 명이 컨테스트에 응모했다. 이처럼 온라인으로 고객 니즈를 신속히 파악하고, 오프라인에서 하이얼그룹의 판매, 물류 및 A/S 네트워크의 비교우위를 활용하여 퉁슈와이의 실적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냉장고 판매량의 경우 2011년 34만대에서 2012년 41만대로 증가했으며, 2013년 상반기만 30만대 이상이 팔려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최대의 음료 기업인 와하하(哇哈哈)의 브랜드 잉양콰이셴(营养快线·‘빠르게 영양을 채워주는 음료’라는 뜻)은 중국 바이링 계층의 생활조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트랜드를 제품으로 잘 구현해낸 사례다. 와하하는 아침을 거르는 도시민들이 많은 점에 착안해 동물성 단백질이 풍부한 우유와 비타민이 풍부한 과즙을 섞고 15가지 필수 영양소와 무기질을 첨가한 혼합음료 브랜드인 잉양콰이셴(현재 모두 6종)을 2005년 출시했다.

뉴질랜드 산 수입 우유를 원료로 이용하고, 가격을 경쟁 제품들보다 1~2위안 높게 책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조기에 프리미엄 제품 이미지를 굳힐 수 있었다. 제품 출시 뒤 빵과 함께 이 음료를 마시는 것으로 아침을 대신하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어갔다. 특히 바이링들과 학생층에서 인기를 끌어 연매출이 출시 당해연도 8억 위안에서 5년 만인 2009년 120억 위안으로 급증하면서 와하하 전체 매출의 1/4을 점유하고, ‘중국의 No.1 캔 음료’였던 200년 전통의 왕라오지(王老吉)를 제치고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음료가 되었다.

2008년 3월 시작되어 약 2년간 중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멜라닌 분유 사건’도 잉양콰이셴 브랜드의 매출 신장에 기여했다. 2009년에는 치밀한 시장조사를 통해 중국인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멜라닌 분유 사건의 여파로 우유 소비가 주춤하는 대신 발효유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는 시장 흐름을 파악하여 우유 대신 발효유를 원료로 쓰고 생균을 첨가해 제품 라인을 업그레이드했다.20 결혼정보 업체와 협력해 미혼 바이링들의 공개미팅 행사를 후원하고 중국 빈민구호기금회가 주도하는 벽지 어린이들에게 학교 세워주기 캠페인에 판매액의 일정금액을 기부하는 등 스마트 바이링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스마트 바이링 계층의 등장은 외국 기업들에게 힘겨운 도전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과거처럼 중국 시장에서 고가시장과 저가시장의 양극단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클 때는 저가시장을 로컬기업에 내주는 대신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비교우위를 살릴 수 있는 고가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먹혀들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향후 스마트 바이링이 주도하는 시장 재편은 양극화 추세가 약화되는 대신 중고가 시장의 비중이 높아지는 방향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런 시장 추세는 동일한 시장영역에서 글로벌 기업과 로컬기업의 대혼전을 예고한다. 거꾸로 보면, 전장(戰場)이 좁혀지는 만큼, 시장경쟁에서 이길 경우 석권할 수 있는 시장 범위도 그만큼 커진다는 점에서 위너(winner)에 대한 보상도 큰 게임이다. 스마트 바이링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펴가면서 중국 비즈니스의 명운이 걸린 일대회전을 준비해야 할 때다.[LG경제연구원 이철용 연구위원, 자오유 연구원]

*위 자료는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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