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강북 개발에 대한 청사진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1970년대 이후 강남 개발에 밀려 그간의 영화가 잊혀진 지 30 여 년 만이다. 그동안 기피 지역이었던 강남은 대한민국 최고 잘 나가는 동네로 떠오른 반면 강북은 못사는 서민들이나 사는 그저 그런 동네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에 정부는 강남 · 북간 격차를 줄이고 균형 발전을 추구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 강남 개발을 추진하던 당시와 같이 갖은 묘안을 짜내며 강북 살리기에 한창이다.

강북, 광역 · 공영개발 논의 한창
기반시설 확충 살고 싶은 지역으로 탈바꿈

열린우리당 노웅래 의원은 ‘서울시 균형발전 특별법’을 발의, 강남 · 북간 격차를 줄이고 서울시의 균형적인 발전을 계획하고 있다. 특별법은 서울 전 지역을 대상으로 하지만 재개발진행이 많은 강북에 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강남을 억누르는 정책이 아니라 강북을 개발함으로써 서울시를 상향 평준화 하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균형발전을 위한 대책은 기반시설의 확충과 중대형평형 공급 확대로 정리된다. 기반시설의 확충을 위해서는 광역개발이 논의 중이다. 강남에 비해 떨어지는 도로, 녹지, 공원, 학교 등의 시설이 보장되어야 하지만 재개발 구역 하나만으로는 시설 확충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어려움으로 재개발 구역을 묶은 뉴타운이 탄생했지만, 지역 현실에 맞는 선에서 기존 뉴타운보다 더 큰 광역개발지구를 지정해 기반시설을 확충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균형발전연구모임 소속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 측은 “광역개발을 하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여러 개의 뉴타운 지구를 묶어 넓게만 개발하는 게 광역개발이라 볼 수 있는지 범위 규정이나 개념 정리도 아직 안됐다”고 말했다. 광역개발을 하겠다는 방침은 나와 있으나 아직 확정된 것 없는 논의 수준이라는 것.

광역개발과 함께 공영개발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합 내 갈등이나 개발방식의 문제로 주민간 마찰이 비일비재한 상황에서 광역개발을 할 경우 정부가 개입을 해야 주민 갈등을 줄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주장이다. 하지만 정부 주도의 사업이 과연 주민들간 마찰을 줄일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주민들간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이해관계에 섣불리 손을 댔다가 오히려 갈등만 더 커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우 의원 측은 “공영개발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말 할 수는 없지만 당 내에서도 주민과 정부와의 갈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갈등에 대한 대책은 협의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한편 노웅래 의원 측은 “광역개발 구역지정을 할 때 구청장이 현실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구역을 조정 한다면 주민 동의를 쉽게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대형평형 공급 위한 용적률 확대
입체환지 등 새로운 기준 마련

중대형 아파트 공급 확대는 용적률 완화를 통해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정된 사업지 내에서 중대형이 늘어나면 전체 가구수가 줄어들 게 된다. 때문에 필요한 가구수를 맞추기 위해서는 용적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 현재 당정에서는 최대 300%까지 개발을 허용하는 방안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뉴타운사업본부 관계자는 “서울시 도시계획조례상 3종 일반주거지역 용적률은 최대 250%까지 가능하며, 300%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기부체납 등에 따른 인센티브 적용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당정간 합의만 이뤄지면 도로, 공원 등의 비율에 따라 용적률을 완화, 강북에도 중대형 평형 대거 공급될 전망이다.

이밖에 입지환지 및 조합설립 요건 완화도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입체환지란 기존 땅을 가진 사람에게는 개발 후 땅으로 돌려주던 평면환지와 달리 땅을 가진 사람에게도 아파트 분양권을 주는 방식이다. 기존 법규에서는 입체환지 개념이 없었지만 현재의 상황에 맞도록 기준을 마련했다. 이로써 나대지만 가지고 있는 주민들을 개발에서 배제하지 않고 정착률을 높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동시에 토지소유자의 높은 동의율까지 노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입체환지가 원주민 정착에 근본적인 대책은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참여연대 김남근 변호사는 “공급 정책과 투기수요억제 정책이 연계되지 않는 한, 개발만을 한다고 해서 부동산 안정화를 꾀할 수 없다”면서 “공사비 부담 능력이 안 되는 원주민은 외곽으로 쫓겨나는 구조 속에서 입체 환지를 한다고 정착률이 높아지겠냐”고 반문했다.

한편 조합설립은 기존 조합원의 80% 이상 동의요건에서 조합원 50% 이상 및 토지 면적 3분의 2 이상을 동시에 충족하면 되는 것으로 요건이 완화될 예정이다. 조합원 50% 이상 동의 요건은 조합설립 전 구역지정 신청 시에 확보한 주민 동의를 다시 활용할 수 있게 해 절차가 간소화됐다. 그만큼 사업 진행 시간도 축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광역개발 문제로 얼마만큼의 주민 동의를 끌어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개발을 위한 막대한 자금은 연기금과 서울시 내 미집행 학교용지 매각대금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우 의원 측은 “연기금을 지원받아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것은 법안에 나와 있는 내용도 아닐뿐더러 연기금쪽과 상의된 것도 아니다”고 말해 재원 확보에 상당한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당정 · 서울시 강북 개발 전폭적인 지지
강남 대체지 가능할지 미지수

서울시는 강북 개발을 통해 강남과 강북의 균형적 발전을 꾀하자는 당정의 기본안에 대해서는 반기는 눈치다. 지난 6월 서울시에서는 독자적으로 ‘뉴타운 특별법’을 추진했다. 특별법의 주요 골자는 ▲기반시설 설치 비용의 일부 국고지원 의무화 ▲개발계획의 고 품질화(2종 주거지역의 평균 층수제도 도입으로 다양한 환경 조성) ▲ 추진위원회 생략 및 조합 동의율 4/5에서 2/3로 완화를 통한 사업 절차 간소화 ▲공동주택규모의 다양화와 임대주택건설의 유연성 확보 ▲정비구역 구역 지정 완화 ▲우수고 · 특목고 유치 등 교육환경 개선 ▲소규모단위 사업 뉴타운으로 통합 등이다.

이번 ‘서울시 균형발전 특별법’을 통한 서울시의 가장 큰 혜택은 기반시설 설치 비용 일부가 국고에서 지원이 된다는 것이다. 특별법을 발의한 노 의원 측은 “서울시에서 말한 것처럼 50%를 지원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공영개발과 연기금 · 학교 용지 매각대금 얘기가 나오고 있는 만큼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밝혀 일정 부분 지원이 있음을 시사했다.

중대형평형 공급 역시 서울시와 당정간 의견이 일치한다. 서울시는 종전 26평 이하 40%, 33평 이하 40%, 33평 초과 20%의 평형 배정 비율을 각각 20%, 40%, 40%로 조정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런 조치가 무조건적인 중대형평형 확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뉴타운사업본부 관계자는 “강북 시민들에게도 넓은 평형에서 살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획일화 된 규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하자는 취지이지, 무조건 중대형평형을 늘려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뺏자는 것은 아니다”며 “중대형 아파트를 지어 원주민들을 쫓아내자고 생각하는 것은 일부 시민단체의 오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독립적인 도시가 있는데 무조건 광역개발을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겠지만 기반 시설이 확충될 경우 강북도 살기 좋은 지역으로 거듭나 강남 · 북간 격차는 해소될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에서도 강북 개발에 대해 좋은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미아뉴타운 인근 한길공인 구교준 대표는 “난개발이 아닌 체계적인 계획 하에 개발이 되는데다 지금까지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교육 및 기반시설이 갖춰지는 것에 대한 강북 사람들의 기대감이 크다”고 전했다. 하지만 각종 대책으로 강북 개발을 가속화 한다고 강북이 강남처럼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박사는 “강북이 아무리 좋아져도 강남이라는 사회적 가치가 유지되는 한 절대 강남의 대체지는 되지 못할 것”이라며 “강북 개발을 위해서는 강남 대체 도시가 아닌 하나의 새로운 도시로 만들어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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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동산뱅크 기업마케팅팀 이종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