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학생들 3년째 소외이웃에 ‘사랑의 옷’ 재능기부
- 건국대 의상디자인전공 재능기부 봉사 프로젝트 ‘터치’(TOUCH) 학생들
- 그룹 홈 학생 31명에 합창단복과 보타이, 케이프 선물
- 지난 2011년부터 3년째 매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옷” 만들어 선물
학생들은 지난달 30일 태광산업 주최로 열린 ‘태광과 그룹홈이 함께 하는 따뜻한 빛 송년파티’에 참석해 합창단복과 보타이, 케이프 등을 선물하고 그룹홈 아동들의 공연도 함께 지켜봤다. 이날 송년파티에는 전국 30여개 그룹홈에서 거주하는 유·초·중·고교생 200여명과 이 학생들의 보호자 역할을 하고 있는 사회복지사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공동생활가정(그룹홈)이란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동에게 가정과 같은 주거여건을 제공하는 시설이다.
건국대 의상디자인전공 학생들의 이웃을 위한 재능 기부는 2011년부터 3년 째 계속되고 있다. 매년 전공과 재능을 살려 손수 옷을 만들어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2011년 실습 후 남은 천으로 겨울철 방한용 패딩 점퍼 30벌을 만들어 홀로 사는 어르신들에게 전달한 것을 시작으로 3년째 재능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2012년에는 청각장애 학생 클라리넷 합주단의 어린이 음악가들을 위해 여름용 반소매 셔츠 연주복 50벌을 만들어 선물했다. 청각장애 어린이 한 명과 각각 짝을 이뤄 신체 사이즈에 맞게 1대1 맞춤형 단복을 제작했다. 하나하나 직접 디자인하고 재단과 재봉, 바느질까지 꼼꼼하게 마무리했다. “처음에는 긴소매 위에 입는 조끼를 만들려 했어요. 여름에도 긴소매 셔츠를 입고 땀 흘리는 사진을 보고서야 재능기부라는 것이 재능을 뽐내는 것이 아니라 ‘받는 사람이 원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라는 교훈을 깨달았어요.”
터치 학생들은 올해 서울·경기 지역 ‘아동청소년 공동생활가정‘(그룹홈)에서 거주하는 학생들로 구성된 ‘행복나무소년소녀합창단’을 위한 맞춤형 합창단복을 제작했다.
조끼, 바지, 치마, 케이프 제작에 들어간 고급 원단은 태광산업에서 후원했으며, 보타이 제작을 위한 원단은 학생들이 직접 동대문을 돌아다녀 구했다.
전공분야에 익숙한 프로젝트지만 진행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행복나무소년소녀합창단' 학생들이 초등학생부터 고교생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보니 터치 회원 한 명이 학생 2~3명을 맡아 맞춤복을 디자인하고 재단과 재봉, 바느질까지 모두 꼼꼼하게 직접 마무리해야 했다.
학생들은 학기 중이라 바쁜 가운데 시간을 쪼개 주말까지 반납하며 3개월을 작업했다. 김주영 학생(25, 의상디자인 4)은 “지난 8월 시작해, 기획부터 제작까지 전 과정을 소화하느라 정말 밤새 작업했다”며 “그룹홈 학생들이 우리가 선물한 단복을 입고 공연하며 마음의 상처도 치유하고, 자신감도 갖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터치 회원으로 활동하며 사랑의달팽이 단원의 연미복을 만들었던 김씨는 “여러 번 봉사 활동에 참여하며 재능 기부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처음엔 긴 소매 옷 위에 입는 예쁜 조끼를 만들려고 했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하계 단복이 없어 여름에도 긴 소매 셔츠를 입고 땀 흘리는 사진을 보고 생각을 바꿨죠. 재능 기부는 기부자의 재능을 뽐내는 게 아니라 받는 사람에게 필요한 걸 주는 일이니까요.”
“패션 디자인을 공부하는 언니, 오빠들이 직접 만들어준 옷을 입고 케이프도 두르니까 노래를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예쁘게 맞춰진 셔츠를 입고 케이프를 두르는 아이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단복을 입은 합창단 김가영(가명, 15) 학생은 “이번에 선물 받은 케이프와 보타이를 하니까 지난번에 선물 받은 합창단복에 더욱 애착이 생긴다”며 “앞으로 무대 위에서 더욱 자신감을 갖고 공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학생은 “터치의 재능기부 프로젝트는 단순한 봉사활동 측면을 넘어 앞으로 사회에 나가 패션디자인이라는 전문 분야에서 일할 우리 학생들이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작은 한걸음이나마 나아갈 수 있게 해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계속 후배들에게 대물림되어 우리의 재능이 필요한 곳에 지속적으로 봉사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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