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중인 노 대통령은 이날 방영된 CNN과의 회견에서 “미국이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에 관한 권리에 대해서는 무조건적으로 그것을 부정한다고 보기 보다는 결국 북한을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고 따라서 지금의 상황에서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일본의 과거사 반성과 관련한 한국정부 입장에 대해 “반복해서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고 있지는 않으며, 이미 사과했다”며 “그러나 사과한 이후에 사과를 무효화하는 적대적 행위라든지 과거행위를 정당화하는 발언이라든지 이런 얘기를 해서든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일본이 말로는 몇 번 사과를 했지만 지금도 과거의 침략행위가 정당하다고 하는 발언 또는 그것을 미화하는 행위, 또 언제 그런 일이 재발할지도 모른다는 불만을 가질만한 행위들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이와 함께 미국의 허리케인 피해에 대해 위로하는 한편 △6자회담 전망 △한국의 국방개혁 등에 관한 질문에도 답변했다. 다음은 노 대통령의 CNN 회견 질의응답 내용.
■ 노무현 대통령 CNN 회견 내용
o 미국인들은 어려움 극복할 용기와 역량 갖춘 국민
진행자 : 바쁜 일정에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국이 비극적인 상황을 격고 있는 가운데 방문해 주셨는데 한국 국민들이 많이 도와주신 것에 대하여 감사드립니다.
대통령 : 이번에 미국이 너무 뜻밖에 너무 비극적인 재난을 당하게 된 것에 대해서 우리도 심심한 위로 말씀을 전합니다. 저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국이 이 같은 어려움을 충분히 극복할 만한 용기와 역량을 갖고 있는 나라이고 또 국민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 힘을 모아 극복해 주시기 바라고 한국민들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최선을 다해서 힘을 모으려고 합니다.
o 6자회담, 과거 조건 비하면 상당히 접근
진행자 : 6자회담에 대한 질문을 하겠습니다. 현재 6자회담은 교착상태인 것 같고 진전을 잘 보이지 않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통령의 평가는 어떠신지요?
대통령 : 협상의 장에서는 쌍방이 최대한의 것을 얻으려고 하기 때문에 언제나 협상은 쉽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회담에 참가하고 있는 6개국 모두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고, 성의를 갖고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으니까 궁극적으로는 좋은 방향으로 결론 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진행자 : 회담이 결과 없이 오랜기간 계속되고 있는 것에 대하여 한국정부는 답답하게 느끼고 있고 계시지는 않습니까?
대통령 : 지난 2년 내내 한국정부는 답답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순간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끊임없이 함께 참가하는 모든 나라들과 대화를 나누고 또 미국과 북한 사이에 협상의 조건에 관해서 쌍방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을 했고 상당한 진전을 이루어서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훨씬 더 쌍방이 근접해 있는 상태에서 지금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소의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날의 양측의 조건에 비하면 상당히 진전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o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권 문제는 신뢰에 관한 것
진행자 : 말씀이 흥미롭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핵 발전을 위한 평화적 핵 이용권 문제에 대해 다른 나라들은 상당히 받아들이는 분위기이지만 미국은 북한을 신뢰할 수 없고 논의조차 하지 않으려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통령의 견해는?
대통령 : 미국이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에 관한 권리에 대해서는 무조건적으로 그것을 부정한다고 보기 보다는 결국 북한을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따라서 지금의 상황에서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상황이 변하든지 대화의 진전에 따라 신뢰 수준이 높아지면 일정한 조건을 갖추었을 때 북한이 평화적 핵 이용 권한을 갖는, 주권국가로서의 당연한 권리에 대해서는 미국도 인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점에 관해서는 대화를 진행시키면서 정확하게 쌍방의 조건들을 합치시켜 나가는 그런 노력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 이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부질없는 생각”이라는 것 같습니다.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 문제는 거론할 가치가 없다는 것인데요?
대통령 : 미국이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만 그러나 그것은 언제 어떠한 경우에서도 그와같은 권리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과 같은 상황, 신뢰를 전제로 한 것입니다. 말하자면 NPT에 복귀하고 IAEA 등 국제기구의 규범을 준수하는 범위에서 국제적인 규칙을 따르고 그리고 신뢰가 회복된다는 조건이 갖추어지면 그것을 주권국가로서의 당연한 권리이기 때문에 그 문제까지 미국이 용납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o 국방개혁, 북한에 대한 신뢰문제나 한반도 안보정세와 무관
진행자 :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신뢰문제에 대해서 다른 질문을 하겠습니다. 한국정부는 의욕적인 국방비 증액을 통해 앞으로 20년에 걸쳐 수백억 달러를 투입하고 병력 수를 줄이고 무기를 첨단화하는 국방개혁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대통령 : 그 문제 관해서는 북한에 대한 신뢰문제나 한반도의 안보정세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든지 정세에 변함이 없다하더라도 우리는 군대를 좀더 효율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병력 중심의 군 구조가 현대전 구조에 맞지 않기 때문에 병력을 줄이고 대신 무기를 첨단화하면 전체적으로는 결국 군의 전투력은 향상된다는 것을 의미 때문에 현대전의 새로운 개념에 따른 전략적 관점에서 군 구조를 개혁 하려는 것이지 이로 인해 전투력이 약화된다거나 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군 개혁을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진행자 : 북한당국은 한국의 이 같은 노력에 대하여 긴장하지 않을까요?
대통령 : 북한 당국의 긴장의 문제는 우리 한국군대의 군사력의 크기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정부와 국민의 북한에 대한 인식의 문제에 중점이 있다고 봐야 합니다. 군대가 작아도 위험할 수 있고, 군대가 커도 우리가 북한에 대해 선의를 가지고 있고 또 북한에 대해 신뢰가 있으면 그것은 훨씬 더 안정된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불안해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o 과거사 관련, 독일은 사과를 행동으로 보여
진행자 : UN본회의에서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문제에 대해 질문 드리겠습니다. 일본이 과거사에 대하여 보다 진솔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일본이 과거사에 대하여 사과하고 배상을 할 것으로 보십니까? 또한 이 문제에 대하여 일본은 이미 충분히 사과하고 배상했다는 총리나 외상은 이 같은 발언은 국내를 위한 것이고 국내정치를 위한 것이라고 얘기한 바 있습니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 이유는 무엇입니까?
대통령 : 반복해서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미 사과했습니다. 그러나 사과한 이후에 사과를 무효화하는 적대적 행위라든지 과거행위를 정당화하는 발언이라든지 이런 얘기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국내정치용 발언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사실과 맞지 않습니다. 지금 유럽에서는 2차대전의 상처가 다 치유가 되고 인근 국가들 사이에서 관계가 완전히 회복됐습니다. 그것은 독일이 과거 자기들의 행위에 대해서 충분히 사죄하고, 사죄를 말로 만 하는 것이 아니고 행동으로서 보여 이웃국가들을 신뢰할 수 있게 하고 국내적으로도 재발되지 않도록 계속 노력해 오고 있기 때문에 관계가 다 회복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동북아시아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 사이에 있어서 그와 같은 과거의 문제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고 신뢰가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것은 일본이 말로는 몇 번 사과를 했지만 그러나 지금도 과거의 침략행위가 정당하다고 하는 발언 또는 그것을 미화하는 행위, 또 언제 그런 일이 재발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가질 만한 행위들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독도 같은 곳은 과거에 전쟁행위를 통해서 한국으로부터 침탈한 토지인데 그 섬을 지금 되돌려 달라고 요구한다든지 이런 것은 사과하지 않은, 반성하지 않는 행위를 하는 것이고, 과거의 침략의 정당성을 다시 주장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결국 한국 사람들의 반발과 불신을 사게 되는 것이죠. 신뢰할 수 있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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