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와이어)--광복 60주년이 되는 오는 8월 15일, 격조 높은 조선왕실의 보물들을 한 자리에 모아 국립고궁박물관이 경복궁에 문을 연다.

문화재청은 1980년대 중반부터 창경원을 창경궁으로 복원하고, 일제에 의해 처참히 헐려나간 경복궁의 전각들을 하나씩 복원해나가기 시작하면서 그 과정에서 1992년에는 4대궁·종묘·능·원 등에 흩어져 있던 궁중의 문화재를 모아서 덕수궁에 궁중유물전시관을 개관하게 되었다.

그러나 석조전은 전시공간과 수장 공간이 협소하여 찬란한 왕실문화를 소개하고 연구·보존하는 데 한계가 있어 왔다. 이에 문화재청은 1993년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용산으로 옮겨가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새로 왕궁박물관을 열기로 하고 준비해와 광복 60주년이 되는 올해 8월 15일 역사적인 개관을 맞게 된 것이다.

이로써 10여 년의 덕수궁 시대를 마감하고 조선의 법궁인 경복궁시대를 맞게 된 국립고궁박물관은 이전 덕수궁시대보다 전시공간은 3배, 수장 공간은 30배가 넓어져 4만여 점에 달하는 왕실문화재를 널리 알리고, 보존하여 21세기 문화강국으로의 저변을 확대해나갈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

새로 문을 여는 국립고궁박물관은 2007년 전관 개관을 목표로 올해는 2층 한개 층만 문을 여는데 이번 개관에서는 600여 년을 이어온 어보와 어책, 각종 기록화, 종묘제례, 궁궐건축과 왕실문화 등을 생생히 보여주는 700여 점의 찬란한 왕실의 보물이 선보인다.

또 개관기념 특별전으로 “조선시대 백자달항아리”전을 열어 국내의 수작들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대여해온 유물로 순백의 백자 달항아리의 아름다움을 맘껏 뽐낼 예정이다.

국립고궁박물관은 광복60주년 기념경축식 후 개관식을 갖고, 이날 오후 4시부터 일반관람을 시작한다. 한편 박물관은 개관기념으로 오는 9월 말까지 무료로 공개하며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이다.

국립고궁박물관의 전시공간은 크게 “왕실의 위엄과 권위”, “왕실의 예술과 생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 두 가지 테마를 축으로, 5개의 전시공간에 700여 점의 유물이 선보인다.

<제 1 전시실 - 제왕기록>

제일 먼저 보이는 곳이 “제왕 기록(帝王 記錄)”을 주제로 한 제1전시실이다. 이곳에는 먼저 왕과 왕비의 덕을 기리는 뜻이 담긴 칭호를 올리는 의식에 사용한 “어보(御寶)”와 그들의 공덕을 찬양하는 내용을 옥(금이나 대나무로도 만든다)에 새겨 책으로 만든 “어책(御冊)”을 볼 수 있다. 어보와 어책에는 조상신의 도움을 받아 왕실의 혈통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길 바라던 기원이 담겨 있다. 그래서 이들은 조선왕실의 조상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곳인 종묘에 보관되었다.

이와 함께 역대 임금의 초상화인 “어진(御眞)”을 볼 수 있다. 어진은 나라의 최고 화가인 도화서의 화원들이 그렸는데, 그림에 나타난 얼굴을 보고 당시 왕의 건강상태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만큼 섬세하고 정밀하게 그려졌다.

그 다음으로는 조선왕실의 족보인 선원록(璿源錄)과 영조가 당시 세손이던 정조에게 내린 가르침을 담은 문서, 그리고 조선왕실의 혼례의식 행렬을 상세하게 그림으로 표현한 반차도 등을 만날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등을 통해 우리 조상들의 위대한 기록문화를 이미 체험하지만 이곳에서 의궤에 그려진 그 방대하고도 섬세한 기록들을 보면 놀라움을 금할 수 없을 것이다. 깃발을 들고 가는 사람, 가마를 메고 가는 사람, 말을 타고 가는 사람 하나하나에 그 직위를 써 넣었는데 이 기록들로 인해 우리는 그 당시의 각종 행사를 그대로 재현해 낼 수 있다.

<제 2 전시실 - 종묘제례>

종묘는 역대 임금과 왕비의 위패를 모셔놓은 곳으로, 사직과 함께 왕실과 국가의 가장 신성한 제례공간이다. 종묘제례는 왕권이 잘 이어지고, 나라의 안녕을 기원하는 축제[吉禮]여서 음악과 노래와 춤이 어우러진다. 우리는 이곳에서 종묘제례 때 놓였던 제사상[진설상 陳設床]과 제사에 쓰던 그릇[제기 祭器]과 편경, 편종 등의 다양한 제례악기를 볼 수 있다. 이곳에 진열된 왕실용 제기와 악기는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코끼리 모양의 술 그릇 등 민간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함과 위엄을 볼 수 있다.

<제 3 전시실 - 궁궐건축>

종묘제례를 보고 나오면 우리는 조선시대 궁궐을 만나게 된다. 이곳에는 궁궐에 걸려 있던 여러 현판들과 함께 궁궐을 새로 짓거나 고쳐 지을 때의 과정을 담은 각종 자료들을 볼 수 있다. 교과서 등에서 자주 들었던 규장각이니 옥당(홍문관) 등의 현판들을 여기서 직접 볼 수 있다.

또 궁궐 추녀마루 위에 있어 멀리서만 볼 수 있었던 잡상(雜像)을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궁궐 전각 계단 등을 장식한 서수의 본을 뜨기 위해 만든 것으로 보이는 나무해태상이 최초로 공개된다.

<제 4 전시실 - 과학문화>

궁궐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돌아 나와서 우리는 조선시대의 과학과 만난다. 조선왕조의 개국이 하늘의 뜻임을 새기기 위해 하늘의 별자리를 옮겨 놓은 “천상열차분야지도각석(天象列次分野之圖刻石)[국보 228호, 과학문화재 중 최초의 국보]”가 자리한다. 이와 함께 시간을 측정하는 천문관측 기구인 앙부일구(세계 최초의 해시계), 간평일구, 혼개일구와 조선시대 나라살림의 기반이었던 농업용 과학기기인 그 유명한 측우기 등을 볼 수 있다. 이밖에 도량형 기구와 각종 의약기기 등의 과학기기가 있다.

이와 함께 왕의 권위와 위엄을 보여 주는 검과 철퇴 등이 함께 선보인다.

<제 5 전시실 - 왕실생활>

마지막으로 왕실의 격조 높은 예술품과 생활유물이 화려하면서도 담백하게 꾸며진 공간에 왕실에서 쓰던 고품격의 가구, 복식, 장신구, 도자기와 생활용품들이 우리 눈앞에 아름답게 펼쳐진다.

화사하고도 품위 있는 각종 가구를 배치한 왕실여성의 공간, 연못 속의 메기가 금방이라도 헤엄치고 나올 듯한 연잎 모양을 한 벼루가 눈길을 끄는 가운데 영친왕과 비의 홍룡포와 대홍원삼이 그 위엄을 드러낸다. 이밖에 떨잠을 비롯한 각종 장신구는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기교에 찬탄을 금치 못한다.

왕실에서 사용되던 이러한 예술품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대부와 일반 서민에게까지 흘러가 우리 문화수준을 한 단계씩 높여 왔던 것들이다.

문화재청 개요
우리나라의 문화적 정체성을 지키고 대한민국 발전의 밑거름이 되어 온 문화재 체계, 시대 흐름에 맞춰 새롭게 제정된 국가유산기본법 시행에 따라 60년간 지속된 문화재 체계가 국가유산 체계로 변화한다. 과거로부터 내려온 고정된 가치가 아닌 현재를 사는 국민의 참여로 새로운 미래가치를 만드는 ‘국가유산’. 국가유산청(구 문화재청)은 국민과 함께 누리는 미래가치를 위해 기대할 수 있는 미래를 향해 새로운 가치를 더하고 국민과 공감하고 공존하기 위해 사회적 가치를 지키며 과거와 현재, 국내와 해외의 경계를 넘어 다양성의 가치를 나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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