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세기 변화의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정치문화 절실
- 21세기와 변화의 시대를 얘기하는데, 지금의 정치문화를 가지고 새로운 세기를 제대로 꾸려갈 수 있겠는가 하는 회의가 생겼습니다.
- 역사적으로 중요한 고비마다 어떤 주제를 놓고 옳고그름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 먼저 적의를 바탕에 깔고 상대방이 타도될 때까지 싸워야 하는 그런 적대적 대결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대결의 역사에서부터 자유롭지 않다고, 온전하게 극복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정치라는 것은 서로 경쟁과 대립된 구조를 가지고 비판하는 것이 복수정당제를 가지고 있는 민주주의 정치구조라고 생각하지만, 그러나 우리 사회가 좀 지나친 것 아니냐 하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정치의 분열구도와 적대구도가 오히려 사회적 문화를 규정해 가고 영향을 미쳐서 사회적 문화마저 대립과 갈등의 문화로 만드는 것 아닌가 합니다. 그 점에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 지난 2년 반 위기관리 철저…국민통합은 아무 진전 없어
- 그 위기의식은, 우리 사회의 갈등적 구조, 문화, 사고가 배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제안한 것이 연정론이고, 얻고자 하는 것은 정치문화·구도의 개선이자 혁신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고 그 분야의 개혁에 대가를 지불한다고 생각했던 것이 연정에 관한 제안입니다.
- 대통령으로서 지난 2년 반 해야 될 위기관리는 어느 수준까지는 정상궤도에 들어온 것 같고 그밖에 여러 가지 제가 국민들과 약속했던 것도 대체로 토대는 마련했습니다.
- 그러나 국민통합이라는 영역은 아무런 진전이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와 같은 과거 실적과 미완의 과제에 대한 저의 인식도 연정 제안에 담겨있다고 이해해주기 바랍니다.
□ 슈뢰더·고이즈미 총리 선택 부럽지만 내각제에 대한 의견 없어
- 제 얘기의 핵심은 선거제도, 정치문화, 정치제도에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치제도 중에서는 지역주의 선거제도를 고치자는 것입니다. 그것은 내각제든 대통령제든 관계없이 여야 합의가 돼야만 고칠 수 있는 게임의 규칙입니다.
- 여소야대는 대단히 비효율적인 정치구조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차라리 그럴 바에는 중간평가나 국민심판을 받아 교착구조를 해소할 결판을 내버리는 것이 낫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래서 슈뢰더와 고이즈미 총리의 선택에 대한 부러움을 가졌지만, 그렇다고 지금 내각제에 대해서 어떤 결심이나 판단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 다만 교착상태를 해소할 수 있는 제도적인 또는 정치문화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다음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의 임기를 함께 같아지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입니다. 우리와 아주 유사한 헌법을 가지고 있는 프랑스가 그렇게 해서 임기를 일치시켰습니다.
□ 국민이 인정 않으면 물러나는 게 정치인의 도리
- 요즘 ‘자신 있게 임하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데, 자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신은 저의 자신일 뿐이지 국민들이 인정하는 자신은 아니지 않는가, 국민들이 인정하지 않으면 물러나는 것이 정치인의 도리입니다. 왜 자리에 연연해야 합니까?
- 지금이 전쟁 중이거나 위기국면에 있다면 그런 것을 얘기하지 않습니다. 위기를 벗어나는 수준까지 책임을 다하고 얘기를 꺼낼 것입니다. 지금은 위기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정치적 거취, 한국의 정치문화에 대해 정리할 건 정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 솔직히 말해서, 구시대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몇 가지 과오를 짊어지고 시대를 마감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이 제도상 허용돼 있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제가 가진 책임을 다할 생각이고, 결국 연정을 제기하는 수준으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 지역구도와 정치문화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 대통령이 좀 편협하게 매몰됐다고 볼 수 있겠으나 온 세상은 자기 갈 때로 다 가고 있으므로 제가 한쪽에 힘을 좀 많이 줘도 국가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 저는 절박…당장 드러눕지 않더라도 병은 병
- 저는 절박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급한 일이 아니라고 급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몸이 아파 당장 드러누울 일이 아니라고 해서 병 아닌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크게 드러나지 않더라도 병이라고 생각합니다.
- 조선 말에 힘이 없었으니 어떤 계책이 소용 있겠습니까마는, 계책이 있었다한들 지도자들이 통합된 국가적 노선과 전략을 선택할 수 있었겠는가. 아마 당시에는 그런 능력도 준비가 안돼 있었던 것이고, 해방 이후에도 통합의 노력이 아쉬웠다는 생각이 역사에 대한 아쉬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 87년은 민주세력의 분열로 12월 19일 겪었던 좌절감을 너무 뼈저리게 가슴에 안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그와 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을 만큼의 절제를 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어떤 위기에 부닥쳤을 때 슬기롭게 국민들의 뜻을 모으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의견이 모아지면 의견에 승복하고 힘을 모을 줄 아는 국민적 역량의 결집, 이런 것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인가, 의문이 듭니다. 저는 대통령 선거 다음 날부터 불복은 시작된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하거든요.
□ 상대를 타도하려는 정치문화선 생산적인 미래비전 못나와
- 그동안 여야 간에 겪었던 여러 경험들이, 결코 잘하자는 경쟁이거나 상대방을 용납할 수 있는 수준의 범위 안에서 경쟁하고 싸우는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그리고 저 또한 대결적 문화 속에 너무 오래 있어서 그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자괴감도 있습니다.
- 지난번에 탄핵도 겪어봤고, 정치에서의 죽기 아니면 살기 식의, 정책논쟁과 대결이 아니라 상대를 타도해야 되는 정치문화 그리고 흠집내기와 말 한마디 한마디에 악의가 철철 넘치는 언사들을 주고받으면서 정치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여기에서 무슨 미래에 대한 생산적인 비전이 나오고 전략이 나오겠는가 하는 절망적인 생각을 오래 전부터 했습니다.
- 국민들이 이 문제를 같이 생각하면서 특히 정치영역에서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새로운 출발을 하는 의식이 필요하고, 거기엔 희생양이 필요하고, 저는 희생양을 바쳐서라도 한국의 정치문화, 소위 대결의 문화와 분열의 구조를 다른 차원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지역구도 별 거 아닌 문제로 생각하는 한 분열의 질곡 넘기 어려워
- 역사의 한 고비를 넘어갈 때는 어영부영 넘어가서는 안됩니다. 지역구도를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마음가짐으로는 분열의 질곡을 넘어가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런 생각에 과거사를 언급했고, 정치적 분열에 관한 문제를 제기했고, 양극화 구조에 대한 국민적인 대응과 대책에 관해서도 얘기하고, 앞으로 문제를 제기할 것입니다.
- 한때 ‘3김 청산’이니 ‘1노 3김 청산’이니 하는 것이 국민적 열망이 됐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 문제의 구조적인 요인은 그대로 둔 채 대결했던 인물적 요소만 해소된 거 아닙니까? 제가 호남에서 90% 이상의 지지를 받으니까 해결된 것으로 착각하는 것 아닙니까? 엄밀하게 보면 열린우리당이 영남에서 약 30%의 정도를 지지를 받았는데, 의석은 3%밖에 안 될 겁니다. 정치개혁이라는 것의 핵심이 여기에 있는 것이죠.
□ 당정분리 국민에게 약속한 대로 철저하게 지속적으로 실천
- 많은 당원들이 ‘대연정’ 하니까 무슨 말인지 몰라 혼란스러워 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어제(8월 30일) 저녁 대화하고 많은 의원들이 고개를 끄덕거리고 갔습니다. 아직도 갸우뚱하는 의원들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시간이 가면서 이해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어제는 연정이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갖고 얘기하고, 설득했습니다. 일부는 동의하고, 동의 안 하는 사람은 의문을 갖고, 그러나 격렬하게 이의를 제기하는 일은 없이 대화하고 갔습니다.
- 맨 처음에 ‘당정분리를 약속한 대로 실천하겠다’고 했더니 많은 중진들과 참모들이 ‘그거 안 될 텐데’ ‘그렇게 해서 어떻게 하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부 책임자가 당에 대해 아무 발언권이 없는 정치, 또 정당이 정권의 주역으로 전면에 나서려는 모순된 상황이 앞으로 문제가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에게 한 약속이기 때문에 철저히 지켜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당에 대한 대통령의 권력을 약화시키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약속했기 때문이지요. 당에 대해 아무런 통제력을 행사할 수 없는 대통령, 제도적으로 아무 권력이 없는 대통령이 효율적인 제도라고 생각지는 않습니다만, 이미 우리가 약속한 것입니다. 이를 수용해야 됩니다.
- 당은 당·정협의를 통해서 정책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책임을 지려고 하기에 대통령이 한 발 뒤로 빠지는 방법으로 충돌과 마찰을 피할 수밖에 없는 것이 오늘의 정치현실입니다. 그래서 이해찬 총리에게 많은 권한이 이양됐고, 실제에 있어서 결정의 폭이 넓고 깊습니다.
□ 최근 행보 헌법 틀 안에서 행동…국민의 동의 얻어나가는 과정
- 헌법에 대통령의 사임을 전제로 한 규정이 또 있습니다. 사임의 사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 것이고, 그래서 저는 헌법의 틀 안에서 지금 행동하고 있습니다.
- 그 사유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은 지금 동의를 얻어나가는 과정입니다. 끝내 납득 못하면 제안은 실현되기가 어렵겠지만 납득할 수 있으면, 정치권에서 어떤 협상이 이루어지고 헌법의 틀 안에서 모든 것을 이루어 나갈 것입니다.
- 권한위임을 통한 동거정부 또는 위임은 우리 헌법이 프랑스 헌법하고 아주 닮아 있습니다. 이미 정치적으로 선진화한 국가의 선례가 있기에 더 철저하게 약속하고 절제하면 제가 말하는 정부형태는 충분히 운영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외국에도 지역에 기반한 정당 있으나 특정지역 싹슬이 하진 않아
- 선거제도를 고치면 지역구도가 타파되느냐 하는데 정치가 민심을 갈라놓기도 합니다. 지역구도의 골을 파고 장벽을 쌓은 것은 정치인들이 정치과정에서 한 것입니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때도, 대정부 질문 때도 했고, 선거 때가 되면 전면적으로 꺼내서 대결과 적대감을 부추깁니다. 그래서 적어도 선거구조가 바뀌면 정치인들이 그렇게까지는 행동하지 않을 겁니다.
- 한 지역이 전부 일색의 논리가 일방통행 하는 정치문화, 당에서도 특정 지역이 하나도 없는 정치문화는 대단히 부자연스럽고, 아주 좋지 않습니다. 외국에도 지역정당이 있지만 ‘싹쓸이 정당’은 아닙니다. 다른 전국정당과 그 지역에서 반반을 놓고 자웅을 겨루는 지역정당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처럼 싹쓸이하는 데가 없습니다.
□ 제안의 골자는 합당 아닌 연정…합동의총서 토론하면 견제와 균형 가능
(대연정으로 의회의 80% 이상을 집권세력이 차지하는 상황이 좋은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 견제와 균형을 말씀했는데, 제가 말한 것은 합당이 아니고 연정을 하자는 것입니다. 한나라당에서 총리가 되면 한나라당에서 각료를 전부 다 한나라당 출신으로 임명하고, 그렇게 가면 저와 사이는 연정이지만 열린우리당 하고는 연정도 아니고, 갈 수 있습니다. 그때는 열린우리당이 많이 도와줘야겠지요. 입각 없이도 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 열린우리당에서 불평·불만은 많겠지만, 중요한 것은 모든 권력이 정부에 다 있는 것은 아니며, 개혁의 핵심적인 권력은 국회에 가 있습니다. 아이디어와 추진력은 정부 쪽에 많이 있고 정책의 발상, 아이디어, 전문역량은 아직 정부가 우세한 것이 사실이지만 중요한 결정은 국회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지 정부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 그래서 여전히 당을 달리 하는 사람들이 국회에서 많은 토론과 타협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합동 의총’을 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합동의총을 하면 충분한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견제와 균형에 대해서는 크게 염려할 것 없습니다.
□ 대립서 타협으로 전환 위해 스스로 한발, 두발 물러서는 것까지 생각
- 야당반응에 대해서는, 좀 혼란스럽습니다, 저를 탄핵까지 할 때에는 당시 상황을 야당이 진심으로 위기로 느끼고 있거나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정치적 책임을 넘겨준다고 하면 얼른 받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 제가 노무현 시대를 빨리 마감하고 싶다는 얘기 중에는 정치개혁이라는 큰 과정에서 저 스스로 자유롭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또 대화와 타협의 정국에서 저의 위치가 한나라당이 지금까지 용납하기 어려워했고, 그런 갈등의 한쪽 당사자로서 매우 선명한 대립적인 정치세력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 그래서 제가 한 발 물러서는 것, 필요하면 두 발 물러서는 것,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진심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이라는 점을 이해해주면 고맙겠습니다. 진심으로 이 문제는 해결해야 합니다.
□ 포용정치 강권해온 한나라당, 연정 싫으면 선거구 협상 나서야
- 한나라당은 연정이 싫으면 선거구 제도라도 협상합시다. 싫으면 연정하지 말고 선거구 제도만이라도 바꾸고, 정책협상부터 시작해 일부 각료라도 내각에 참가하라는 것입니다.
- 이때까지 노무현이 포용정치를 안 한다고 말해왔는데, 링컨 대통령이 포용정치의 상징입니다. 링컨 대통령은 자기 당의 경쟁자 두 사람을(슈워드, 체이니) 정부에 참가시킵니다. 한국의 정치인들은 이것을 링컨 대통령의 포용정치 사례로 항상 듭니다.
- 포용정치하라고 제게 권하자면 이 제안을 받아들여야 포용정치이지 그 외에 어떤 포용을 할 수 있겠습니까? 일부를 받아들여도 좋고 전부를 받아들여도 좋고, 하여튼 공존하면서 담을 헐고 같이 국정을 토론하고, 합동의총을 해서 서로를 설득하면서 적대감 없이 정책논의를 할 수 있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 포용정치라는 것을 진짜 한 번 해 봅시다. 모여서 사진 찍는 것이 아니라 실천입니다. 국민들이 지금까지 포용과 상생을 요구했다면,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포용과 상생의 태도로 나올 것을 요구해야 공정하다고 생각합니다.
□ 선거구 개편, 연정 제안한다고 경제 흔들리지 않아
- 이런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정치·경제 얘기가 나올 때마다 87년, 86년을 생각하는데 그때가 금강산댐 사건, 건대사태, 권인숙 양 성고문 사건, 직선제 개헌 현판식, 인천 5·3 사태 등이 다 86년에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86년 경제성장률이 두 자리수였습니다.
- 88년은 노동자 대투쟁 등으로 험악했는데, 경제성장에는 아무 지장이 없었습니다. 10.6% 의 두 자리수 성장을 했습니다. 정치가 시끄러우면 경제가 멈추는 이런 전제는 객관적 사실이 아닙니다. 그러나 나라의 국가적 지도력이 장기적으로 흔들리고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은 분명히 경제적 활력을 떨어뜨리고 경쟁력을 떨어뜨립니다.
- 경제와 정치는 밀접하면서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간단한 것은 아닙니다. 대통령이 선거구 제도개편, 임기단축, 연정을 얘기한다고 경제가 흔들릴 만큼 취약한 것은 아닙니다.
□ 대통령제 브라질도 연정 실시…예정 없던 프랑스 동거정부 헌법서 수용
- ‘연정이 헌법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냐?’고 물었는데 대통령제인 브라질에서는 사실상 연정을 하고 있습니다. 당이 많아 연정과 같은 연대를 형성해 국회에서 과반수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 미국은 양당제 밖에 없으니까 연정 형태가 나타날 수밖에 없죠. 프랑스에서 동거정부는 애당초 예정되어 있지 않았습니다만 중간선거에서 시라크 수상의 당이 국회의 다수당이 돼 총리를 뺐어버렸습니다. 안 주면 인준을 안해 주겠다고 해서 동거정부라는 형태를 새로 만들어 냈습니다.
- 법은 드골 대통령이 만든 헌법인데, 그때는 이런 일을 아무도 상상하지 않았습니다. 프랑스 동거정부도 형식논리로는 헌법 안에 예정되어 있지 않았지만, 충분히 수용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 대연정 제안에 정치적 복선 없어…선거구 제도개혁이 핵심
- 정치적 협상의 제안은 본시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방식으로 표현하고 상대방과의 협상과정에서 점차 구체화해 나가는 것입니다.
- 저도 구체적인 내용이 있지만 큰 틀이 아니면 상대방의 창의적인 제안의 틀을 너무 묶어 버리기 때문에 조금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제안을 하면 상대방이 그 내용을 약간 좁히거나 하는 방향으로 가감하고, 밀고 당기고 하면서 정치협상이 이루어지는 것이죠.
- 노무현의 캐릭터는 긴가 민가가 없습니다. 말한 것은 책임집니다. 복선을 깔아 놓거나 뒤로 도망갈 여지를 만들어 놓거나 추상적인 언어를 쓰거나 하지 않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분명하게 얘기하는 것은 선거구 제도가 핵심입니다. 그것만 받아들이면 다른 조건을 걸지 않을 것입니다.
□ 선거제도 개혁은 양당합의, 국회 3분의 2 이상 합의 이뤄져야
- 선거법은 정부가 제안하면 이론상 되는 것입니다만, 선거법에 관한 한 게임의 룰과 정치의 관행이 다수 의결로 통과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그런 시도를 하면 언론도 가만 안 있고 국민들도 가만 안 있습니다.
- 국회를 점거해도 점거하는 쪽으로 지지가 가기 때문에 통과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선거제도에 관한 한 적어도 양당 합의, 국회에서 적어도 3분의 2 이상, 주요 세력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 되게 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 현실을 우리가 인정하자는 것입니다.
- 지금까지 제안했던 것은 전부 헌법의 틀 속에서 아무 문제없이 진행될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헌법 논리가 좀 과잉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뭐하면 헌법, 헌법재판소 하는 형국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것은 정치적 현실을 너무 개념적 논리구조 속에 구속시키는 것이기에 좋은 현상은 아닙니다.
- ‘연정론 그만하자’는 의견은 알겠습니다. 연정론이 마음에 안 들면 ‘정치개혁론’으로 이해해 주면 좋겠습니다. 기사 쓸 때는 ‘정치개혁론 그만하자’고 써주셨으면 합니다.
□ 국민투표 고려 안해…한나라당이 제기하지 않으면 할 수 없어
(연정에 대한 국민투표 실시를 묻는 질문에 답하면서)
- 국민투표는 한나라당이 제기하지 않으면 할 수 없습니다. 저는 국민투표는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 저와 열린우리당, 한나라당만 쳐다보면 답답합니다. 저는 언론과 국민의 변수를 더 넣어서 보기 때문에 보입니다. 열린우리당이든, 한나라당이든, 저든, 아무도 안 보는 텅빈 운동장에서 깜깜한 밤중에 축구경기를 하는 것은 아니란 말입니다. 심판이 있고 관중이 있습니다. 수비만 하는 팀에게 관중은 절대로 표를 주지 않습니다. 명분을 가지고 방어하고 공격해야 합니다.
- 대통령에게 포용정치, 대화정치를 얘기하고, 코드인사 말라고 얘기했는데 그 모두에 대한 대답이 이것입니다. 이것을 하면 코드정치도 편협한 폐쇄정치도 없고, 대화정치, 포용의 정치도 다 들어 있습니다.
- 그러면 받아야지요. ‘국정운영을 당신이 하는 게 내가 하는 것보다 낫겠다’고 인정하기 전에는 받아야지요. 그게 정당 아닙니까? 정권 잡으려고 하는 것은 정책을 자기 손으로 책임지고 해 보고 싶다는 것 아닙니까?
□ ‘지역주의 기득권 내놓고 대화정치하자’는 것 국민도 곧 알게 돼
- 지금은 새로운 얘기이자 경험적 사고를 뛰어넘는 얘기니까, 관중들도 뭔지 잘 모르지만 나중에는 알게 됩니다. 대통령이 말하는 것은 ‘당신들의 지역주의 기득권을 내놓으라’는 말이라는 것을 다 알아듣게 되어 있습니다.
- 대통령의 말에 핵심적으로 들어 있는 메시지는 이겁니다. ‘지역주의 구도, 넘어갑시다. 그리고 대화의 정치 한 번 합시다’ 이것입니다. 흔들기만으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책임을 공유하든지 전적으로 책임지는 일을 하든지 한 번 해보자는 얘기 아닙니까? 대화의 제안인데, 계속 외면할 수 있겠습니까?
- 그래서 이 문제는 안 받으면 그만이라는 자세로 오래 버틸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대의와 명분이 있는 얘기인데, 오래 버틸 수 있겠습니까? 결국 한나라당이 언젠가는 응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응답을 하지 않는 한 정치적 수세 국면을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그것이 이치입니다. 대답을 해줘야 되는 것이지요.
□ 한나라당이 받아들이면 제 말에 책임지고 반드시 약속 지킬 것
- 분명한 것은 한나라당이 받겠다고 나오는 순간 저는 한 발짝도 비켜서지 못하는 것이라는 점은 여러분들이 분명하게 이해해주면 좋겠습니다. 한나라당이 이것을 딱 받고 협상의 테이블로 나오는 그 순간부터 저는 제 말에 대해서 책임을 지고 하나하나 약속을 지켜 나가는 길밖에 다른 선택이 없습니다.
- 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제가 생각하는 이 나라의 정치문화의 혁신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찾는 것 이외에 다른 아무런 거짓도 욕심도 없습니다.
- 하나라당이 왜 두려워합니까? 두려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자신 있으면 정권 잡아서 지금부터 해 나가야지요. 그리고 대통령이 방해하면 즉시 국민에게 호소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이 거짓말한다.’는 한 마디 하면 대통령도 꼼짝 못합니다. ‘대통령이 이 일에 대해 간섭하고 방해했다’ 하면 꼼짝 못하는 것이지요. 한나라당이 두려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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