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유해폐기물 재활용 산업 현황 및 시사점’
개요
최근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자원소비를 절감할 수 있는 ‘자원순환사회’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는 공감대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자원순환사회’란 폐기물의 소각, 매립을 최소화하고 재활용을 극대화함으로써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자원과 에너지를 절약하는 사회를 의미한다.
국제적으로도 인류의 경제·산업 활동이 환경과 인체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환경오염 관련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이다. 폐기물 해양투기 금지(런던협약), 유해폐기물 국가간 이동 규제(바젤협약) 등으로 폐기물의 자국 내 처리 원칙이 강화되고 있으며, 주요 선진국은 글로벌 환경보호 트렌드에 부응하여 이를 자국의 산업 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폐기물 처리 기술이 빠르게 발전함에 따라 환경오염 물질을 유용한 자원으로 바꾸는 ‘유해폐기물 재활용’ 산업이 부상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에서는 유해폐기물을 지정폐기물로 지정하여, 폐기물의 처리 및 관리에 규제를 두고 있다. 국내 지정폐기물 중 ①분진, ②폐유, ③폐유기용제 등 3대 폐기물은 발생량이 많고 증가율도 높아서 환경에 큰 부담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최근 미세먼지에 의한 대기오염 피해가 급증함에 따라 분진의 발생 원인 및 제거 방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이들 3대 지정폐기물 중 첫 번째로 분진의 처리 현황 및 문제점을 점검하며, 분진 중에서도 특히 중금속 오염도가 높은 ‘제강분진(製鋼粉塵)’을 중심으로 검토하여 시사점을 도출한다.
분진 발생 및 처리 현황: 제강분진을 중심으로
분진이란 일반적으로 대기 중에 부유하는 미세한 고체상의 입자를 의미하며 연소나 파쇄 등의 과정에서 주로 발생한다. 분진의 처리 방법을 보면 과거에는 단순 매립이 일반적이었으나 토양·지하수 오염에 대한 우려 증가 및 기술 발전에 따라 점차 재활용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제강분진이란 철강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제강(製鋼) 공정에서 발생하는 분진으로 유해 중금속을 포함하고 있어서 철저한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국내 제강분진 발생량은 2005년 31.6만톤에서 2014년 36.3만톤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3년 이전까지 제강분진은 건설 자재로 활용되는데 그쳤으며, 2013년부터 본격적인 자원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제강분진 처리의 문제점
첫째, 제강분진 자원화를 촉진하기 위한 법·제도가 미흡한 수준이다. 한국을 제외한 주요 선진국에서는 제강분진의 매립을 금지하고 있으나, 한국은 OECD국가 중 아스콘 충진재로서의 제강분진 활용을 허용하는 유일한 국가이다. 한국은 주요 선진국과 다르게 제강분진의 매립과 건설자재로서의 활용을 허용하고 있어 재활용 촉진 제도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다.
둘째, 국내 제강분진 발생량 대비 재활용 설비 용량이 부족하다. 미국 내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인 Horsehead Holdings는 미국 내에서 발생하는 제강분진의 최대 96.5%까지 처리가 가능하고, 유럽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인 베페사는 연간 EU 내 발생하는 제강분진의 최대 67.7%까지 처리 가능하다. 그러나 국내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인 징콕스코리아社는 연간 국내 발생하는 제강분진의 최대 49.2%까지 처리가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셋째, 제강분진에 포함된 유해성분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매립되거나 재활용됨으로써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제강분진이 도로포장용 아스콘, 건축용 시멘트 등으로 재활용되거나 매립되는 경우 잔존 오염물질에 의해 심각한 환경오염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방사능 오염 가능성이 있는 일본산 철스크랩의 수입이 증가함에 따라 제강분진에 의한 방사능 피폭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넷째, 제강분진에 함유된 유가금속을 추출하지 않고 단순 매립함에 따라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제강분진 전량이 자원화되는 경우를 가정하는 경우, 제강분진의 경제적 가치는 총 2억 3,657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분진 매립에 소요되는 비용은 2013년 기준 약 1,041만 달러에 이른다. 2013년 기준 제강분진의 경제적 가치와 매립비용을 감안한 제강분진 매립에 따른 기회비용은 약 2억 5천만 달러로 추정된다.
시사점
첫째, 사업자들이 자발적으로 유해폐기물 재활용에 나설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둘째, 국내 제강분진 처리 용량을 충분히 확충하여 제강분진의 재활용 비율을 높여야 한다.
셋째, 자원순환 과정에서 오염물질에 의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감독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
넷째, 자원순환 관련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자원순환형 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위 자료는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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