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김정은과 전도연의 묘한 인연
정지우 감독은 그를 단숨에 단편영화계의 스타감독 자리에 올려놓은 단편 <생강>(1996)에서 386 운동권 남편의 아내로서의 ‘여자'를 다룬 바 있다. 이어, <해피엔드>(1999)에서는 실직한 남편의 아내로 치정에 빠진 '여자'를 가슴 아프게 다루었으며, 9월 29일 개봉될 <사랑니>에서는 지금 여기서 살아가는, 자신이 믿는 사랑에 용기를 가진 2005년형 '여자'를 이야기하려 한다. 가히 “우리시대 여자 3부작”이라 부를 만한 작품들. 이러한 정지우 감독의 영화이기에 <해피엔드>에서도, <사랑니>에서도 ‘여자’는 비중이 크고 중요하며 영화적 주제를 대변하는 성격을 띈다. 그러므로, 특별히 여배우의 새로운 모습과 풍부함을 기대하게 하는 면을 갖고 있는 것이다.
최근 <사랑니> 제작보고회에서 김정은은 “저에게 의견을 물으시며 세심하게 연기톤을 잡아주셨는데, 그게 너무 재미있었다. 행복하게 작업했다"고 말했던 바 있다. 이는 <해피엔드> 후에 전도연이 ”감정을 섬세하게 끌어내주는 감독님 덕에 불안함 없이 몰입할 수 있었다. 이제까지 못 느꼈던 연기의 묘미를 느꼈다'며 세상이 깜짝 놀란 파격변신의 공을 감독에게 돌렸던 그 때의 표현과 묘하게도 꼭 닮았다. 코믹연기의 과장된 톤을 벗어 던지고, 현실적인 캐릭터를 맡아 섬세하고 풍부한 연기에 도전한 ‘김정은의 <사랑니>’는 ‘전도연의 <해피엔드>’처럼 변신과 성장의 계기가 될 수 있을까? 함께 작업한 프로듀서와 감독의 말에 따르면, 일단 기대를 걸어도 좋을 듯.
김은영 프로듀서는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녀에게 점점 믿음이 가고, 그녀의 마음을 따라가게 된다. 그래서인지 아주 예뻐 보인다. 선량하고 성실한 김정은 고유의 매력과 함께 그녀가 이제까지 보여주지 못했던 섬세하고 감성적인 모습이 잘 드러난다. 기대해도 좋다”며 조인영으로 분한 김정은에 대해 흡족함을 표했다. 정지우 감독 역시 “감성이 좋은데다가 영리하고 성실해서 감독에게 든든한 의지가 되어주는 배우이다. 김정은의 나레이션으로 끌어가는 영화를 한번 만들어보고 싶을 정도로 특히 대사의 감정이 좋다”라며 만족해하고 있다.
서로의 자리로 이동해간 두 여배우. 묘한 인연을 나누게 된 그들이 각자 상대방이 만들어놓은 커다란 빛의 그늘에 묻히지 않고, 자기만의 빛으로 새로운 영역을 밝혀낼 수 있을지 기대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정은의 연기 변신이 기대되는 <사랑니>는 첫사랑을 닮은 열일곱 학원생 ‘이석’을 사랑하게 된 서른 살 과외 학원 강사 ‘인영’의 솔직하고 당당한 연애담으로 9월 29일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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