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근 방송위원회는 지지부진한 디지털 TV 보급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2010년 1월, 아날로그 방송 송출을 전격적으로 중단하는조치를 검토 중에 있다고 한다. 아직 정부차원의 공식 입장이 표명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방송위원회내부적으로는 방침을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방송위원회의 의도가 실현될 경우, 디지털TV 내수 시장 전망을 중심으로 한 파급효과는 얼마나 되며, 현실화를 위한 핵심 과제는 무엇인지 등에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시장성장세에도 불구, DTV 보급률은 저조

작년 7월 8일 방송위원회 위원장, 정통부 장관,KBS 사장,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으로 구성된‘4인대표 위원회’는 국내 디지털 지상파 TV 전송방식을미국식으로 최종 확정했다. 이로써 근 4년을 끌어오던 디지털 TV 전송방식 논쟁은 종결되고, 아날로그 방송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 및 디지털 TV 보급확대가 본격화되리라는 전망이 봇물을 이루었다. 특히 디지털 TV 제조업체를 비롯한 관련업계에서는 그간 전송방식 논쟁으로 적체되어 왔던 대규모대기수요의 실수요 전환을 기대하고 가격 인하와함께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했다. 실제로 지상파 전송방식이 확정된 작년 7월부터 금년 상반기까지 평판 디스플레이 TV(LCD TV와 PDT TV)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56%의 신장을 보였다. 하지만 이와 같은 디지털 TV 시장의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2005년 9월 현재 국내 디지털 TV 보급대수는 약 250만대로 추정된다. 가시청 가구수를 1,600만으로 볼 경우 보급률은 16% 정도에 불과하다. 즉 아직까지는 대대적인 대기수요의 실수요 전환을 예상했던 당초의 기대에 못미치는 저조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TV 보급이 저조한 원인

이처럼 디지털 TV 보급이 저조한 주요 원인으로는첫째, HD 방송 등 컨텐츠의 획기적인 증대가 뒤따르지 않아 고화질 방송 체험에 따른 구전효과가 크게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방송위원회가 작년 11월 한달간 지상파 3사의 정규 프로그램편성에 대해 분석한 결과 HD 프로그램 방송 시간은 주당 평균 17.3시간으로 나타났다. 물론 방송위원회의 권고 시간인 주당 13시간을 넘어서긴 했지만, 질적인 수준은 크게 미약하여 시청자들의 HD방송 체험을 통한 구전효과를 기대하기에는 턱없이모자랐다.

먼저 프로그램의 구성측면에서 HD 방송의 장점을 최대화할 수 있는 영화와 스포츠 프로그램이 전무한 반면, 생활정보와 쇼프로그램, 코미디등 스튜디오물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나마 이 정도의 HD 방송 프로그램도 주시청 시간대에 방송된비율은 전체 HD 프로그램 중 10.3%에 불과했다. 소비자들이 고가의 디지털 TV 구입에 따른 혜택을향유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되기 어려운 실정이었던 것이다.

둘째, 지상파 전송방식 확정 이후에도 방송 인프라 구축 노력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이다.계획보다 7개월여 늦어졌지만 광역시의 경우 작년8월말까지, 도청 소재지 도시의 경우 작년 연말까지 디지털 방송 시청권역에 들게 하겠다는 것이 당초 정부의 방침이었다.하지만 금년 9월 현재까지도청 소재지 디지털 방송국 39개 중 22개만 완료되었을 뿐, 17개 방송국은 아직까지도 디지털 방송 전환이 지지부진한 상태에 있다.

마지막으로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TV의 급격한 판가하락이 오히려 대기수요를 증폭시키는 효과를 나타낸 점을 들 수 있다. 물론 판가하락이 실제로 TV를 당장 교체해야 하는 소비자의 실구매를 촉진시키는 효과를 나타내기는 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소비자들에게는 오히려 조금만기다리면 가격이 더 떨어지리라는 시그널로 작용해실구매 시기를 지연시키는 마이너스 효과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비록 국내 디지털 TV 시장이 가파른 성장 추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이 정도의 성장세로는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2010년 1월 디지털TV 보급률 95%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한결같은 전망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방송의 디지털 전환 가속

디지털 TV 최대 시장인 미국의 경우 디지털 방송전환 움직임이 차츰 속도를 더해가고 있다. 이미 미국은 작년 9월, 가시청권역이 9,000만 가구를 넘어섬에 따라 본격적인 디지털 전환이 시작된 지 불과3년만에 방송 인프라 측면에서는 사실상 완성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디지털 TV 등 관련 기기 시장 또한 2004년을 기준으로 볼 때 전년대비 55% 성장하는 등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미국의 디지털 방송 및 디지털 TV 산업이 활발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정부와 관련 업계의 적극적인 노력에 힘입은 바 크다. FCC(Federal CommunicationsCommission : 미연방통신위원회)가 2002년 8월,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TV에 디지털 튜너 내장을 의무화하는 조치를 중대형 TV부터 적용함에 따라 이후 미국의 TV 시장은 급격히 디지털 TV 중심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금년 7월, 미 의회는 2009년 1월 1일부터 아날로그 방송 중단을 강제화하는 법안을 상정했고, 최대 이해 당사자인 미국 내 주요 방송국들도 이에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다. 물론 2009년 1월이라는 시점은 당초 계획인 2006년말과 비교하면 2년이나 늦춰진 것처럼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2006년말 아날로그 방송을 중단하겠다는 당초계획은 낙관적인 기대를 반영한 조건부 계획일 뿐이었다. 즉‘미국 내 디지털 TV 보급률이 85%에 달할경우’라는 조건을 전제한 계획으로, 강제적인 규정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금년 7월 미 상원에 상정된 법안은 저소득층을 위한 지원 방안과 정부 예산 규모까지 포함하고 있는 강제적인 규정이다. 따라서 큰 이변이 없는 한 2009년 1월부터 미국에서 아날로그 방송은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분명하다. 만약 이렇게 될 경우 미국은 세계 최초로HD급 디지털 방송을 전면적으로 실시하는 나라가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미국은 컨텐츠 및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한 관련 산업에서 타국가에 비해 우월한 위치를 선점할 가능성도 크다.

독일 월드컵을 겨냥한 유럽도 가속화 추세

유럽의 경우 디지털 방송 전환 속도 측면에서는 이미 미국을 앞서가고 있다. 하지만 SD급 위주의 방송 위주인 유럽은 그간 HD급 고화질 채널 서비스제공보다는 쌍방향 서비스 등 부가 서비스 개발 중심으로 발전해오고 있었다. 그러나 결국 디지털 TV를 아날로그 TV와 차별화시키는 데에는 화질 및 음질이 결정적이라는 판단 하에 각국의 방송국을 중심으로 HD 방송 비중 확대 움직임이 가시화되고있다. 2004년 1월에 위성방송‘EURO 1080’이 유럽에서는 최초로 HD 전문 채널 서비스를 개시한것을 기점으로, 독일의 프레미어, 프랑스의TPS(Television Par Satellite)가 금년 내에, 영국의BskyB 또한 2006년에 서비스를 개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분히 내년에 개최되는 독일 월드컵을 염두에 둔 계획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유럽 시장에서 LCD TV, PDP TV를 중심으로 한디지털 TV 판매는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06년~2009년 누적 시장 규모, 최대 18조원

이에 반해 국내의 디지털 방송 전환 속도 및 디지털TV 보급 수준은 기대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만약 정부의 기대대로 2010년 1월, 아날로그 방송 송출이 전면적으로 중단되고 온전한 의미에서의 디지털방송시대가 열리게 될 경우 그 파급효과는 어느 정도나 될까?

급격한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는 디지털 TV 가격 전망, 방송 인프라 확충 전망, 디스플레이 타입별 믹스 문제 등 불확실성이 커서 정확한 예측이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몇 가지 가정에 기반한 시나리오별 파급효과를 디지털 TV 시장을 중심으로 살펴볼 수 있다. 주요 가정은‘2009년말 디지털 TV 보급률 95% 달성’, ‘기구입 고객의 교체 수요 배제’,‘평균가격과 디스플레이 타입별 믹스 전망은 현재국내 시판 가격에 북미 시장의 가격 하락률 및 믹스전망을 적용하여 산정’등이다. 또한 시나리오는 조기 교체 여부에 따라 대기수요의 실수요 전환 비율을 달리하여 구성했다. 물론 시나리오 중 낙관적 시나리오의 각 기간별 교체 비율 가정이 다소 작위적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2006년 독일 월드컵과2008년 북경 올림픽 특수를 감안한다면 실현 불가능한 가정만은 아닐 것으로 판단된다.

<그림 1>에 의하면 2006년부터 2009년말까지4년간 예상 누적 시장 규모는 각 시나리오 별로 15조원대에서 18조원대 규모로 추산된다. 비관적 시나리오를 가정하더라도 연평균 시장 규모는 3조 8천억원 대로 2004년 시장 규모 2조 4천억원의 1.6배에 달한다. 이렇게 볼 때, 2010년 아날로그 방송중단 계획이 성공적으로 전개될 경우 디지털 TV 시장을 중심으로 한 시장 파급효과는 실로 막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수요의 조기 현실화 노력이 중요

한편, 낙관적 시나리오와 비관적 시나리오의 예상시장 규모 차이는 약 2조 7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나타나는 데, 이는 조기 교체 비율이 높을수록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더욱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세계적으로 아날로그 방송 중단이 일어나는2010년을 전후한 시점까지는 디지털 TV의 급격한가격하락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대기 수요의 실수요 전환이 늦어질수록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축소될 수 밖에 없다. 결국 아날로그 방송 중단에 따른 파급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보급률 확대 노력과 함께 대기 수요의조기 현실화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병행되어야한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HD 방송 컨텐츠의 조기 확대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HD 방송 컨텐츠의 조기 확대는 디지털 TV를 구매한 소비자들로부터 고화질 방송 시청 경험을 토대로 한 구전효과를 극대화시킬수 있기 때문이다. 구전효과가 디지털 TV 가격 인하 추세와 결합될 경우, 디지털 TV 조기 구입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디지털 TV는 아날로그 TV에 비해서는 여전히 고가 가전임은 분명하지만 TV 제조업체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연 20% 이상하락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한편, 이와 같은 급격한 가격 하락 추세에도 불구하고 2005년 9월 현재, 국내 디지털 TV 보급률이 16%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구매력이 있는 소비자들 중에서도 상당 수가 TV 구입을미루고 있음을 반증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지금 당장 디지털 TV를 구입한다 하더라도 볼 만한 HD급 방송이 극히 제한적이어서 디지털 TV 조기 구입에 따른 효용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와 1년 뒤의 인하된 디지털 TV 가격과의 차이가 HD 방송 조기 시청에 따른 효용의 가치와 동일해야만 현재의가격 수준에 구입하는 소비자가 생겨날 것이다.

HD 방송은 기존 아날로그 방송에 비해 3배 이상의 제작비가 소요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처럼높은 제작 비용에 비례하여 방송사에게 당장 추가적인 수익이 창출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방송사들은 단기적이고 국내 시장 중심의 협소한 시각을넘어 중장기적이며 세계시장 지향의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방송 컨텐츠는 전송방식에 상관없이HD 방송을 실시하는 모든 나라가 잠재시장이 될수 있기 때문이다.

세분 시장별로 최적 제품 출시

TV 제조업체에게는 2010년 1월 아날로그 방송 중단 조치가 평판 디스플레이 TV를 중심으로 한 고가TV 판매 확대를 위한 호기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이 기회를 잘 살려 실질적인 매출 확대로 이어가기위해서는 잠재고객군을 세분화하고, 세분화된 고객군별로 최적화된 타깃 제품을 구성하여 제공하는노력이 요구된다. 특히 40인치 이상의 평판 디스플레이 TV에 관심이 많은 중산층 고객을 끌어들이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Entry Level의 제품 출시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여기서 Entry Level의 제품이란 HDD 내장 등 가격 상승의 여지가 있는 부가기능들을 대부분 제거하고 HD급화질 구현 기능을 중심으로 구성함으로써 가격 합리화에 초점을 맞춘 제품을 말한다. 비록 가격은 상대적으로 싸지만, 고화질 구현이라는 본질적인 기능측면에서는 고급 모델과 큰 차이가 없어야 한다. 또 향후 여유가 있을 때 부가기기를 추가적으로 구입할 경우 부가기능 구현도 문제가 없어야 한다.

반면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급 제품의 경우 HD급 화질 구현이외에 디스플레이 크기,다양한 부가기능, 고급스러운 외관 디자인 등을 통해 Entry Level 제품과의 차별화를 꾀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서민층을 위해서는 원가혁신을 통해 저가 브라운관형 디지털 TV를 기존 아날로그 TV 가격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말아야할 것이다. 이밖에 HD 방송의 조기 확대가 디지털TV 조기 구입을 촉진함으로써 제조업체의 수익을제고시킨다는 점을 감안해볼 때, 방송국의 HD 프로그램 제작 지원 노력도 적극 전개할 필요가 있을것으로 판단된다.

정부의 다각적인 지원책 마련 필수적

정부 입장에서 보면 2010년 아날로그 방송 중단 조치가 가져 올 파급효과가 막대하다고 해도 이를 강제화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공공재인방송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측면이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2010년 1월까지도 디지털 TV를 구입하지 않는 소비자에 대해서는 지상파 방송 수신이 가능하도록 하는 셋톱박스를 무상으로 지급하면되는 것이다. 다만 그 재원이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되므로 종국에는 국민에게 한꺼번에 전가될 수 밖에 없다는 문제점이 있기는 하다.

결국 제일 좋은 방법은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소수의 극빈층을 제외한 대다수의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디지털 TV를 구매하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정부는 디지털 TV 조기 구매를 촉진하기 위한 다각적인 지원책 강구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소비자를위한 지원책의 예로서 디지털 TV의 조기 구입을 장려하는 각종 보조금 정책 제공을 들 수 있다. 또한방송국에 대한 지원책의 일환으로 HD 방송 확대노력과 관련한 지출에 대해 한시적인 세제 혜택 제공 등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LG경제연구원 배수한 전자통신전략그룹 책임연구원

웹사이트: http://www.lgeri.com

연락처

배수한 책임연구원 3777-0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