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회장 朴容晟)는 6일 발표한 ‘최근 국내외 M&A동향과 정책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2000년 이후 침체된 M&A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으며 ▲사업다각화 대신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M&A의 주된 목적이 되고 있고 ▲기업간 M&A에 국가개입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 등을 최근 해외 M&A시장의 3대 특징으로 꼽고 이같은 동향에 대한 능동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대한상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0년 3.46조 달러에 육박했던 세계 M&A시장규모는 그동안 IT버블이 붕괴되면서 2002년 1.21조 달러까지 위축되었으나 지난해 세계경기가 회복되면서 1.95조 달러로 늘어났고, 올 상반기에만 1.26조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의 0.85조 달러에 비해 42.8% 증가했다.
국내 M&A시장은 2000년 30.7조원에서 2002년 15.3조원으로 위축된 후 2004년 16.2조원으로 소폭 회복되는데 그쳤으나 올해와 내년에 걸쳐 우리금융지주, 하이닉스 등 대형 매물들이 대기중이어서 향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상의는 또한 최근 들어 글로벌기업들의 동종기업 M&A가 활발해지고 있다면서 올해 들어서도 미국 P&G가 면도기 생산업체인 질레트를 인수한데 이어 세계 2위 스포츠용품 제조업체인 독일 아디다스(Adidas)는 나이키(Nike)와의 경쟁을 위해 리복(Reebok) 인수를,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회사인 미국 시스코(Sisco Systems)는 세계최대 휴대폰업체이자 세계 2위의 무선통신장비업체인 핀란드 노키아(Nokia) 인수를 각각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경우에도 올해 5월 렌샹그룹이 IBM의 PC부문을 인수해 세계 3대 PC업체로 발돋음했으며, 최근에는 중국내 통신장비 1위 업체인 하웨이(Hauwei)가 영국 최대의 통신장비 회사인 마르코니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국내업체가 기술우위인 자동차와 IT분야 등에서 중국기업들이 약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아울러 2004년 역외기업 인수건수가 2003년에 비해 21.2% 증가하면서 세계적으로 역외기업 인수에 대해 국가가 개입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밝혔다. 얼마전 미국은 자국의 정유업체인 유노칼에 대한 중국업체의 인수시도를 무산시킨 바 있으며, 프랑스도 제약, 통신, 방위 등 10개 업종에 대한 외국기업의 인수를 제한하는 입법을 추진 중에 있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의 경우 작년 7월 `국가별 투자산업지도 목록`을 만들어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자동차, 전자?통신분야는 물론 서비스 분야인 무역, 연구개발, 수송 등을, 미국에 대해서는 자동차부품, 가전, 의류, 소프트웨어 연구개발부문을 투자대상업종으로 지목하는 등 정부차원에서 해외기업 인수를 독려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위안화가 절상되면서 국부가 커진 중국기업들이 지난해 10월 쌍용차 인수 때처럼 국영은행을 등에 업고 대대적인 M&A에 나설 경우, 우리 기업과의 기술격차가 순식간에 좁혀질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인도의 경우에도 정부가 나서서 해외투자 관련규제를 폐지한 결과 인도 최대기업인 TATA그룹은 영국의 Tetley사를 인수하여 세계 2위의 茶업체로 발돋움하고, 싱가포르의 철강업체도 인수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대한상의는 치열한 글로벌경쟁 속에서 성장한계를 나타내고 있는 우리 기업들이 외부에서 경쟁원천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해외기업 M&A를 정책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450조원에 달하는 시중부동자금을 활용해 해외기업 M&A 펀드를 조성하거나 ▲사모방식에 의한 해외기업 M&A용 주식발행을 허용하고 ▲금융기관이나 연기금 등이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통해 해외기업 M&A에 참여하는 풍토를 조성하자는 것이다.
현행 증권거래법상 M&A를 위한 사모방식의 신주발행은 불가능하며, 국내에 등록된 사모펀드의 경우 숫자가 7개에 불과하며 규모도 영세해 기업들의 해외 M&A를 도와줄 형편이 못되는 실정이다.
반면 해외 사모펀드의 경우 그 규모가 세계적으로 7,000억 달러(PWC 추정), 아시아에서만 약 640억 달러에 달하며 Carlyle Group, Newbridge Capital 등 상당수의 외국계 사모펀드들이 국내시장에 진출해 있고, 최근에는 Blackstone Group, KKR 등 대형 글로벌 사모펀드들도 국내 진출을 준비 중에 있다.
이들 외국계 사모펀드들은 향후 하이닉스,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한통운 등 국내의 M&A 대기매물에 대한 인수경쟁에 나설 것이 예상돼 해외 M&A는 커녕 자칫 안방시장마저 내줄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것이 대한상의의 지적이다.
한편 대한상의는 지난해 해외시장에서의 적대적 M&A는 오라클의 Peoplesoft 인수 등 2003년에 비해 180% 증가한 2,52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히고, 미국이나 일본처럼 ‘포이즌필’, ‘차등의결권제’ 등의 다양한 경영권 방어장치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재무건전성이 중시되면서 해외기업 인수사례가 사실상 실종되었다”면서 “M&A에 의한 중국기업들의 기술추격에 대응하는 한편 시중부동자금을 기업부문의 경쟁력 강화활동과 연계하기 위해 글로벌 M&A를 산업경쟁력 강화전략의 일환으로 재조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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