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 ‘한국 전통 매듭 - 균형과 질서의 미학’ 특별전 개최
이번 특별전은 ‘2004 서울세계박물관대회(2004.10.2-10.8)’를 기념하기 위해 이 대회의 주제인 ‘박물관과 무형문화유산’이라는 성격에 맞게 특별 기획된 것으로, 한국의 무형문화 유산인 전통 매듭을 소재로 하였다. 또한 이번 전시회는 국립중앙박물관이 2005년 10월 용산 새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전·개관함에 따라 세종로에 위치한 전시실에서 열리는 마지막 특별전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이번 특별전에 선을 보이는 전시 유물은 한국 전통 매듭과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22호 매듭장 기능보유자 김희진 선생 기증 작품과 유물 등 총 200여건이다. 이 중에는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였던 영왕英王 이은((李垠, 1897~1970)과 그의 비妃 이방자(李方子, 1901~1989) 여사가 소장했던 유품, 영조·정조 임금의 어보, 국악기·노리개·주머니·조선시대 남성용 장신구·불교의식구·의장용구 등을 장식했던 각종 전통 매듭 및 매듭 기법을 응용한 김희진 선생의 현대 창작품 등이 있다. 특히 보문사 소장 연 수식과 인로왕번,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대봉유소 등은 일반에게 최초 공개되는 유물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번 전시는 1976년 정부로부터 중요문형문화재 22호 기능보유자로 지정된 매듭장 김희진 선생이 평생에 걸쳐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 및 직접 모은 유물과 자료 430점의 기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희진 선생의 창작품 <영원에서 영원으로>와 초대형 창작품 <시너지> (2m 35cm)는 3차원 공간에서 표현되는 매듭 자체의 입체적 예술성을 시도한 것으로 전통 매듭이 나아갈 새로운 방향과 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증을 통해 온 세계의 문화인들이 한국 매듭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사랑하길 바라는 김희진 선생의 뜻은 우리 모두의 귀감이 될 것이다.
전시 주제는 <의장과 권위>, <음악이 흐르는 풍경>, <염원과 종교>, <생활의 품격>, <선비의 멋과 풍류>, <여인의 꿈>, <매듭장 김희진의 예술>의 총 7가지이다. 이 주제들로 한국 매듭의 전통과 그 맥을 이은 김희진 선생 작품 중심의 현재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미래상이 망라되었다.
이번 전시는 ‘매듭’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조선시대 궁중과 상류층이 누렸던 문화의 품격과 삶의 모습을 종합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김희진 선생의 다양한 현대 매듭 작품들은 전통 매듭 자체의 아름다움을 변형시키지 않고 아름답게 활용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전통 매듭에 깃든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찾아내어 이것이 현대 섬유 예술의 한 분야로 거듭 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이번 특별전을 기념하기 위해 “한국의 전통 매듭의 이해”라는 주제를 가지고 중요무형문화재 매듭장 김희진 선생의 특별강연도 펼쳐진다. 오는 9월 15일(수)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강당에서 실시할 예정이다.
특별전 <한국 전통 매듭> 전시 유물 소개
1.
대봉유소
大鳳流蘇
전체 길이 235cm / 조선말~20세기 초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왕가의 장례 때 쓰던 큰 상여는 ‘대여大輿’라고 하였다. 대봉유소大鳳流蘇는 대여의 네 모서리 꼭대기를 장식한 봉황 조각에 걸어 늘였던 유소이다. 대여에는 대봉유소를 비롯하여 관이 놓인 상여 내부 천정 네 귀퉁이에 앙장유소仰帳流蘇를, 상여의 사면 맨 윗부분의 둘레에 소봉유소小鳳流蘇를 달아 그 유연한 흔들림으로 장례 의식을 더욱 장엄하게 하였다. 이 대봉유소는 창덕궁에서 입수된 유물이다. 궁중에서 사용되던 대봉 유소의 정확한 모습을 보여준다.
2.
연 수식
輦垂飾
전체 길이 250cm / 조선
보문사 소장
연 수식은 엄숙한 예를 갖추어 부처와 보살이나 재를 받을 영가靈駕를 법회 장소까지 모셔오는 시연의식侍輦儀式에 사용되는 가마, 즉 연輦을 꾸미는 장식물이다. 연의 사면에 유리구슬, 향, 패옥 등의 각종 장신구와 매듭을 갖춘 수식을 드리워 장엄하게 장식하였다. 여기에는 부처님께 공양하여 높은 공덕을 쌓고자 했던 간절한 염원과 소망이 담겨 있다. 이 연 수식은 어느 조선 왕실의 왕비가 하사했다고 전하는데, 궁중 매듭의 빼어난 솜씨와 우아한 품격을 원형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3.
수 봉황무늬 대향낭
繡鳳凰文大香囊
전체 길이 87.5cm / 조선
중요민속자료 제41호 / 사전자수박물관 소장
이 큰 향낭은 침실 벽면을 장식했던 궁중용 향주머니이다. 전체 모양은 장수를 상징하는 거북이 모습인데, 윗부분은 날개를 활짝 편 커다란 꽃나비가, 아래 부분은 오복五福을 상징하는 박쥐 다섯 마리와 불로초不老草가 수놓인 연꽃잎이 중심부를 감싸고 있다. 매듭과 술은 여러 색깔의 끈을 써서 만들어졌다. 화려한 색상과 다양한 기법을 보여주는 이 향낭은 조선시대 궁중 자수와 매듭 공예의 높은 수준을 보여준다.
4.
박쥐 삼작 노리개
蝙蝠三作佩飾
전체 길이 29.2cm /조선
단국대학교 석주선기념박물관 소장
이 노리개는 궁중과 반가班家의 여인이 혼례 또는 예식 때 착용하던 것이다. 세 개의 노리개를 한 벌로 꾸민 것을 삼작 노리개라 하는데, 여기서 “삼작三作”이란 천天·지地·인人 삼재三才의 아름다운 조화를 상징한다. 박쥐는 다산多産과 복신福神을 상징하므로 여성의 장신구에 많이 사용되어왔다. 은사銀絲를 꼬아 박쥐를 정교하게 만들고 금도금한 다음 그 위에 파란을 입혔다. 박쥐의 위아래에는 가락지, 국화, 세벌감개 매듭 등을 맺고, 매듭과 같은 색으로 이봉술을 달았다.
5.
수 장생무늬 오방낭자
繡長生紋五色囊
주머니 11×12cm / 조선
김희진 기증
오방낭은 다섯 가지 색의 비단 조각을 이어 만든 주머니이다. 청색·백색·적색·흑색의 비단을 동서남북 방위에 맞춰 배열하고, 중앙에는 황색 비단을 놓고 길상 문자를 금박하거나 수를 놓아 만들었다. 궁중 복식의 제조·진상 등의 과정을 기록한 『궁중발기』의 내용에 따르면 신년 정월 해일亥日에 임금과 왕비에게 오방낭자를 올렸다고 한다. 이 오방낭자는 궁중 유물로 전한다. 장생무늬를 색실로 수놓고 무늬의 가장자리를 징금수로 마무리했다. 여러 가지 색실로 짠 끈으로 매듭을 맺고 색동 술을 달았다.
6
운라
雲鑼
악기 : 20세기 초
매듭 : 김희진 2004년 작 / 길이 59cm
국립국악원 소장
운라는 음정이 있는 동라銅鑼 10개를 한 틀에 매달아 연주하는 타악기이다. 운라는 조선 후기에 중국 청淸나라로부터 소개되어 취타나 당악 계통의 음악에 사용하게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운라는 틀 양쪽에 유소를 길게 늘어뜨린다. 순조 28년(1828)의 『진작의궤』에는 운라 한 쌍에 유소 네 건이 들어가며 각각 오색 진사 2량 2전이 들어간다는 기록이 있다.
이 유물은 이왕직 아악부에서 사용했던 것으로 제작 연대는 20세기 초로 추정된다. 운라에 장식된 유소는 김희진 선생이 여러 악기의 유물을 참조하여 새롭게 만들었다.
7.
영락 노리개와 귀걸이
瓔珞佩飾·耳飾
전체 길이 71.5cm /김희진 1987년 작
김희진 기증
영락은 삼국시대 금관 장식에 자주 등장하는 장식품이다. 전통 매듭과 함께 응용하여 새로운 형태의 노리개를 창작하였다.
8.
영원에서 영원으로
전체 길이 164×75cm /김희진 2003년 작
김희진 기증
김희진 선생이 40년 작업 동안 모아둔, 쓰고 남은 끈으로 만든 것이다. 김희진 선생이 평생 추구했던 색채의 아름다움이 한 눈에 들어온다, 각종 매듭을 번갈아 맺고 각각 길이를 다르게 하여 나뭇가지에 걸어 드리웠다. 김희진 선생은 평면적인 전통 매듭에 입체성을 부여함으로써 매듭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