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게릭병 만학투혼 두손가락으로 文博
'한국시의 고향의식 연구:30~40년대 시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한 박사논문으로 학위를 받는 영광의 주인공은 서울 동성고 영어교사(휴직중)인 이원규(李苑圭)씨. 지난 2000년 성균관대서 문학석사학위를 받고 같은해 9월 박사과정에 입학한 이씨는 99년 발병사실을 알고도 학구열을 불태우며 병마와 싸워왔다.
2003년말부터 전신마비 증세를 보여 오른손 둘째와 셋째 손가락만으로 컴퓨터를 다루어가며 연구 작업과 논문작성을 해왔던 이씨는 이번 박사학위 취득으로 국문학과 영문학 분야(고려대, 한국외대, 방송통신대, 성균관대)에서 학사, 석사, 박사 등 모두 7개의 학위를 가지게 됐다.
이씨는 지난 6월4일 열린 성균관대 국문학과 박사학위 최종 논문심사에 참석한 5명의 심사위원(지도교수 강우식)으로부터 논문내용이 훌륭하다는 평가와 함께 건강이 회복되면 강단에 꼭 서달라는 제의를 받기도 했다.
휠체어에 의지해 부축을 해줘야 겨우 걸을 수 있고 혼자 식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병이 진행된 상태에서 이씨의 손과 발이 되준 사람은 바로 서울 동명초등학교 교사인 부인 이희엽씨. 지난 89년 중매로 백년가약을 맺은 부인은 “무엇보다 좌절하지 않고 학문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는 남편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중학교 1학년 진우와 초등학교 5학년 진성, 두 아들 역시 “아버지가 편찮으신 몸으로 가족과 함께 국내는 물론 중국과 동남아, 북미주를 여행하며 용기를 북돋워 주셨다”며 ‘문학박사 아버지’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발병 이후 하루도 잊지 않고 ‘불치병은 없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이씨는 초빙연구원 및 자원봉사단원으로 구성돼 지난 2003년12월7일 정식 출범한 전문 민간기관인 '한국 루게릭병 연구소' 소장을 맡아오면서 루게릭병에 대한 새로운 의학정보와 치료방법 개발에 대한 정보 등을 공유하고 국내 1,300여 환자들의 투병생활과 가족들이 겪는 간병생활의 고통을 함께 나누어 왔다.
연락처 이원규씨 부인 010-4764-5870 / 02-414-88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