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통합증권선물거래소(KRX) 출범 이후 증권시장 발전을 위한 다양한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증시의 세계화 전략의 일환으로 중국기업을 비롯한 외국 우량기업을 국내증시에 상장시키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증권선물거래소는 외국기업이 국내 증시에 상장할 때 느낄 수있는 부담을 완화하고 외국 주식시장과 비교한 국내 주식시장의 차별화된 혜택을 부각시키면서 외국기업의 국내증시 유입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얼마 전 STX그룹의 계열회사인 STX팬오션은 국내증시에 상장하지 않고 싱가포르 증시에 직접 상장을 하였다. 국내증시에 상장하는것보다는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하는 것이 다양한외국인 투자자 확보 및 아시아지역에서의 국제적인지도 상승 등 기업발전 측면에서 보다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결과이다.

이렇듯 기업은 이제 해당 국가의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주식시장을 대상으로 놓고 기업에 가장 유리한 시장을 선택하여 상장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고, 각국 주식시장은 자국기업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기업을 대상으로 상장유치를 위해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증권시장의 통합화, 대형화 추세 및 경쟁 가속화

전세계적으로 증권시장이 통합되고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 국가 내에도 여러 개의 증권거래소가 존재하지만, 이 중 상당수는 거래 및 기업의참여가 원활하지 못해 주식시장으로써의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익성 증대및 외형의 확장을 목적으로 주식시장 간 통합 및연계를 모색하는 움직임도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 자본시장의 환경이 급변하는 지금과 같은 상황 하에서 주식시장의 규모가 클수록 경쟁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증시통합의 움직임은 유럽을 중심으로 활발히 이루어져 왔다. 지난 2000년 프랑스의 파리,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벨기에의 브뤼셀 3개 증시가 합쳐서 출범한 유로넥스트 시장(Euronext)은 런던증권거래소(LSE)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증권시장으로 부상했다. 유로넥스트는 2002년 런던국제선물옵션거래소(LIFFE)를 인수하고 이어 포르투갈증권거래소(BVLP)를 합병하는 등 외형을 확장하여 왔다. 또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유럽 단일증권거래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런던증권거래소에 꾸준히 통합을 제의하고 있다.

이 밖에도 뉴욕증권거래소가미국 2위 전자거래소(ECN)인 아키펠라고(Archipelago)와의 합병을 발표하여 외형확장 및 거래의 효율화를 시도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싱가포르 증시와의 연계를 추진하고 있다. 향후에는 대륙 내뿐만 아니라미국, 아시아, 유럽 상호 간에도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통합및 연계의 시도가 계속 이루어질 것이고 이에 따라 증권시장의 국적을넘어선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보인다.

한국 증시의 경쟁력 수준은아직까지 부족한 편

그렇다면 급변하는 금융시장의 흐름 속에서 우리증시는 과연 어느 정도의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객관적인 관점에서 돌아볼 필요가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작년 증권거래소시장, 코스닥 증권시장 및 선물거래소 3가지 시장을 통합한 통합증권선물거래소가 출범하였고, 이는 전세계적인 증권거래소 시장의 통합화, 대형화 추세에 대응한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통합결과 상장기업 수 및 시가총액 등 외형적인 측면에서 우리 증시의 규모는 확대되었다. 그러나 아시아의 금융허브로 도약하고 금융서비스부문의 경제적 기여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한증시규모의 확대 뿐만 아니라 해외 주식시장에비해 차별화된 한국 증시 고유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주식시장의 경쟁력을 측정하는 몇 가지 지표를 기준으로 국제적 비교를 통하여 살펴본 결과, 우리 증시는 외국 주요 증시에 비해 뚜렷한경쟁력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대상 증시는 세계 3대 증권거래소인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 영국의 런던증권거래소, 일본의동경증권거래소 및 아시아권의 대만, 홍콩, 싱가포르 증권거래소 등으로 우선 주요국 증시의 평가 정도를 비교해 보았다.

기업이 여러 주식시장을 두고 상장할 시장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 중 하나는 해당 증시에 상장되었을 때의 평가 가치이다. 즉 여러 후보 증시 가운데 보다 가치를 높게평가받을 수 있다고 판단되는 주식시장을 기업들은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주식시장의 평가여부는 다양한 지표를 통해 국제적 비교가 가능하겠지만,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것은 주식시장 간PER(주가수익비율) 비교이다. 각국 증시에서 시가총액 상위 기업군의 주가가 이익에 비해 어느정도 수준으로 형성되어 있는가를 보여주는PER 비교를 통해 해당 증시의 저평가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비교 결과 최근 우리 증시가 많이상승해 PER가 개선되었지만, 과거 추세까지 감안할 때 아직까지 해외 선진증시에 비해서는 다소 저평가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경우 기업실적에 비해 주가가 전세계 적으로 가장 높이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29.9), 홍콩(17.3)과 싱가포르(15.8)의 경우도 우리(15.7)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경제규모에 비해 주식시장의 역할 작아

두 번째로는 각국 주식시장의 규모를 비교해 보았다. 전세계적으로 증시의 통합화, 대형화가 이루어지고 있고 우리나라도 이러한움직임에 대응하고 있는 만큼 증시의 규모는 중요한 경쟁요소이다. 주식시장의 규모는 시가총액 크기로비교해 볼 수 있는데, 국가간 경제규모의 차이가 존재하므로 이를 감안하기 위해 시가총액을 경상GDP로 나눈 값을 적용하였다. 그 결과우리나라 주식시장은 통합증권거래소의 출범 및 최근 주식시장 활황으로 외형적인 확장이 이루어졌지만경제규모에 비해서는 비교 대상국에 비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또한 미국, 영국, 일본의 경우 각 국가의 대표 증시만을 대상으로 하였으므로 해당국가 내에 존재하는 기타 증시까지감안할 경우 시장규모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즉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아직까지 경제규모에 비해서 주식시장의 규모가 작은 편이고, 주식시장을 더 활성화하여 경제 내에서 주식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

세 번째로는 주요국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원활히 이루어지는 정도를 비교해 보았다. 거래의원활화 여부는 주식 거래대금 규모를 통해서 파악할 수 있는데, 시장규모뿐만 아니라 기간까지 고려하기 위하여 과거 5년간 월평균 거래대금을 각연도 말 시가총액으로 나누어서 비교해 보았다. 우리나라는 시가총액 대비 월평균 거래비율이 5년 평균 15.8%로 비교 대상국 중에서는 영국(16.0%)에 이어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우리증시는 과거부터 거래대금 기준으로는상위 수준을 기록하여 주식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져 왔는데, 이는 외국에 비해 높은 개인투자자의거래비중과 올해 들어 증시활황으로 거래규모가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네 번째로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현황을 비교해 보았다. 주식시장을 통한 일반투자자로부터의 자금조달은 상장기업이 누릴 수 있는가장 큰 혜택이므로, 자금조달이 원활히 이루어 지고 있는 시장이 기업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것은 당연하다.

자금조달의 원활화 정도를 살펴보기 위해서 최근 5년간 주식시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총액(기업공개 포함)을 해당 국가의 경상GDP로 나누어 수치를 비교하였다. 이를 통해국가별로 경제규모 대비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의 상대적 크기를 측정해 볼 수 있다.

그 결과 홍콩의 주식시장이 다른 시장에 비해 자금조달 측면에서 월등(13.14%)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우리나라는 중간 정도 수준(1.43%)을 보였다. 그러나 미국, 영국, 일본의 경우 주요 증시만을 대상으로 하였으므로 해당국가 내 기타 증시까지 포함할 경우 수치가 더 높아지게 된다.

증시 구성측면에서도 국제화 필요

마지막으로 국제화 측면에서 주요국 증시에서 외국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가를살펴 보았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외국인 주식투자비중이 40%를 넘기 때문에,투자자 구성측면에서는 매우 국제화된 시장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아직까지 외국기업이 한 건도 상장되어 있지 않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해외증시에 상장되지 않은 외국기업이 우리 증시에직상장하는 것을 규정으로 제한한 것 등은 그간우리 증시가 외국기업의 유치 및 증시 글로벌화에 소홀하였음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 하겠다.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NYSE)나 런던증권거래소(LSE)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지명도 있는주식시장이므로 많은 외국기업이 상장되어 있는것이 당연(미국 19.9%, 영국 11.5%)하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가까운 경쟁 상대라 할수 있는 싱가포르 증시에 상당수의 외국기업(16.3%)이 상장되어 있고, 홍콩 및 대만 등의 증시에도 소수나마 외국기업이 상장되어 있는 것에 비해 우리 증시의 경우 아직까지 단 한 건도상장된 외국기업이 없다는 것은 우리 증시의 세계화 수준이 아직도 크게 미흡하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기업들, 글로벌 상장시장 선택의 시대

이상 몇 가지 지표를 통해 살펴본 결과, 우리나라주식시장은 미국, 영국 등 선진 증시뿐만 아니라경쟁국가라고 할 수 있는 아시아권 증시에 비해서도 주가평가 정도, 시장규모, 자금조달 측면 및국제화 수준에서 뒤쳐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외국기업의 상장유치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이제는 기업측면에서도 과거와 달리 국적에구애 받지 않고 입맛에 맞는 주식시장을 선택하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은이전보다 훨씬 엄격해진 공시제도 및 주주의 배당압력 등 상장유지비용이 크게 증가하여 상장시장의 수를 줄이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IBM이유럽 여러 증시에서 상장폐지를 했고 최근 동경증시에도 상장폐지를 신청하였다. 이외에도 펩시코(Pepsico), 애플(Apple), 프록터앤갬블(P&G) 등 유수의 다국적 기업들이 복수로 상장되어 있던 증시에서 상장폐지를 선언하였다. 앞으로는 글로벌 기업들도 상장의 혜택과 비용을 고려하여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한두 개의 시장에만 상장하는 경향이 증가할 것이다. 또한 세계 주요 증시는 중국기업을 상장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뉴욕증권거래소나나스닥과 같은 미국 주식시장을 선호하던 중국기업들이 미국의 기업개혁법(Sarbanes-OxleyAct)때문에 미국증시 상장에 부담을 느끼자, 유럽 등 다른 증시는 이를 기회로 상장부담을 완화시키며 유치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벤처기업들도 국내증시에 상장하지 않고 나스닥이나 일본의 벤처 주식시장인 마더스(MOTHERS)에 직접 상장하였거나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즉, 이제 기업은 자신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 받을 수 있고 자금조달에 문제가 없으며 상장비용부담이 덜한 곳이면 어느 증시든 구미에 맞게 골라 상장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증권시장의 체질강화 및 특성개발 필요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최근 세계증시는 통합 및 연계하에 경쟁이 가열되고 있고, 기업은증시상장을 특성에 맞게 고려하여 선택하는 시대가 되었다. 주식시장의 국제적 인지도, 외국기업에 대한 개방성, 외국어 공시에 대한 적응이부족한 우리 증시가 경쟁대상 증시와 어깨를 겨루어 외국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증시의 수요기반 확대, 체질 개선 및 해외증시와의 연계를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우리증시의 차별화된 장점을 개발하여 해외기업뿐만 아니라벤처기업을 비롯한 국내기업들이 국내증시를 외면하고 해외증시를 찾아 떠나는 사례가 나타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LG경제연구원 배지헌 경제연구그룹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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