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인도 총선, 변화의 물꼬 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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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2014-04-27 12:00
서울--(뉴스와이어)--세계최대의 민주주의 국가로 불리는 인도에서는 지난 4월 7일부터 16대 총선이 실시 중 이다. 전체 유권자의 수가 8억 1,500만명에 이 르다 보니 9단계(9일)에 걸쳐 5월 12일까지 선 거가 치뤄지며, 5월 16일에 동시 개표가 이뤄 진다. 이미 6단계(4월 24일)까지 투표가 끝났 지만 그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어느 정당이 집권하든지 지금의 무 기력한 정치경제 상황에는 상당한 변화가 일어 날 것이 확실하다. 우선 레임덕 현상이 없어지 면서 올스톱됐던 정책결정이 재개되고 정치적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또한 새롭게 집권하는 정당(연합)은 선거전에서 내 세웠던 공약들에 기초하여 새로운 정책들을 내놓게 될 것이다. 총선 이후 인도의 변화는 크게 보아 국제정치 역학에 영향을 줄 것이며, 당장 인도에서 활동하는 외국기업들의 사업환 경에도 직접적 영향을 가져올 것이다.

모디 열풍이 정권교체 바람으로
인도의 16대 총선을 바라보면서 가장 궁금한 것은 물론 정권교체 여부이다. 인도에는 양당 제가 정착되지 않았지만 연정을 이끄는 2개의 주축 정당으로서 국민의회당(INC)과 인도인민 당(BJP)이 존재한다. 이번 총선 역시 이들 2개 정당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현 집권당인 INC 는 지난 10년동안 UPA(United Progressive Alliance) 연정 I, II기를 거쳤다. 인도가 지난 1947년에 독립하고 67년이 흐른 지금까지 13년 을 제외한 54년간 INC가 지배했을 만큼 INC 는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한다. 그렇지만 지난 5년간 저성장과 고물가, 지속적인 부패와 비효 율 등이 부각되면서 INC는 재집권에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비해 도전자 격인 BJP는 어느 때보 다 집권 가능성을 높여가는 모습이다. 이미 지 난 2013년 7월부터 구자라트 주총리인 나렌드 라 모디(Narendra Modi)를 차기 총리후보로 결정하고, 그를 중심으로 INC의 실정을 비판하 면서 유권자들을 공략 중이다.

‘모디 바람(Modi Wave)’이라고 표현될 정 도로 모디의 인기는 높다. 자수성가형 인물로 평가되는 모디는 64세의 정치인으로서 인도 서 부에 위치한 봄베이주(지금은 구자라트주) 바 드나가르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를 도와 기차역에서 차를 팔았을 정도이 니 서민의 애환을 몸소 알고 있다는 평가를 받 는다. 이미 8살 때부터 BJP당 청년조직인 RSS에 몸담았을 정도로 정치에 일찍 눈을 뗬 고, 2001년 구자라트 주총리에 오르기 까지는 묵묵히 BJP 당원의 길을 걸었던 사람이다.

모디의 인기는 지난 13년 동안 구자라트주총리를 역임하면서 보여준 추진력에서 비롯 된다. 인도 서부에 자리잡은 구자라트 주는 모 디 집권 이후 인도에서도 상대적으로 경제성 장이 빨라졌고, 외국인투자를 적극 유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모디에게도 약점은 있다. 지난 2002 년 구자라트 폭동 당시 힌두교도-무슬림이 충 돌했을 때 무슬림 학살을 방조했다는 의혹이 있다. 이외에도 모디가 기업인들에게 토지분양 특혜를 줬다는 사실도 심심치 않게 거론된다. 그렇지만 ‘변화’를 기치로 내세운 모디에게 대 중은 열렬한 호응을 보이고 있다. 모디가 적어 도 경제성장과 발전에는 최적임자가 아니겠냐 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지리멸렬한 모습의 집권여당
모디가 야당의 대표주자로서 각인되고 있는데 비해 집권 여당격인 INC는 지리멸렬한 모습이 다. 네루-간디 가문의 후계자라고 할 수 있는 라훌 간디(Rahul Gandhi)는 명문가의 후광 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라훌 은 귀한 집안 출신으로 서민을 모르는 ‘왕자’로 비유되면서 점수가 깎이는 모습이다.

현재 라훌은 공식적으로 ‘INC 선대위 대 표’이지, 총리후보로 지명되지 않았다. 현재 총 리를 맡고 있는 맘모한 싱(Ma m moh a n Singh)은 일찌감치 차기 총리 후보직을 고사 했다. 사실은 지난해 10월 라훌 간디가 부패정 치인 처리 관련 정부안 통과를 놓고 싱총리에 게 모욕을 주고 자신의 존재감을 높였던 바 있 다. 이후 싱총리는 침묵을 지키면서 INC와 소 원한 모습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라훌 간디가 총리후보를 맡아야 하는데 그 자리는 여전히 공석으로 남 아있다. 총선 이후의 후폭풍때문이다. 만약 총 선에서 참패했을 경우 책임을 져야 할 총리후 보는 향후 정치적으로 재기하기 힘들 수밖에 없다. 지난 1월에 라훌이 총리후보가 아닌 선 대위 대표로 최종 결정되자, 많은 언론들은 어 머니인 소냐 간디 INC 총재가 아들의 정치 앞 날을 고려한 것 아니냐고 보도했다.

INC는 경제실정, 부패 만연, 고용 부진 등 에 대한 BJP의 집요한 공격에 쩔쩔매고 있다. BJP는 지난 4월 초에 발간한 ‘거버넌스의 암흑 기’라는 문서에서 현 UPA 정권이 독립 이래 가 장 부패하고 무능하다고 적고 있다. 이에 대해 INC는 일부 반론을 내세우기도 하지만 선거돌 풍의 핵심인 모디의 개인적 약점을 부각시키는 데 오히려 치중하는 형편이다.

경제실정에서 자유롭지 못한 집권당
INC의 정치적 곤경은 경제 실정과 부패 스캔 들에서 비롯된다. 먼저 경제 실정을 살펴보면 저성장과 물가 불안이 골간을 이룬다.

지난 2009년부터 오는 5월 31일까지 UPA-II기 정권의 5년 간 집권 기간 중 평균 성 장률은 6.7%이다. 지난 UPA-I기 8.5%의 높은 성장률에 비해 훨씬 낮아진 셈이다. 최근 2년 간 의 경제성적은 더욱 초라하다. 지난 2012/13년에 는 4.5% 성장하여 2003년 이후 최악이었고,
2013/14년에도 4.8%로 회복세가 미미하다. 미국 발 금융위기로 세계경제가 곤두박칠쳤던 2008/9 년에도 인도경제는 6.7% 성장했던 바 있다.

인도 UPA 정권의 당사자인 INC는 세계경 제의 부진과 재정부담 증가로 인해 2011년부터 성장이 둔화됐다고 항변한다. 그렇지만 유권자 들에게는 오직 성장률이 바닥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점만 부각될 따름이다. 경제 수치에 관 심있는 유권자가 아니라면 5개년 평균은 큰 의 미가 없다. 당장 GDP 성장률 숫자가 이전보다 낮아졌고 호주머니에 쓸 돈이 없어 소비가 줄었 다면 볼멘 소리부터 나오게 마련이다.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물가는 2012년 4월부터 10% 이상의 상승률을 보이면서 불안 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11.2%까 지 치솟았던 물가는 현재 8%대로 안정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소득 감소와 물가 불안 의 영향은 민간소비 둔화에서 잘 나타난다. 민 간소비는 지난 2012년 2분기부터 급속히 둔화 되어 지난해 2분기에는 1.6% 증가하는데 그쳤 다. 미래 소득이 불투명해지면서 소비자들이 잔뜩 움츠러든 까닭이다.

상호 비방으로 치닫는 선거전
경제실정과 함께 BJP가 집중공격하는 INC의 실패는 반복되는 부패스캔들이다. UPA 정권 에서 일어난 부패스캔들의 규모가 1천억루피 (약 1조 8천억원)에 달한다는 것이 BJP의 주 장이다. 정부 인허가 부문인 2G 통신주파수 할당, 석탄 광산허가, 국영기업 매각 등에서 INC의 부정이 개입됐다는 것이다.

최근 유세에서는 모디가 직접 나서서 소냐 간디의 사위인 로버트 바드라의 부동산 취득 특혜를 공격하고 있다. 소냐 간디의 딸인 프리 얀카 간디와 지난 1997년에 결혼한 로버트 바 드라는 로얄 패밀리의 지위를 이용하여 하리아나 주의 개발 회사인 DLF로부터 여러 가지 부동산 특혜를 받았다는 것이 다. 이로 인해 그의 재산은 지 난 2007년의 500만루피(약 9 천만원)에서 불과 3년만에 30 억루피(540억원)으로 기하급 수학적으로 늘어났다는 의혹 을 받고 있다. BJP는 소냐 간 디나 라훌을 직접 공격하기 보 다는 집안식구의 부패를 들춰 내서 간접적으로 타격을 주겠 다는 전략을 가동하고 있는 셈 이다.

라훌 간디도 모디의 공격 에 가만히 당하고 있을 리 없 다. 라훌 간디는 모디의 친기 업 개발 성향의 구자라트 성 장모델을 ‘토피(toffee) 모델’ 이라고 폄하하고 나섰다. 토 피는 사탕을 의미하며 가게에 서 잔돈 1루피 대신 주기도 한다. 라훌은 모디가 절친한 기업인 아다니 (Adani)에게 1 평방미터당 1루피(사탕 하나 값)를 받고 아랑 가바드市만한 면적(300㎢)의 땅을 30억루피 에 불하했다고 비난했다. 사실은 이 주장은 틀 린 계산에 기초한다. 30억루피를 면적대로 나 누면 1㎡당 10루피인데 라훌은 의도적으로 1 루피라고 했을 가능성이 있다. 어쨌든 아다니 의 재산은 10년 전 300억루피에서 현재 4천억 루피로 13배 이상 늘어나긴 했다.

상호 비방전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양상 이다. 모디는 라훌의 공격에 대해서 애들 같은 태도라고 맞받아쳤다. 라훌이 애들처럼 ‘풍선’ 과 ‘토피’에만 집착하면서 정작 중요한 물가와 실업문제에 대해서는 언급도 못한다는 것이다. 모디 자신은 풍선 갖고 놀 나이는 지났다면서 라훌은 이제 무엇을 할 지 보여줘야 한다고 훈 수까지 두었다.

모디에 대한 개인 공격이 도를 넘어서는 경 우도 있다. 우타르 프라데시주에 기반한 SP당 의 아잠 칸은 모디를 ‘큰 개(Big dog)’라고 지칭 하는 문제성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모디는 오 히려 개로 불러줘서 고맙다며 나라에 대해 충 성하는 것을 의미하냐며 받아 넘기기도 했다.

*위 자료는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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