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통화승수 하락의 원인과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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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
2015-02-22 11:00
서울--(뉴스와이어)--현대경제연구원은 ‘경제주평’을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개요

국내 경제는 저성장, 저물가 고착화를 방지하기 위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유동성 공급 확대가 실물부문으로 적절히 유통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본 보고서에서는 통화승수를 통해 시중유동성의 흐름과 통화승수 하락의 원인을 살펴보고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통화승수 추이

통화승수는 본원통화 대비 통화량인데 본원통화는 현금통화와 예금은행 지급준비금, 통화량은 현금통화와 예금통화의 관계로 나눌 수 있다. 일반적으로 통화량으로 사용되는 M2의 예금통화는 요구불 예금, 수시입출식예금, 정기예적금, 시장형 금융상품, 실적배당형 금융상품, 기타 예금 및 금융채이다.

우리나라의 통화승수는 2008년 7월에 27.3배까지 상승하였으나 이후 추세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며 2014년 11월에 19.5배로 하락하였다. 통화승수는 주요국들 역시 하락하는 추세이다.

통화승수가 하락한다는 것은 현금통화가 증가하는 속도에 비해 파생통화인 예금통화 증가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기 때문이다. 현금통화는 2007년 21.0조원에서 2014년 57.7조원으로 연평균 15.5% 증가하였으나 예금통화는 동기간 1,176.1조원에서 1,944.7조원으로 연평균 7.3% 증가에 그쳤다. 예금통화 중 정기예적금은 비교적 빠른 속도로 증가한 반면 시장형 금융상품은 큰 폭으로 감소하였다.

통화승수 하락 원인

통화승수 하락의 원인을 제도적 측면, 경기적 측면, 금융 중개 측면 등 세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제도적 측면) 첫째, 은행의 건전성 강화 측면으로 예대율 규제 정책이 도입되었다. 시중은행의 예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시점인 2008년 6월 최고 수준인 127.1%에 달하였다. 감독당국의 예대율규제 도입 시점인 2009년 12월 이후 예대율은 빠르게 하락하여 2014년 9월 기준 97.3%이다. 이로 인해 예대율 규제 도입 이전 높은 증가세를 보이던 은행대출이 규제 도입 이후 증가세가 둔화되었다. 둘째, 5만원권 발행이후 경제주체들의 현금보유성향이 높아지고 화폐 환수율이 크게 하락하였다. 화폐의 환수율은 2007년 96.2%, 2008년 95.4%였으나 5만원권이 처음 발행된 2009년 이후 감소하기 시작하여 2013년 73.0% 2014년 64.7%까지 급감하였다. 5만원권 발행 이후 화폐의 환수율이 낮아진 이유는 고액권의 휴대가 간편해지며 경제주체들이 거래 및 예비적 동기로 현금 소지를 늘렸기 때문이다.

(경기적 측면) 첫째, 경기 부진으로 가계는 소비를 줄이고 기업은 투자를 축소하였다. 가계의 평균소비성향은 2007년 76.6%에서 2010년 77.3%까지 증가하였으나, 2013년 73.4%, 2014년 72.9%까지 하락하였다. 기업들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상장기업의 현금유보율은 빠르게 늘었다. 둘째, 저물가, 저금리 현상이 장기화되며 화폐보유에 대한 기회비용이 하락하였다. 저금리 장기화로 은행에 자금을 맡겨도 추가 수익을 얻기 어렵게 되었다. 이에 반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낮아지고 있어 현금 보유시 화폐가치가 떨어지는 손실이 줄었다. 셋째, 주식시장 부진으로 가계의 수익증권 투자가 크게 줄었으며, 부동산 시장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2008년까지 빠른 성장세를 보이던 수익증권은 주식시장의 부진이 장기화되며 현재까지 증가세가 정체되고 있다. 또한 가계자산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동산 시장이 2011년 이후부터 침체를 보이며 가계의 부정적인 자산효과가 증가하였다.

(금융 중개 측면) 은행의 위험 회피적, 안전우선주의적 자금관리방식이 더욱 강화되었다. 현재 담보가 부족한 경제주체들과 장기적으로 높은 성장이 기대되지만 일시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기업에 대한 신용창조가 적절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은행의 부동산 담보 대출 증가율은 2007년부터 현재까지 연평균 6.8% 증가한 반면 신용대출 증가율은 동기간 연평균 2.1% 증가에 그쳤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 역시 대기업 대출 증가율을 크게 하회하고 있다.

시사점

최근 정책 당국은 실물경제에 지속적으로 유동성 공급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이 통화승수가 하락세를 보이면 정책효과가 상쇄되고 중앙은행이 돈을 풀어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유동성 함정’에 빠지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첫째, 기업의 투자 확대, 가계의 소비여력 확충 등 유효수요 창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경제주체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더욱 낮아지는 것을 방지하고 국내 통화정책의 효과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셋째, 주식시장 역동성 제고, 부동산 시장 정상화 등 자산시장의 활성화를 통해 시중자금의 순환을 촉진해야 한다. 넷째, 금융기관들의 리스크 회피현상을 줄이고 과도한 여신규제 등을 완화해야 한다.

*위 자료는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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