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구 교수 사법 처리 방침에 대한 향린교회의 입장
경찰은 한 인터넷 매체에 실린 강정구 교수의 논문성 글인 “맥아더를 알기나 하나요? - 맥아더에 대한 짝사랑, 더 이상 적절치 않다”를 문제 삼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사법 처리 방침을 밝히고, 우리 교회 교우인 강정구 교수를 소환하려 하고 있습니다.
지난 수년간 강정구 교수와 함께 신앙생활을 해 온 우리 향린교우들은, 학자이자 실천적 지식인으로서 역사적, 사회적 문제에 대해 철저한 연구를 바탕으로 발언해 왔던 강 교수의 학문적 업적과 실천적 활동에 대해 깊이 신뢰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 역시 인천지역에서 ‘맥아더 동상 허물기와 지키기’ 운동이, ‘허물기’ 세력에 대한 ‘지키기’ 세력의 ‘폭력몰이’와 ‘빨갱이 몰이’로 진행되는 것을 개탄하면서, 학문 연구자로서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자신의 견해를 밝힌 것입니다.
“필자가 파악하고 있는 맥아더의 진면목을 들추어내어 이를 바탕으로 맥아더 동상 허물기가 너무나 당연한 민족사적 요구이고 합리적 행보임을 피력하겠다. 욕설이나 비방이 아니라 상응하는 차분한 반론을 기대해 본다.” (강정구 교수의 글 중)
우리나라 헌법에서는 ‘학문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학문이 특정 세력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탄압하면 그 사회가 암울하기 때문입니다. 강 교수의 학문적 성과에 대해 의견을 달리하는 세력이나 학문 연구자가 있다면 그에 대해 학문의 광장에서 반론하고 논쟁해야 하는 것이고, 강 교수 역시 이를 기대하고 있는데, 이러한 논쟁 자체를 법률적 잣대로 봉쇄하려는 경찰의 시도는 군사독재 시절 공안 경찰의 구태를 답습하는 것으로서 민주화 시대를 사는 국민이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면서 자신과 의견이 다른 국민을 ‘빨갱이’라고 몰아 부치는 수구냉전세력이, 바로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로 이어지는 군사정권을 통해 자유민주주의를 짓밟아 왔을 뿐 아니라 지금도 국가보안법을 기반으로 해서 자유민주주의를 억압하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직시합니다.
‘6.15 공동선언 5주년 기념’ 방북과 6자 회담 재개, ‘8.15 민족대축전’에 대한 온 국민의 성원으로 인해 설 곳을 잃은 수구냉전세력이, 이번 글에 대해 건강한 논쟁을 봉쇄하고 이념 논쟁을 부활시켜 다시 ‘빨갱이 사냥’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들은 분단이 주는 기득권에 안주하여 우리 겨레가 가야 할 ‘평화와 통일’의 길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겨레의 하나됨을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자신들의 잘못된 길에서 돌아서서, 민족의 화해와 평화, 통일의 큰 길에서 하나로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또한 우리는, 경찰이 기대고 있는 법이 국가보안법인 것을 보면서 더욱 참담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작년 온 국민의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한 의지가 끓어올랐고, 한나라당과 매우 보수적인 국민들조차도 국가보안법이 개정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함으로써 국가보안법이 사문화되었는데, 우리 교회 교우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소환을 받는다고 하니, 서글픔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2001년에 있었던 이른바 ‘만경대 방명록 사건’에서도, 검찰은 방명록의 글만 갖고서는 사법처리 근거가 부족했는지, 강 교수가 쓴 저서와 논문이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고 몰아 가려는 등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공안 검찰의 행태와 같이, 해당 사건이 아닌 그 사람의 과거에 대해 사상 검증을 하는 방식으로 수사와 공판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향린교회는 신앙과 양심의 자유를 부정하고 인권을 짓밟는 법, 형제를 적으로 규정한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다시 일어나 한국 교회와 함께 기도하고 실천할 것을 다짐합니다. 분단의 십자가를 지시고 우리 앞에서 가시는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실 것입니다.
우리의 주장
1. 경찰은 학문의 자유를 보장하고, 강정구 교수에 대한 사법처리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
1.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구언론들은 마녀사냥식 이념논쟁을 즉각 중단하라!
1. 국회와 노무현 정권은 국가보안법을 완전 폐지하라.
2005년 8월 28일
한국기독교장로회 향린교회 교우 일동
(02-776-9141, http://www.hyanglin.org/)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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