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회장:朴容晟)는 최근 발표한 ‘성공 디자인경영 실체와 과제’ 보고서에서 “디자인이 제품차별화와 경쟁력 제고를 위한 필수 요소로 인식되면서 국내외 기업들 사이에서 디자인 경영이 화두로 자리 잡고 있지만 국내 디자인 경쟁력은 전반적으로 취약하다”면서 “디자인 경영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가 단순히 디자인 이해 수준을 넘어 디자이너形 CEO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21세기 기업경영의 트렌드는 가격과 품질경쟁시대에서 디자인경쟁으로 옮겨가고 있고 삼성, Apple, P&G 등과 같은 선진기업들이 디자인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는 사례들이 속속 발표되면서 디자인 경영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디자인 경쟁력은 몇몇 기업을 제외하고는 선진국의 80% 수준으로 전반적으로 취약하다. 전문회사 부족, 전문 인력양성 미흡, 인프라 부족, 수요공급 불일치 등의 원인도 있겠지만 문제는 최고경영자나 디자이너의 마인드 부족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01년 정부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6%가 국내기업의 디자인역량 제고를 위해 경영자의 디자인마인드 제고가 필요하다고 답할 정도로 국내 경영자의 디자인에 대한 인식이 낮은 실정이다.
디자인 베끼기에 대한 유혹도 쉽게 버리지 못하고 있다. 국내 취업포탈 사이트 조사에서 예비 및 현직 디자이너 80.9%가 타인의 디자인을 베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 디자인, 상표권 침해와 관련한 심판청구 건수가 ‘00년 3,295건에서 지난해 5,154건으로 56%나 증가했다. 그만큼 독창적이고 시장 선도적인 디자인 개발에 대한 위험부담을 떠안기 싫다는 얘기다.
또한 디자인이 투입대비 산출효과가 높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기술개발에 비해 여전히 뒷전이다. 한국디자인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매출액대비 디자인 투자는 R&D투자의 1/4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컴퓨터가 혁신적인 기술개발로 업계를 선도했지만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하지 못한 후 기술 집착증을 버리고 혁신의 중심을 디자인에 두면서 히트작을 연속으로 낸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한상의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디자인 인력이 풍부하고 산업기반의 우수성 때문에 디자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디자인에 대한 전반적 인식이 낮고 '베끼기'를 묵인하는 풍토에서는 베스트디자인이 나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보고서는 성공 디자인 경영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가 디자인을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디자이너形 CEO가 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영프로세스, ▲조직운영, ▲자원배분, ▲디자인마인드에 있어 디자인을 기업경영의 중요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통적인 경영 프로세스 방식(R&D→마케팅→디자인)으로는 최고의 경영성과를 달성할 수 없으며 고객이 원하는 것을 잡아내기도 힘들기 때문에 ‘R&D+마케팅+디자인’을 통합하는 한편, 부서간 벽을 허물고 협력기반을 조성하는 토탈디자인경영(TDM) 시스템 구축이 바로 최고경영자의 몫이라는 것이다.
조직운영 방식도 시장니즈(Needs)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복잡하고 예상하기 어려운 경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디자인 전문회사(Shop)를 운영하는 것처럼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
또한 보고서는 기술과 디자인에 균형적으로 자원을 배분함으로써 브랜드파워을 극대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디자인 개발은 투입대비 산출효과가 클 뿐만 아니라 단기적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음으로 인해 브랜드 수명 연장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이미 시장은 기술만 믿고 디자인에 소홀한 제품은 선택하지 않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이동통신 단말기 시장에서 삼성과 노키아가 질주할 수 있는 이유도 시장에 민감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기술과 디자인의 균형 있는 역량배분 때문이다. 에릭슨(Ericsson) 전 CEO 커트 헬스트롬(Kurt Hellstrom)의 “우리는 기술적인 강점을 갖고 있다. 그런데 그것이 우리의 발목을 잡았다”는 언급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아울러 마니아(Mania)층을 확보하는 베스트디자인 상품은 긴 기다림과 참을성, 확신이 필요한데 이러한 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최고경영자 뿐이다. 또한 베스트상품 개발을 위해 실패를 용인하는 경영풍토는 실무 디자이너로 하여금 디자인 카피에 대한 유혹을 차단하게 만들 것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21세기 문화와 감성시대를 맞아 디자인 경쟁력이 기업경쟁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산업기반이 비교적 튼튼하므로 최고경영자가 확고한 디자인 마인드를 갖고 디자인 경영을 추진한다면 지금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을 더 많이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대한상공회의소 개요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적, 세계적인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가진 국내 유일의 종합경제단체로서 축적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여 우리 기업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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