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대상 기업 중 재무상태 안정 기업 상당수 포함”

- 재무구조평가 시 기업의 상이한 회계처리 방식·경기 민감성 반영 못해

- 2014년 176개 약정체결 기업 중 96개 기업의 부채비율 200% 미만

- 선제적·자율적 사업재편 시급…원샷법 도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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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연구원
2015-05-26 06:00
서울--(뉴스와이어)--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대상 기업집단 소속 기업 중 재무상태가 안정적인 기업이 절반 이상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이하 한경연)은 ‘주채무계열제도 재무구조평가의 한계와 개선의 필요성’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 대상 기업 중 재무상태 건전한 기업이 절반 이상

주채무계열제도에 따라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 대상 기업 중 재무상태가 건전한 기업이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 2014년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 대상으로 선정된 외부감사 기업(14개 기업집단 소속 기업) 176개 곳 중 98개사의 부채비율이 200% 미만이었으며, 100%가 안 되는 기업은 54개로 조사됐다. 부채비율 200%이상~400% 미만 기업은 32개, 400% 이상(자본잠식 포함)인 기업은 46개였다.

김윤경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재무구조가 부실하다고 평가받은 기업집단 중 재무상태가 건전한 기업이 상당수 포함돼 있는데 동일한 잣대의 규제를 적용하고 금융시장에서 부정적인 낙인을 찍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실제로 외환위기 당시 기업에 요구했던 부채비율 감축 기준선이 200%였다”며, ”부채비율 200% 미만이면 비교적 재무상태가 건전한 기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주채무계열제도: 대기업집단의 재무구조개선을 통해 사전부실을 방지하고 편중여신위험의 완화를 통해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제도. 전년도 말 금융기관 신용공여액이 그 이전년도 말 총 공여액의 0.075% 이상인 기업집단이 대상. 주채무계열에 선정된 기업은 소속기업간 채무보증이 금지되며 재무구조평가 결과에 따라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MOU)을 체결. 재무구조개선약정은 기업집단에 대한 사전적 구조조정 수단으로 이해되고 있음

재무구조평가 시 기업·산업 특수성 반영 못해

보고서는 또 주채권은행과 기업집단 간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 재무구조평가에 회계처리 방식과 경기민감도가 다르다는 점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기업집단 소속기업 전체의 합산재무제표를 이용한 재무평가 시 부채비율로 기준점수를 결정하는데, 일부 산업이나 기업은 재무구조상 특수성을 띄고 있기 때문에 부채비율이 높다고 해서 재무상태가 건전하지 않다고 평가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운송업의 경우 항공기를 운용리스 대신 금융리스로 들여오거나, 선박건조를 헤비테일(Heavy-tail)* 방식으로 수주할 경우, 부채비율이 크기 때문에 기준점수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또 경기에 민감한 업종은 경기사이클에 따라 영업이익의 변동이 크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김윤경 부연구위원은“금융안정성을 위한 채무보증을 금지한 주채무계열제도의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적용방식의 문제점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헤비테일 방식: 건조자금 40~50% 이상을 선박 인도 시점에 받는 방식(금융위기 이전까지 조선업계는 스탠더드(Standard)방식의 계약(RG발급)과 절단(착공), 탑재, 진수, 인도시 각각 20%씩 대금을 나눠 받음. 2008년 이후 절반 이상을 60%를 인도시에 지급하는 헤비테일 방식으로 전환. 최근 조선기업 신용등급 하락 요인으로 작용)

한편 한경연은 “채권은행이 BIS비율(자기자본비율)* 충족에 어려움이 있거나 보수적인 경영방침을 택할 경우, 기업경영 정상화보다는 대출금 회수에 목적을 둔다”며, 특히 정부지분이 높은 은행인 우리은행과 정부소유 산업은행이 41개 중 30개의 주채무계열을 관리하는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밝혔다. 또“선제적이고 자율적인 사업재편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현재 논의 중인 사업재편지원특별법(원샷법)의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 BIS 비율: 2014년말 국내은행의 BIS기준 총자본비율, 기본자본비율, 보통주자본비율은 각각 14.00%, 11.38%, 10.83%로 2013년말 대비 총자본비율(0.53%p), 기본자본비율 (0.41%p),보통주자본비율(0.36%p)이 모두 하락(출처: 금감원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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