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Help me 대학생”
기업들이 대학생들에게 기업의 전략을 묻는다.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들이 대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물건을 잘 팔 수 있는지 묻고 또 묻는다. “Help me(헬프 미)”
최근 공모전 명에 ‘마케팅’이란 용어가 부쩍 늘고 있다. 기업이 진행하는 각종 마케팅 공모전들은 젊은 대학생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실제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태평양이 9월 창립 60주년을 맞이하여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공모전 ‘Everyday New Marketing’을 열었다. 주제는 태평양 브랜드에 대한 10대와 20대의 로열티 제고 방안, 태평양의 글로벌 이미지 제고를 위한 글로벌 마케팅 전략, 태평양 브랜드 세일즈 프로모션 전략. 만만치 않은 주제다. 대학생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빌려 기업의 비전을 모색해 보겠다는 전략이었다.
오는 9월 22일까지 실시하는 제11회 소니코리아 공모전(The 11th Sony Korea Contest“Dreamers Championship”). 논문분야와 디자인분야로 나눠 진행된다. 논문부문의 주제는 ‘레드 오션(Red Ocean) 가전 시장에서, 소니가 추구할 수 있는 새로운 블루 오션(Blue Ocean) 전략’이다. 아무도 차지하지 않는 새로운 시장을 찾아 나서라는 블루오션 전략이 최근 관심을 끌면서 “소니가 추구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 뭐겠냐”고 대학생들에게 직접 묻는 질문이다.
올초 진행했던 제6회 현대자동차 대학생 마케팅 포럼에서도 수입차 시장확대에 따른 현대차 대응전략을 대학생들에게 물었다. 이외에 오는 10월 4일까지 진행되는 제6회 신세계 대학생 유통프론티어 역시 대학생에게 신선한 마케팅 아이디어를 구하고 있다. 특히 기획서 부문의 주제를 보면 ▷신세계 백화점 본점 마케팅 전략 ▷이마트 직불카드 사용 활성화 전략 ▷중국 이마트 점포 마케팅 전략 ▷세대별 명품트랜드에 다른 명품 마케팅 전략 ▷부산 센텀시티 엔터테인먼트 쇼핑몰 개발전략 등이다.
마케팅을 묻는 공모전들은 주제만 봐도 명쾌하다. 회사의 경영기획 두뇌집단들이 밤잠 설치며 찾아내야 할 ‘비전찾기’에 대해 “대학생들이여 도와달라”는 외침이다. 이런 공모전들은 그저 대학생들에게 기업을 홍보할 목적으로 진행하는 차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한 기업의 공모전 포스터 내용은 바로 “헬프 미 대학생”를 형상화했다. 회사의 전략 기획팀 박대리가 땅바닥에 퍼질러 주저앉아 어쩔 줄 몰라하고 있다. 넥타이를 풀어헤쳐 머리에 찔끈 동여매고 머리카락을 뜯으며 소리지르고 있다.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회사의 나아가야 할 전략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반짝이는 대학생들의 아이디어를 구한다는 내용이었다.
대학생들의 머리에서 기업의 전략과 비전을 찾아내겠다는 방법은 비단 공모전뿐만 아니다. 최근에는 마케터나 기획단 등의 이름으로 직접 기업의 마케팅활동에 참여시키는 경우가 늘고 있다.
야후코리아의 지역검색서비스 ‘거기’에서는 ‘거기걸스’를 운영한다. 여대생들이 2인으로 짝을 이루어 전국의 먹을거리, 즐길거리를 직접 체험하고, 생생한 코스 정보를 칼럼을 통해 전달하는 온라인 지역리포터다. 기업 입장에서 이들은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또래들이어서 젊은 감각의 정보유저들이자 정보제공자 역할을 하는 최고의 마케팅 일꾼들이다.
야후코리아 성낙양 대표는 최근 거기걸스 활동평가 시상식에서“체험마케팅의 본보기가 된 거기걸스를 기반으로 앞으로도 고객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으로 통해 차별화 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로 거듭날 것” 이라고 말했다.
커뮤니티 포털 드림위즈도 최근 제1기 고객평가단인 드림서포터즈를 출범시켜 서비스 평가는 물론 신규서비스 제안 등 다양한 마케팅활동을 유도하게 했다.
시계 브랜드 스와치에서도 대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스와치 코리아의 마케팅 활동에 적극 반영하기 위한 ‘제1기 스와치 대학생 마케터’를 선발했다. 오는 9월 25일까지 선발하는 스와치 대학생 마케터는 10월부터 12월까지 스와치 마케팅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된다.
동아제약이 최근 선보인 에너지 음료 에너젠에서는 아예 ‘대학생 마케팅 전략가’를 찾아나섰다. 에너젠 브레인 팀은 이름 그대로 새롭게 시장에 런칭되는 ‘에너지 음료 에너젠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홍보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에 대한 방안들을 함께 고민할 대학별 스폰서쉽 서포터즈다.
기업들의 대학생에 대한 프로포즈는 이렇게 적극적이고 공세적이다. 적지않은 활동비와 채용기회 등 다양한 특전을 통해 대학생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물론 이렇게 ‘헬프미 현상’이 가능한 이유에는 대학생들의 의식변화도 한몫했다. 기업문화를 상업문화라며 적대적으로 이전 캠퍼스분위기가 완연히 달라졌기 때문. 이제 대학생들이 먼저 기업문화나 마케팅을 배우고 싶어할 정도다.
기업활동에 다양하게 참여하고 있는 한 대학생은 “과거 군사정권에 도전하고 민주화를 외쳤던 것이 도전이고 실험정신이었다면 이젠 공모전과 인턴생활, 각종 대학생지원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 그것이 지금 대학생들에게 도전이고 실험정신”이라고 말했다.
대학문화 매거진 씽굿 이동조 편집장은 "마케팅 전략이나 회사의 비전설계를 전문가만 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전문적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톡톡 튀느냐가 마케팅과 회사비전을 결정짓는 시대가 됐고 헬프미현상은 이제 대학생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기업의 전략에 영향을 줄만한 파워를 가지게 됐다는 걸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이를 잘 아는 기업들은 일찌감치 “헬프 미 대학생”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표] 기업 대학생들에게 마케팅 묻다
기업 / 형식 / 내용
태평양 / 공모전 / 태평양 글로벌 마케팅 전략은 무엇인가?
소니코리아 / 공모전 / 소니코리아의 새로운 시장 블루오션 전략은?
현대자동차 / 공모전 / 수입차 시장확대에 따른 현대차 대응전략
신세계 / 공모전 / 신세계 백화점 본점 마케팅전략, 중국이마트 전략 등
야후코리아 / 거기걸스 / 여대생 지역 정보뉴스 발굴 마케팅 활동
드리위즈 / 드림서포터스 / 신규서비스 제안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
스와치 / 마케터 / 스와치 홍보 마케팅 활동
동아제약 / 에너젠브레인팀 / 신상품 에너젠 어떻게 효과적으로 홍보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
웹사이트: http://www.Thinkcontest.com
연락처
이동조 02-3486-7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