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 감우성, 5m상공에서 완벽줄타기 선보여
촬영의 주역은 감우성(장생 역), 그 동안 줄타기와 꽹과리 연주, 창 등 최고의 광대 '장생'이 되기 위해 엄청난 연습을 통해 자질을 인정 받았던 그였지만 이번 촬영 만큼은 만만치 않았다. 이번 촬영 장면은 왕보다 떳떳한 광대 장생이 용마루에 줄을 걸고, 연산 처소로 줄을 타고 가면서 연산을 희롱하는 장면이다. 장소가 워낙 거대한 궁궐이다 보니 지붕의 높이만도 5미터 이상, 줄을 걸고 나니 정말로 촬영할 일이 걱정될 만큼 아찔한 높이였다.
함을 느끼긴 마찬가지였다. 먼저 올라간 것은 <왕의 남자>의 조감독. 기세 좋게 올라갔지만 줄 위에 오르긴커녕 높이가 주는 위압감에 제대로 대화조차 하기 힘들었다. 감독의 이런 저런 요구에 당황하던 조감독은 서둘러 지상으로 내려오고, 드디어 감우성이 크레인에 실려 위로 올라갔다. 안전 장치라고는 와이어 하나. 보통 사람들이라면 올라가는 것만으로도 간담이 서늘할 지경인데, 태연하게 올라가는 모습에 오히려 스탭들이 더욱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몇 번의 리허설 끝에 촬영에 돌입했다.
가끔씩 발을 헛디딜 때마다 촬영장은 놀라움의 소리로 소란스러워졌을 뿐, 스탭들도 최고의 긴장상태로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고, 마침 그 흔한 벌레소리도 울리지 않아 실로 긴장된 촬영장 분위기였다. 촬영장에서 유일하게 울리는 소리는 왕을 희롱하는 장생의 소리뿐이다. 가장 천한 신분인 광대 주제에 가장 고귀한 신분인 왕을 희롱하건만 그 소리가 여간 청아하고 또랑또랑한 게 아니다. 결국 이날 촬영은 아무런 사고도 없이 훌륭하게 마쳤고, 그제서야 촬영장에 생기가 도는 듯 했다. 와이어를 하고 줄 위에 몇 시간 동안 있었던 감우성은 힘들만도 한데, 계속해서 좀 더 가자고 농담을 건 낼 정도로 여유를 보여줬다. 자신의 촬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강한 땡볕 밑에서 감우성의 줄타는 모습을 지켜봤던 정진영(연산 역)도 그때서야 긴장된 표정을 풀며 얼굴에 미소가 걸렸다. 감우성의 줄타는 모습을 본 소감이 어떻냐는 질문에 "대단해요. 정말 타고난 것 같아요. 반면에 나는 정말 하는 게 없어요. 앉아서 계속 구경만 하면 된다니까~"라며 밝은 웃음으로 힘든 촬영을 끝낸 기분을 대신했다.
자유로운 광대 '장생'(감우성 분)과 아름다운 광대 '공길(이준기 분)', 광대의 자유를 부러워했던 슬픈 왕 '연산'(정진영 분), 그리고 질투로 가득 찬 연산의 아름다운 애첩 '녹수'(강성연 분)의 운명적인 만남이 불러 일으키는 화려한 비극을 그린 드라마 <왕의 남자>는 현재 70% 촬영을 진행했으며, 오는 12월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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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 515-62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