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부총리, 2013년 IMF/WB 연차총회 연설문 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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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
2013-10-14 10:55
세종--(뉴스와이어)--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11(금) 美워싱턴 DC에서 개최된 2013년 IMF/WB 연차총회에 참석하여 연설문을 서면으로 제출하였다.

* 이번 연차총회에서는 IMF/WB 총재, 총회 의장국(룩셈부르크) 대표만 연설하였으며, 다른 국가들은 서면 또는 동영상으로 연설을 작성하여 IMF/WB에 제출하기로 했다.

1. 인사말씀

존경하는 Luc Frieden 의장님, Christine Lagarde IMF 총재님, Jim Yong Kim 세계은행 그룹 총재님, 그리고 동료 Governor 여러분!

2. 세계경제 상황 진단

2008년 9월 리먼 브라더스社의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유로존 국가의 재정위기로 확대되면서 장기화되었습니다.

금융부문 뿐만 아니라 재정부문까지 위기에 빠지면서 세계경제는 또다시 대규모 위험에 노출되었지만, 국제사회의 긴밀한 정책공조와 확장적 경제정책으로 극단적 위험(tail risk)에 빠지는 것만은 피할 수 있었습니다.

하방위험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지만, 최근 세계경제는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조금씩 벗어나며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주초 발표된 IMF의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제시되었듯이 앞으로 세계경제는 전환(transition)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흥국이 과거의 급속한 성장세를 유지하기는 어렵겠지만 주요 선진국의 성장세가 가시화되면서 세계경제는 전반적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입니다.

이에 따라 경제정책의 중심도 경제위기 극복이 아닌 새로운 성장동력 모색과 성장의 지속가능성 강화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세계경제의 미래를 낙관하기는 이릅니다.

현재 세계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불확실성은 非전통적 통화정책 (Unconventional Monetary Policy)의 정상화입니다.

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자본이동성이 확대되어 시장 조정이 발생하고 글로벌 경제시스템의 취약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습니다.

이와 함께, 대규모로 누적된 주요국의 재정적자와 공공부채도 불확실성을 증대시키고 있습니다.

재정적자나 공공부채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우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중장기적 건전화 계획도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불확실성은 과거 우리가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경험했던 불확실성과는 분명히 구별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경험했던 불확실성이 예측과 통제가 불가능한 것이었다면, 지금의 불확실성은 예측가능성과 통제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차이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3. 세계경제의 공고한 회복을 위한 제언

이러한 점에서 한국정부는 세계경제의 공고한 회복을 위해 몇 가지 제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非전통적 통화정책의 정상화가 불가피해지는 상황에서 양적완화 축소의 속도와 방식, 준비과정에 대해 고민하여야 합니다.

이제는 양적완화 축소의 불가피성을 인정하고 글로벌 자본이동에 대한 범국가적 분석과 감시를 강화하면서, 양적완화 축소의 단기적 파급효과를 심도있게 분석하여 선제적으로 대응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양적완화 축소는 경제상황에 맞게 질서정연하고 예측가능한 속도와 방식으로 시행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간 활발한 의사소통은 물론, 시장에 대한 명확한 시그널링(signaling)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러한 노력은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시장의 불안을 최소화하고 경제주체가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둘째, 중장기적인 재정건전화와 구조개혁을 실시하여 정부의 정책여력과 경제 펀더멘탈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합니다.

재정위기에 대한 유로존의 대응은 우리에게 재정건전성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과도한 복지지출(Entitlement Program)을 삭감하고 세입을 확충하기 위한 정치·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우선적으로 필요합니다.

아울러, 경제 구조조정을 통한 성장률제고 노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수출중심의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는 국가의 경우, 양적완화 축소로 인한 단기적인 수요 감소에 대비하고 세계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에 기여하기 위해 적극적인 내수확대 노력이 필요합니다.

셋째, 저소득 개도국에 대한 보다 효과적·효율적인 지원을 위해 민관협력사업(public private partnership)과 다자개발은행간 협력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혼란 속에서도 저소득 개도국들은 비교적 양호한 성장세를 보여 왔습니다.

그러나 아직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이르지 못한 개도국들은 세계 경제의 전환기에 성장 모멘텀을 잃고 정체에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특히 개도국의 충족되지 않은 인프라 투자수요가 연간 1.2~1.5조 달러에 달하는 가운데 자본 조달비용이 상승하는 경우, 개도국은 성장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재정여건 악화로 각국의 공여여력도 우호적이지 않음을 고려할 때, 이제는 민간재원을 유치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하여야 합니다.

또한 여러 다자개발은행에서 동시에 인프라 투자재원 조성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투자의 비효율성을 축소하고 효과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비교우위가 있는 세계은행 그룹을 중심으로 다자개발은행간 협력이 강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넷째, IMF와 세계은행 그룹의 변화와 역량강화가 필요합니다.

먼저 제14차 IMF 쿼터개혁안을 조속히 발효시켜야 합니다.

IMF가 세계경제의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재원을 확보하고 신뢰받는 국제기구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쿼터 확충이 차질 없이 진행되어야 합니다.

한국정부는 대다수 회원국이 이미 동의절차를 완료한 것을 환영하며 다른 회원국들에서도 절차가 조속하게 진행되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금융위기 이후 증대된 국가간 상호연계성을 감안하여 IMF의 감시활동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한국정부는 현재 IMF가 추진하는 감시활동의 효과성 제고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이러한 노력이 회원국의 경제안정과 정책 수립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합니다.

그러나 회원국에 대한 정책권고의 일관성과 국가간 형평성 부족은 보완될 필요가 있으며, 이해당사자로서 회원국이 IMF 감시활동에 대한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은행 그룹은 절대빈곤 종식과 공동번영 증진이라는 양대목표 (twin goals) 달성을 위해 강력하고 구체적인 실행체계를 갖추어야 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정부는 세계은행 그룹이 실행방안으로 전략(Strategy)과 변화방안(Change Process)을 마련하여 내부 개혁을 추진하는 것을 적극 지지합니다.

또한 공공과 민간에 모두 걸친 글로벌 조직으로서 세계은행 그룹이 One-Bank Approach를 통해 산하조직간 협력을 강화하고 원조 효과성을 제고하려는 시도를 환영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통해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4. 한국정부의 대응 및 노력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그동안 한국정부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특히 올해 초 新정부 출범 이후, 한국정부는 경제의 핵심철학으로 창조경제를 채택하여 추진하고 있습니다.

창조경제는 기존 시장의 단순 확대에서 벗어나 과학과 산업, 문화와 산업, 산업과 산업을 상호융합시킴으로서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패러다임입니다.

또한 한국정부는 경기대응을 위해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부동산 시장 활성화, 기업환경 개선을 포함한 규제 완화, 그리고 성장 잠재력 확충을 위한 고용률 70% 로드맵 등 다양한 정책 패키지를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노력의 결과로 금년 2/4분기 성장률이 전기대비 기준으로 9분기만에 1%대를 회복하였고 주요 경제지표도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재정건정성과 대외건전성도 양호하게 유지되면서 다른 신흥국에 비해 외환시장과 금융시장도 비교적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정부는 이러한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나가면서, 대외 불안요인에 대한 관리도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한편, 한국정부는 개도국의 빈곤퇴치와 공동번영 촉진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과 논의에 적극 동참할 계획입니다.

특히 금년중 한국에 개소예정인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과 세계은행 한국 사무소가 선진국과 개도국간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입니다.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에 대한 재정적 기여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한국의 독특한 경제발전 경험을 토대로 지적(intellectual) 기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5. 맺음말

동양고전에는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해서 병아리는 껍질 안에서 알껍질을 쪼고 어미닭은 껍질 밖에서 알껍질을 깨야한다’는 뜻의 말이 있습니다.(啐啄同機, 줄탁동기)

세계 경제의 전환기에 각국의 경제상황은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알을 깨고 밖으로 나와야 하는 병아리와 비슷한 처지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우리 스스로 우선 대내적으로 재정건전성 확보와 구조개혁을 추진하면서, 굳건한 국제공조를 실시하여 세계경제의 공고한 회복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기획재정부 개요
경제정책과 예산 및 세제 등을 총괄하는 정부 부처이다. 2008년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의 기능을 통합하여 출범했다. 주요 업무는 경제정책 방향의 수립과 총괄 조정, 예산 배분, 조세정책, 국고 국유재산 정부회계와 국가채무에 관한 관리, 외국환과 국제금융에 관한 정책 총괄, 대외협력과 남북경제교류협력 증진,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관리 감독 등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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