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9월 5일 서울 동부지방법원 경매 1계 입찰법정.

삼삼오오 모인 투자자들이 부동산 안정대책의 파장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카트리나’ 급의 후폭풍이 어디까지 미칠지 예단이 쉽지 않아서인지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이 날 66건의 진행 물건 중 2건에 입찰참가자의 이목이 집중되었다.하나는 잠실우성아파트였고 다른 하나는 마천동 다세대 주택이었다.

잠실우성은 8.31 대책의 집중포화 대상 중 하나여서 투자자 이탈을 예상했으나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마치 필자의 속 좁음을 비웃기라도 하듯 잠실 우성은 “아직까지”는 경매시장에서 건재를 과시하였다. 21명이 참여해 낙찰자는 최저가 4억 8,000만원보다 약 2억원을 더 써내 전 유찰가(6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6억 3,580만원에 최고가매수인이 되었다. 그러나 낙찰자의 기쁨이 과연 10월 하순경에 예정된 잔금납부 때까지 이어질지는 궁금하다.

그러나 이 날 최고의 주목을 받은 물건은 단연 마천동 다세대 주택이었다.

뉴타운 지정 자체만으로도 감내하기 힘든 물건이었는데 ‘송파신도시’라는 초강력 태풍이 휘몰아치자 투자자들은 그만 이성을 잃고 말았다. 입찰참가자만 무려 40명. 이제는 누가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을 써 낼 것인가에 이목이 집중되었다. 낙찰가는 최초감정가 9,500만원의 약 2배인 1억 7,888만원으로 대지지분이 6평임을 감안하면 평당 3,000만원에 사들인 꼴이다. 현지 시세를 뛰어넘는 금액으로 경매의 제1전제인 시세보다 싸게 사기가 쑥스러워 고개를 들 수 없을 지경이었다.

이렇듯 일반 부동산 시장을 잡겠다는 정부대책은 또 다른 수혜지역과 종목을 만들어 내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책은 과거의 여느 대책과 달리 내용과 효과면에서 상당기간 파장이 예상된다.

단기적으로는 올 상반기 내내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았던 ‘묻지마 경매’가 퇴조하는 반면 장기적으로는 규제에 대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어 또 다른 과열도 예상된다. 지역별, 종목별 편가름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이제는 확실한 재료로 둘러싸인 지역과 종목에 한해 선별적 투자가 대세로 자리잡을 것 같다.

적어도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조정이 예상된다고 보았을 때 경매투자자들은 대책 이전과는 다른 전략을 구사해야만 한다.

경매시장 최고의 우량주인 아파트는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할 것 같다. 특히 지난 2001년 대세 상승기와 2005년 상승장세를 진두지휘했던 강남지역 소재 재건축 아파트는 심한 몸살이 예상된다. 오로지 판교후광을 등에 업고 가격이 급등한 분당과 용인, 평촌 등에서는 상당 폭의 가격 하락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따라서 이들 지역 투자시는 고점대비 5 %에서 10 % 정도의 가격조정이 요구된다.

반면 그동안 상승장에서 상대적 소외감을 맛보았던 강북 등 외곽지역은 재개발 활성화 등의 호재를 업고 과열이 예상된다.

토지는 이 번 대책의 최대 수혜 대상이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반사이익이 기대되나 장기적으로는 부담도 함께할 것 같다.

즉 법원경매를 통하면 1년 동안 토지소재 해당 시·군·구에 거주하지 않아도 되고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무엇보다 전매제한(2년에서 5년)도 적용되지 않아 일반투자자들이 경매시장으로 유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경매로 취득시에는 이처럼 진입장벽이 없는 대신 매도시에는 까다로운 구매조건 때문에 매수자 발굴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제는 5년 이상의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되기 때문에 자기 자본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부담이 따른다.

단기거래의 제약으로 인해 토지시장은 가수요보다는 실수요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하겠다.

그동안 경매시장에서 전체 진행 물건 중 절반 이상을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환금성과 주거만족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투자자의 외면을 받았던 연립·다세대 주택이 상종가를 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정부 대책에서는 강남지역 신규 공급의 한계를 강북 지역 개발을 통해 강남 입성 수요를 차단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어 강북지역 노후주택 밀집지역 등은 뉴타운과 재개발의 수혜가 예상된다.

특히 최저가가 반 토막 났거나 투자 금액의 80 % 이상을 전세보증금으로 조기에 회수가 가능한 이른바 ‘깡통물건’과 재개발 수혜 물건에는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구애 공세가 예상된다.

이미 일부에서는 과열이 우려될 정도로 다세대 주택에 투자자가 밀려들고 있다.

그밖에 이번 대책에서 비켜나 상대적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상가와 오피스텔 등에도 투자자 힘쏠림 현상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 들 물건에는 이면에 가시도 숨어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상가의 경우 보유세와 양도세 폭탄에서 자유로운 반면 경매시장에서 안정적 임대수익을 창출할 물건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오랜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물건은 발에 차일 정도로 풍부하나 정작 쓸만한 물건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수요층이 두터운 10억 대의 물건은 절대 공급 부족 현상을 빚고 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과거와 달리 우량 물건이 듬성듬성이라도 시장에 공급된다는 점이다.

오피스텔은 실제 주거용으로 사용하더라도 주택수에 포함되지 않아 다주택 양도세를 비켜갈 수 있지만 내년 봄 전수조사가 끝나면 한 바탕 회오리가 불 수도 있어 임대수익용도인지 아니면 다주택 대체물건인지 확실한 선택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 언제 참여해야 하나

아직도 일부 투자자들이 정부대책과 무관하게 ‘마이웨이’를 고집하고 있는데 지나친 소신이 화근덩어리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경매시장이 일반부동산 시장의 부분집합임을 고려해 보폭을 함께 할 필요가 있다.

대세상승기에는 낙찰가를 불문하고 낙찰 자체가 부와 영광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하락기에는 오히려 낙찰 자체가 우환이 될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9월 한 달은 시장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참여를 원한다면 입찰 당시의 가격이 아닌 입주시점의 가격을 예측하고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즉 완충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만 향후 가격 하락시에도 충격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적정 입찰 시점은 찬 바람이 옷깃을 스미는 때가 좋을 것 같다. 이 때쯤이면 8.31대책의 여진과 파장에 대한 분석이 끝나기 때문이다. 단 내년에는 경매시장에 또 다시 ‘빅뱅’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실수요자라면 올해를 넘기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왜냐하면 당분간은 투자자들이 몸을 사릴 것으로 보여 실수요자가 시장의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참에 평형대를 넓히거나 거주지역 갈아타기를 원하는 실수요자들은 우호적으로 변한 환경을 적극 노려 봄 직하다.

이제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발 품과 눈 품, 손 품(정보검색)을 요구한다. 부지런히 돌아다닐 자신이 없거든 아예 두문불출하는 것이 낫다.



부동산뱅크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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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동산뱅크 기업마케팅팀 이종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