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2년 반의 노력
참여정부가 출범한 지 2년 반. 좋은 일만을 기억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출범 당시 새 정부의 정책을 구상하는 사람들에게는 적지 않은 문제와 위기요인들이 감지되었다.
단기처방으로 풀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들 산적
신용불량자 문제와 그로 인한 금융 불안, 수익모델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대기업과 개방체제 아래 경쟁력을 상실해가고 있는 중소기업, 국민의 생명과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북핵문제, 분출하는 이해관계와 사회갈등, 과밀로 인해 경쟁력을 잃고 있는 수도권과 경쟁력을 가져본 적도 없는 지방, 심화되는 양극화현상과 내수부진, 취약한 소비인프라, 사교육비의 증가와 빈곤 세습화 현상, 대책 없이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 사회 등…
여기에 정·경·언 유착 등으로 우리사회의 합리적 의제형성 기제는 고장이 나 있었고, 이로 인해 문제와 위기가 올바로 인식되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다. 또 이들 문제를 풀어가야 할 관료체제 역시 건강하고 생산적인 상태는 아니었다. 권위주의와 형식주의 잔재가 남아 있는가 하면 민주사회에서 정부 경쟁력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국민적 신뢰와 정당성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상태였다.
하나같이 어려운 문제들이었다. 일시적이고 단편적인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이고 복잡한 문제들이었다. 많은 부분,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문제들이었고, 기존의 이해관계를 넘어서야 풀리는 문제이기도 했다.
시스템과 문화·관행 혁신 위해 로드맵 수립
대응 또한 당연히 주도면밀해야 했다. 회의와 토론을 활성화하며, 문제의 원인과 구조에 대한 정부내 인식을 공유, 조율했으며 행정부처와 전문가, 시민사회 대표들이 참여하는 국정과제위원회를 설치해 로드맵을 수립하고 그 이행과정을 지원하고 모니터링하게 했다. 로드맵 작업은 이해관계와 가치관이 부딪히는 복잡한 정책과정 속에서 길을 잃어버리거나 계획된 과제가 관료의 책상 안에서 잠들고 마는 일을 막자는 뜻에서였다. 정부 스스로 들여다 볼 수 있는 거울을 만들어 나태해지거나 해이해지는 것을 막자는 뜻도 있었다.
제시된 처방은 당연히 근본적이고 중장기적인 것으로 구조와 시스템 그리고 문화와 관행을 바꾸는 것이 많았다. 단기현안은 그 나름대로 챙겨나가되 단기적 이익과 평가에 함몰되어 구조적인 변화를 회피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했다. 정경유착 구조의 타파, 새로운 선거문화의 정착, 기업투명성 증진,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과 공공기관이전을 포함한 과감한 지역균형발전전략의 추진, 지역혁신체계 구축, 양극화 문제제기 및 포괄적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 대책, 과감한 연구지원과 신성장동력 지원, 자주외교 강화와 북핵위기의 완화, 등 이미 많은 정책들이 우리 앞에 그 내용과 결과를 드러내고 있다. 또 분권화시대와 고령화시대에 걸 맞는 세제개편, 투기근절을 위한 새로운 부동산대책, 대학경쟁력 강화, 일하는 빈곤층 대책을 포함한 새로운 복지정책, 의료 서비스와 보육 서비스 선진화를 포함한 서비스산업 육성, 등 우리사회의 구조를 바꿀 수 있는 대규모 정책들이 곧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정부부문에 있어서도 많은 변화가 추진되었다. 권위주의 타파, 국민의 기관이 된 권력기구들, 국방부 문민화, 광범위한 전자정부사업 추진, 새로운 예산회계제도 정착, 평가인프라 강화, 통계인프라 강화, 과학기술행정체계 개편, 과감한 분권화와 조정체계 정비, 기록문화 강화, 제주특별자치도 추진, 새로운 인사 및 교육훈련 체계의 도입과 인사행정체계 개편, 과거사 정리를 통한 정부의 정당성과 신뢰성 회복 추진 등, 정부의 관행과 구조를 바꾸는 사업들이 추진되었다. 자치경찰제도, 고위공무원단 제도, 재정세제개혁 등이 곧 입법화될 상황에 있으며, 디지털 예산회계제도, BRM, 등 세계를 놀라게 할 사업들도 완성단계를 향하고 있다.
2. 2년 반의 성과
2년 반이 지난 시점에 얼마나 달라졌는가? 국민의 입장에서 막상 손에 닿은 결과가 없지 않느냐는 반문이 있을 수 있다. 경기가 아직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청년실업의 문제 등, 도대체 나아진 것이 없다는 불만을 듣기도 한다.
정부정책, 그 물길의 흐름 달라지고 있어
정부로서는 아프게 듣는 부분이다. 그러나 국민들이 다음의 세 가지 점을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먼저 그 하나는 가시적 결과를, 그것도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 결과를 가져오기에 2년 반은 그리 넉넉한 시간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법안 하나를 마련하고 통과시키는 데에도 1년, 2년의 시간이 걸리고, 국민적 동의를 얻은 사업조차도 예산을 확보하자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정부가 좀 더 과감한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느냐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이미 정부의 일방적 ‘밀어붙이기’나 초법적 권한행사가 바람직하지도, 가능하지도 않은 시대에 살고 있음을 이해해 주어야 한다.
당장 손에 잡히는 결과보다는 오히려 정부정책의 큰 흐름을 봐 주었으면 한다. 기업과 정부의 관계가 어떠한 방향으로 변하고 있고, 사회 전반의 투명성 제고 노력이 제대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는지, 정부의 정책결정 기반과 체계가 어떠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지 등을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그러면 물길의 흐름이 달라지고 있음을, 또 밝은 미래를 위해 큰 걸음을 옮기고 있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전체와 부분, 장기와 단기의 균형 위해 최선
둘째, 정부의 이러한 노력은 어쩔 수 없이 우리사회 일부의 반발을 불러오기도 하고 다른 중요한 가치와 충돌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하나의 예가 되겠지만 지역균형발전의 추진은 상당수 수도권 주민들의 반발을 불렀고, 경제운영에 있어 장기적 관점의 강조는 지금 당장의 성장률에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 점 역시 우리의 미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 또 전체의 이익이 어떠한 방향으로 확보되어야 하는지를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그렇다고 단기적 관점이나 부분적 관점을 무시해 왔다거나, 또 무시하겠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 역시 하나의 예가 되겠지만 국가균형발전을 중시하는 가운데서도 경제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수도권규제완화 부분은 개별적 심사를 통해 그 요구를 반영하는 방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 균형을 잡기가 대단히 어려운 문제이지만 정부로서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참여정부의 미래지향 정책 국제적 인정
그리고 셋째, 정부의 이러한 노력이 결국은 올바른 선택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발표된 권위 있는 국제평가들은 참여정부의 이러한 선택이 옳았음을 말해준다. 최근 국제신용평가기관 S&P는 우리나라의 국가신용 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높였으며, IMD에서 내 놓은 국가경쟁력 지수도 지난해 35위에서 올해 29위로 크게 올랐다. 특히 발전인프라 구축은 지난해 27위에서 23위로, 과학경쟁력은 19위에서 15위로, 기술경쟁력은 8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모두 미래적 의미를 지니는 내용들이다.
낮은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이 긍정적 평가를 받는 이유가 어디 있을까? 병의 원인을 찾아, 보다 근본적으로 치유하고자 하는 참여정부의 노력이 성공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동시에, 참여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한 모진 비판들이 결코 옳은 것이 아니었음을 이야기해 주고 있다.
3. 앞으로 2년 반, 장기적·구조적 관점 놓치지 않을 것
앞으로 2년 반, 참여정부는 지난 2년 반과 마찬가지로 보다 구조적인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다. 현안과 단기과제에 대해 적절히 대응해 나가겠지만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관점을 놓치지 않겠다는 뜻이다. 지난 2년 반의 노력과 성과에도 불구하고 정부 출범초기 감지한 위기와 구조적인 문제들이 여전히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사회 근본적 위협 요인 여전히 감지돼
우리사회의 의제형성과정과 정책결정과정을 왜곡시키고 있는 지역분할구도와 그에 근거한 정당체제, 경기침체의 원인이 됨과 동시에 계층간의 갈등을 불러올 수 있는 양극화 현상, 권위주의 체제 아래에서 일그러져버린 국가의 관리기능, 우리사회의 사회경제적 근간을 흔들어 놓을 수 있는 저출산 문제와 고령화 현상, 등이 바로 이러한 문제들이다. 이들 문제는 단순한 문제 차원을 넘어 우리사회를 근본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위기요인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 가운데는 참여정부 임기 안에 풀지 못하는 것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공유해야 할 문제라면 반드시 던질 것이다. 국민들이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게 하는 것이, 위기를 위기로 알게 하는 것이 정부의 중요한 책무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사실,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이 문제인가를 규정하는 것은 더욱 중요한 일이 된다.
위기를 위기로 인식 못하는 것이 또 하나의 ‘위기’
문제를 던지고 제기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사회가 시스템에 의해 중요한 문제를 문제로, 위기를 위기로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지역구도와 이에 근거한 잘못된 정치관행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우리사회는 이러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눈앞에 닥친 IMF 위기를 우리는 위기로 인식하지 못했고, 오래전부터 진행되고 있던 양극화문제도 최근에 와서야 그 심각성을 논의하게 되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사회를 위협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들이 간과되고 있거나, 가볍게 처리되고 있다. 이러한 잘못된 구도야말로 또 하나의 ‘위기’라 할 수 있다.
영웅 기다리기 보다 잘못된 시스템 개선해야
60년대와 같이 사회경제적 구조가 단순한 사회라면, 또 국가의 ‘통치력’이 큰 사회라면 국가지도자 몇 사람의 비전과 역량으로 국가가 발전할 수도 있었고, 안전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러한 단순사회가 아니다. 정치, 사회, 경제의 시스템이 바로 잡히지 못하면 올바른 비전도 의제도 자리 잡지 못하는 사회가 되었다. 우리 모두 이제 더 이상 ‘영웅의 시대’가 아님을, 또 영웅을 기다리기 보다는 잘못된 시스템과 구조를 바꾸어 나가야 하는 것이 정부와 국민의 역할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비판의 과잉, 장기적으로 도움 안돼
참여정부가 모두 잘 해 왔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완벽한 정부는 어디에도 없다. 실수도 있을 수 있고 실책도 있을 수 있다. 힘이 부족해 뜻대로 다하지 못하는 일이 많음을 물론이다. 앞서도 이야기하였지만 경기회복의 지체, 행담도 문제 등은 매우 아픈 부분이다.
그러나 부분의 문제를 지나치게 부각하여 전체를 훼손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아울러 참여정부가 던지는 문제들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과도한 비판과 오해와 억측의 재생산이 개인과 조직에 따라 일시 이익이 될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늘의 이 역사를 누군가는 또 기록할 것이고, 우리의 후손들은 그들 나름의 긴 역사적 안목에서 우리를 평가할 것이다.
웹사이트: http://www.president.go.kr
연락처
대변인실 : 02-770-2556, 춘추관 : 02-770-256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