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는 안 팔아 vs 기다리면 싸질 거야
매도 · 매수자 신경전 속 관망세 유지
강남특별시라 불릴 정도로 그들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강남’에서는 이번 대책에 크게 신경 쓰지 않겠다는 반응이다. 부동산 가격이 오를 때마다 의례적으로 있었던 규제 정책에는 이미 내성이 생긴 덕분이다. 대치동 청실아파트 입주민 권모씨는 “강남권을 타켓으로 한 정부의 규제들은 이미 익숙해졌기 때문에 특별히 반응을 보일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해 강남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엄포에 대해 긴장하는 기색이 없었다.
하지만 대책을 앞두고 가격이 약보합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 6월 초 9억 8,000만 원에 거래가 됐던 청실1차 35평형은 현재 6,000만 원 떨어진 9억 2,000만 원에 매물로 나와 있지만 전혀 매수세가 없는 실정이다. 물론 지금 당장 대책으로 인해 6,000만 원이 하락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아직까지는 대책으로 가격이 내릴 것이라고 기대하는 매수자와 싼 가격으로는 절대 팔 수 없다는 매도자의 힘 겨루기만 있을 뿐 실제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개포동 역시 거래 없이 가격만 빠지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개포 주공1단지 15평형은 6월 말 7억 4,000만 원 선에서 간간히 거래가 됐었으나 현재는 6억 7,000만~8,000만 원 선에 나오는 매물도 소화되지 않고 있다. 개포 주공1단지 인근 A 공인중개사는 “간혹 급매물이 나오긴 하지만 대부분 매물이 자취를 감춘 상태”라며 “가격 하락을 기대하는 매수 문의는 많으나 실제 사려는 사람은 없어 거래가 실종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B공인중개사도 “매도자와 매수자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며 눈치만 볼 뿐 양측 모두 움직임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강남의 무심한 반응은 그동안 쌓인 내성 때문이 아니라 정부 부동산 안정화 대책이실효성 부족과 잘못된 방향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강경한 입장을 보이던 양도세 1가구 2주택 중과 대상자에게 지나치게 긴 1~2년의 유예기간을 주려는 것은 내년 지방선거와 2007년 대선을 의식해 실효성이 부족한 정책을 실행한다는 지적이다. 보유세와 거래세를 동시에 올리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보유세를 높임으로써 세금에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도록 유도해야 하지만 양도소득세에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은 오히려 매물을 거둬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대치동에서 10년 넘게 일을 했다는 C 공인중개사는 “강남 사람들의 특성상 매물을 내놓게 하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며 “세금을 동원한 억지 공급 유도책으로는 강남 사람들을 결코 움직이게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학군을 재조정해 강남 집값을 잡겠다는 발표는 다들 어이가 없다는 분위기다. 학군이 강남 집값의 원인이라는 분석에 따른 대책이지만 그보다는 20년 넘게 구축된 강남 인프라가 아파트 값을 올리는 원인이라는 게 지배적이다. 대치동 홍실공인 봉하운 대표는 “강남 학생이 강북으로 학교를 배정받았다고 이곳 사람들이 강남을 떠나는 것은 절대 아니다”며 “오히려 강북 학생이 강남으로 배정됐을 경우 전세 수요가 늘어 가격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사교육 1번지로 통하는 강남에서 강북 학생이 버틸 수 있는지도 의문으로 학군 조정이 부동산 가격을 내릴 수 있을 것이란 정부 기대에 회의적 반응이다.
재건축 더 이상 최악일 수는 없어
정권 바뀔 때까지 ‘동요 없이 기다린다’
재건축 규제에 대해서는 이제 적응한 듯 큰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금 적용되고 있는 규제보다 더 이상 나빠질 수는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강남 재건축 단지들은 소형평형의무비율, 개발이익환수제, 기반시설부담금제, 조합원 지위 전매금지, 후분양제 등 규제에 겹겹이 둘러 쌓여 있다. 특히 일부 저층 단지의 경우 희망 용적률보다 턱없이 낮은 180% 전후의 낮은 용적률이 적용돼 도저히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개포동 A공인 대표는 “재건축 규제 완화를 기대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완화가 되지 않지 않는다 하더라도 지금보다 더 심해지겠냐”는 게 재건축 조합원들의 지배적인 생각이라 전한다. 정권이 바뀌면 사정이 좋아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지금 당장 서두르기 보다는 오랜 기간 자금을 묻어놓고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지 내에 모든 주민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개포 주공1단지 한 조합원은 “투자 목적으로 사둔 사람들이야 어떤지 몰라도 열악한 시설의 13평에서 실거주를 하고 있는 원주민들의 고충은 몰라주는 것 같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러한 불만에 따라 아파트 한 채 가지고 재건축만 바라보던 원주민들은 나가는 추세이다. 자금이 넉넉지 않은 원주민들이 높은 세금을 부담하며 언제 될지도 모르는 불편한 노후 주택에 살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개포동에 6,000만 원 상당의 가격이 빠진 채 나와 있는 매물 중 상당수는 사업을 기다리다 지친 조합원의 물건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투기 세력을 잡으려다 애꿎은 실거주자만 피해를 보는 셈.
강남구와 함께 8학군을 이루며 승승장구 하던 서초구 역시 느긋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익이 맞지 않아 재건축을 중단하거나 추진을 포기하는 등 현재는 주춤하고 있지만 정권이 바뀌거나 건설 경기가 어려워지면 언젠가 풀어줄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표심을 잡기 위해 규제를 풀어줄 것이라는 계산이다. 이러한 심리로 가격은 변동 없이 보합세를 이루고 있다. 처음 8월 대책이 언급되면서 가격이 빠지기는 했지만 지금은 6월 이전으로 가격이 회복된 상태다.
부동산뱅크 서초점 관계자는 “매도세는 주춤한 상태로 가격은 전혀 안 빠지고 있으나, 가격 하락을 예상하는 매수자들이 많이 대기하고 있다”며 “대책 발표 후 시장이 확실해질 때야 매도 · 매수자가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공인 관계자는 “보유세가 강화된다 해도 서초동 사람들이 아파트를 팔고 강북으로 가겠냐. 인근 다주택자 중 강남 외 지역, 소형 평형 위주로 매물을 내놓기 위해 문의가 간간히 온다”고 전했다. 결국 꼭 한 채만 갖고 있어야 한다면 강남권 대형 아파트만을 갖고 있겠다는 것. 지금까지의 대책에서 봐왔듯 이번에도 강남 잡으려다 강북 잡는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도 경고되고 있다.
홍실공인 봉 대표는 “강남이라는 성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절대 그 성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고 말하며 “아직 세금 부과가 안돼 그 위력을 실감할 수 없고 양도세 유예기간도 1~2년으로 길어 서둘러 행동할 필요성도 못 느끼겠지만, 결정이 난 뒤라도 강남이라는 성에서는 절대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치 자기들만의 성에서 담을 쌓고 “깨볼 테면 깨봐”라고 외치는 듯한 강남에 과연 세금 중심의 억누르는 정책만으로 문제가 해결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부동산뱅크 개요
1988년 10월 국내 최초로 부동산 전문 잡지인 <부동산뱅크>를 발간하기 시작하여 현재는 방대한 양의 부동산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였고, 이를 통해 방송사, 언론사, 금융기관, 정부기관, 일반 기업체와 공동사업 전개로 부동산 개발, 분양, 컨설팅 등 명실상부한 부동산 유통 및 정보의 메카로 자리잡고 있다. 부동산뱅크가 제공하는 정보는 25년에 걸친 생생한 현장 정보를 기반으로 과학적인 분석을 통하여 구축한 부동산 데이터베이스이다. 한차원 높은 인터넷 부동산 서비스를 위해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는 서비스 개발로 부동산 정보와 거래의 믿음직한 파트너로서 우뚝 설 것이다.
웹사이트: http://www.neonet.co.kr
연락처
(주)부동산뱅크 기업마케팅팀 이종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