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정부가 지난 7일 재건축·재개발 입주권을 주택으로 간주하는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함에 따라 강남 재건축 단지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2007년 1가구 2주택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세부담 증가와 이에 따른 재건축·재개발 투자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미 관리처분을 받았거나 올해 안에 관리처분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단지들은 이번 규제에서 비켜가, 상대적으로 몸값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초기 단계, 양도세 직격탄 맞을 듯

지난 7일 정부가 입법예고한 소득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2006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그 이후 관리처분을 받는 재건축·재개발 입주권은 주택으로 간주된다. 또 이전에 관리처분이 난 경우라도 2006년 1월 1일 이후 신규 취득분에 한해서 주택으로 취급할 방침이다.


이번 대책으로 이미 2004년 1월 1일 이전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놓은 단지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이들 단지는 입주권 전매가 한 번으로 제한돼 있어 조합설립인가 후 아파트를 매입한 사람들은 입주 때까지 되팔 수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 2006년 1월 1일 이전에 관리처분을 받기 어려운 상황으로, 새 법에 따라 주택으로 간주될 공산이 크다.

특히 이들 재건축 아파트를 포함해 1가구 1주택 비과세 요건(3년 보유, 서울, 과천, 5개 신도시 2년 거주)을 갖춘 일반 주택을 갖고 있는 2주택자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은 재건축 아파트가 멸실된 후 비과세 요건을 갖춘 주택을 팔면 양도세를 내지 않았지만 앞으로 양도세 중과세(50%) 적용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역삼동 진달래2차 공평공인 한인식 대표는 “대출을 받아 조합승인이 난 후 주택을 매입한 사람들은 그동안 팔지도 못하고 이자만 내고 있었다”며 “앞으로 양도세까지 내게 될 것으로 보이면서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고 전했다.

조합설립인가 전에 재건축 아파트 소유권을 획득한 사람들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이번 대책에 따라 재건축 아파트 수익성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매수세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이들 단지는 아직은 입법과정을 지켜보겠다는 관망세가 우세해 매물이 본격적으로 출현하지는 않았지만 하락세는 불가피하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벌써 투자자들이 몰리며 급격한 상승을 이뤘던 곳 위주로 급매물이 하나씩 나오고 있다.

개포주공 1단지의 경우 4억 원까지 올랐던 11평형이 3억 5,000만 원까지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나왔다. 17평형도 10억 5,000만 원에서 9억 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재건축 후 비교적 큰 평형으로 갈 수 있는 평형과 그렇지 않은 평형 간 낙폭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개포주공1단지 인근 D공인 관계자는 “큰 평형으로 늘려갈 수 없는 곳은 하락세가 뚜렷한 반면 강남권 중대형 아파트로 갈 수 있는 곳은 각종 규제에도 계속 들고 가겠다는 심리가 강하다”고 전했다.

역삼동 진달래2차는 어차피 현 정권에서는 재건축을 포기하고 있었기 때문에 입법과정을 지켜보겠다는 반응이다. 공평공인 한익식 대표는 “상반기에 7억 원을 넘어섰던 31평형의 경우 2,000~3,000만 원 정도 호가를 낮춘 매물이 간혹 나오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고덕동 고덕주공1단지는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아파트는 실거주자들이 많을 뿐 아니라 단지 지분이 커 가격이 크게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참여정부 들어 시행된 각종 규제에 이번 대책까지 겹치면 매물이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밖에 잠원동 한신7차의 경우 재건축 사업을 접고 리모델링으로 선회할 움직임이다.

안전진단 통과 후 아직 조합설립인가를 받지 않은 단지들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 단지는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단지와 달리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지만 사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없다.

투자자들이 몰리며 상반기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던 개포동 개포시영의 경우 매수세가 없어 급매물이 나와도 소화가 되지 않고 있다. 고덕시영과 고덕주공 2단지도 가격이 큰 폭으로 빠지고 있다. 고덕주공 2단지 18평형은 7억 1,000만 원에서 1억 원 정도 떨어진 6억 1,000만 원 선에 매물이 나왔고, 13평형은 3억 1,000만 원에서 2억 8,000만 원까지 떨어졌다. 고덕시영도 22평형이 6억 7,000만 원에서 6억 원으로 하락했다. 인근 실로암공인 양원규 대표는 “고덕주공1단지의 경우 조합원 지위양도가 1회로 제한되면서 고덕주공2단지와 고덕시영으로 투자자들이 많이 몰렸다”며 “이 사람들이 빠져 나가면서 호가를 낮춘 급매물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관리처분 난 단지들 역수혜 예상

이번 대책으로 역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는 단지도 있다. 기존의 1주택자가 이미 관리처분을 받았거나 분양을 마친 곳의 재건축아파트 입주권을 취득하는 경우 기존 주택이 비과세 요건만 갖춘다면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이들 단지는 세부담이 없어 새로운 투자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이미 관리처분인가를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비과세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재건축 입주권을 내년에 매입하게 되면 1주택으로 간주해 양도소득세가 과세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재건축단지 매입을 고려하고 있는 기존의 1주택 실수요자들은 올해 안으로 취득을 해야 양도소득세 중과를 피해갈수 있다.

조합원 분양권전매가 가능한 주요단지는 잠실 주공 1,2,3,4단지, 도곡주공1,2단지, 강동 시영1,2단지, 잠실시영 등이다. 도곡주공 1단지를 재건축한 도곡렉슬은 내년 2월에 입주하는 아파트로 현재 30평형은 9억 원 가량에 가격이 형성돼있다. 현 시세는 8.31대책의 윤곽이 잡힌 2개월 전 가격으로 소득세법 입법개정으로 인한 가격변동은 아직까지는 없는 상태다. 인근 그랜드 공인 장철진 사장은 “8.31대책의 영향이 지속되고 있어 후속대책에 대한 영향력은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고 있다”며 “가격이 반영되려면 1주일 정도 지켜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강동시영1단지를 재건축한 롯데캐슬퍼스트도 아직까지는 큰 변동은 없는 상태로 34평형도 2달 전과 비슷한 5억 5,000만 원 가량에 가격이 형성돼있다. 동서울공인 김종수 대표는 “아직까진 실수요자들에 대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으며, 매물도 1달 전과 비슷한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분양권은 아니지만 이미 관리처분인가가난 삼성동 AID차관, 반포주공 3단지 등의 단지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반포 주공 3단지(3,410가구)는 지난 5월12일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2009년 3월 입주 예정돼 있다. 60평형으로 갈수 있는 16평형의 가격은 추가부담금 4억 원을 포함한 17억 원으로 지난달에 비해 가격변동은 없는 상태다. 반포주공에 있는 P부동산 관계자는 “반포주공 3단지의 경우 입주권을 팔겠다는 매물은 조금씩 나오고는 있지만 가격이 워낙 높게 형성돼있어 사겠다고 선 듯 나서는 사람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간이 지나면서 매물이 많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 오히려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포주공1,2단지, 잠원한신5,6단지 등은 새 법 적용을 피하기 위해 관리처분인가를 서두르고 있다. 반포주공 1단지 22평형은 7억 원, 잠원 한신 6단지 35평형은 8억 원 선으로 가격의 변동이 없는 상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입법예정안으로 인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보는 단지들은 다른 재건축 단지들처럼 낙폭이 크지 않고, 강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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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동산뱅크 기업마케팅팀 이종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