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이벤트 음향의 최고전문가, 사운드웍스 조형근 대표

- “귀를 기울이면 보이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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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넷
2014-01-08 17:07
서울--(뉴스와이어)--대표적 기업 행사들에서 보이지 않지만 깊은 울림을 그려낸 음향의 지휘자, ‘사운드 웍스’의 조형근 대표를 만났다. 그는 '음향 1세대‘ 답게 음향, 그리고 이벤트 업에 대한 속 깊은 애정을 표시하며 인터뷰에 응했다.

Q. 이벤트 현장에서 음향의 역할?

이벤트 현장에서 무대와 더불어 ‘오디오’ 기반은 필수이지만 최근 비주얼 요소의 강세로 무대를 LED로 처리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예전에는 투입되는 예산의 비중이 음향, 조명, 무대, 영상이 각기 비슷했으나 요즘은 특히 LED에 집중되고 음향은 하락하는 추세.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음향이 없다면 눈에 보이는 연출요소들은 빛을 잃게 될 것이며 분위기의 ‘증폭’은 불가능할 것이다. 단지 눈에 명확히 보이는 조명 등에 비해 차이가 적게 느껴지고, 체감할 수 있는 범위가 낮을 뿐이다. 가치를 이해 못 하니까 음향 장비도 비싸게 느껴지는 것이다. 음향을 조절하고 합성하는 기기인 ‘음향믹서’의 경우 최저 수백만 원부터 최고 억 단위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비싼 장비를 사용할수록 소리가 좋아지는 건 당연한 원리 아닌가. 이러한 음향의 가치를 제대로 깨닫고 장비에 대한 재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Q. 음향에 있어서 중요한 것?

음향에 있어서 기본이자 필수인 것이 ‘튜닝’이다. 요즘 많이 구매하는 헤드폰도 처음에 좋은 소리에 잘 반응하게끔 장비를 길들이는 ‘에이징’이 필요한 것과 같다. ‘튜닝’이란 행사장에 최적화되도록 소리를 맞추는 것으로 소리를 ‘잡는다’고도 한다. 이 때 기온, 습도, 반사재, 소음재 등에 따라 같은 소리라도 천차만별로 다르게 들리는데, 같은 위치, 같은 장소에서 틀어도 다르고 스피커가 몇 개이냐에 따라서도 다르다. 요즘 많이 사용하는 ‘라인 어레이 스피커’의 경우 스피커 하나라도 문제가 있으면 전체 소리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소리를 내게 되는 것이다. 행사장의 기둥 개수 또한 변수이고, 소리가 ‘꺾이는 정도’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한데 이를 이벤트 쪽에서는 소홀히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특히나 스피커에서 객석이 얼마나 떨어져 있느냐 혹은 얼마나 높이 달려있느냐에 따라서도 소리가 달라지기 때문에 객석 어디에서 들어도 똑같은 음질로 ‘균등하게’ 들을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이런 ‘균등한’ 청취를 위해 스피커를 ‘천장’에 달아 각도를 조절해서 관객의 귀에 닿는 소리의 양을 조절해주는 것이다.

이런 ‘천장 형 스피커’는 무게만 해도 2톤이다. 무거워 보이지만 사실 ‘H빔 구조물’은 그보다 10배 이상의 무게를 견딜 수 있다. 하지만 구조물 변형으로 보수가 어려울까봐 담당자들이 꺼렸던 것. 각고의 노력으로, 부산에서 열린 ‘2005 APEC 정상회의’ 만찬 때 처음으로 천장에 스피커를 달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현재 이런 ‘천장 형 스피커’ 설치가 가능한 곳은 ‘킨텍스'가 국내에서 유일하다. 외국의 경우 조명까지 천장에 설치되어 있지만, 국내 많은 행사장은 스피커 또는 조명의 천장 설치가 불가능한 곳이 수두룩하다. 아쉬운 부분이다. 음향에 대한 인식개선과 문화정착이 필요하다.

Q. 음향 하면서 힘들었던 것?

장비를 아끼는 사람이 그 무대와 행사를 아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장비에 대한 애정이 기본예의 중 으뜸이라고 보는 것이다.

쉬워 보이지만 대규모의 오케스트라 공연의 경우 마이크 설치 및 철수에 몇 시간이 걸린다. 한 개가 200만 원쯤 하는 고가의 마이크가 대부분인데, 연주자가 연주하다가 툭 치기라도 하면 예민한 장비라 망가지기도 한다.

내가 ‘3테너 콘서트’나 ‘투란도트 오페라’, ‘비엔나 필하모닉’ 공연 등에 참가한 적이 있는데, 외국의 공연자들은 마이크를 피해 다닌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마이크를 쓰러뜨려도 전혀 미안해하지 않으며 심지어 화난다고 집어던지는 사람도 있었다. ‘노래방 마이크’처럼 인식하는 것이다. 자식 같이 아끼는 장비가 망가질 땐 내 마음도 깎인다. 의욕이 떨어지는 것이다. ‘인터컴’ 장비의 경우, 행사 종료 후 잘 걷어서 반납해줄 때는 정말 고맙다.

조용필, 패티김 등 함께 일해 본 국내가수 중에 마이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분들이 많다. 이 분들도 실수로 마이크를 떨어트리면 하면 죄송하다고 사과한다. 정 반대의 경우도 있다. A기업에서 개최한 브랜드 콘서트에서 한 힙합가수가 리허설 때 무선 마이크를 고의적으로 던지는 바람에 너무 화가 나서 음향을 꺼버린 일도 있었다. 장비에게도 예절이 필요하지 않을까.

가장 힘들었던 게 ‘APEC 정상 만찬’이었다. 부산시향, 부산국악오케스트라, 그리고 합창단이 함께 무대에 섰는데 사용된 음향믹서만 10개, ‘마이크만 400개’였다……. 더군다나 ‘최초’의 시도도 많았다. 디지털 음성 신호로 처리, 무선 마이크 장비 30채널 이상 사용, Left-Center-Right로 ‘플라잉’ 등은 처음으로 시도하는 것들이었지만, 아무런 사고 없이 잘 끝냈다.

Q. 음향 입문 계기?

85년도 제대 후 88‘올림픽 때까지 밴드활동을 했다. 부끄럽지만 이선희 백밴드 ‘한강’의 키보드를 담당했던 연주자 출신. 이것이 음향 활동의 시작이었다. 故 김광석, 노찾사, 벗님들 등의 소극장 콘서트에서 사운드를 담당했고, 故 김현식, 신촌 블루스, 봄여름가을겨울, 한영애 등 동아기획 출신 가수들의 엔지니어로 많은 공연을 함께 했었다. 그 후 주한미군 공연단체인 ‘USO’에서 외국 가수들과 함께 공연 하다 보니 새로운 기술들을 접할 수 있었고, 미국 ‘Maryland Sound’에 가서 고급 기술을 배웠다. 그 후에는 가수 조용필과 6년 간 음향을 같이했고, 김건모, 신승훈과도 함께 했다. 초기 국내 음향 파트에 사람이 부족했고 업체가 없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90년대 초반까지 ’동양음향'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이 후 ‘문화음향’, ‘토탈사운드’를 거쳐 현재 회사를 설립하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대통령 취임식, 대구세계육상대회, 전국체전 등 국내 메가 이벤트는 거의 빠지지 않고 참여해왔다.

Q. 위주로 해온 행사?

기업 행사를 위주로 한다. 콘서트 쪽과 이벤트 쪽을 같이 꾸려 나가려고했으나 시너지 효과가 적다는 생각에 분리시켰다. 요즘 이벤트와 공연을 같이 묶어서 행사를 치루는 기업들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추세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유명국민가수 콘서트에 백화점 우량고객을 초청하는 식이다. 이 ‘협업’의 단점도 있다. 행사 규모만 커지고 투자한 장비에 비해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분리하게 됐는데 각각의 위치에서 모두 잘 해나가고 있다.

Q. 애정 어린 조언.

일이 없는 것보다 일을 할 때의 즐거움이 사라지지 않도록 하고 싶다. 때로 ‘내가 이벤트를 너무 사랑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조금만 사랑할 걸…….(웃음) 그런 애정의 눈으로 보다보니 여러 가지가 보이는데, 현장에서 우리를 ‘업자’로 보는 것이 아닌 ‘선배’로서의 존중이 필요해 보인다. 아울러 기업들의 외국 업체와 국내 업체에 대한 공평한 대우, 단가가 미확정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등 업계 전반에 펼쳐지는 ‘갑질’ 현상의 중단을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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