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Diploamcy 임덕규 회장, “사우디 ‘압둘라’ 신임 왕은 평화주의자다”
26년 전 처음 방문했을 때 사우디 전체 인구는 800만 명이었고, 그중 리야드 인구가 150만 명 정도였다. 그렇지만 지금은 전체 인구가 2400만 명을 넘었고, 리야드 역시 그때보다 3배 가까운 420만 명이었다. 물론 이중에는 외국인 노동자도 약 600만 명이 포함된 숫자다.
사우디를 방문하는 동안 필자는 리야드에서 경제기획원 장관, 교통부 장관, 수자원 장관, 문공부 장관, 상공회의소 회장 등 정계.관계.재계등 많은 지도자들을 만났다.
그 중에도 7월 13일에는 지난 95년부터 王이 와병중이라 95년부터 지난 10년 간 王의 직무를 대행해온 '압둘라' 王세제(弟)를 만날 수 있는 영광을 가졌다.
또 그와 한국 사우디 양국 현안을 놓고 대화하는 등 의미 있는 시간도 가졌다. 그런데 몇일 후 와병중인 王이 서거하여, 이날 만났던 '압둘라' 王세제가 지난 8월 2일 王으로 즉위하였다.
주한 사우디대사는 이를 놓고 "林 회장은 킹 (King)메이커가 되셨습니다. 축하합니다!"라는 인사를 해 올 정도였다. 원님덕이 아니라 王덕을 본 셈이다.
'압둘라'王 (당시 왕세제)을 만날 때 재미있는 체험을 하게되었다. 7월 13일 오후 2시 30분 압둘라 王세제가 사령관으로 있는 국가안전부(National Security Guard) 회의실에 안내되었다.
그 자리에는 약 300여명의 군인, 경찰 등 젊은 청년과 노인들이 모여 앉았다. 30분 후인 오후 3시경 王세제가 들어서자 모든 사람들이 일어서서 박수로 환영을 하였다.
맨 먼저 필자가 문공부 차관보인 王子의 소개로 王세제를 만나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회의 후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자리에 앉았다.
王세제는 모든 사람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그러나 그는 한마디 연설도 하지 않았다.
의전실장이 王세제를 만날 사람들을 한 줄로 줄을 쫘악 세웠다.
한사람씩 순서대로 王세제 앞으로 가서 단독으로 만나 자기의 하소연을 직접 털어놓았고, 王세제도 이를 진지하게 경청했다. 그러나 시간은 한 사람 당 30초 또는 1~2분 정도였다. 어떤 사람은 말로 뜻을 전하고, 어떤이는 미리 준비한 서면을 전달하기도 했다.
한 시간동안 약 100여명이 王세제를 직접 만나 민원을 상담한 셈이다.
관계자들 말로는 이런 행사가 매주 1회씩 1년 내내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1년에 수 천명씩 선착순대로 시민이면 누구나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한다. 이를 '마즈레스(MAJLES)'라고 한다. 이런 행사는 王세제 뿐 아니라 王도 하고 주지사들도 전국에서 실시한다고 한다. 이 제도는 아랍부족을 통치하는 전통적인 문화라고 자랑한다.
여하튼 '마즈레스'제도는 백성의 원성을 직접 들어가면서 王國을 끌어가는 하나의 비결인 것 같았다.
한편 새로운 王이 탄생하자 어떤 외신에서는 '王子의 난'이 곧 일어날 것 같은 예측기사가 나왔다. 그러나 필자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현재 '압둘라' 王은 지난 10년 동안 王의 직무를 대행해온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국내외적으로 이미 능력과 신망이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에 지도력이 확고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압둘라'王은 지난 2월 이미 중동 평화를 위해 '국제 반 테러 센터(International Counterterrorism Center)' 설립을 주장하는 등 평화주의자요 이스람 종주국의 존경받는 지도로 알려져 중동의 지도자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최소한 향후 10년 이상 사우디정국은 안정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王의 동생인 '술탄(Sultan)' 제2부총리 겸 국방장관이 王세제(弟)로 임명되었기 때문에 차기 王까지는 이미 확정된 상태이다. 문제는 차 차기 王이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해서 관심거리다. 王의 43명의 형제들 중에는 더 이상 王이 될 인물이 없어 보이기 때문에 이후 王은 그 다음 세대 중에서 나올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지난 1765년부터 240년 간 이어온 전통을 생각하면 차차기 王 문제도 현명하게 해결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각 장관들을 만났을 때 유가가 배로 올라 돈이 많기 때문에 "예산을 어디에다 쓰면 좋을까, 무슨 좋은 사업이 없을까"라고 즐거운 비명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한결같이 앞으로 10여 년 간 약 6,500억 달러에 이르는 거액을 각 분야에 투자 할 계획을 강조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권했다.
한국과의 관계를 보면 70년대는 약 7만 명의 한국인 근로자들이 현지에서 일했다.
그러나 지금은 불과 1,100명 정도다. 2004년 한국의 건설수주는 5천만 불에 불과하였다. 리야드를 상징하는 99층 짜리 「킹덤 타워」(Kingdom Tower)도 독일에서 건설하였다고 한다. 한국 건설 회사가 하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현재 한·사우디 수출고는 총 150억불인데 그중 120억 불은 유가라고 한다.
따라서 한국 정부와 기업인들이 블루오숀 전략으로 좀더 적극적으로 사우디에 다시 진출하여 제 2의 중동붐을 일으킨다면 틀림없이 한국 경제 발전에도 큰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월간 Diploamcy 회장 임덕규(11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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