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와이어)--8월 17일자 동아일보에 서지문 교수가 쓴 <나라의 품격도 묻어버린 장례>란 글을 읽고 문화재청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광복 이후 우리 정부는 대한제국의 정통성을 이어받았다고 천명하였으나 황실에 대한 예우는 결코 그렇지 못하였다. 심지어 황실가족을 외면하고 홀대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궁궐을 복원하여 국민들로 하여금 조선왕궁의 위용을 실감케 하고 국립고궁박물관을 세워 조선왕실 문물의 화려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황실의 후손을 연구자문위원으로 발탁하여 황실가족사를 정리하게 하였으며, 장례식에도 문화재청장이 공동장례위원장이 되어 전주이씨대동종약원과 상호 협력하여 황실의 마지막 장례를 치르지 않았던가. 과거와 달리 지금의 정부는 이처럼 황실의 문물과 유족에 대한 예우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서 교수는 ‘황실의 마지막 관(棺)을 비정하게 몰수’ 하였다고 하는가. ‘몰수’라는 단어는 형법에서 쓰이는 법률용어이다. 범법자의 물건의 소유권을 박탈하는 소위 재산형이 바로 몰수라는 것이다. 문화재청이 황세손을 범법자 취급을 한 적도 없으며 오히려 황세손의 장례 이후에도 창덕궁 안의 낙선재를 사용하게 함으로써 황세손을 위한 삭망제를 지낼 수 있도록 하지 않았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실의 목관을 사용하지 않고 상업용 관에 황세손의 시신을 모셨다고 하여 나라의 품격도 묻어버린 장례라 매도한 대목은 당시 그 일에 관여했던 한 사람으로서 좀더 해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미 보도된 대로 그 관은 조선시대 말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오랫동안 창덕궁 수장고에 있었던 까닭에 옷칠이 여러 군데 터져 있어 제대로 보수하려면 몇 달이 걸릴지 모르는 관이었다. 비록 황실용 관이라 하지만 입관을 바로 앞에 두고 이 같은 관을 졸속으로 수리하여 망자를 모시겠는가. 이것이야 말로 예우가 아니기 때문에 상주 측에서도 원하지 않았다.

예로부터 왕실의 관재는 황장목으로 만들었는데, 국내의 내로라하는 수목전문가들도 황실의 황장목관에 대해, 소문으로 혹은 옛 기록으로만 확인했을 뿐 이번에 처음 보았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관련학자, 공예전문가, 문화재위원들도 이런 귀한 관이 지금껏 남아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라 입을 모았으며, 문화재청에서도 마지막 남은 황실의 전통목관을 잘 보수해서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보존할 필요성을 느꼈던 것이다.

더욱이 이 관은 장례일까지 황세손의 시신을 장기 보존해야할 냉동곽의 규격에도 맞지 않아 전주이씨대동종약원의 원로이사들은 협의를 거쳐 긴급히 국내 최고수준의 향나무 관을 손수 준비하고 수의도 우리전통의 복식으로 장만하는 등 장례를 모시는데 조금도 소홀함이 없었다고 전해왔다. 그렇기에 상주 측에서도 그 관을 유일한 황실전통목관으로 국립고궁박물관에 영구 보관하는 것에 흔쾌히 동의하였던 것이다.

돌이켜보건대 정부에서 조선황실을 지금보다 더 예우한 적은 없었다고 본다. 이번 일로 전주이씨대동종약원 측에서는 오히려 문화재청에 곧 감사패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한다. 서 교수께서 황세손을 위한 배려가 워낙 깊은 까닭에 창덕궁의 관을 쓰지 못한 것이 마치 문화재청이 황실의 관을 몰수한 것으로 비쳐질까봐 국민 여러분께 이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바이다.

문화재청 개요
우리나라의 문화적 정체성을 지키고 대한민국 발전의 밑거름이 되어 온 문화재 체계, 시대 흐름에 맞춰 새롭게 제정된 국가유산기본법 시행에 따라 60년간 지속된 문화재 체계가 국가유산 체계로 변화한다. 과거로부터 내려온 고정된 가치가 아닌 현재를 사는 국민의 참여로 새로운 미래가치를 만드는 ‘국가유산’. 국가유산청(구 문화재청)은 국민과 함께 누리는 미래가치를 위해 기대할 수 있는 미래를 향해 새로운 가치를 더하고 국민과 공감하고 공존하기 위해 사회적 가치를 지키며 과거와 현재, 국내와 해외의 경계를 넘어 다양성의 가치를 나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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