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시중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올해 초중장기 국고채 발행 물량이 크게 늘면서 일시적으로 급등했던 시중금리는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지난 5월 말에는 3년 만기 국고채수익률 기준으로 3.6% 수준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최근 2개월여 동안 시중금리는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8월 초에는 4.4% 수준까지 올랐다. 반면 시중금리 움직임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경기는여전히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물가상승압력 역시 아직 낮은 상황이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5월 96.6에서 6월 96.3으로 도리어 하락했고, 소비자물가상승률 역시 6월2.7%에서 7월 2.5%로 낮아졌다.

경기회복세가 부진하고 물가상승압력도 높아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도 최근 시중금리가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시중자금의 채권시장 이탈, 부동산가격 상승 및 국내외금리 역전에 따른 콜금리 인상 가능성 고조 등 다양한 요인들이 시중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음에서는 향후 시중금리 움직임에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다양한 요인들을살펴보고 시중금리가 경기의 회복 속도 이상으로 상승할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가속화되는 시중자금의 채권시장 이탈

우선 채권시장에서 시중자금이 빠져나감에 따라채권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시중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의 시중자금 흐름을 살펴보면 시중자금의 채권시장 이탈 현상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유입된 자금으로 주로 채권을 매입하는 투신사 채권형펀드와 은행 저축성예금으로부터 올해 들어 7월말까지각각 14조원과 1조 1천억원의 자금이 이탈하였다. 지난 7월에도 이들 상품에서는 각각 3조원과 2조 1천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가 자금의 이탈 속도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렇게 채권시장에서 빠져 나온 돈들은 주식시장과 단기 금융상품에 몰리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7월말까지 투신사 주식형펀드와 증권사고객예탁금으로 각각 4조 7천억원과 3조 5천억원의 자금이 유입되었으며 지난 7월에도 각각 6천 4백억원과 1조 5천억원의 자금이 유입되었다. 한편, 대표적인 단기 금융상품인 투신사MMF에는 올해 들어 21조 9천억원의 자금이 유입되었다. 지난 7월에는 월별 증가액으로는 사상최고인 10조 7천억원의 돈이 유입되었다. 그 결과, 7월말 기준으로 전체 금융기관 수신 중 단기자금의 비중이 51.2%에 달하고 금액으로는 440조원에 달할 정도로 시중자금의 단기화가 심화되고 있다.

주가 상승시 콜금리 인상 기대 높아져

최근 나타난 시중자금의 채권시장 이탈에는 5월이후의 주가 상승세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최근 수년간 주가가 오를때마다 채권투자자금은 감소하는 경향이 있었다. 2000년 이후의 종합주가지수 상승률과 투신사 채권형펀드 수신고를 비교해 보면 서로 반대방향으로 움직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채권투자자금이 주가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주가의 경기선행적 성격 때문인것으로 보인다. 주가가 오를 경우 향후 실물경제도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기대가 고조되고향후의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에 대응하여 중앙은행이 장차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확산되는 것이다. 경기 회복 기대가 고조되고 여기에 콜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높아지면 향후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가격 하락을 예상한 투자자들은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빼가게 된다.

과거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인상했던 시기를살펴 보면 실제로 금리인상에 앞서 상당 기간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99년 5월 한국은행이 목표콜금리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로 콜금리 인상기는 크게 2차례가 있었다. 2000년 2월 콜금리를인상하기 시작하여 2000년 10월까지 이어진 콜금리 인상기와 2002년 5월의 콜금리 인상기이다. 이들 2차례의 콜금리 인상기 이전의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을 살펴보면, 각각 금리인상 14개월 전과 6개월 전부터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이 (-)에서 (+)로 전환되었음을 알 수 있다.

채권시장의 대체 투자처로 부각되는 주식시장최근 주식시장이 채권시장의 대체 투자처로서 부각되고 있다는 점도 시중자금의 채권시장 이탈을용이하게 하고 있다. 채권투자의 메리트가 줄어들더라도 만약 채권형펀드로부터 옮겨갈 만한 대안이 마땅치 않다면 채권시장으로부터의자금 이탈은 제한적일 수도 있다. 실제로 현재 은행 예금의 경우 저금리로 인해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수준까지 떨어져 신규 자금유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채권시장에서 이탈한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채권투자자금과 주식투자자금의 대체 관계가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수년간 채권투자자금과 주식투자자금 간의 대체 관계는 명확하지 않았다. 즉 채권시장에서 자금이이탈하더라도 주식시장보다는 은행수신등으로 흡수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채권투자자금이 주식투자자금으로 전환되는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 -0.08에 불과하던 채권투자자금과 주식투자자금의 상관계수가 올해들어서는 0.93에 달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들어지난 7월말까지 투신사 채권형펀드에서는 14조원의 채권투자자금이 빠져나간 반면 투신사 주식형펀드 및 증권사 고객예탁금 증가, 개인들의 주식순매입 등을 통해 주식시장에 유입된 주식투자자금은 5조 9천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주식시장이 채권시장의 대체 투자처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단순히 그 동안의 주가 상승세 때문만이 아니라 향후 주식수급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전반적인 주식투자의메리트가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먼저 주식수요 측면에서 적립식 펀드 가입이 크게 늘면서 개인들의 주식투자 패턴이 단기, 직접 투자에서 장기, 간접 투자로 변화하고 있다. 또한 내년부터 실시될 예정인 기업들의 퇴직연금제도가 활성화되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주식 매수세가확충될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반면 주식공급 측면에서는 설비투자 부진 등으로 인해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줄면서 기업공개, 유상증자 등을 통한 주식발행이 감소하는 추세다. 올해만 하더라도 지난 7월까지 주식시장을 통한 기업들의 자금조달액은 전년동기대비 45.1%나 감소했다.

결국 실물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음에도불구하고 최근 시중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주가상승 및 주식시장의 투자 메리트 제고에 따른 채권투자자금 감소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 당분간 주식수급 여건 개선을 바탕으로주식시장이 채권시장의 대체 투자처로서 부각될가능성이 높음을 감안하면 시중자금 흐름의 변화는 시중금리가 실물경기의 회복 속도 이상으로상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콜금리 인상 압력으로 작용할 국내외‘시중금리’역전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외‘시중금리’의 역전 여부도 중요한 변수다. 정책금리에 이어시중금리마저 역전될 경우 국내외금리 역전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콜금리 인상 주장이 거세질 수 있고 그 영향으로 시중금리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이후 계속된 FRB의 금리 인상으로 현재 미국의 정책금리인 연방기금금리는 3.5%까지 높아졌다.

지난해 11월 이후 3.25%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콜금리보다0.25%p 높아져 이미 양국의 정책금리는 역전되었다. 이에 따라 국내외금리 역전이 향후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LG주간경제> 833호, ‘국내외 금리 역전의 시나리오별 파급 효과’참조). 그러나 국내외 투자자금의 이동과 보다 밀접한 관계에 있는 중장기 시중금리는 여전히 우리나라가 높아 아직까지는 국내외금리 역전이 본격화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8월 중순 현재 지표금리인 3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여전히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약 0.2%p 정도높은 상황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경기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아 여전히 금리인상이 쉽지 않은 반면 미국의 경우 올해 안에 4% 수준까지 정책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이경우 현재 0.25%p 수준인 양국의 정책금리 역전폭은 0.75%p까지도 확대될 수 있어 올해 안에 중장기 시중금리마저도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 만약 견조한 경기 회복세를 바탕으로 주택시장 과열 및 유가급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금리를 인상하거나, 그 동안 정책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작았던 미국의 시중금리가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낼 경우에는국내외 시중금리의 역전 시기가 더욱 앞당겨 질수도 있다. 이 경우 국내외 투자자금의 대규모 이탈에 대한 우려는 더욱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얼마 전 경기 회복세가 미약하고 물가상승압력이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가격이 급등하자 콜금리를 인상하여 부동산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던 것을 감안하면국내외 시중금리마저 역전될 경우 우리도 콜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요구는 한층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실물경제 회복이 아닌 국내외금리역전을 이유로 콜금리 인상 주장이 제기될 경우시중금리는 경기회복 속도에 비해 한층 빠른 속도로 상승할 수 있다.

경기회복 속도에 비해 과도한 시중금리 상승은 피해야

이 외에도 앞으로 시중금리 상승 속도가 경기회복속도를 상회할 수 있는 몇 가지 요인들이 있다. 우선 경기저점 통과시의 장단기금리차 확대가능성 이다. 일반적으로 경기저점에 앞서 장단기금리차는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아직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지 않아 초단기 금리인정책금리의 인상이 유보되는 가운데 투자확대 등으로 인해 시중의 자금수요가 늘면서 중장기 금리는 먼저 상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1999년 8월과2001년 7월의 경기저점 통과 당시 각각 7개월과 5개월 전부터 장단기금리차는 추세적인 상승세를나타냈다<LG주간경제> 736호,‘경기순환과 금융변수의 움직임’참조). 즉 경기회복세가 가시화되지 않아 콜금리 인상이유보되는 상황에서도 중장기시중금리는 상승세를 나타낼가능성이 있다.

추경편성에 따른 적자 국채의 발행 여부도 변수다. 아직 추경의 규모나 시기 등이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최근의경기부진에 따른 세수 감소 등을 감안할 때 추경편성시 재원마련을 위해서는 상당 규모의적자 국채 발행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된다. 더욱이 정부의추경규모 결정과 국회의 동의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하면 추경편성에 따른적자 국채의 발행 시기는 올해 4분기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시중자금이 채권시장을 이탈하면서 채권 매수세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 조원 규모의 추가적인 국채 발행이 단기간에 집중될 경우 이는 상당한 시중금리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경기가 회복되어 자금수요가 늘고 물가상승압력이 높아져 시중금리가 오른다면 이는 경기회복 과정에서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라고도 할 수있다. 그러나 실물경제의 회복세가 여전히 미약한상황에서 자금시장의 상황 변화, 해외금리의 상승, 경기회복을 위한 추경편성의 결과로 시중금리가 경기회복 속도 이상으로 상승한다면 이는 자칫경기회복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시중금리상승이 소비 확대와 기업들의 설비투자 증가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채권시장으로부터의 급격한 자금이탈을 막고 시중자금 단기화를 완화시키기 위해 장기채권형펀드에 대한 투자시의 세금혜택을 늘리고 추경 재원 마련을 위한적자 국채의 발행 시기를 적절히 분산하는 등의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경제연구그룹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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