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 박소연(Mae Lynn 미국 33)씨는 지금 시력마저 잃어가고 있다. 시력을 완전히 잃기 전에 꼭 한국에 가서 친부모를 만나야 한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던 중 이번 기회를 통해 그 소망을 이루었다. 그녀는 조만간 시력을 완전히 잃게 되는데 이번에 친부모를 만나지 못했다면 영원히 부모의 얼굴을 볼 수가 없게 됐을지도 모른다. 드디어 친부모와 만난 박소연은 부모의 얼굴을 가슴에 새기려는 듯 희미해진 시력으로 한참을 바라보다가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한 채 끝내 울음바다를 이루었다.
양부모와의 불화 때문에 입양아로서의 생활이 행복하지 못했던 시련을 이야기하는 조경숙(호주 26)씨는 호주에서 양부모와 헤어져서 혼자 거주하고 있다. 입양인중에서도 리더역할을 하고 있는 조경숙씨는 부모님과 자신의 얼굴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자라면서 정체성에 대해 큰 혼란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친부모를 처음 만났을 때 가장 먼저 묻고 싶은 말이 뭐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그녀는 “Do you still love me?" 라고 답해 주위를 숙연케 만들었다.
2년 전 이미 한국에서 친아버지를 찾았고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인 박은정(Julie 벨기에 30)씨는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아버지와 영어로 제대로 대화를 못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말한다. 아버지와 친숙해지고 싶지만 좀처럼 쉽지 않다. 아버지에게 왜 자기를 버렸냐고 묻고 싶고, 엄마의 소식도 궁금하다.아버지가 박은정씨에게 한글로 장문의 편지를 썼는데, 이 편지에 의하면 그녀는 다시는 엄마를 볼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제작진은 그녀에게 편지를 번역해 읽어주는 과정에서 차마 엄마에 대한 좋지 않은 소식을 전달하기가 힘들었다. 그녀는 담당PD의 말을 들으며 충격을 받고 결국 울음을 터트렸다. 한때 식음을 전폐하고 죽을 생각까지 했었다던 그녀. 어릴적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아버지의 모습이 살아가는 내내 기억에서 맴돌았다. 딸을 입양기관에 맡기고 돌아서는 아버지를 향해 “아빠! 어디가?”라는 말이 아버지에게 건넨 마지막 말이었다.
김자영(Taiya 미국 23)은 청각장애인으로 양부모가 처음 김자영씨를 입양했을때는 청각장애 사실을 몰랐다가 나중에 알게돼 더더욱 충격적이었다고 한다. 양부모는 딸을 위해 수화를 배웠고, 김자영의 친부모를 만나 대화하는데도 수화통역을 해주고 있었다. 김자영은 양부모를 만난 게 자기 인생의 큰 행운이라고 말한다. 단순한 부모 이상이고, 오직 부모를 통해 세상과 만날 수 있었다고 하며 양부모에 대한 각별한 사랑을 표현했다.
이들 모두는 입양기관 ‘홀트아동복지회’에 갔을때 그곳의 아이들을 보며 과거 자기의 얼굴을 보는 것 같다며 아이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소아마비, 뇌성마비임에도 한국인임이 늘 당당한 존(John)과 레베카(Rebekah), 그들 양부모들의 이야기, 그리고 갓난아기때 입양되어 자신의 생일, 한국 이름조차 없는 대다수 입양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케 하는 추석연휴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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