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푸른향기, 권준형 단편집 ‘이방인’ 출간

여섯 가지 다른 맛, 여섯 편의 색다른 단편소설

2015-10-01 09:00
서울--(뉴스와이어)--판타지 장편소설 ‘잭의 모험 이야기, 새의 나라’를 쓴 권준형 작가가 4년 만에 단편집 ‘이방인’(도서출판 푸른향기)을 출간했다.

여섯 편의 단편소설은 마치 여섯 가지 맛이 다른 음식을 한 식탁에 차려놓은 듯하다. 벼랑 위에 피어 있는 꽃처럼 위태로운 믿음 ‘나무 여인’, 삭막한 도시에서 서로에게 타인이 되어가는 ‘이방인’, 상처받은 당신에게 따뜻한 사랑을 전하는 ‘하얀 문’, 마지막 이별 여행에서 만난 ‘하얀 사슴’, 짝사랑하는 당신을 내 사람으로 만들 수 있을까 ‘그녀의 사랑’, 까페 검은 고양이 속 다양한 인간의 군상 ‘Goodbye sadness’. 소설 속 인물들은 세상에서 상처받고 소외된 사람들이지만 인간 본연의 따뜻함을 잃지 않으려 한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우리는 서로에게 이방인이지만 그 속에서 삶의 빛을 발견하고자 하는 희망을 말하고 있다. 소설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따뜻하고 부드러운 바람이 온몸을 감싸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벼랑 위에 피어 있는 꽃처럼 위태로운 믿음 ‘나무 여인’
호숫가 통나무집에 살고 있는 여인은 매일 아침 퐁테뉴 숲으로 가서 검은 나무에 기도를 드린다. 여인은 믿고 있다. 검은 나무가 자신의 전부인 두 아이를 지켜준다고. 여인의 두 아이인 아덴과 리브는 알고 있다. 그 믿음이 벼랑 위에 피어있는 꽃처럼 위태롭다는 걸. 악마의 하수인 에밀이 두 아이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폭풍우가 치는 날 밤. 통나무집의 문을 거칠게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고 여인은 두 아이를 데리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퐁테뉴 숲으로 들어가는데….

삭막한 도시에서 서로에게 타인이 되어가는 ‘이방인’
이름 대신 숫자로 불리는 그는 자신의 이름을 잃어버린 채 의지할 곳 없는 도시에서 방황하며 하루하루 힘겹게 생존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식어버린 태양은 더 이상 그를 비추지 않는다. 풀 한 포기 자라기 힘든 삭막한 도시에서 삶의 뿌리가 흔들리는 그는 자신의 조상이 있는 바다로의 귀향을 꿈꾼다. 딸의 작은 소원조차 들어주지 못하는 현실에 절망하고, 자신의 전부이자 마지막 희망이었던 딸마저 자신을 등지고 하늘로 떠나자 그는 딸이 남긴 흔적을 들고 바다로의 귀향을 준비한다.

상처받은 당신에게 따뜻한 사랑을 전하는 ‘하얀 문’
백혈병을 앓고 있는 7살 나영이. 주식투자로 전 재산을 날린 40대 가장. 더 이상 영감이 떠오르지 않는 30대 여류화가. 건물 신축으로 꽃집에서 쫓겨나 길거리로 나앉게 될 처지에 처한 60대 꽃집 여주인. 번번이 취업에 실패하는 서른을 눈앞에 둔 백수. 부모가 이혼 위기에 처한 19살 왕따 여고생. 그들은 서로에게 작지만 따뜻한 사랑을 전한다. 그 사랑이 비루한 현실을 빛나게 한다. 삶의 종착역에서 나타난 하얀 문은 그들을 또 다른 세계로 인도한다.

마지막 이별 여행에서 만난 ‘하얀 사슴’
‘나… 더 이상 널 사랑할 자신이 없어. 이쯤에서 정리를 하는 게 맞는 것 같아.’ 그렇게 사랑이 끝났다. 사랑과 함께 그녀의 삶도 끝났다. 쳇바퀴처럼 돌던 답답한 현실과도 이제 안녕이다. 일탈의 방아쇠를 당겨야 할 때가 왔다. 가족과의 추억이 어린 바다로 그녀는 떠난다. 파란색 미니쿠퍼만이 그녀의 슬픔을 달래준다. 마지막 이별 여행을 떠나는 길에서 만난 하얀 사슴. 그 사슴은 그녀에게서 삶의 무게를 지우고 그녀를 하얀 세상 속으로 인도하는데….

짝사랑하는 당신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 ‘그녀의 사랑’
바람이 분다. 그녀의 가슴에 이는 야릇한 기분을 어떤 말로 표현을 해야 할까. 단순한 짝사랑이라고 하기엔 그 강도가 진하다. 그녀는 자신의 가슴에 사랑의 불씨를 심어준 사람을 그녀만의 남자로 만들기 위해 도사를 찾아간다. 그녀의 짝사랑을 한눈에 꿰뚫어 본 도사는 그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비법을 전한다. 도사가 전한 이상한 이야기에 반신반의하면서도 그녀는 도사의 말대로 한다. 과연 그녀의 사랑은 이루어질 것인가.

까페 검은 고양이 속 다양한 인간의 군상 ‘Goodbye sadness’
까페 검은 고양이. 싸이코 술꾼들의 영원한 안식처이자 낙원. 입가에 피를 흘리면서 주문을 받는 드라큐라 아저씨. 비틀거리며 서빙을 하는 입이 사나운 좀비 언니. 삐거덕거리며 로봇 걸음으로 서빙을 하는 마네킹 삼촌. 개성이 강한 싸이코 술꾼들의 별난 이야기가 흐르는 까페. 그들이 벌이는 광란의 댄스파티 속에 밤이 깊어간다. 세상에서는 루저일지 모르나 이곳에서는 빛나는 사람들. 한 잔의 술과 함께 슬픔은 안녕!

저자 소개
글 쓰는 걸 좋아하는 사람. 글 쓸 때 가장 행복한 사람. 어린 시절 일기장에 동시를 쓰다가 고등학교 때 쓴 시가 시집에 실리게 되었고, 대학 시절 건축보다는 시작에 빠졌고, 자취방에서 쓴 ‘흔적’이란 시를 교수님께 보여 드리고 등단하게 되었다. 시집을 출간하면서 시작을 계속하다가 단편 동화를 쓰게 되었고, 겨울 무렵 단편 동화로 생각하고 한편의 동화를 쓰다가 첫 장편 판타지 작품을 집필하게 되었다. 무모한 도전일 수도 있는 판타지 작품의 런던 출간을 시도했고, 지금까지 도전하고 있다. 모난 면도 있고 모자란 면도 있고, 맥주도 좋아하고 음악도 좋아하고, 영화도 좋아하고 그림도 좋아하는 사람. 많이 부족하지만 함께하고 싶은 사람.
시집 ‘작은 이야기’, ‘가을 단상’, ‘바이올린을 위한 시’
‘小品集’(교보문고 ebook), ‘무제’, ‘소나타’
장편소설 ‘잭의 모험 이야기 새의 나라’, 중편소설 ‘31번지 술집’(퍼플 ebook)

차 례
나무 여인
이방인
하얀 문
하얀 사슴
그녀의 사랑
Goodbye sadness

본문 속으로
여인이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전하고 있을 때 묵직하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여인의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아이들의 눈에서도 공포가 어린다. 왔다. 철학자가 전한 악마의 하수인 에밀이 왔다. 여인은 아이들이 비바람에 춥지 않게 양털로 만든 옷을 입힌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점점 커진다. 악마의 하수인이 아이들의 영혼을 데리러 왔다. 빨리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 여인은 공포에 떨고 있는 아이들을 품에 꼭 안은 채 아이들의 작은 손을 잡고서 집 뒤편으로 나 있는 작은 문을 열고는 비바람을 뚫고 숲을 향해 떠난다.
- ‘나무 여인’

딸이 하얀 가루가 되었다. 하얀 가루가 어떻게 딸일 수가 있는가! 이 현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딸은 하얀 가루가 아니다. 이 하얀 가루를 빚어 다시 딸을 만들어내야 한다. 하얀 가루를 빚어 딸을 다시 만들어내서 딸의 소원을 들어주어야 한다.
- ‘이방인’

하얀 꽃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하얀 봄날의 어느 날을 산책하는 느낌이다. 달빛 소녀 한 사람씩 이곳으로 초대한다. 멀리 역이 보인다. 기차역이다.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처럼 작은 하얀 역이 아름답게 서 있다. 무지개 빛깔의 풀밭 위를 걷는다. 걸을 때마다 물감이 풀어지듯이 색상이 화려하게 변한다. 하늘 위에는 공작새를 닮은 하얀 새들이 날고 있다. 무지개 빛깔의 따뜻한 바람이 부드럽게 두 볼을 적신다.

가희야. 넌 예쁜 아이야. 살아야 하는 이유가 있는 예쁜 아이야. 힘든 이 순간이 지나면 아름다운 너만의 시간이 올 거야. 그 시간을 잃어버리면 안 돼.
- ‘하얀 문’

함박눈을 보고 있던 그녀의 눈에 익숙한 한 형체가 보였다. 사향노루를 닮은 새하얀 털로 뒤덮여 있던 그 형체는 함박눈을 바라보고 있던 그녀를 오랫동안 지켜보고 있다가 그녀가 자신을 바라보자 조용히 산속으로 무지갯빛 발자국을 남기며 사라졌다. 그녀는 자신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기려고 온 하얀 사슴을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봤고, 하얀 사슴이 산속으로 사라진 후에도 한참을 하얀 사슴이 사라진 그곳에 시선을 두었다.
- ‘하얀 사슴’

하얀 와이셔츠에 스페인 투우 경기에서 흔히 접하곤 하는 승리의 상징이자 죽음의 전주곡인 소의 피처럼 붉은 남자의 정열을 더욱 강조하는 듯한 줄무늬가 들어간 빨간색 넥타이를 맨 그를 볼 때마다 그녀의 가슴은 월드컵에서 역전골을 넣었을 때처럼 알 수 없는 흥분으로 두근거렸다.

그 남자와 사랑이 이루어질 수만 있다면 그 어떤 고통도 참아 내리라. 역시 사랑의 힘은 위대한 것이다. 멀쩡한 사람을 미친 사람으로 만들기에 충분한 행동을 해서라도 사랑을 쟁취하고 싶은 여자의 마음을 그 누가 알겠는가.
- ‘그녀의 사랑’

춤과는 거리가 먼 내가 분위기에 이끌려 광란의 파티가 벌어지는 댄스 스테이지에 발을 디뎠을 때, 순금으로 만든 왕거미와 독거미들은 환상적인 조명으로 날 다른 세상으로 이끌었다. 온몸에 전기가 흐르듯이 전율이 흐르면서 싸이키델릭한 몽환적인 사운드에 몸을 맡기고 미친 듯이 몸을 흔들었다. 무대를 가득 채운 술꾼들은 모두 정신을 놓은 채 술에 취하고 음악에 취하고 조명에 취해 바람에 나부끼는 허수아비처럼 몸을 흐느적거리면서 광란의 파티를 즐겼다.
- ‘Goodbye sadness’

도서출판 푸른향기 소개
도서출판 푸른향기(http://prunbook.blog.me/)는 2004년에 창립되어 150여 종의 책을 출간했다. 사회 각계에서 일해오신 분들의 회고록과 자서전은 물론 교육, 여행, 종교 등 실용서와 전문서적을 출판해 왔으며, 소설, 수필, 시 등 각종 문학서적, 기업체의 사보, 동인지, 자녀들의 일기 모음집과 학교 문집 등 다양한 장르의 책을 만들고 있다.

웹사이트: http://prunb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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