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행복전도사 박달재’, 중장년층 관객 흥행몰이 성공

- 주인공 안병경과 하미혜의 편안한 연기, 조연들의 감초연기가 관객들의 찬사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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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스튜디오
2014-11-17 16:06
서울--(뉴스와이어)--대학로 연극에 이변이 일어났다. 줄을 서는 대학로 연극의 대부분은 코믹극과 애정극이 주류를 이룬다. 이런 대학로 연극판에서 중장년층이 줄을 서는 연극이 탄생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며 희망과 용기를 전파하는 ‘행복전도사’ ‘박달재’의 인생유전을 담은 연극이 50-60대의 중장년층을 상대로 관객몰이에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지난 11월 16일 연극 ‘행복전도사 박달재’ (이임기작/장경민 연출)가 공연되고 있는 대학로 김동수 플레이하우스는 180석 무대를 ‘준할머니’, ‘준할아버지’들로 가득 채우고 있었다. 간혹 부모 손에 이끌려 찾아온 어린이들도 보였지만 대부분의 관객들은 머리칼이 희끗희끗한 중장년층이었다. 젊은이들로 가득 찬 대학로 연극에서 이처럼 중장년층이 중심이 되는 연극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 연극의 제작사 ‘시민극장’의 장남수 대표는 “특별하게 중장년층을 겨냥하고 만든 연극은 아니다. 세월호 참사, 윤일병 구타사건, 각종 자살사건으로 웃음을 잃은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어 ‘행복전도사 박달재’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삶을 반추하고 재충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었다.”며 중장년층의 관객들이 다소 의외라는 표정이다.

이날 연극을 관람한 연출가 나상만 씨는 “우리나라 중장년층이 연극을 관람할 기회가 많지 않다. 먹고 살기 위해 가족만을 위해 헌신해 온 그분들에게 일반 연극은 접근하기 힘들었고, 기껏 악극이나 안방극장이 유일한 낙이었다. 그런데 이 연극은 ‘노래’와 ‘웃음’이라는 코드가 그 분들에게 어필되었고, 주인공 역의 안병경과 하미혜를 비롯한 중견 연기자들의 편한 얼굴이 연극의 중압감과 낯설기를 완화시켜 소극장으로 유인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일단 이 연극은 재미가 있다. 그리고 건강한 웃음과 진한 감동을 동반한다. 인간과 다른 동물의 차이는 웃음에 있다고 한다. 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인간은 평생 50만 번 이상 웃는다고 한다.

“여러분은 하루에 몇 번 웃으시나요?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면 행복해집니다.”

이 연극은 극히 평범한 메시지를 배우들의 춤과 노래 그리고 중후한 연기로 풀어낸다. 주인공 안병경과 하미혜의 과장되지 않는 편안한 연기가 작품의 서사를 마치 일상처럼 동화시켜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신다. 특히 안병경의 구수한 창과 노래는 그의 연기력 못지않게 ‘행복전도사 박달재’의 성격창조에 객관성을 부여하면서 극적 흥미를 일으킨다.

이날 여주인공 하미혜 씨를 통해 연극을 관람한 가수 남진 씨는 “참으로 오랜만에 소극장에서 연극을 보았다.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좋았는데 특히 안병경 씨의 연기와 노래에 반했다. 연기자가 노래를 그렇게 잘해도 되는 건지, 가수로 데뷔해도 좋을 거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연극의 성공에는 두 주인공 안경병과 하미혜의 편안한 연기와는 극히 대조적인 조연들의 감초연기도 한몫하고 있다. 1인 다역으로 출연하는 장칠군, 김정란, 마리 그리고 배우로 출연하는 작가 이임기의 연기 변신은 극의 흐름을 깨지 않으면서도 극의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연극에서 연기자의 1인 다역 캐스팅은 작품의 예술성을 훼손시키거나 연기 변신을 방해하는 위험이 뒤따른다. 그러나 그들의 놀라운 연기변신과 연기의 폭은 작품의 예술성을 유지하면서도 오락성을 획득하는 데에 일조하고 있다.

단순한 무대장치. 극히 상징화된 몇 개의 무대장치를 변화시키며 배우들의 연기를 자연스럽게 풀어가는 젊은 연출가 장경민의 연출력도 눈여겨 볼만하다. 젊은 연출가들이 실험이라는 미명아래 온갖 조명과 무대로 작품과는 무관한 시각적 과시가 난무하는 우리 연극계에서 장경민 ‘연출은 배우의 연기 속에서 산화한다’는 평범한 무대문법으로 이 작품을 배우 중심의 재미있는 연극으로 성공시켰다.

20-30대의 젊은 관객에게 의존하는 대학로 연극계에 중장년층의 부동층 관객을 흡수하여 연극 관객의 다변화에 성공한 연극 ‘행복전도사 박달재’가 장기공연에 돌입하길 기대해 본다. 연극은 젊은 층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문화의 사각지대에서 안방극장의 싸구려 눈물과 웃음에 길들어진 우리 부모들도 연극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우리 모두는 행복해질 권리가 있는 것이다. 11월 16일 관람한 연극 ‘행복전도사 박달재’는 이 연극이 온 국민의 소박한 예술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희망을 확인한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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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스튜디오는 1990년 1월 극단 다나로 창단, 2001년 제5스튜디오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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